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선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아파트 동 현관에서 배웅하고, 들어가시던 예전과 달리
단지 밖으로 배웅 나온 어머니. 서로 안 보일 때까지 서 있고, 뒷걸음치고.
공항 가는 전철역 입구. 한번더 보시겠다며 와주신 선배
인천공항을 떠나 댈러스를 거쳐 집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 샤롯공항(Charlotte, CLT)에선 잠시 노숙
텅 비어 있던 공항 건물로 들어온 햇살과 함께 모여드는 사람들
멈춰 있던 비행기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활주로
노스캐롤라이나를 거쳐 오하이오 도착. 하이(HI)!
하이, 오하이오(OHIO)! 육면체에 여섯자 새겨 넣은 3호.
도착 직후 한숨 자고 일어나 풀어 놓은 가방
아침저녁이 바뀐 사흘을 보내며 맞은 첫 주말 아침
한주 늦게 치르는 차례. "시작 전에 절 연습해 보자"
조촐한 차례상이 준비되자 문을 열며 "할아버지 오신다, 일어나라"로 시작해
식구마다 돌아가며 잔을 올리고
사잣밥을 내놓으며 마친 차례.
차례를 마치고 달려간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
힘을 다해 던지는 자와
치려는 자의 대결이 이어진 2시간여 동네 야구
오후가 돼서는 모처럼 다 함께 오른 차
길 가다 멈춰 처는 점심을 챙기고
차에는 3인 3색 저마다 방법으로 기다리는 아이들
점심 들고 멀지 않은 동네 호텔 도착. 요즘 먹고 자는 게 일인 것 같은 1호.
티브이 보고 게임하고 책 보며 제각각 노는 아이들을 보니 또 한 번 '컸다. 세월 갔다' 싶고
외박해 쉬며 보냈던 생일 파티를 한 달여 전 못하고 넘긴 2호를 위해 준비한 케이크.
방에 들어서 한 걸음도 나가지 않고 맞은 다음 날 일요일 아침
아침 먹고 펼친 보드게임판. 어쩌다 가족 전통이 된 (최대) 5인 여행 게임.
시작 전 준비가 귀찮은 듯하다가도 판만 벌이면 불꽃이 튈 듯한 경쟁
점심도 아예 호텔서 해결하고
짐 싸고 체크아웃 전 '호텔 방 가족사진'으로 1박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집. 어머니와 살던 집 떠나 처와 아이와 사는 집. 여기가 내 둥지다 싶으니, "엄마,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