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웃이 준 커다란 돼지고기 두 덩어리. 여럿이 유기농 돼지를 한 마리 잡아 나눴다고.
한 덩어리엔 껍질이 그대로. 미국 땅에서 '돼지껍데기' 한번 먹어보겠다고 힘들게 발라내고
살은 살대로 발라놓고 구워 먹든 끓여 먹든 하라고 두고
벗긴 껍질을 데치고 나니
안보이던 하얀 털이 송송
핀셋으로 뽑다 지쳐 가스 불에 태워버리고
그때 간장맛이 살짝 났던 것 같다 싶어 마늘, 후추 넣은 간장에 껍질을 자장자장 잘 자라 재우고
연탄불 대신 에어프라이어에 구웠더니 기대했던 맛은 아니지만 1호는 바삭하고 쫄깃한 게 맛있다고.
그나저나 한 접시 먹자고 힘을 쭉 빼고 났더니 "여보, 다음에 잡을 때 우리도 껴 달라는 말은 취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