가족(5세 아이)과 함께 한 방콕-후아힌 여행기

양반김가루 2022.05.10 05:15:44

 

 

저희 가족은 현재 일본 도쿄에 거주중입니다. 마모인들께서 보통 미국에 거주하고 계셔서 멀고 먼 동남아 방문이 쉽지 않으실 거 같은데요, 그래서 소소하게 저희 이번 여행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1. 항공: JAL 이 만든 저가항공사 Zipair를 타고 갔습니다. P2와 저, 5세 아이, 항공권이 총 1,000불 이하로 도쿄에서 오키나와 가는 국내선보다 쌌어요. 물론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 기간이라 오키나와행 수요가 굉장히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여튼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비행기에 창문이 없을 수도 있겠다 했는데, 일반 비행기와 같거나 차라리 새 비행기라 디자인 등이 훨씬 세련된 느낌이었어요. 대신 저가항공답게 식사와 수화물 등은 따로 추가금액을 내야합니다. 물도 주지 않아서, 저희는 세븐일레븐에서 산 물과 오니기리를 잔뜩 먹었습니다. 나리타 공항은 상점의 70%정도가 영업을 재개한 상황이고, 골든위크 손님이 몰리는 바람에 Priority Pass 이용한 라운지 입장을 거부당했습니다. 17:05 분에 나리타에서 출발하여 방콕 현지시간 21:45에 도착했습니다. 

 

2. 방콕 입국: 방콕 입국을 위해 현재 Thai Pass라는 걸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해서 받아야합니다. 백신 증명카드, 보험 증서, SHA 등록 호텔 예약서류 등 요구하는 서류를 입국 일주일 전 쯤 온라인으로 신청해 패스를 받았구요, 방콕 도착과 동시에 그 패스를 확인하면 바로 입국절차가 마무리 됩니다. 방콕 공항 좀 다녀보신 분들은 세관 앞의 긴 줄을 아실텐데요, 기존 방콕 공항 full capacity의 30% 정도 이용객이라 여유로웠어요. 

 

3. PCR 테스트와 호텔 체킨: 위에 언급한 SHA 호텔로 수쿰빗에 있는 그랜드 쉐라톤 럭셔리를 예약했고, 거기서 보내준 봉고차가 공항 앞에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차를 타고 바로 호텔 근처 병원으로 갔고, 차가 도착하자마자 십수명의 방호복 입으신 분들이 호텔명을 물어보더니 바로 코와 입안에 PCR 테스트를 해주십니다. 아이는 코 테스트를 싫어하는데, 입만 하고 보내주시더라구요. (이 모든 것이 5분 만에 끝났습니다. 태국을 "efficiency"의 나라라고 딱히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경험으로 인식이 좀 바뀌었네요. 그리고 바로 호텔로 가서 체크인하였습니다. 

 

4. 첫날밤과 첫조식: grande sheraton luxury호텔이 크고 클래식한 느낌은 좋았지만, 시설이 오래된 느낌은 있었어요. 하지만 어메니티가 태국의 나름 명품 브랜드인 Thann(쌀겨로 만든 비누가 엄청 좋아요~)이라 좋았습니다. 아침 8시쯤 이메일 체크해보니 어제 밤 11시쯤 했던 PCR 테스트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있었고, 바로 저희는 방을 나와 조식을 먹었어요. 만약 결과가 양성이면, 그 방 안에서 계속 지내야합니다. 일본에서 왔기에 음식에 별로 감동 안할거라 생각했는데, 바로 만들어주는 오믈렛에 옐로우 커리를 올려주셨는데 정말 천국의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열대과일들, 거의 가짜처럼 보일만큼 완벽한 색상과 모양의 망고들로 배를 채웁니다. 방콕은 러시아워 교통체증이 심해서 BTS를 주로 이용했는데, 이 호텔이 전철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너무 편리했고, 그런 이유에서 다음에 방콕을 올 때 다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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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에 빠진 오믈렛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5. 방콕 관광: 지금이 연중 제일 무더운 시기인데 5세 아이와 여행이라 걱정을 좀 했었는데 기우였네요. 포인트는 적절한 시기에 망고 스무디를 사주는겁니다. 그럼 다시 에너자이저처럼 돌아다니더군요. 그리고 저희는 과거 각자 태국 관광 및 거주 경험이 있어서, 이번 여행은 슬렁슬렁 아이와 함께 힐링하자, 원래 우리가 좋아하던 곳에 다시 가자, 고생길은 지양하자는 마음으로 진행했어요. 

 

a. P2는 양복 맞추러 갔고 (태국에서 정기적으로 양복을 맞춥니다. 여러벌 맞추면 비행기표. 호텔값이 빠진다고 하네요) 저와 아이는 짐톰슨 하우스에 갑니다. 실크 만드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그냥 짐톰슨이 살던 집을 가이드가 이곳저곳 설명해주는 방식이라 아이에게는 재미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간김에 실크로 만든 가방, 스카프, 옷 등을 살까했는데 너무 화려해서 태국선 어울려도 일본에서 입기엔 과할거 같아 포기했네요. 아이와 함께라면 별로고, 아이 없으신 분들은 가볼만 합니다. 집이 정말 멋있어요~ 점심은 Inter라는 식당에서 솜땀부터 관광객이 먹는 태국음식 쫙 시켜 먹은 후, 근처의 망고탱고에서 망고 스티키롸이스를 먹습니다. 저녁은 캐비지&콘돔에서 먹었어요. 전에 갔을 땐 예약안하면 자리 없었는데, 아직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아서인지 10% 정도 손님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다양한 태국메뉴가 있었고 맛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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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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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지 & 콘돔)

 

 

b. 왓포, 새벽사원, 그랜드 팔래스 등 방콕은 볼 게 많은데요, 이런 곳들이 그늘이 없고, 안에서 많이 걸어야 해서 노약자와 구경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 세 곳 중 한 곳만 가기로 했구요, 그랜드 팔래스를 갔습니다. (BTS 이동후 배를 타고 도착- 배타는거 아이가 매우 좋아함) 역시나 아이에겐 많이 더웠기에 힘들어했고, 그 안에 있는 museum이 에어콘이 엄청 시원해서 거기서 더위를 식혔습니다. (꼭 가보세요. 볼거리도 은근 있어요) 나온 후에 툭툭을 타고 근처 코코넛 아이스크림집에 가서 한 그릇하고, 또 그 바로 옆에 망고스티키롸이스로 미쉐린 스타까지 받은 집에도 갔습니다. 아이스크림은 훌륭했는데 망고스티키롸이스는 너무 망고가 뜨거워서 비추합니다. 그 다음 Siam 역으로 가서 씨암 파라곤 쇼핑몰 지하에 있는 저희 최애식당 Coffee Beans by Dao에서 맘껏 태국음식 먹었습니다. 아이는 쇼핑몰에서 태국이 낳은 브랜드인 Naraya에서 핸드백도 하나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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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팰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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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팰리스 근처 코코넛 아이스크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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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스타 받은 망고스티키롸이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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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빈즈 바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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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야에서 샤넬백 득템ㅋ)

 

c. 차를 렌트해서 3시간 정도 운전하여 후아힌에 도착했습니다. 도로 사정도 괜찮아 운전에 무리가 없었네요. 힐튼 4박 포인트로 5박할 수 있기에 힐튼 후아힌 리조트에서 5박을 예약했습니다. 이 날이 태국도 임금님 생일 및 노동절 등이 있는 주간이라 만실이라고 방을 1층으로 배정받아 실망했어요. (엉불카드로 인한 다이아몬드 회원임) 그래도 지내보니, 엘레베이터 금방 타고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괜찮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태국 현지인들이 외국인 대비 8:2 정도로 정말 많았습니다. 시설이나 분위기가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아이랑 지내기에는 부담 없어 좋았구요. 조식은 괜찮았고,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어서 아이가 중간중간 쥬스나 간식을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 키즈 클럽이 있어서 미리 예약을 하면 색칠공부나 팔찌 만들기 등의 활동도 할 수 있었습니다. 호텔 내 식당은 바닷가 바로 앞에서 칵테일, 식사 등을 하는 Chay Had가 있는데 여기서 에프터눈 하이티가 있습니다. 아이와 둘이서 했는데 케익은 저희가 일본에서 와서 기대 이하였지만, 경치나 분위기 및 가성비가 좋아 만족스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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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힌 힐튼 리조트 & 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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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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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클럽 엑티비티. 대부분 무료이나, 유료의 경우, 100-150 바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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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힌 힐튼 리조트에는 슬라이드가 하나 있어 아이가 좋아했어요)

 

 

d. 후아힌 근처 관광: 차가 있으니 후아힌 근교를 다니기 좋았어요. 아침에 느긋하게 조식을 먹고, 더워지기 전에 동굴, 망그로브 리저브 (산책하기 좋음), 까페, 코끼리 생츄어리, 와이너리 등을 하루에 하나씩 보러 다녔습니다. 그리고 호텔 수영장과, 바로 앞에 연결되어있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식사는 호텔에서 걸어 7분거리의 나잇마켓에서 매일 저녁을 먹었습니다. 5~7개의 요리를 시켰는데, 보통 일인당 1만원 정도만 나오는 수준이었어요. 또 호텔 바로 앞에 오전에만 영업하는 망고스티키롸이스 가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방콕의 미쉐린 스타 상점보다 2배 맛있어서 매일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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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앞 망고스티키롸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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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힌 근교 동굴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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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힌 근교 망그로브 리저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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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에서 와인 페어링- 경치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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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마켓의 Lung Ja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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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힌 근교 까페)

 

 

e. P2가 회사일로 먼저 귀국해야해서 (물론 저희도 따라 일찍 귀국할 수 있었겠지만, 미쳤나요? ㅋㅋㅋ) 일주일간 아이가 태국 관광에서 진상을 부리지 않아 혼자서 충분히 커버가능하다는 생각에 둘이서만 3박 4일을 더 지냈습니다. 후아힌에서 방콕의 호텔까지는 1600바트를 내고 택시를 이용했는데 쾌적했어요. 특히 중간에 화장실 가라고 차를 세워주셨는데 공중화장실이 정말 깨끗해서 태국이 제가 기억하던 태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f. 마지막 방콕 1박: 은 더블트리 수쿰빗에서 했습니다. P2없이 아이와 둘만 있으면 되니 좀 저렴한 호텔을 예약했는데, 손님이 적어서인지 바로 옆의 힐튼과 합쳐서 조식을 주더군요. 그래서 더블트리 돈을 내고 힐튼 조식을 먹었습니다 (개이득!). 더블트리 수쿰빗은 BTS 역에서 7분 정도 걸어야하는 점이 좀 귀찮더군요.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상한 마사지 샵도 호텔 근처에 있어 좀 웃겼습니다. (일본어 광고 문구가 웃겼는데 19금이라 여기 올리지 않을게요. 궁금하신분들 더블트리 근처 가보세요 ㅋㅋ)

 

6. PCR 테스트: 일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PCR 테스트가 필요하구요,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해놓은 곳에 가서 1인당 1500바트를 내고 코 테스트를 했어요. 역시 아이는 입으로만 하고 패스해줬습니다. 정말 신기 (불법아님?) 했던 건, 검사를 받자마자 의사가 서명한 증서를 줍니다. 다음날 결과는 이메일로 가는데, 그 결과를 그 증서에 제가 직접 쓰면 됩니다 ㅋㅋ. 물론 음성이라는 전제하에서 주는 증서겠죠? 공항에서 혹시나 병원에서 온 이메일을 보여달라할까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더라구요. 혹시나 양성이 나왔어도, 이미 받은 증서에 음성이라고 쓰고 비행기타도 되겠다 (물론 저라면 태국에서 더 오래 지내라는 하늘의 뜻을 감사히 받자옵겠지만) 싶더라구요. 

 

7. 마사지: 저와 P2는 태국가면 무조건 Health Land를 이용합니다. 물론 더 싼 곳이나 더 잘하는 곳도 있겠지만, 저희 기준에서 충분히 잘하고, 괜찮은 가격이구요, 무엇보다 언제가든 Quality Assurance가 된다는 생각입니다. 정말 기업적 규모로 운영 및 관리가 되고 있어, 언제 누구와 가든 만족할만한 마사지를 받고 나옵니다. 

 

7. 귀국: 골든위크가 끝나는 주말이라 비행기가 만석이었습니다. 밤 11:15 출발해 아침 7:30 도착했는데, 이제 나이들었는지 밤비행이 쉽지 않았습니다. 집에어 저가항공이지만 Full Flat이라고 비지니스석 있는데요, 주식 좀 올라서 다음엔 그거 타고 싶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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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다 피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