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중고차 후기(16): 화석차 영입 1년후 중간 결산과 소감

음악축제 2022.09.09 23:14:46

(annual inspection 결과를 기다리며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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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3일에 첫 게시물( https://www.milemoa.com/bbs/board/8739411 )을 올렸으니 딱 1년이 갓 넘었네요.

154,000인 차를 가져왔고, 지금은 162,000이니 8천마일 정도 탔습니다. 중간에 세워둔 기간이 많은걸 생각하면 제법 많은 거리를 탔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잠깐은 그저 별 생각 없이 즐겁게 탔고, 그다음에는 그동안 함께 읽어주셨던 것처럼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조수석에서 새는 냉각수 (히터코어 파열) -> 바닥 카페트 탈거후 물청소, 히터코어 바이패스

그다음에는 워터펌프에서 냉각수가 새고 -> 워터펌프, 래디에이터, 겉벨트 2종 교환

그다음에는 바이패스 호스가 새서 얼마전에 바이패스 호스 교환하고.

바이패스 호스 새다가 분해를 잘못해서 인젝터에서 gasoline이 새서 인젝터 교환하고.

그리고 또다른 수리 (브레이크 캘리퍼 교환... 좀 타보니까 당장은 안해도 될거 같은데 언젠가 할거같아서 부품을 미리 샀습니다.)

 

이렇게 한줄씩 써놓으니까 짧아보이는데.. 이걸 지식 0 상태에서 조사하고 수리하려니 들어간 에너지가 참 많죠.

 

총 지출

차를 사오는데 1500불 지출했고,

드레스업, 부품비와 수리에 필요한 공구비로 1년동안 약 1000불정도 썼고.

수리와 유지보수를 위해 들인 시간은 한 7-80시간 정도 됩니다.

보험비로는 연간 300불 정도가 나가고 (자차 없음)

기름값으로는 지금까지 평균 35mpg 정도가 나왔으니 (시골이라 신호등이 잘 없어요), 현재 저희동네 기름값 $3.3/gallon을 기준으로 8000/35*3.3= 약 750불 정도가 들었겠네요.

registration 1년 연장에 50불, 인스펙션에 20불. 

 

이래저래 다 생각해보면 구입비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out of pocket money로 쓴돈은 2,120불 정도 되겠네요.

(유지 잘해서 구입할때 넣은 돈만 다시 받자가 목표인데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한편, 저희 신차(티구안 2021) 8천마일만큼 덜 탔으니, 감가상각 대충 1천마일=100불 이라 생각하면 800불 정도 아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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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언제까지 제가 갖고 있을까요? 처음에는 오래오래 사랑해주리라 생각했는데, 제게 그럴만한 자격이 있나(차를 좀더 잘 만지는 사람이 이런걸 해야죠.. ㅎㅎ), 또 이걸 유지하는데 배우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나 그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합니다만.. 그래도 시간이 흘러가고 있어 registration도 갱신하고 오늘 inspection도 맡깁니다.

(진작 했어야 하는데, 냉각수가 새는 차를 인스펙션 스테이션에 가져갈 수는 없어서 수리하고 가느라 기존의 inspection sticker가 expire되었네요.)

 

어쨌든 현시점에서는 다시 멀쩡히 굴러가고 있습니다만, 어디서 또 문제가 발생할까봐 두부배달의 꿈은 버린지 오래입니다.

소소하지만 즐거움을 주는 차로만 머물러 있으면 좋을텐데.

고치느라 너무 고생도 하고, 또 그시간만큼 애를 봐주지 못해서 고생한 와이프의 수고를 생각하면 이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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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생각해보건대, 돈주고 배우기도 힘든 것들을 배웠습니다.

내연기관의 시대가 가고 있는데,

스팀펑크처럼 개스펑크가 서브컬쳐로 자리하는 날도 곧 오지 않을까요?

어떤 분께서 "역시 올드카를 갖고 있으려면 돈이 많던가 시간이 많던가 해야 합니다"라고 하셨었는데..

저는 둘다 아니지만, 그래도 차 찌그러뜨리고 싶은 수백번의 충동을 견디고 여기까지 일단 왔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제가 1년동안 해온걸 추천할 수 있냐고 물으신다면? 쉽게 '아니오'라고 말해야 할거 같아요.

어금니 꽉 깨무셔야 하거든요.. ㅎㅎ

 

다만, 그래도 로망이 있으시다면..

요즘 세상은 정보가 예전보다 흔한 세상이라.

버티는 마음과 옆에서 격려해줄 친구 한두명 정도만 있다면 어떻게든 되긴 할겁니다.

하다가 안되면 찌그러뜨리면 되죠. ㅎㅎ

 

스테이션 들어간지 30분째인데 아직 미캐닉 분의 답이 없으시네요.

인스펙션 결과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