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대기업과 포텐셜 오퍼 둘다 받았습니다! (feat. 될사람은 된다는 인터뷰 경험담)

복숭아 2023.01.12 21:51:44

파이널 인터뷰까지 하고 홀드 글포텐셜 오퍼 글을 진짜 울면서 썼었습니다 사실..ㅎㅎ

정말 많은 마모 회원님들의 위로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

두 곳 다 오퍼 받았습니다!

대기업은 어떻게 일주일만에 상황이 정리가 됐나봐요.

매니저님이 아마도 곧 다른 포지션으로 가실거같지만, 그래도 절 고용하고 가시기로 하신거같아요.

그래서 저는.. 대기업으로 갑니다. :)

 

저 글을 업데이트 하면 될걸, 굳이 새 글을 판 이유는 

일이 잘 풀리면 제 인터뷰 팁과 이번 경험담을 나누고 싶었거든요.

정말 될사람은 되는건가 싶습니다.

 

 

상황:

저희 형님네가 코넥티컷에 몇년째 사시는데 너무 좋아하셔서 저희도 저기에 정착해야지 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한 3년? 더 있다 가려했어요.

남편은 5월까지 제가 전에 일하던 대학에서 lecturer로 일하는데, 은퇴 플랜 빼고는 베네핏이 하나도 없고요.

그래서 제가 실직하고 나니, 사실 여기에 있을 이유가 더이상 없더라고요.

그 와중에 시누네도 저 동네로 갑자기 이사를 가는데, 시누는 리모트라 하던일 계속 하지만 시매부는 잡을 안 찾은채로 이사부터 간다는거예요.

그럼 저도 그냥 저쪽으로 잡을 알아볼까 싶어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눈뜨면 리젝 이메일로 하루를 시작하는게 일상이 됩니다.

 

그러다 이 회사에 지원을 하는데, 몇시간뒤 바로 다음 task를 확인해달라합니다.

여기는 뭐 지원만 하면 바로 오토매틱으로 이렇게 하나 생각하면서 하라는거 하고 나니 리크루터가 연락이 와서 곧 인터뷰 하자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총 4개의 인터뷰를 했습니다.

리크루터와 스크리닝, 2차는 하이어링 매니저+파이낸셜 매니저 2명, 3차는 이 둘의 보스, 4차는 HR 디렉터였습니다.

스크리닝 인터뷰는 거의 뭐 친구처럼 수다떨다 끝납니다. 

사실 이때부터 뭔가 너무 잘 될거같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제일 중요했던 2차 인터뷰만 자세히 얘기하자면,

2차 하이어링 매니저 + 파이낸셜 매니저 2명 인터뷰:

리크루터에게 물어봤을때 behavioral만 할거라해서 테크니컬 준비는 하나도 안합니다.

그러고 인터뷰를 들어갔는데 처음부터 웬지 저한테 회사랑 동네 장점을 엄청 어필하는 느낌입니다.

이 직업은 SQL이 엄청 중요하다고, 그래서 절 인터뷰이로 뽑았다고 합니다. (그전 회사에서 SQL 다룸)

그리곤 갑자기 SQL 문제를 하나 내줍니다 ㅋㅋㅋㅋㅋㅋ

 

직군이 데이터 쪽인데, 저는 사실 문과에서만 있다가 석사를 데이터쪽으로 하나 더 땄습니다.

그래서 사실 전문적인 데이터 쪽 사람이 아니라, 제가 코딩하는 방법은 디버깅하면서 구글하면서 천천히 쌓아가는거지, 

이렇게 딱 문제를 내주면 잘 못풉니다..

 

어쨌든 풀라고 해서 풀었는데 어째 반응이 좀 그래요.

있다 다시 봐야지 라는 생각에 잽싸게 문제를 다운받아놓습니다.

그렇지만 인터뷰 자체는 너무 잘봤습니다.

분위기가 진짜 너무 좋았고, 웃음 가득하고, 진지하고 진솔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인터뷰 끝나고 그 문제를 다시 제 방식으로 디버깅하는데, 

..ㅋㅋㅋㅋ SQL하는 사람이라면 틀리면 안되는 수준입니다.

거의 뭐 0-1 = 1 수준의 문제입니다.

아예 돌아가지 않는 코드인데 제가 이걸 풀어냈네요 (???)

조금만 테크니컬 준비를 했어도 알았을건데, 제 잘못입니다.

 

그래서 thank you letter에 이러이러해서 이 문제는 돌아가면 안되는데 내가 틀렸다, 앞으로 명심하겠다, 하고 여전히 저를 어필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망했다 하고 그냥 손놓고있는데, 이틀 뒤 답장이 옵니다.

 

It was a pleasure to meet you as well! Thank you for your well written response. 
 
You are correct on both points about the "fun" question.  I admire that you took the time to dig into it further and I don't think you "failed" at it. If anything, it demonstrated that you can perform under pressure in the moment. Not only that, but you are willing to admit that a mistake was made, and take the appropriate actions to correct it. All admirable qualities. 
 
Your background in python and coding would be a great asset to any team. And I agree, I believe you'd fit right into the culture and atmosphere at 이 회사 as well. It's the best company I've ever worked for. I didn't mention it on the call, but I even named my 3 cats after 이 회사. 
 
Be on the lookout for communication from the recruiter soon. 
 
 
이때부터 뭔가 잘될거라 믿습니다.
 
 
그러나 3차 인터뷰 하이어링 매니저 + 파이낸셜 매니저의 보스들은 뭔가 티키타카가 정말 안맞습니다.
그런데도 통과하고, 4차 HR 디렉터랑은 밑에 후술할 얘기가 있지만 여기도 분위기 정말 좋고 잘 보았으나..
마모에 썼듯이 내부사정으로 홀드됐대서 난리를 치고 마음 비웠는데
이틀전 갑자기 리크루터가 저에게 오퍼를 준다는 이메일을 받고, 방금 오퍼레터 받았습니다.
결국, 너무나 잘 풀렸습니다. :)
 
 
그리고 이번에 인터뷰하면서 배운 팁들입니다.
 
1. 그 Postion의 challenge를 물어보고 thank you letter에 보충한다
이건 제 전 회사가 연결시켜준 잡 컨설팅 회사가 알려준건데요,
하이어링 매니저님께 what is the biggest challenge for this position? 이라고 물어봤는데, 
본인도 non-tech background에서 와서 처음 시작할때 회사-specific한 SQL 클래스 같은게 없어서 처음 SQL할때 너무 힘드셨다고 했어요.
그래서 이걸 thank you letter에 쓰면서, 기회가 된다면 제가 그런 클래스도 만들고, 다른 부서들과도 데이터 관련한 클래스를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2. 뭔가 꺼림칙한 점이 있어보이면 그것도 thank you letter에 보충한다
HR디렉터님이 저한테 물어본것중 하나가 전 회사에서의 경험이 너무 짧다는거였습니다.
사실 제가 이 데이터 관련한 실무는 전회사에서 8개월 한게 다거든요.
그게 좀 꺼림칙하신거같아 thank you letter에 썼습니다.
제가 8개월밖에 일 안한게 걱정되보이셨는데, 저도 그 기간이 짧은것도 알고 디렉터님의 생각에 동의하지만, 그간 저는 정말 많은걸 배웠고 매니저/시니어 급으로 일했다고요.
오히려 정면돌파하는게 도움이 된거같기도 합니다.
 
3. 인터뷰는 즐겁게, 같이 일하면 좋아보이게 한다
물론 분위기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항상 인터뷰를 분위기 좋게, 가볍게 하는 편입니다.
보통 서류 통과하면 어느정도 스킬셋은 인정된거고 "얘랑 일을 하면 괜찮을까?" 를 보는게 인터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2차 인터뷰에서도 "나는 같이 일하기 편한 사람이다" 라는걸 최대한 강조했습니다.
물론 직업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SQL과 Python 능력도 강조했지만요.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 경청을 보여주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4. 솔직하게 얘기한다
2차 인터뷰에서 automation 얘기가 나왔는데, 솔직히 전 이걸 해본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해본적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지만, thank you letter에 보충해서 썼습니다.
Automation에 대해 찾아보니 이러이러한거고, 이걸 내 전 회사에서 이런 프로젝트에 썼으면 될거같은데, 앞으로 귀사에서도 더 배우고 싶다고요.
모르는걸 안다고 하는거보다 모르지만 배우겠다고 하는게 더 나을거같습니다.
 
5. 질문은 targeted하게, 최대한 많이.
항상 인터뷰 끝엔 do you have any questions for me? 하죠.
요즘은 링트인도 있고 좀만 찾으면 인터뷰어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오니,
리크루터에게 인터뷰어 이름을 물어보고 찾아보고 targeted한 질문을 많이 하는게 더 좋아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 찾아보고 하이어링 매니저님껜 직군 관련된 질문들을, 파이낸셜 매니저님껜 그쪽 부서 관련+콜라보레이션 질문들을, HR 디렉터님껜 회사 전반적인 질문을 했습니다.
물론 셋 다 개인적인 질문들, 예를 들면 회사의 최고 장점,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러이러한건 어떤가, 이런 질문들도 했고요.
10개 이상씩 물어봤습니다.
물론 이것도 분위기에 따라, 이분들이 호의적이고 인터뷰 시간을 넘기는게 괜찮아보이면 다 질문하고, (아님 먼저 "Oh I have tons of questions to ask" 했을때 분위기가 좋으면 진행하고)
아니라면 적당한 숫자의 제일 크리티컬한 질문들만 하는것도 좋을거같습니다.
 
6. Thank you letter도 상황봐서 보낼것, 그리고 답변에 좌지우지하지 말것
사실 제가 인터뷰어인적이 한번도 없어서 인터뷰이의 입장에서만 적었는데,
인터뷰어는 몇십명을 인터뷰하고 땡큐레터를 받는거라면 솔직히 별 영향이 없을거같고 오히려 annoy할거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것도 상황봐서 잘 보내셔야 할거같아요 ;.;
이메일 주소도 이번 인터뷰는 인터뷰 스케쥴 이메일에 카피되서 와서 손쉽게 보냈지만, 그게 아니라면 알아내기 어려울수도 있고요.
 
또 그렇기 때문에 사실 thank you letter에 대한 답변은 거의 항상 안옵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전이랑 전전직장 둘다 답변 못받았었는데도 됐었고요.
이번 매니저님은 좀 특이 케이스같아요.
그러니 답변이 왔다고 꼭 되는것도 아니고, 답변이 안왔다고 꼭 안되는것도 아닙니다.
 
7. 잡 헌팅도 결국 데이팅 같은것.
결국 잡 헌팅도 매칭이죠, 
이 글을 쓰기까지, 이번주만 해도 이 두회사에서 오퍼 받는 와중에도 한 10개의 리젝 이메일을 받았습니다.ㅋㅋ
아침마다 눈뜨면 리젝이메일, 이메일 왔다고 노티 뜨면 리젝 이메일, 너무 상처받고 힘들었지만
결국 연애처럼 누군가는 저를 필요로 하고 좋아해주네요.
 
 
앞으로 마모에 부정적인 글을 쓸땐 3일간 기다리고 쓸 생각입니다.ㅋㅋㅋ
그간 저의 징징거림을 받아주신 마모 회원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대기업을 다니는 날이 오다니, 믿기지가 않네요.
물론 그동안 오퍼가 엎어질지 팀이 사라질지 어떻게 될지 사람일은 모르지만.. 지금은 행복해하려고요.^^
혹시 제가 도울수 있는게 있다면 언제든 쪽지주세요.
항상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