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년 전 오늘이라던 사진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건 올해 아이들 개학을 함께 하지 못해서
1호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때를 기념해 실행한 '공부방 만들기'
중고 의자 3개를 사서 새로 칠을 하고
의자 방석에 천을 새로 씌어 놓고는
내가 먼저 흐뭇해하며 기념사진까지 찍으면서는
비할 바 못 되지만 아이들에게도 법정스님의 그런 의자가 되길 바라기도
다음은 책장. 사 온 나무판을 방바닥에 깔고
미리 이리저리 계산해 놓은 도면을 보며
판 하나하나 자르고
자른 판엔 칠을 해서 말리고
다 마르자 가변 선반 고리를 걸 레일을 붙이고
세우고 늘어놓으니 갖춰지는 책장 모양
창문 아래위로 선반을 붙이고
선반만 맞춰 넣으면 책장은 끝
다음은 책장에 맞춰 만드는 책상.
상판과 받침대는 붙이지 않아 떼어낼 수 있게 만들어
하나둘 아이들이 집 떠날 때마다 걷어내야 한다 생각했기에
책상 받침대엔 가방 걸 고리를 하나씩 달았고
사서 받침대를 뜯고 벽에 붙여준 조명도 하나씩
그렇게 초등학교 입학을 맞고는 올가을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1호.
커버린 아이들뿐만 아니라 복잡해진 공부방에서도 느껴지는 지난 시간.
특히나 찢어지고 해어진 의자 방석에서
내려보며 어떤 색이 좋을까 잠시 생각도 했지만
결정은 내 생각이 아니라 재료 따라. 쓸만하고 튼튼한 커튼.
먼저 의자 다리와 방석 판을 분리
찢어진 천은 뜯어 내고
8년의 세월에도 변함없이 반짝이는 스테이플러 침. "처박혀 잘도 지냈구나!"
적당히 자른 새 천을 판에 두르고 스테이플러로 탁탁.
훨씬 세련되게 바뀌었다고 굳이 좋은 자평 남기고
아쉽지만 올 개학 턱은 이걸로 퉁. "돌아가서 보자! 보고 싶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