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 Canada Premium Economy 타고 한국에 다녀온 이야기 (IAD-YYZ-ICN).

음란서생 2023.01.20 08:04:31

어머니께서는 (비행기 요금 걱정에) 입버릇처럼 한국에는 자주 안와도 된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연말에 딸아이 겨울방학이 언제인지 슬쩍 물어보시고는 한번 들어올 수 없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그래서 급하게 표를 알아봤습니다.

 

성인1 + 소아1 항공권을 알아보니, IAD-ICN 대한항공 직항은 논스탑이 1만불, 원스탑은 7천불 중반 정도 하더라고요. 이코노미석인데...ㅠㅠ

JFK도 찾아보고 다른 항공사도 알아보다가 멘붕이 와서 며칠을 허비했습니다. 그 사이에 처음 알아봤던 원스탑은 7천불 후반대로 올라버렸고요.

예정에도 없던 한국 방문에 겨울방학까지 포함되니 싼표를 구하는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결국, 항상 아낌없이 도움을 주는 (마모 모범생) 지인에게 SOS를 치게 되었습니다. 

 

지인의 도움으로 여러가지 옵션을 알아보고 Air Canada Premium Economy 왕복표를 토탈 $4045 가격으로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 12/13 미국 출발: 워싱턴DC (IAD)- 토론토 (YYZ, 6시간 레이오버) - 인천 (ICN) >> $1892

- 12/29 한국 출발: 인천 (ICN)- 토론토 (YYZ, 1시간 25분 레이오버) - 워싱턴DC (IAD) >> $2153

 

ICN-YYZ 구간에서 연착된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혹시라도 연착되면 느긋하게 토론토에서 쉬면 되겠지 생각하며 예약을 마쳤습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등급으로 출발 3주전 성수기표를 예매하다니.. 그것도 착한 가격으로요. 정말 놀라웠습니다!! 

 

비행기 내부도 깔끔하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좋았습니다.  불어-영어-한국어 방송도 나오더군요. 

좌석에 앉아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식사 메뉴판을 주며 식사를 고르라고 합니다. 왕복으로 음식을 받아 먹었는데 음식맛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었다고만 기억이 납니다요.

 

다리 공간이 충분해서 앞사람이 의자를 최대한 기울여도 크게 영향받지 않고, 다리를 꼬아 앉아도 여유가 있어 편했습니다. 

딸아이는 가운데 팔걸이가 고정식이어서 저한테 기댈 수 없어 무척 아쉬워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돌아올때는 누워가는 자리 사달라고 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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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문 vs 날개잃은 천사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출국 전날 35분 지연 출발이라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출발 당일에는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많아서 줄까지 서야하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바람만 잘 타면 시간이 줄어들거라 생각했는데...

한참을 자다가 체크해보니 예상 도착 시간이 10분이나 늘어나버렸어요. ㅠㅠ

승무원에게 연결편 탈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태블랫으로 다른 연결편들을 체크해주었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했습니다.

듣기로는 9명이 DC행 비행기를 타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저녁 8시에 착륙을 했습니다. 스케쥴 상으로는 7시에 도착해서 8시 25분 비행기를 타는건데...ㅠㅠ

게이트가 열리고 아이와 함께 열심히 뛰었더니 Internationl transit 지점에 8시 20분쯤 도착하였습니다.

검색대만 통과하면 비행기를 탈수 있을거란 기대감에 백팩을 급하게 바구니에 담았는데, 결국 가방이 추가로 검색을 받는 쪽으로 가버리더군요.

하필이면 앞에 백인 아줌마 두명이 집중적으로 검색을 받고 있었고, 결국 시간이 흘러 CBP들 마감(?)하는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검색 시스템이 정지되고, 스캔이 무사히 통과되어 운동화를 신던 사람들까지 짐과 함께 검색대 밖으로 내보내졌어요.

 

인생 처음으로 연결편을 놓쳤더니, 또다시 멘붕이 왔습니다. 

Baggage가 최종 목적지인 DC로 가게 되어 있었는데, 연결편을 못탔으니 여기로 나올것 같아 한참을 기다려 봤습니다.

한 30분쯤 기다려도 짐이 나오질 않아서 바우처를 받기위해 일단 밖으로 나왔습니다.

 

에어캐나다 5번(?) 카운터에 갔더니 국내선 전용이라며 11번으로 가야 한답니다. (인천공항은 A, B, C... 순인데, 토론토는 1, 2, 3... 순이네요).

11번 카운터에 도착해서 물어보니, 제일 끝쪽 15번 카운터로 가야한다고 해서 또 열심히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게 공항 이곳저곳을 헤매던 중 에어캐나다 소속 Special assistant 카운터가 보였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인도계(?)직원에게 물어보고 있는데... 바로 그때!!!

먼 끝쪽 카운터에서 미소년 같은 외모의 한국계 직원이 한국분이냐며 저희를 반겨주시며 아래층으로 에스코트 해주셨습니다.

배기지 클레임 출구로 슥 들어가시더니, 5분만에 호텔바우처와 식권을 가져다 주셨어요. 

비행기표는 이메일로 업데이트가 될꺼라고 하시면서 셔틀 타는곳도 알려주셨습니다. 찐감동이었습니다!!! ㅠㅠ 

피로와 엄마를 못만난다고 좌절한 여섯살 딸내미를 끌다시피하며 공항을 헤매던차에 천사 같은 분을 만났습니다.

 

호텔에 와서 짐을 풀고, 배고프다는 아이에게 식권으로 거한 야식을 선물했습니다.

야식을 먹으며 이메일을 기다리는데 영 소식이 안오는 겁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하니 연말이어서 31일에 출발하는 표가 있다고 합니다.

이때 아차 싶더라고요. 제가 순진하게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동안 발빠른 사람들은 다음날 표를 구했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다시 한번 씌게 멘붕이 오는데 생각나는 건 마모 모범생 지인밖에 없습니다. 미안하지만 도움을 청했습니다. ㅠㅠ

지인이 30일 출발하는 표를 찾아내면, 저는 상담원에게 그 내용을 전달해주는 방법이었는데, 정말 실시간으로 표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2장 검색이 되다가도 어느 순간 한장만 남거나, 순식간에 두자리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위기의 순간마다 지원 사격을 해준 지인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전화를 끊고 한숨을 돌리고, 두번째 천사 상담원을 만납니다.  그분의 이름은 아이세타!!!

이다도시 아줌마 말투의 직원분이셨는데 1시간 30분동안 통화를 한 끝에 30일 오후 5시 출발표를 구해주셨습니다.

에어케나다로 미네아폴리스를 찍고, 거기서 델타를 타고 워싱턴DC로 오는 일정이었습니다.

호텔 전화기의 통화 품질이 너무 안좋아서 세번이나 전화를 끊었는데, 그떄마다 계속 전화를 주셔서 무사히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baggage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공항에 짐이 있으니 좀 일찍 가라고 하더라고요. 

 

아이의 Global Entry 인터뷰로 하고, 짐도 찾을겸 5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짐을 찾으려면 배기지 클레임 구역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는데, 출입허가를 받기가 좀 까다로운 것 같았습니다.

말하기를 일행중 한사람만 들어갈 수 있고, 여권을 맡겨야 하며 어떠한 가방도 들고 들어갈 수 없다는게 조건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흑인 아주머니는 전날 작은 손가방이 있는데, 여자 CBP가 출입 허가를 내주지 않아서 호텔에 다 두고 몸만 온거라고 하십니다.

이날 근무하던 남자 CBP가 백팩에 아이까지 달린 저를 보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군말없이 승인을 해줬습니다. 아마도 이분이 세번째 천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짐을 찾으러 들어가보니, 어림잡아도 천개 이상의 가방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에스코트를 담당하는 알바생(?)이 시큰둥하게 아이는 내가 보고 있을테니 1번부터 12번 사이에서 너의 짐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순간 농담하는 줄 알았습니다. 두개의 가방중 한개는 표식도 없고, 평소에 잘 안쓰던 가방이라 생김새도 기억이 나질 않더군요. ㅠㅠ

어찌어찌 하여 한시간 만에 가방 두개를 다 찾았습니다.  가방 하나 찾을때마다 '심봤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찾은 짐을 창구로 가져가 보내고, 사전 입국 심사를 받으며 딸아이 GE 인터뷰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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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연착없이 30일 밤 12시가 되어 DC에 내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배기지 클레임에서 짐을 기다려 보는데 30분이 지나도 나오질 않습니다. 시간은 흘러 31일로 넘어가고...

델타 사무실로 가보니 짐이 다른곳에 있다고 합니다. 다행인것은 검색은 되고 있어서 분실될 일이 없을거라네요.

딜리버리 접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든 짐은 다음날 오후에 잘 도착하였습니다. 

(짐이 공항에 도착할때까지는 delta.com/trackbag 에서 추적되고, 배송업체로 전달되면 trackmyroadie.com 에서 검색이 가능합니다.)

현재 추가로 쓰인 식사비용 + 물 + 간식값을 돌려받기 위해 Amex Trip Delay를 클레임 하였고 진행중에 있습니다.

 

긴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요약.

1. 한국행은 에어 캐나다, 캐나다행은 에어 개나다.  한국행 편도로 이용한다면 다시 이용할 용의가 있습니다. 

2. 가방에 꼭 표식(작은리본, 스티커)을 붙이자. 눈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3. Trip delay insurance 가 있다면 알아두었다가 잘 써먹자!  저는 몰라서 소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알았다면 500불 꽉꽉 채웠을수도...

4. 마지막으로 AC062편의 운항 성적표 입니다. 지각 대장이네요!!!

 

     날짜    편명     출발지         도착지              출발시각                                 도착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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