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ignation 내고 나서

돌팔매 2022.10.05 07:48:21

가방에 3달 동안 가지고 다니던 사표를 오늘 제출했씁니다.

 

사표를 제출하면 앓던 이를 뽑아 버린 것 처럼 시원한 기분이 들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출하고 나서 혼자서 펑펑 울었씁니다.

미국 유학와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버버거리던 영어 실력으로 첫 직장으로 들어가서 지금까지 12년 일해왔던 곳입니다.  말단직에서 시작에서 4년 일한 후 Supervisor로 승진되고, Supervisor로 7년 일하다, 작년에 Director로 승진 되어 일해 왔습니다. 문제 많은 직원을 관리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고, 머리가 지끈 지끈 아픈 증상이 계속되다 몇달간은 집에 오면 토하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가다간 제 몸이 상하겠다 싶어, 오늘 용기를 내어 사표를 제출했는데,

사표를 제출하면 홀가분하고 기분 좋아야 하는 제 마음은,

내가 없으면 안 돌아갈 것 같은 제 부서가 저 없이도 잘 돌아갈 것 같아 서운하고

내가 그동안 공들여 트레인해서 일 잘하도록 이끌어 온 직원들, 저 없이도 잘 해나갈 것 같아 또 서운하고

내가 없으면 안된다던 제 보스도 다른 새 직원 고용하고 잘 일할 것 같아 더욱 서운하고

내가 12년 동안 몸 담아왔던 기관이  저 하나 없어져도 끄떡하지 않고 잘 지탱할 것 같아 하염없이 서운하고

그동안 제가 해고 시켰던 직원들에 대한 미안함이 파도처럼 밀려와 미안하고,

12년동안 매일 아침 인사나누고, 점심 먹고, 회의 같이 하고, 컨퍼런스 같이 가고 하던 동료직원들도 더이상 볼 수 없다 생각하니, 이별하는 연인처럼 마음이 미어지네요.

마모 회원님들은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야 할때 어떤 마음이 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