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서 좋은 점

김철슈철슈 2023.03.04 21:34:45

 

2013년 1월에 미국에 와서 2023년 2월에 집을 샀으니 딱 10년 만에 인생의 숙제를 하나 끝낸 느낌입니다 저는 연봉이 낮은 싱글인데다 이런 연봉으로도 혼자 집 장만이 가능한, 집값이 매우 저렴한 지역에 살고 있으니 저와 다른 환경에 계신 분들이 대부분인 마모 분들에게 드릴 정보는 없을 것 같고요 다분히 개인적인 소회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1. 집을 사려고 결심한 계기

 

저는 성인이 된 이후 한국에 있을 때부터 기숙사다 자취다 이사를 많이 다녔습니다 원래 태어나길 물욕이 없게 태어난데다 뭘 새로 사는 것도, 버리는 것도 싫어해서 옷이든 물건이든 누가 주는 것도 마다않고 사용했고 중고도 애용했습니다 그땐 당근마켓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지금 같았으면 저는 당근마켓 우수유저였을 겁니다 

 

그러다가 미국에 왔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사를 정말 많이 다니게 되었는데요 제가 언제 세어봤는데 같은 건물 룸 to 룸 옮긴 것까지 치면 10년 동안 20번 넘게 이사했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물건을 더더욱 안 사게 되고 언제나 막 쓰다 버려도 무방한 것으로만 사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렇게 너무 오랫동안 돌아다니다보니 지치더라고요 싼 건 아무래도 티가 나잖아요? 그렇다고 내가 좋은 걸 살 만한 안목도 돈도 없는 게 아닌데 좋은 게 뭔지도 알고 그걸 살 만한 여유도 되는데 왜 이렇게 살고 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걸 사서 버리지 않으려면 집이 있어야 하죠 그리고 이사를 자주 다니다보니 그놈의 퍼머넌트 어드레스 없는 게 너무 불편했습니다 미국에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이 있고 어디든 본가가 있으면 다르겠지만 저는 완전히 혼자라서요 이사 다닐 때마다 계속 usps에 업뎃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분실되는 중요한 메일들도 있었고요 이번에 이사하면서 카드 새로 열 때도 주소 때문에 문제가 있었고 택스 보고에 차 레지스트레이션에 보험 갱신에 어휴...

 

그래서 최근 몇 년간 일단 집을 사고 보자 퍼머넌트 어드레스부터 구축하고 보자 하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첨에 집을 알아본 지역은 여기가 아니라 전 직장이 있던 곳이었는데 거긴 집값은 싼데 도시가 오래되고 정체되었다보니 새 집이 없거나 새 집이 있어도 제 버짓을 너무 웃돌았도요 일단 혼자 살 만한 사이즈의 싱글홈부터 찾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중부 시골이라 싱글을 위한 콘도조차 잘 없었어요 그리고 사계절 뚜렷하고 flood 잦은 지역이라 집에 손 갈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고요 그래서 근 1년을 리얼터를 귀찮게 하다가 결국 포기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넘 다행입니다 그 이후에 그 직장을 못 견디고 이직해서 리로케이션 했거든요 

 

그렇게 이사온 도시는 사막 기후라 가드닝, 눈 치우기 등의 메인테넌스를 할 필요가 없었고 인구가 급격하게 늘면서 성장하는 곳이라 새 집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저는 후술할 이유로 새 집은 안 샀지만요) 그래서 비록 동료들이 저한테 어차피 삼 년 후에 딴 곳으로 발령받아 가야 하는데 왜 집을 사느냐? 의문을 제기해도 저는 확고했습니다 여기가 바로 첫 집을 살 곳이다! 하고요 나중에 팔더라도 손해볼 일은 없겠다 싶었고 여기 있을 삼 년 동안 제가 누릴 안정감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었고 temporary worker들이 많은 곳이니 제 짐들을 그대로 두고도 트래블러 상대로 에어비앤비 등의 형태로 month to month 세를 놔서 장기적으로 가져가도 상관없다 생각했습니다 

 

2. 하우스 헌팅 시작 

 

저는 레드핀, 질로우, 트룰리아 중에서 트룰리아 중심으로 집을 봐왔는데요 별다른 이유는 없고 트룰리아 검색 알고리즘이 제일 쓰기 편해서요 리로케이션 전에 미리 가서 볼 시간과 여유가 안 되었기 때문에 month to month 로 임시 거처 일단 두 달 걸어놓고 그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이사 전에 미리 트룰리아에서 연결해준 지역 리얼터랑 얘기를 텄는데 그 때부터 이 사람이 맘에 들어서 그냥 끝까지 쭉 갔고 만족합니다 이 때 리얼터가 저보고제가 미리 못 오면 자기가 대신 투어 돌고 비디오로 찍어서보내줄 수 있다고, 이사오기 전에 살 거면 그렇게 하라고 해서 제가 에이 그래도 그렇지 직접 보지도 않고 집 사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했었는데 결국 그런 사람이 바로 제가 되었.... 

 

3. 여전히 힘든, 싱글에 맞는 크기의 집 사기 

 

저의 조건은 이랬습니다 

 

1) 1300 스퀘어핏 이하일 것 - 집 커봤자 관리는 어차피 내가 다 해야 하니까 작을수록 좋음, 올 손님도 없음, 채울 것도 없고 채우고 싶지도 않으니 the smaller the better

 

2) 가든은 없거나 최소한 - 마찬가지 이유, 애완동물도 없고 키울 계획도 없음 가드닝 할 시간도 여유도 관심도 없음

 

3) 넓은 키친 - 집에서 백프로 요리함 

 

4) No carpet - 카펫 너무너무 싫어함 

 

5) 안전한 네이버후드 + 직장에서 30분 내 거리 + 지은지 10년 이내일 것 

 

6) 프라이버시 - 그 어떤 각도에서도 가든 포함 내 집 안이 남에게 보이지 않을 것 

 

리얼터랑 30군데 정도 돌아보고 내린 결론은, 저 조건에 맞는 집을 사긴 불가능하다였습니다 일단 5번은 절대 양보못 해서 선택지가 훅 줄었습니다 직장 30분을 포기하면 다양한 새 집들이 마구마구 들어서는 서버브 거주가 가능했는데 그 전까지 7분컷 출퇴근 하다가 40-60분 출근은 못 하겠더라고요 저는 오로지 내 집에 오래 있고 싶은 마음 때문에 집을 사는 건데 먼 데다 집을 샀기 때문에 집에 오래 있지 못 한다는 것도 웃기잖아요 

 

다른 건 다 맞는데 키친이 함량미달인 새 집이 있었는데요 다 팔리고 딱 한 유닛 남았다면서 크레딧도 엄청 주고 빌더가 공격적으로 저한테 세일했는데 키친에 디쉬워셔가 딸려있지 않고 제가 설치하려고 해도 그 공간도 없는 게 맘에 걸려서 거절했습니디 리얼터가 저 새 집처럼 가든이 아예 없고 이 정도로 크기가 작으면 렌트 구하기도 어렵고 다시 팔 때도 제 값 받기가 힘들다고 한 말도 신뢰가 갔고요 그러다가 겨우 하나 그럭저럭 조건 맞는 집을 발견해서 오퍼 리스팅 가격대로 넣었는데 누가 만 불 높게 불러서 저는 떨어졌어요 

 

4. 사진만 보고 집 사는 사람이 어딨담? 여깄음 ㅇㅇ 

 

그렇게 다 그 집이 그 집이네 실제로 가보면 사진이랑 참 다르네 하면서 임시 숙소 생활에 점점 지쳐갈 때 제가 산 집이 포스팅이 됐는데, 보자마자 아 이거면 됐다 싶더라고요

 

1,2번은 만족하지 않았지만 전주인이 엑스트라 패널을 전방위로 둘러놓은 덕분에 의외로 만족하기 힘들었던 6번이 확보된 상태였고 모든 appliance이 새 것이고 이게 다 포함이라 냉장고 워셔 드라이어 이런 거 따로 쇼핑하고 설치하는 스트레스를 안 받아도 된다는 게 제일 맘에 들었어요 키친에도 엑스트라 조명 설치해놔서 마치 한국 아파트 부엌처럼 쨍하게 밝은 것도요 4번도 만족하기 꽤 힘든 조건이었는데 부엌+거실은 타일에 모든 방을 싸구려 비닐 아니고 나름 고급 재료로 발라놓았더라고요 

 

그래서 투어 신청할 것도 없이 포스팅 올라오자마자 바로 연락해서 오퍼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그 동안 투어 날짜 잡아놓은 유닛을 보지도 못 하고 몇 번씩 놓쳐서 아 내가 지금 여유 부릴 때가 아니구나 주제 파악이 된 상태였고 그 동안 투어 많이 다니면서 대충 사진에 이러면 실제는 이렇겠구나 견적도 낼 수 있는 상태라서요 

 

역시나 포스팅 되자마자 오퍼가 넷 들어와서 셀러가 투어 없이 포스팅을 내려버렸고 저는 리얼터 추천대로 리스팅 가격 + 셀러 크레딧 4000불 이렇게 냈는데 현금 오퍼를 제치고 제가 됐다네요? 현금 오퍼는 리스팅 가격을 깎아서 내긴 했다는데 아니 그래도 그렇지... 

 

리얼터가 셀러 리얼터랑 어릴 때부터 친구라 자기가 힘 좀 썼다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셀러 크레딧으로 에스크로 피 지불하고 900불 정도 남아서 체크로 받았습니다 저는 리얼터 그냥 전적으로 믿고 타이틀 쇼핑이니 인스펙터 쇼핑이니 뭐니 하나도 안 했는데 홈 인스펙션 300불, 터마잇 인스펙션 따로 80불 냈고요 홈 인스펙션에서 hail damage on roof 몇 개 발견됐는데 셀러 인슈런스로 굳이 고치려면 고칠수도 있지만 리얼터가 그만큼 심각한 데미지아니고 (사진 보니 그냥 흠집 난 정도) 저거 고치고 뭐하고 하면 입주 늦어진다고 그래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하루라도빨리 들어가고 싶었거든요

 

VA론을 써서 다운페이 0에 에스크로 피도 안 내고 체크로 받은 900불로 다른 비용도 다 커버한 셈이라 집 사는데 당장 쓴 현금은 없고 약간 벌었습니다 홈 인슈런스는 USAA에서 했는데 1년에 445불이라 크게 부담되진 않고 재산세는 카운티에서 조회하니 3700불인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홈 인슈런스랑 재산세 그냥 론 안 하고 내가 따로 내면 안 되냐고 그랬더니 va loan은 그게 안 된다고 하네요 굳이안 빌려도 되는데 이자 내기 아깝지만 그렇다니 어쩌겠어요

 

5. 드디어 입성한 첫 집 

 

최대한 빨리 클로징했지만 실제로 첫날 밤을 지내기까지 삼 일이 걸렸습니다 전기, 가스, 물이 끊겨있더라고요

 

그래서 침대도 없는 주제에 얼마 안 되는 짐 들고 바닥에서라도 자겠다 하고 신나게 들어왔는데 불도 안 켜지고 물도 안 나오고 폰도 충전 못 하니 안 되겠더라고요 실망하고 다시 임시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차 사고가 났습니다 심각한 건 아닌데 제가 그 때 너무 피곤하고 흥분했었는지 깜빡 정신이 나가서 merge 포인트를 잘못 보고 unpaved 부분으로 달려버렸는데 그 순간은 괜찮았거든요 차가 우당탕탕 밑에 바위 튀고 돌 튀고 난리였지만 어떻게든 다시 로드로 재진입 해서 도착은 했는데 오일 탱크가 터졌는지 밑에 기름이 콸콸콸 쏟아지고 있더라고요 

 

그 기름에 불이라도 붙었으면 어땠을까 아찔합니다 기껏 십 년 고생해서 집 사놓고 하루도 못 자보고 비명횡사할뻔 ㅜㅜ

 

그래서 견인 부르고 다 했는데 하필 제가 며칠 전에 차 보험 폴리시를 최저로 바꿔놓은 겁니다... 그래서 보험은 로드어시스턴트만 리임벌스 해준다고 해서 제가 오토샵 찾아서맡기고 처음에는 체이스 트래블 통해서 공항 렌트를 했는데요 당장 출근해야 되는데 공항 렌트에서 전화 외서 차가 없다고 맘대로 취소하고 체이스 트래블에 전화했더니 자기네들은 모른다며 차를 받든 말든 저보고 차지된 금액을 그대로 내야 된다지 않나 황당한 소리를 늘어놔서 또 스트레스 받다가 어찌어찌 해결하고 turo 로 렌트를 했습니다 

 

turo는 기왕에 이렇게 된 거 픽업 트럭 빌렸습니다 살다살다 평생 안 할 것 같았던 RAM 1500 운전도 다 해봤네요 

 

픽업트럭만 믿고 페북 마켓 플레이스에서 중고 소파도 사고 식탁도 사고 티비도 의자도 사고 제 차도 오일탱크 300불에 고쳐서 잘 타고 다니다가 지금 애뉴얼 체크업 하러 딜러샵 와서 대기하는 중에 폰으로 이 글 쓰고 있는데 방금 

 

브레이크 다 닳았다고 로터까지 통째로 교환해야 한다고 그래서 또 600불 나가네요... 딴 데 가서 싸게 고칠까봐 오늘 당장 안 고치면 안 된다고 강요하는데 이것저것 다 귀찮아서 그냥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5년 전에 브레이크 패드 다 갈아야 된다면서 천 불 차지한 딜러샵보다는 양심 있네요 

 

아무튼... 그렇게 액땜 하면서 입주하고 이제 한 달 됐는데 배운 점은 

 

1) 미국에서 입주 청소는 역시 쓰는 게 아니구나 

 

저는 정말 맹세코 깔끔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한국 입주 청소 기준에 비하면 미국 입주 청소는 댈 것도 못 된다는 걸 이미 알고 어차피 별로겠지 기대는 많이 접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개 냄새가 너무 나서 그래도 그건 없애주겠지 하고 불렀는데 그 엄청 낮은 기대마저도 처참히 배신하더라고요.... 청소를 대체 어디를 한 거야? 창문 유리 광만 내면 단가? 화가 치밀어서 구글 리뷰까지 썼습니다 동료한테 리퍼 받은 업체인데 왜 제 집보다 두 배 크고 가구도 엄청 많은 동료의 집과 가구 하나 없고 카펫 없고 텅 빈 저희 집의 청소 가격이 같은지 것도 모르겠습니다 

 

2) 전주인이 집에 애정이 많고 집 리노베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그런데 안타깝게도 전주인의 손끝이 야물지가 않습니다ㅜㅜ 고친다고 손은 손대로 다 댔는데 다 너무 어설퍼요... 대체 왜 멀쩡한 화이트인 현관문만 민트색으로 칠한 걸까 집 전체가 우드+화이트 톤인데 왜 민트색 현관? 왜 모든 방문에 옷걸이 후크를 붙여놓고 페인트를 그 이후에 칠해서 후크를 떼고 나니 갈색으로 자국이 남게 해놨는가? 사다리 없이 저 못생긴 금색 액자 걸이 후크는 또 어떻게 제거하지? 티비 벽걸이 마운트를 설치한 것까진 좋은데 수평이 이렇게 대놓고 안 맞아도 되는 걸까? 등등 의문점 투성입니다 

 

그리고 페인트니 가드닝 도구니 못이니 너트니 정말 많은 걸 두고 갔어요 근데 그 중에 정작 쓸모있는 건 없어요 박스도 안 뜯은 전구도 한 오십 개 됩니다 근데 저는 주황/노랑 조명 싫어하고 day light 조명만 써서 전구 다 다시 샀습니다...

 

3) 유틸리티 빌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구나 

 

렌트 살 땐 인터넷이며 뭐며 다 합치고 히터 ac 펑펑 틀어도 백달러 넘는 일이 없었는데 3주치 워터 빌이 백 달러라니! 

 

4) 연수기의 장점은 뭘까 

 

전주인이 연수기까지 설치해놨는데 장점이 뭘까요? 비누가 하도 안 닦여서 본의 아니게 물을 오래 쓰게 되는데 이래서 워터 빌이 저런 걸까요? 저는 샤워도 주중에는 직장에서 하고 빨래도 한 달에 두세 번 하는데 왜ㅜ 

 

6. 집을 사서 좋은 점 

 

집 사서 좋다면서 투덜거리기만 했는데요 사실은 만족합니다 집을 사서 제일 좋은 점은 집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도 된다는 거라고 누가 그랬는데, 동의합니다 

 

비록 좋은 걸 사서 채우고 싶다는 애초의 목표는 하나도 이루고 있지 않지만요 저의 1500 스퀘어핏 4베드룸 하우스의 방 세 개는 아예 텅 비어서 아무것도 없고요 안방엔 침대 하나에 이케아 shelf 하나 달랑, 가지고 있는 모든 옷과 잡동사니는 안방 클로짓에 다 넣었는데도 공간이 남네요 거실에는 전주인이 달아놓고 간 wall shelf에다가 미국 국립공원 패널 하나 올려놓았고 소파는 소파라기보다 chaise chair라서 제 한 몸 구겨넣으면 딱인 크기입니다 사이드 테이블에 빔프로젝터랑 닌텐도 스위치 놓은 게 다입니다 그래도 바이타믹스, 로봇 청소기 샀고 복도와 세탁실 불도 모션 전구로 교체했습니다 아직 중고로 산 55인치 티비는 마운트에 걸지 못 하고 바닥에 놔둔 상태지만요 혼자서는 들어서 걸 수가 없더라고요 그 밖에도 집을 사서 좋은 점은 

 

1) 바이올린 연습을 집에서 할 수 있습니다 

어릴 적 배우다가 만 바이올린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연습을 시작하면 옆집 개들이 미친듯이 짖어대지만 알 게 뭐죠 내 집에서 내가 켜는데 

 

2) 물을 사오지 않아도 됩니다 + 그로서리 쇼핑에서 해방됐습니다

그 동안 마트에서 물을 갤런으로 받아와서 마셨고 이건 인스타카트로 해결이 안 되니까 그로서리 쇼핑 싫어하는데도어쩔 수 없이 물 때문에라도 해야했거든요 이제는 냉장고에서 식수가 나옵니다!! 얼음도 나옵니다!! 인스타카트를 사파이어 웨이버 받아서 쓰다가 만료되어서 이번에 연 멤버쉽 들었습니다 그로서리 가는 시간, 힘듦, 귀찮음에서 해방되니까 너무 좋네요 

 

3) 쓰레기 재활용을 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살 때는 그런 거 없고 그냥 막 버리라고했는데 우리집 전용 재활용 빈이 따로 있으니 너무 좋네요 

저는 막 환경주의자 그런 건 아니고요 재활용 쓰레기들은보통 부피가 크고 안이 비었잖아요 그런 걸 같은 쓰레기 봉투에 버리면 쓰레기봉투가 금방 차는 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재활용 안 되는 거 알면서도 부피 크고 냄새 안 나는 박스, 플라스틱 통 이런 건 따로 모아뒀다 버렸었는데 그걸 더 확실히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4) 택배가 집앞에 옵니다 

전에 살던 곳은 택배를 렌트 사무실 통해서 받아야 했는데 언제 냉동식품 주문했는데 렌트 사무실이 자기들 일있다고 문 닫고 연락도 안 받아서 다 녹고 다 버린 적이 있습니다 주말엔 못 받고 휴일에 못 받고 제가 집에 좀 늦게 들어오는 날에도 못 받고 아주 불편했어요 그리고 혼자 뭐 사올 때도 몇 겹의 문을 거쳐서 계단 올라오지 않아도 되는 게 너무 좋습니다 

 

5) 마당에서 기름 튀는 음식을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식탁 겸 책상으로 쓰던 아웃도어 폴딩 테이블을 부엌 바로 밖 처닝 아래 두고 전기 팬이랑 인스턴트 팟으로 기름튀는 음식을 밖에서 요리하니까 좋네요 

 

6) 아르굴라, 쪽파, 깻잎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아직 개시 안 했는데 이제 하려고요 

 

7) 구글홈, 스마트전구로 불 켜고 끕니다 

이건 집을 안 사도 할 수 있는 거지만 미니 두 개 사서 하나는 부엌에 하나는 안방에 놓았습니다 실상은 침대에 누워서 불 끄기 원툴이라 부엌에는 왜 놨나 싶지만요 

 

 

아직 집에 있는 가전들 사용법도 숙지 못 했고 앞으로 고칠거 산더미에 어차피 중고 주워다 쓰고 방 세 개를 비워둘 거면서 왜 집을 산 거야? 싶지만 그래도 좋네요 그냥 무조건 좋아요 사세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