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r의 팬이 본 Thor Love and Thunder

한한 2022.09.10 21:32:20

 

이미 극장에서 내려와서 디즈니+에서 이번주에 풀린 이 영화를 늦게나마 후기로 씁니다. 

Marvel 영화들은 기억 못하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몇번씩은 봤었고, 대부분 캐릭터를 다 좋아합니다. 영화는 비평하는 자세보다는 맘껏 즐기려고 보는 편이라 빵빵 잘웃는 쉬운 관람객입니다. 

 

 

Thor : 

사실 제일 아끼는 캐릭터는 Spiderman입니다. Aunt May 의 마음으로  spidy를 아끼는 거지만, 마음편하게 좋아하는 캐릭터는 Thor 입니다. 개인적으로 근육을 몹시 사랑하는지라  벌키한 근육과 섬세하게 커팅된 근육들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Thor  몸매를 좋아합니다. - Zeus가 omnipotenet city에서 Thor 변장옷을 날려버리면서  아름다운 나신을 모두 앞에서 드러낼때  "You flicked too hot!"이라고 할 때 저 에겐  "you flicked to HOT( body )"라고 들리거든요. 어쨌든 그 상반신 만으로도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몸만 좋아하는 건 아니구요. Thor 의 낙천적이고 웃기는 성격도 무척 좋아합니다. 

사실 Thor 이전 작들에서 Odin, Priya, Loki 모두 잃죠. 거기다 Asgardian realm 파괴.  모든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복수를 위해  돌진하는 근육맨이 딱한번 Thanos 의 snap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완전히 무너졌었죠. Fat Thor 는 End game 보는 내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Iron man의 희생보다 더..) 그의 강철같은 몸 처럼 단단했던 정신이 맥주와 Fortnite 로 간신히 버티는 수준으로 떨어졌었죠. 그래서  Guardians of galaxy 동료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다시 몸과 마음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4편에서 꽤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그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Mjolnir, Storm breaker 사이에서 애정의 줄다리기 그리고 간혹씩 보이는 찌질함도 좋아하지만, 4편에선 약간 양조절에 실패한 느낌이었습니다.  Thor의 joke도 몸매도 너무 대놓고 드러내서 아쉽게 맛만 보여주는게 오히려 좋았을텐데 싶었어요. 

 

Zeus: 

처음에   Russel Crowe인가 아닌가 한참 고민했습니다. 너무 귀엽고 통통하게 나오신대다 Zeus임에도 엄청 촐랑대고  말투도 독특하기 때문에 헷갈렸어요.  그러다가 조신하게 총총 계단 내려오는 모습에 빵 터지고, Thor에 귀에 대고 본심을 속삭일때 역시 배우짬밥 허투로 드신게 아니구나 했죠. 

의외의 인물이라 저는 너무 반갑고 좋았습니다. 

 

Giant Goat: 

이 두 놈이 처음에 소리지르고 나올 때 얼마나 웃겼던지. 나중에 유투브 찾아보니 진짜 Goat들이 사람/고라니 처럼 소리지르더라구요.  그런데 영화 전반에서 너무 소리 지르는 걸로만 소비되서 식상해졌습니다. 좀 더 다양하게 활용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웠어요. 

 

And Gorr : 

Christian Bale 때문에 사실 이 리뷰 씁니다. (앞에 주구장창 몸매 이야기만 써대놓고 ㅎㅎ)

영화 초반에 딸아이를 안고 얼굴 표정이 쉬지않고 변하는데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조용하고 그다지 격한 감정이 느껴지는 장면이 아님에도 작은 움직임 하나 하나가 그대로 감정으로 변해 제 가슴으로 전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느낀 감정이었습니다.  지침, 비통함, 괴로움이 뒤섞인채 형상화 된 배우의 모습이 바로 Gorr 였거든요.  영화가 무르익은 후반부도 아닌데 영화 시작에서 바로 눈물을 쏟을뻔 했어요. (갱년기라 그런가요?)  딸 무덤을 끌어안듯 누워있는 그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런 희망도 없다고 나는 지쳤다고 , 미동도 하지 않는 Gorr의 몸이 소리를 지르는 것만 같았거든요.  

영화를 보는 내내, Christian Bale만 나오면 장르가 바뀐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Thor 무리들이 나올 때는 발랄하고 캬캬캭 웃다가 Gorr 만 나오면 입다물고 집중도가 화악 올라갈 정도였어요. 

이건 제가 감히 리뷰글을 통해서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니 이 정도로만 줄이겠습니다만,  영화를 보신 분들은 어느 정도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Christian Bale이라는 배우를 좋아하긴 했지만, 이렇게 한 캐릭터가 차원이 다른 레벨의 연기를 한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게 가능한지 몰랐어요.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기사를 찾아보니 영화 자체에 대한 혹평과는 별개로 Gorr 연기는 호평 일색이었습니다 . 왜 혼자 Oscar  연기를 하고 있냐는 질문부터, Chrisitan Bale의 Gorr를 이렇게 짧게 쓰고 버린 건 낭비다, Thanos 급의 대우가 걸맞는 villain 이라는 원성까지요.  

 

제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쉬웠지만, 꽤 재미있었고, Christian Bale의 Gorr 를 본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줄거리는 힘이 약하고 전체적으로 부족하거나 넘치는 기분인데, Gorr 가 이 모든 흠을 뒤덮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많은 기대를 내려놓고 보신다면 오히려 즐겁게 감상하실 수도 있구요. 저도 아이와 깔깔 웃으면서 봤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