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하지 못한 나무 탓에 남들보다 조금 일찍 맞는 가을
낙엽을 쓸고 치우면서 귀찮다며 투덜거렸던 이전과 달리 느끼는 편안
초대받아간 이웃집엔 아이들끼리 먼저 자리 잡고
모처럼 사람들과 모여 노닥거리는 기분
돌아보니 처와 내 생일을 기념해 벌인 4월 '누들 파티' 뒤로 6개월 만
매해 저마다 국수로 만든 음식을 장만해서 모이기로 했지만, 그도 '코로나 사태'로 2년 만이었던
만든 국수와 육수를 가져와 즉석에서 삶고 끓여 만들어 준 쉥예
오랜만이었지만 금세 엊그제 만났던 것처럼 익숙해지는 분위기
막간 한해 내내 열심히 리코더를 불었던 3호의 깜짝 연주
2호에게는 피아노를 부탁했더니 지켜보던 카나도 연주하며 풍성해진 막간 공연
더러 가고 남은 사람끼리 찍어 남긴 '2022년 누들 파티' 기억
인도 출신 주인의 카레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어 마시고 수다 떨며 보낸 유쾌한 저녁
동네에서 벌어진 '옥토버페스트' 참가
생각나는 먹거리 3개, 맥주, 소시지, 프레첼에 박힌 1, 2, 3호
입맛대로 고른 간식
크지 않은 행사장 한 바퀴 둘러보고 먹고 해도 1시간을 못 채우고
돌아가려는 찰나 만난 우단은 3년 전 중국 시안에서 만났는데 지난해 교환교수로 와 만난 사이.
처는 가끔 가던 출장을
엄마를 배웅하려고 학교를 조퇴한 1, 2, 3호
지난번 떠나던 내가 이번에 떠나는 처를 보면서
보안검사를 마치는 엄마를 기다리던 2호가 한글이라며 읽어내던 안내판 앞에서
보안검사를 마치고 탑승구로 가는 엄마와 유리 벽을 두고 짧은 대화
배웅 마지막 순간. 그대로 타고 떠나 3박 4일 출장길을
한국에서 같은 직장 다니던 동기, 후배와 점심 먹고 차 마시고
출장에서 돌아온 처가 1, 2, 3호 손잡고 찾은 동네 대학 음악당
한국말만 들어도 뭉클한 곳에서 열리는 가곡 음악회
한국인(계) 3명의 음악가와 한국 공부에 열심인 음악대학생 1명
뜻은 알 수 없지만, 소리만으로도 남다른 느낌이 들었다는 3호
음악회 뒤 기념사진을 찍는다며 부산떠는 나 자신을 보니 어느새 '보통의 자리'로 왔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