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벡(Jeff Beck)

오하이오 2023.01.14 23:32:49

제프 벡(Jeff Beck) 음악가께서 나흘 전 1월 10일, 영국의 한 병원에서 갑작스러운 병으로 78년 인생을 마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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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ytimes.com/2023/01/11/arts/music/jeff-beck-dead.html

제프 벡은 한때 에릭 클랩턴(Eric Clapton), 지미 페이지(Jimmy Page와 함께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Rock and Roll Hall of Fame)에는 밴드 '야드 버즈(The Yardbirds}'의 기타리스트로, 또 개인으로 두번 올랐고,

그래미상(Grammy Awards)을 8번이나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제는 제프 벡을 이런 업적을 이룬 음악가가 아니라 사춘기를 무난하게 보내게 해준 고마운 연주가로 기억합니다.

물론 당시에는 록 음악에 빠져있는 십대를 보는 시선이 곱지는 않았지만,

남이나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었던 만큼 후회 없는 좋은 추억으로 가득합니다. 

 

혼자 추모하면서 처음 듣고자 했던 음악은 '우리는 연인으로 헤어졌기 때문에(Cause We've Ended as Lovers)' 였습니다.

 

여러 곡을 반복해서 들었는데 유난히 기억에도 남았고 좋았던 곡입니다.

 

이 곳을 발표하기 전 제프 벡은 스티비 원더의 앨범 '토킹 북(Talking Book)' 기타리스트로 참여했습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연주를 남겼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NUn34tinbQk )

 

보통 록 음악은 밴드 구성원이 만들지만, 이 음악은 드물게도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가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프 벡은 이 곡을 작곡가인 스티비 원더에게, 또 기타 연주자인 '로이 부캐넌(Roy Buchanan)'에게 '헌정(dedicated)'했습니다.

 

스티비 원더는 가수인 아내 '시리타 라이트(Syreeta Wright)'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합니다.

 

노래 제목이 암시하듯 둘은 이혼했습니다만 시리타가 직접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또 다른 헌정 대상인 부캐넌의 음악을 하나 들었습니다.

부캐넌에게 바친 이유과 그의 영향력이 어땠는지를 짐작하게 했던 곡입니다. 

제목 '구세주는 다시 옵니다(The Messiah Will Come Again)'에서 보듯 기독교 색채 가득한 음악입니다.

 

염세적이고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시절인데도 이 음악은 듣고 또 들을 만큼 좋아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밴드 야드버즈(The Yardbirds}가 연결됐습니다.

제프 벡이 전임 연주자였던 에릭 클랩턴에 이어 합류했던 밴드였습니다. 

(마모에선 식당 이름(Yardbird)으로 더 잘 알려진 듯한데,

@KoreanBard 님 식당 후기에 댓글( https://www.milemoa.com/bbs/board/9510402#comment_9519146 )을 단 적이 있습니다.)

 

먼저 떠 올린 야드버즈의 노래는 '난 아직 슬퍼(Still I'm Sad)'였습니다.

 

이번에 처음 찾아본 동영상의 제프 벡(기타리스트 세명 중 맨 뒤)은 애처로워 보입니다.

방송이란 사슬에 묶여 기량도 의지도 보여줄 생각이 없어 보여서요.

 

이 노래는 다른 음악가에게 불리면서 기억이 이어지고, 그래서 야드버즈의 대표곡으로 기억된 듯합니다.

'보니 M(Boney M)'이 부르기도 했는데, 저는 원곡보다 먼저 들어 알았습니다. 

 

중학교 음악 시간에 음악실에서 음악 선생님께서 들려주셨는데, 

짐작했던 클래식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당시에는 파격적인 노래라고 느꼈습니다. 

 

제프 벡 못지않게 좋아했던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Ritchie Blackmore)'의 '레인보우(Rainbow)'가 연주했습니다. 

 

리치 블랙모어가 '딥 퍼플( Deep Purple)'을 탈퇴하고 자신의 밴드를 만들면서 발표한 첫 앨범이었는데,

그 만큼 좋아하는 음악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겠지요. 

 

연주만 했던 앨범 곡과 달리 공연에서 노래를 부른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를 떠올리고

( https://www.youtube.com/watch?v=O5R88VbjBmA ), 그의 노래를 하나 골랐습니다.

 

레인보우에서 활동하며 명성을 얻은 뒤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로 옮겨 부른 '천국과 지옥(Heaven and Hell)'입니다.

 

디오는 이어 자신의 이름을 딴 밴드 '디오(Dio)'를 만들고 활동합니다.

묵직하고 시원하게 내 지르는 노래가 좋아서 디오의 앨범이 나올 때 마다 샀습니다.

그 기억에 디오의 앨범을 하나, 둘 통째로 듣고나서야 가던 길을 비켜 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oly Diver:  https://www.youtube.com/watch?v=P_vIQ8-gF3A&list=PLL1ZJvW8jPWcAscB3ACslzjZv0tIKF7jG

The Last in Line to Dream Evil: https://www.youtube.com/watch?v=z8OapNNAuBI&list=PL6ogdCG3tAWimcHsKVLG8_sSBQsXi3qtr

 

한참을 지나서야 제프 벡으로 돌아왔습니다. 

제프 벡은 비록 전성기는 아니었지만, 한국에서의 공연도 몇 차례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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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oreatimes.co.kr/www/news/nation/2015/04/616_156286.html#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며 노란 리본을 달고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죽음으로 잊혀가는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한나절을 보냈습니다.

그 추억이 다시 잊힐까 봐, 또 그 추억을 만들어준 제프 벡에게 감사하며 적습니다.

무지개 너머로 저 세상에서 병 없이 편안하게 쉬시길 바라며,

 

2010년 66세 때 발표한 '오버더레인보우(Over the Rainbow)'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