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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2016년 글: 마적질은 변곡점 (tipping point)을 지난 것일까요?

마일모아 | 2016.04.19 12:57:4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마적단이 마일을 적립한다. 그러나 마적단은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마일을 모으는 것이 아니다. 마적단은 스스로 선택한 조건하에서 마일을 적립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온 환경에서 마일을 적립한다." 

 

맑스의 유명한 문구를 오마쥬 해서 한 번 적어보았습니다. 

 

뭔가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 요즘 느끼지 않으시나요? 

 

제가 어제 그제 블로그 메인 페이지의 "무작정 따라하기" 페이지를 업데이트 했는데요. 이 페이지를 업데이트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Sapphire Preferred 카드를 제외하고는 뭔가 "이거 그냥 만드셔도 후회하지 않습니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만한 카드가 많지 않더라구요. 

 

그러면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제 때가 온건가. 때가 왔다면 마적단 분들에게 바로 알려야 하는 것이 내 의무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말입니다. 

 

대략 2010/11년부터 지난 3-4년간 마적단 분들은 아낌없이 퍼주는 맛있는 부페 식당에서 정말 배부르게, 맘껏 즐기셨다고 생각합니다. 랍스터 줄에 섰다가, 스시 줄에 섰다가, 립아이 스테이크 줄에 섰다가, 정말 접시가 부족해서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음식을 받아 먹었구요. 그러다보니 혼자서 부지런히 왔다갔다 하면 4인 가족 배불리 먹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부페 식당 입장에서도 입소문이 나야지 장사가 되는지라, 한 사람이 여러 접시 받아다가 먹어도 크게 개의치 않았었구요.

 

그런데 이제 부페 식당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음식 받아다 먹는 횟수와 시간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랍스터 줄은 한 번 받아 먹으면 끝이구요. 스시 줄은 한 접시 받아 먹으면 2시간 후에 와야지 새로 스시를 나눠준다고 합니다. 립아이 스테이크 테이블에 갔더니 랍스터, 스시를 너무 많이 먹었다고 이제 스테이크는 줄 수 없다고 미안하다고 하는군요. 

 

부페 식당에 처음 오시는 분들이야 맛난 음식 거의 돈 들이지 않고 받아 먹을 수 있어서 처음 2-3시간은 좋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제 부페 식당에서 배가 터졌다는 소문은 더 이상 듣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마일리지 제휴 카드界를 부페 식당에 견주어 이야기를 한 번 풀어봤는데요. 

 

지난 4-5년 마일천국은 두가지 큰 조건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 하나는 은행간의 경쟁, 특히 신용카드 시장에서 큰 변화를 만들고자 했던 체이스의 강력한 마케팅이 가져온 마일 퍼주기였구요.

 

2. 다른 하나는 탑승 마일 + 미미한 사인업 보너스에 기반을 하고 있던 마일리지 차감 차트였습니다. 꼴랑 9만 마일에 미국-한국 비지니스 왕복이 가능했던 US 마일 차트가 하나의 예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다들 주지하시듯이 이 두가지 조건이 모두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1. 먼저 카드 회사들이 시장 확대가 아닌 시장 관리 모드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1) 먼저 체이스는 이제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을 했다고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시장 확장 상황에서 시도했던 여러가지 다양한 상품 테스트도 이제는 딱 자리를 잡은 것 같구요. 한 때 Ink Bold 비자, Ink Bold 새버전 (일명 신대머리), Ink Plus 비자, Ink Plus 마스터 등으로 Ink 상품만 4-5개가 존재했고 이 카드들마다 한 번씩 사인업 보너스를 받으셨던 기억들 있으시죠? 이제는 요런거 다 없어지고, Ink Plus 비자, Ink Cash 비자 요렇게 두개만 남았습니다. 한꺼번에 많이 모으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라 하겠습니다.

 

2) Citi도 비슷한 과정을 겪어가는 것 같습니다. AA 카드만 하더라도 비자, 마스터, Amex가 있어서 각각 돌려가면서 5만씩, 많을 때는 75,000 마일씩 받던 거, 몇년 안된 이야기잖아요? 2년 전만 하더라도 Citi-AA Executive 10만 마일 오퍼 카드가 있었고 여러장 동시에 받는 것이 가능해서 막 30만 마일씩 3-4개월 사이에 땡기신 분들도 계셨구요. 요런거 이제 안됩니다. ㅠㅠ 

 

3) 항공사의 합병, 그리고 호텔의 합병이 마일리지 카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기 힘든 변화입니다. Continental, US가 없어지면서 마일리지 적립 기회도 사라졌구요. Marriott / SPG 가 합병이 되면 또 하나의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이에 더불어서 그간 시장에 풀린 마일리지의 총량이 마일리지 차트의 inflation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코노미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 큰 다행입니다만, 일등석은 이미 넘사벽이 되어 버렸고, 비지니스의 경우도 갈수록 마일리지 차감액이 올라가리라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 항공사가 그나마 버텨준다는 것이 한가지 위안이라면 위안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1. 일단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2년에 한 번 4인 가족이 비지니스로 한국 왕복이 가능했다면, 이제 4년에 한 번 다녀오는 것을 생각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면 일부는 마일, 일부는 현금으로 발권을 하는 옵션도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2. 그럼에도 마적질을 아예 끊어버리는 오류는 범하지 않으셨음 합니다. 부페 식당이 예전처럼 막 퍼주지는 않을지라도, 아직 디저트라도 받아 먹을 수 있는 곳은 이 곳 말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또 장사가 안된다 싶으면 언제든 음식을 다시 퍼주기 시작할 수도 있구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예의주시하고 계셔야 할 것 같습니다. 

 

3. 다만 주변에 지나친 '전도'는 자제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적질 오래하신 분들은 주변에 전도를 하지 않으신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이제 "1년 빡시게 하면 일등석, 비지니스석 여러장 나온다"는 말씀하시면 잘못하면 허위 과장 광고로 욕먹을 수 있습니다 ;; 

 

글을 쓰다보니 이거 완전히 doom and gloom 인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요번에도 대박입니다' 라고 풍선을 띄우는 것보다는, 현실을 바로 말씀드리는 것이 주인장으로서 의무라는 생각에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글을 적습니다. 

 

코멘트, 조언, 반박 모두 환영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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