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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후기]
2021년식 티구안 신차 구매후기 1 (P2님 명령: 흰색, 7인승, 가죽시트, 파노라마썬루프, ACC)

음악축제 | 2021.05.05 09:28:0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오늘 차를 제가 한대 구입해왔는데...

그냥.. 생각해보니 웃기기도 하고, 와이프님의 선견지명이 옳기도 한듯하여 썰 풀어봅니다.

 

#1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작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료 모모씨가 말했습니다.

"음축님, 닛산 망한대요 소식 들었어요? 부채가 1조엔이래. 빨리 차 팔아요."

화들짝 놀라서 잘 타고 있던 닛산 로그 셀렉트 2014년을 처분했습니다. 차 똥값되면 안되니까..

(닛산 딜러에게 11,600에 구입해서 2년타고, 개인거래로 $7,500. (kbb private에서 -$300, -2년간 $4,000 감가상각)

 

KakaoTalk_20210505_003610588.jpg

 

닛산이 망한다가 핑계이긴 했지만,

깡통 트림 (깡통휠, 직물시트, 기본 크루즈컨트롤도 없음)의 아쉬움이 컸기에, 제가 기변욕구가 와서 판게 맞습니다..ㅎㅎ

 

마침 다음 차로 "흰색 티구안 7인승!"을 매일같이 외치던 P2님께서 Missy USA에 올라온 한국가시는 모 병원 의사선생님 와이프가 올리신 흰색 티구안 7인승 S트림을 발견했습니다.

 

그분께 2천불 선금 체크로 보내드리고 거래성사 직전까지 갔는데, 갑자기 (멋대로 제 계좌에 Zelle로 돈을 다시 넣으시고) 파토를 내셔서 붕 떠버린 상황..

이래저래 실망한 마음을 추슬러 영끌해서 차를 사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차저차한 중간 이야기는 생략...이것도 글하나 따로 파도 될 정도입니다마는...어쨌든 시간이 흘러서)

 

P1: 마눌님, 우리 돈으로 티구안 2세대는 개인거래가 아니면 깡통트림도 좀 힘들고, 내 생각에는 골프 왜건 정도면 가격도 맞고 짐도 싣을 수 있고 딱 좋긴 한데.. 여보가 죽어도 티구안 타야겠으면 내가 티구안 1세대 가죽시트에 파노라마 썬루프 봐놓은게 있긴 해. 근데 짐칸은 작으니까 각오는 해야함, 그거라도 살까?

P2: 콜!

P1: 근데 색이 좀 애매해.. 와이프 좋아하는 흰색이나 무난한 그레이면 좋은데...

KakaoTalk_20210505_003820221.jpg

 

네.. 파란색입니다. 옛날 티구안 파란색은 아니고, 2017 마지막 연식~2020년 2세대까지 나온 펄들어간 밝은 파랑

 

제가 와이프에게 흰색 깡통 살래, 이색으로 그래도 옵션 좋은거 살래 했더니 후자를 택하더라구요.

P2님 말씀이 명언이었습니다.

 

P2: 뭐.. 이거도 티구안이니까. 나 원래 로그 말고 티구안 사고 싶었던거 알지?

 

2017년 VW 티구안 WOLFSBURG EDITION, 4MOTION, MILEAGE 33K, 가격 $13,500(세전, 딜러피 $300)

당시 KBB 딜러 판매가격 평균은 $15,500이었습니다. 모두 돈이 궁할때라 핫딜을 산 셈이었네요.

 

핫딜사왔다 그러고 신나서 기름넣으러 갔는데 아뿔싸..

1세대 티구안은 아우디 Q3, Q5, A4, A6 등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Premium (RON93 이상) 휘발유 차량이었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저렴하게 아우디 맛 봤다고 좋아해야 했을런지..)

 

(여담입니다만, 레귤러 넣어도 굴러는 갑니다. 힘이 없어서 미션이 자꾸 붕붕거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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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리고 1년, 아무 잔고장 없이 기름넣고, 오일갈고, 타이어 위치만 바꿔주면서 아주 만족스럽게 잘탔습니다. 티구안 1세대의 간단한 소감은

Pros: 

독일산 VW 특유의 단단한 하체 (2세대는 북미(멕시코) 생산이라고 하네요)

가성비 좋은 내장재, 특히 파노라마 썬루프의 만족

2016년까지는 없는 애플 카플레이의 혜택

고속도로 정속 주행시 30mpg 정도의 준수한 연비 (EPA 공인은 22mpg)

4모션이라 겨울 주행의 안정성

 

그러나.. 기변을 또 고민하게 만드는 이차의 단점..

Cons:

 

1) 비좁은 공간

아기가 커가면서 짐이 점점 많아지는데, 티구안은 이전에 타던 로그 셀렉트에 비해서 30%이상 트렁크가 좁았어요.

항상 유모차(접이식)와 이러저러한 아기짐이 트렁크를 채우면서 장볼때도 너무 불편하고.. 미국식 생활에는 영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지난 주에 DC 동남쪽 4시간 거리에 있는 버지니아비치에 휴양차 다녀왔는데, 5박 6일짐 챙겨서 여기저기 쑤셔박으면서 짐과 부대껴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아쉬움이 많이 생기더라구요.

 

2) 주행보조 장치 (ACC, LKAS, AEB 등)의 부재

전에 타던 로그 셀렉트는 아주 깡통이라서 기본 크루즈 컨트롤도 없었으니, 거기에 비하면 이 친구는 양반이긴 했습니다. 크루즈컨트롤 걸어놓고 발이 쉴 수 있어서 장거리 운전이 상대적으로 수월했으니까요.

그래도, 미국 생활 특성상 장거리를 자주 운행하게 되고, 또 졸업 후 이사갈 곳이 상대적으로 시골동네라서 장거리를 많이 탈것이라는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버지니아비치 왕복 운행은, 주행보조가 있는 차를 기필코 사야겠다는 결심을 굳힌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같은 대학원 동료인 모모씨가 또 바람을 불어넣으셨습니다.

"요즘 중고차값 잘쳐주는데, 음축님꺼는 얼마나 받으려나? 다시 떨어지기 전에 얼른 팔고 더 좋은거로 사세요"

그래서 1년만에 또다시 차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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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희 와이프와 다음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면, 저는 항상 최인훈의 "광장"을 떠올리게 됩니다.

 

P1: 와이프. 우리가 티구안을 1년 타봤으니까 알겠지만, 차가 비좁잖아. 우리 애기 동생 낳으면 이차는 어떻게 답이 없다. 그러니가 이번에는 미니밴 보자. 응?

P2: 티구안

 

P1: 와이프. 그럼 내가 티구안 새차로 사주고 싶은데, 지금은 돈이 없으니까, 그럼 아쉬운대로 이차팔고 내가 전기차 리스해서 기름값 세이브해서 그돈 모아서 돈 생기면 티구안 새거로 사줄게. 요즘 월 200불 정도면 되더라.

P2: 리스할 돈 있으면 티구안 리스해

 

P1: 와이프. 그럼 일단 요즘 차값 좋다니까 우리차 팔아서 통장에 넣어놓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150에 리스 나왔는데, 이거 3년만 타면 내가보니까 한 3-4천불 굳어. 그때쯤되면 신용점수도 누적될테니까 그때 티구안 살까?

P2: 위에꺼랑 뭐가 달라. 약팔지 말고 티구안 살거 아니면 말도 꺼내지 마

(단호박입니다 아주...)

 

뭘해도 결론은 티구안입니다.

그냥 티구안 아니고, 흰색, 7인승, 가죽시트, 파노라마 썬루프(<-이거는 이번 퍼랭이 티구안 타면서 추가된 스펙)

아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 ACC 들어간 스펙도 추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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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와이프가 티구안 7인승을 외치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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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부모님 오시면 비상용으로라도 쓸 7인승 차량이 필요한데, 미니밴은 너무 뚱뚱하고 못생겨서 싫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큰차는 운전할 수도 없거니와 하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다른 7인승은 다 비싼거 아니냐며. 자기가 보니까 티구안보다 싼 7인승 없는거 같다고..

 

틀린 말이 없네요..

사실 어제는 와이프에게 차박을 빌미로 살살 꼬셔서 퍼시피카 7인승을 보러 갔습니다.

2021년 퍼시피카 투어링 AWD, 깡통트림인데도 차 좋더라구요. 

아시듯이 퍼시피카는 2,3열 시트 모두 접어서 평탄화가 가능하니까요. 그 어마어마한 활용성도 탐나고, 

주행보조도 2단계 지원되고, 파워 사이드도어, 파워 리프트게이트, 원격시동, 무선 카플레이.. 다 좋은데

 

cons

1) 직물시트. 그중에도 촉감이 참 저렴한 직물시트.. 한국같으면 이정도 사양이면 당연히 인조가죽이라도 들어갈텐데

2) 파썬 있는 차 타다가 없는 차 타려니까 너무 답답하더라구요

3) 결정적으로. P2님의 "이차사면 남편이 장거리 다해. 난 큰차 운전 못해"

 

어찌저찌 파이낸스는 F-1학생으로서는 제법 괜찮은 4%대로 승인이 났지만 차값이 좀 부담스럽기도 했고, 마침 그랬는데 와이프님이 완고하게 반대하시니까 진행할 명분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아까운 인쿼리만 날렸고, 샷건 날리시는 바람에 네군데 견적 들어갔을 뿐이고..

그날 밤에 신청한 Penfed도 리뷰후 리젝 나고..

 

이래저래 상처받은 마음을 부여잡고

그래, 티구안을 한번 사보자. 그런 마음을 먹고 오늘 아침이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 https://www.milemoa.com/bbs/board/8525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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