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에 전화걸어 캐나다 동부 여행 예약한 이야기

urii 2012.02.03 09:00:08

제 아내로 신분변경을 하여 4월에 한국에서 들어오는 그 분께는 소원이 한가지 있습니다.

Prince Edward Island를 가는 건데요. 저는 그 분 얘기 듣고 처음 알게된 섬이자 캐나다의 어엿한 Province입니다.

한국말로 빨간머리 앤으로 알려진 Anne of Green Gables의 작중 무대가 되는 곳이 바로 여기였다네요.


몇 년전부터 계속 듣던 소원이라 캐나다 어디에 있는지조차도 잘 모른채 이번 여름에는 거길 가기로 했습니다. 

미국 내에서 다닐 때는 마일가치가 아깝다 생각들기도 하고 남의 돈으로 다닐 때도 있어 award ticket 안 끊고 다니는지라 캐나다도 비슷하려니 생각하고 느긋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지도에서 보고 놀란 겁니다. 

제가 사는 San Diego에서 가장 먼 캐나다 공항을 찾으면 바로 여기겠구나 싶더라구요. 

혹시나 해서 비행기 표를 검색해보니 1인당 왕복 1000불이 넘고, 총 여정시간도 여기서 한국 갔다 오는 거랑 얼추 비슷합니다;; 


고민할 필요없이 마일 써야되겠다 싶었습니다. 그 분은 북미에 와본적조차 없어서 북동쪽(?)까지 어렵게 모시고 날아가서 섬 하나 보고 돌아오느니 

알가서 불어청취도 좀 하고, 토론토도 들러서 친한 선배 가족도 오랜만에 보고 나이아가라도 보고 하면 좋겠다 싶더라구요.


outbound 목적지는 YYG (에드워드 섬의 공항) 

/// YUL(몬트리얼) 이나 YYZ(토론토) 중 둘 중 하나는 중간에 스탑오버 // 

나머지는 open jaw를 써서 inbound trip 기착지로 이용


이 정도 그림을 그려보니 어차피 에어캐나다 이용이 필수고, 스타얼라이언스를 알아봐야겠더라구요.


없는 마일사정에 최대한 쥐어짜서 둘이 가려다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UA/CO도 북미 안에서 스탑오버 넣으려면 1만마일 추가해야되고, Aeroplan은 북미 내 여정에서 스탑오버 안되고

US는 스탑오버와 오픈조 동시에 안되고, 아시아나는 아예 시작이 3만5천부터이고. 왕복비행 6000마일을 훌쩍 넘기는지라 ANA도 패스.


그러다 발견한게 SQ KrisFlyer 였습니다. 마일차감이 전반적으로 많은지라 별로 들여다 볼 일도 없으셨을텐데 미국-캐나다 간 여행에는 괜찮은 게, 25000 왕복에 stopover+open jaw 허용입니다.

(단, 출발도시와 같은 나라에서는 스탑오버 불허) 만마일 더 내면 stopover 추가해서 2회도 가능합니다..


일정을 대충 구상해 자리를 CO웹사이트로 자리 확인을 일단 했는데, 문제는 이제부터죠.  SPG 4만을 SQ 5만으로 넘겨서 얼른 예약을 해야 되는데, 언제 들어갈지 기약이 없는 겁니다. 아시아나는 한달도 걸린다는데..ㅜㅠ

몬트리얼에서 YGG로 가는 편과 미국에서 몬트리얼 가는 편이 8월에 은근히 자리잡히는 날짜가 많지 않아 초조해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4일 만에 들어왔습니다. (참고로 저는 1/26에 넘겼습니다.)


예약이 좀 험난합니다. 상담원(미국 번호로 걸어도 다 싱가폴에서 받습니다)들은 넘 친절하고 24시간 서비스에 연결도 대기없이 되고 다 좋은데 결정적으로 시스템이 구식입니다.

자기네들이 바로 제휴사  availability를 알 수가 없고 해당 항공사에 직접 물어봐야 안다 그러더라구요. 지금 나는 자리가 남아있는 걸 인터넷으로 분명히 보고 있는데, 항공사 직원은 에어캐나다 회신을 24~48시간 안에 받아야 컨펌을 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아마 fax를 그 쪽에 보내놓고 마냥 기다리는 거 같더라구요. 그렇게 샌디에고-싱가폴-캐나다의 지루한 릴레이 끝에 제가 불러중 여정 중 한 노선이 자리가 없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럼 plan b를 짜봐야 할텐데 하나 바꿀때 마다 그렇게 이틀씩 기다려야 한다니 어질어질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래도 일단 전화를 했는데, 이 아저씨는 굉장히 빠릿빠릿하시고 아마 느낌에 그 자리에서 에어캐나다에 바로바로 전화걸어서 확인하는 것 같았습니다. 

구식 시스템의 한계를 성실로 극복하는.. 결국 그렇게 30분 남짓 통화해서 만족스러운 일정을 컨펌 받았습니다. 진작에 그 분을 만났으면 이렇게 질질 끌지 않는거네요..;;


결국 제가 끊은 일정은 SAN-ORD(경유)-YUL (스탑) YUL-YYG (open jaw) YYZ-SAN 입니다. 말씀드렸듯이 1인당 이코노미 2만 5천마일이구요. 


물론 캐나다나 시카고/미국 북동부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저런 번거로움 없이 '가볍게' 도는 코스겠지요?^^

굳이 응용할 거리를 찾자면 동부나 남부에서 캐나다 록키+밴쿠버를 돈다거나 할 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