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7편-'부라노 섬, 그리고 베네치아의 밤

Dreaminpink 2015.12.08 07: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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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6편-안보면 후회한다, 부라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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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노 섬은 정말 사진 찍기에 최적화 되어있는 곳입니다.

각기 다른 색상의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집들이 수로를 따라 동화책처럼 이어져 있는 작은 섬 마을 부라노~ 그런 곳에 왔으니 먹는 것에 목숨거는 이 미련한 Korean couple이 투어시간의 압박으로 인해 여유있는 식사를 즐기지 못한다는 것은 도저희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그것 때문에 이 멋진 곳을 제대로 구경할 수 없다는 건 더더욱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점에 대장님과 저의 의견이 일치하게 되고....3개섬 투어로 시작했던 여정은 부라노 섬에 도착해서 "우와~~~어머~~~웬일~~~" 하고 대장님의 감탄사가 터진 그 시점부터 이미 잘 먹고, 잘 보고 그렇게 깔끔하게 단도리 치는 2개섬 투어로 변모하게 됩니다.^^;


예....저희는 그렇게 배째라 하는 심정으로 투어 일행들과 찢어져서 부라노 섬 내의 맛집을 찾아갑니다...그럼 저희를 뺀 투어 일행을 실은 배가 부라노 섬 다음의 목적지인 토르첼로(Torcello) 섬으로 출발하고 있을때 저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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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ttoria Locanda "Al Raspo de Ua"라고 불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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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식탁보까지 기분좋게 노오~~~란 이 레스토랑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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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음식들을 시켜놓고 쳐묵쳐묵 하고 있었지요ㅋㅋㅋ.........까짓거 투어도 좋지만 일단은 먹고 보자 하며 들어온 이 레스토랑...여기 피자 아주 맛납니다. 파스타는 고만고만 해요.,,그런데 와인 가격이 한잔에 2.5유로!!.....그것 만으로도 대장님한테는 ㅇㅋ! 대장님 좋다고 하면 저도 ㅇㅋ....^^;

배부르게 먹고 이미 떠나 버린 투어 배를 생각하니 좀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뭐 18유로에 섬 두개 잘 구경하는 셈 치자 생각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이 결정이 이후에 어떤 고난과 역경을 가져다 줄지 알지 못했답니다.....ㅡㅡ^


자 그럼 지금부터 왜 저희가 투어에서 빠져나와서 예정에 없던 단독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사진으로 보여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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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이건 뭐....여태껏 여행다니면서 대장님의 사진사로서 이렇게 힘들었던 날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삼보일카. 


너는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느니....세 발 걸어가서 한 번 찍어달라고 하고 또 세 발 걸어가서 찰칵 하라 하는 구나....

힘에 겨워 주위를 둘러보니....하나 같이 카메라를 든 백인남자, 중국남자, 한국남자....니들 곁에 그녀는 여친이냐 마눌이냐 아님 그들의 영혼도 그 사진과 함께 날려버리고픈 그런 존재들이냐...니들도 욕본다....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빨리 따라오라 다그치는 대장님 뒤를 따릅니다. 

Venice tour 38(Burano).jpg하지만 그 와중에도....이렇게 제가 원해서 찍었던 사진들도 있습니다. 

부라노 섬의 형형색색 동화 속에서 나올 것만 같은 집들 앞에는 여지 없이 빨래줄에 널려있는 빨래감들이 왜그렇게 정겨워 보이던지... 

어릴적 살던 집 앞 마당 빨래줄에 화창한 날이면 어머니가 널어놓으셧던 빨래들이 주렁주렁 널려있던 유년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한동안 흐뭇한 미소로 이 파아란 집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서 있었네요^^벽 외벽과 창문 닫이, 그리고 블라인드까지 절묘하게 깔 맞춤 한 저 센스를 좀 보세요. 아마 이 집 주인은 모르긴 몰라도 아주 댄디하고 깔끔한 성격의 이태리 할아버지가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ㅋㅋ


빛깔로 집의 외벽을 칠하는 부라노 사람들의 풍습은 옛날 이 지역 고기잡이 배들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배를 칠했던 것에서 유래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지금처럼 레이더나 발전된 통신 시스템이 없던 옛날에는 육안으로만 상대편 배들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어두울때도 좀 더 쉽게 알아보게끔 하려는 의도로 그렇게 배들을 밝은 빛깔로 칠했고, 그것이 집 외벽까지 밝은 색으로 칠하게 된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실제로 부라노에선 집 주인이 자기 집을 칠하려고 할때 정부에 신고를 해야 하고 담당 기관에서 그 부지에 허락된 몇가지 색깔을 알려주어 그 중에 마음에 드는 색을 골라 칠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동화같은 섬 마을 부라노 섬 이곳저곳을 발길 닿는 데로 마음 가는데로 여유있게 돌아보고 나니 어느덧 본섬으로 돌아갈 시간....

두시간 넘게 섬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엄청난 양의 사진을 찍고, 연예 시절 기분 내며 나 잡아 봐라~놀이 하면서 정신 줄 놓고 있었던 대장님과 저는 베네치아 본 섬으로 향하는 수상버스를 타는 정류장에서 아찔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투어 배를 이미 한참 전에 놓쳐버린 상황에서 이제 본섬으로 돌아갈 유일한 방법은 바포레토(수상버스)인데요....바포레토 선착장에 와 보니 섬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의 줄이.....헉...허거거거걱.....배를 기다리는 인파로 정류장 밖으로 끝도없이 이어져 있는 줄에 정말 이게 뭐야....하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못 잡아도 한 20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 있고.....이유를 알아보았더니 부라노까지 오는 수상버스에 문제가 생겨서 원래 20분여 마다 한 대씩 들어올 배가 40분이 한참 넘어야 겨우 한 대씩 들어오는 상황이랍니다.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이건 뭐 아무래도 배를 3~4대는 족히 그냥 보내야 저희 차례가 올 것 같습니다...아....투어 배를 탔었어야 했나요....이런 낭패가ㅡㅡ^,,,,,


착잡한 심정으로 언제 올지모를 수상버스를 기다리는데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감이 안옵니다. 그래서 셀폰으로 구글 맵을 돌려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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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저희가 가야하는 본 섬의 산 마르코 광장으로 돌아가는 가장 빠른 루트가 1시간 2분?!?!?!?!.....

그것도 수상 버스가 제 시간에 나타나서 제 시간에 도착한다고 가정 했을때 이야기이지 지금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다 보내고 타려면 족히 두시간여는 걸릴 것 같은 여정입니다. 이마저도 산 마르코 광장으로 바로 가는 배는 없고 배를 두번 갈아타거나 본섬에 도착해서 광장까지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루트네요....투어 배를 편하게 타고 올때는 정신없이 구경하고 사진 찍는다고 들떠서 부라노 섬이 이렇게 멀리 있었는지도 바포레토로 가는 여정도 알아보지도 않았지요...ㅠㅠ

아니나 다를까....직면한 사태를 파악한 대장님, 슬슬 밀려오는 피곤함과 하염없는 기다림에 "In mood of Stay-Away-from-Me" 상태로 돌변하시고....처음부터 그놈의 피자를 먹으러 레스토랑에 들어간 것이 잘못이다!....투어 배는 왜 놓쳐서 이 고생이냐!!.....누가 그 레스토랑에 가자고 했냐!!!....... 라며 언제나 그렇듯 결론이 나지 않을 Blame Game을 시작하시는데....배고프다고 했잖아요...거기서 먹자면서요....투어 배 놓쳐도 괜찮으니 사진 찍어달라고 했잖아요....라고 차마 항변할 힘도 없어서 그냥 두눈을 지긋이 감고 이 모든 것을 안으로 씹어삼키며 '그래 이래야 여행이지...계획한 대로 다 되면 그게 여행의 매력이 아니지....' 하는 마음으로 언제 올지 모를 바포레토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ㅋㅋ


기다리다 지쳐 마침내 여러대의 배를 보내고 겨우 올라탄 본섬으로 돌아오는 바포레토에서 대장님이랑 저랑 둘다 피곤함에 지쳐 곯아떨어졌네요....아마 투어 배를 타고 Torcello 섬까지 갔다면 투어를 끝내고 한참 전에 본섬에 돌아와서 놀고 있었을텐데...


오늘의 Tip!

가족이랑 간다면 그냥 부라노 섬 하나만 투어를 예약하고 여유있게 돌아보는 것이 낫다. 무라노나 톨첼로는 스킵하셔도 무방!

단, 가족 4인이 저렴한 가격에(50유로) 3군데의 섬을 대충대충 봐도 상관없다면, 투어 중간에 빠져 나오는 짓은 하지말자. 가족들까지 이끌고 개고생할 수 있음. 

Venice Tour 40.jpg본섬으로 돌아오니 이미 어둑어둑한 해질녘인데다가 비라도 내릴 듯 하늘이 우중충해보이네요.ㅡㅡ^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좀 쉬다가 San Marco광장을 구경하러 다시 나오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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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idenza Corte Antica

S. Marco, 2876, 30124, Venice

+393351863555

185유로/night


베네치아의 말도안되는 숙박비와 물가에 대한 반항심(?)에 숙소 예약을 미루고 미루다가 이태리 여행지 숙소 중 가장 마지막으로 예약했던 곳이 이곳 B&B였는데요....숙소 자체는 깔끔하고 산 마르코 광장까지 도보로 15분 정도, 리알토 다리까지 12분 정도 걸리는 조용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요. 호스트도 친절했고 Booking.com에서 리뷰 점수가 가장 높았던 B&B 중 한 곳이였는데 예약은 아침 식사까지 포함이였지만 저희가 다음날 아침 일찍 피렌체로 가는 기차를 타느라고 아침식사는 할 수가 없었답니다.ㅠㅠ 이태리는 정말 호텔 포인트가 있어도 쓸데가 별로 없는 시스템이예요^^;밀란이나 로마 정도의 큰 도시가 아니면....여행전에 SPG 호텔 포인트로 예약을 알아봤더니 베네치아에 있는 SPG 호텔들 모조리 카테로리 6또는 7에 하루밤에 3만 포인트 필요하더군요...대략 난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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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B&B라 기본 적인 호텔 서비스 같은 건 기대하면 안되죠ㅋㅋ....특이한건 방 안에 이런 베네치아 전통 수납장이 있었는데....호스트가 100년도 넘은 거라면서 조심히 다뤄 달라고 하더군요. 이건 뭥미@.@....박물관에 있어야 할 것 같은 물건을 왜 손님들 자고 가는 방에 넣어두고 조심히 다뤄 달라??....행여 흠집이라도 날까봐 겁나서 물건 못 넣어 두겠더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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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가 가구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이렇게 오래된 가구도 잘 보관을 하는 걸 보니 신기하더군요...ㅋㅋ 어쨌든 이제 숙소에서 옷도 갈아입고 좀 쉬었으니 베네치아의 상징이라고 하는 산 마르코 광장을 구경하기 위해 슬슬 밤마실을 나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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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숙소에 들어올때 꾸리꾸리해 보였던 하늘 색깔이 심상치 않았는데 예상했던데로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 결국 얼마 가지 못하고 건물 안으로 비를 피해 들어갑니다. 그런데 비오는 해질녘의 베네치아도 좀 운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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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3개섬 투어때문에 한 번 다녀간 길이라고 두번째 오는 길은 Google Map의 도움 없이도 한결 쉽게 잘 찾아 옵니다. 낮에 투어 하면서 배 위에서 봤던 산타 마리아 델라 사루떼 성당이 까만 베네치아의 밤 하늘 아래 조명을 받아 훨씬 웅장하고 가깝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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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 마르코 성당을 가는 길에 작은 골목에서 마주친 이곳. Harry's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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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s Bar는 1931년 Giuseppe Cipriani에 의해 처음 문을 연 뒤 지금까지 한 자리에서 많은 유명 인사들과 관광객들이 거쳐간 베네치아의 Landmark중 하나인데요(2001년 이태리 정부에 의해 national landmark로 지정됨) 이 곳을 다녀간 유명 인사들 중에는 Ernest Hemingway, Orson Welles, Truman Capote등이 Harry's Bar의 당골 손님으로 이곳을 자주 찾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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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바로 이곳이 제가 좋아하는 Bellini 칵테일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답니다. 베네치아 Harry's bar의 성공으로 뉴욕, 런던, 이스탄불을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 같은 이름의 가게가 오픈했지만 안타깝게도 이곳 오리지널 Harry's bar는 Recession의 영향에서 비롯된 적자 누적으로 인해 2012년에 Cipriani family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은행과 투자 펀드로 그 경영권이 넘어갔답니다. 하지만 지금도 옛날과 같은 자리에서 그대로 전 세계에서 찾아드는 관광객들과 옛 향수를 그리워 하는 유명 인사들이 심심찮게 들리는 곳이랍니다. 단 술값이 말도 안되게 비싸다는 것은 함정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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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s Bar를 뒤로하고 베네치아의 밤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곳 산 마르코 광장에 다다릅니다. 한껏 쏟아지던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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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코 광장(San Marco Piazza)

나폴레옹이 베네치아를 점령했을 당시 산 마르코 광장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칭한 일화가 유명한데요 그만큼 규모의 아름다움이 넘쳐 흐르는 곳이자 베네치아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죠. 산 마르코 광장은 1987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밤낮을 가릴 것 없이 언제나 엄청난 관광 인파가 몰려드는 곳이랍니다. 산마르코 대성당을 중심으로 ㄷ자 형태를 이루고 있는 화랑 안쪽이 산 마르코 광장이고 그 주위에 산 마르코 성당, 두칼레 궁전, 종탑 등 베네치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들이 모여 있어요. 베네치아에선 광장(Piazza)은 유일하게 이곳 산 마르코 광장을 말하고 도시 내의 크고 작은 광장들은 Piazza라는 명칭 대신 Campi(영어로 Field)라는 명칭으로 부릅니다, 그만큼 산 마르코 광장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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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한쪽 편 산 마르코 성당 바로 옆에 우뚝 솟아 있는 종탑(Campanile di San Marco)은 붉은 벽돌로 쌓은 98.6m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원래는 1514년에 처음 지어졌다가 베니스의 기반 침체로 인해 붕괴되었다가 1912년 다시 재건하여 지금까지 유지 보수되고 있답니다. 예전에는 베니스 자체의 지반이 약하다 보니 종종 탑의 출입을 막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종탑 꼭대기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있어서(물론 무료 아니죠~^^;) 종탑 위에서 시내 전경은 물로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알프스 산맥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이미 마모에서 쌍둥빠님이 종탑에 올라가신 후기를 올려주셨기에 저는 그냥 밑에서 보는 걸로ㅋㅋ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 걸어 놨으니 가서 보시길~


쌍둥빠님 베니스 여행 후기(산 마르코 광장 종탑 정복기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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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코 성당(Basilica San Marco)

베네치아에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성당인 산 마르코 성당은 베네치아의 상인 2명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가져온 산 마르코 유골의 납골당을 모시는 사원으로 처음 지어졌는데요 비잔틴 건축의 대표적인 양식으로도 유명한 사원입니다. 산 마르코 성당을 제대로 보려면 두 가지 포인트를 꼭 보셔야 하는데 먼저 위의 성당 사진 속 중앙 입구 바로 위에 있는 네마리의 말 동상은 1204년 십자군 원정 당시 콘스탄치누스 대제가 베네치아의 힘을 상징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베네치아가 외세의 세력에 침략을 당했을때 저 네 마리의 말 동상이 가장 많이 도난당했으며 나폴레옹이 베네치아를 점령했을때는 이 청덩 마상들을 프랑스 개선문에 놔두기도 했다고 하는데 다행히 지금은 제 자리를 찾아 산 마르코 성당의 입구를 지키고 있어요. 두번째 포인트는 금박과 화려한 보석들로 장식된 황금 벽면 팔라도르인데요....베네치아 전성기 때 동양에서 모은 금박들과 보석들 그리고 서양의 모자이크 형태가 만나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정말 야간에 조명을 받은 산 마르코 성당은 멀리서 봐도 이 황금 팔라도르때문에 번쩍번쩍 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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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 형식을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산 마르코 광장 북측, 성당 건너편으로 자리 하고 있는 건물들은 16세기 경 정부 청사나 베네치아 상인들을 위한 금융기관 등을 위해서 세워진 건물들인데요 사진 속 왼편 골목길 쪽으로 큰 아치가 있는 건물위로 12시간을 나타내는 별자리 장식이 새겨져 있는 둥근 벽시계와, 그 위로 베네치아 수호 성인, 날개달린 사자상이 아케이드 출입문을 장식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진 속 아래쪽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옆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테이블 들이 보이시나요? 처음에 광장에 도착했을때 저런 테이블이 수도 없이 쌓여 있길래 누가 콘서트나 행사를 하고 아직도 치우질 않고 통행에 방해 되게 쌓아놨네 했었는데 저 테이블의 용도는 다름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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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배수 시설이 부족하고 해수면의 자주 상승하는 베네치아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보통 매념 11월에서 12월 사이 Worst Flooding으로 시 전체의 15% 가까이가 이렇게 물에 잠긴다고 합니다. 베네치아에선 "Acqua Alta" or High Water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는 저렇게 산 마르코 광장 앞에 쌀아놓은 테이블들이 사람들이 밞고 지나가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ㅋㅋ 2008년도에는 기록적인 범람과 홍수로 무려 160cm라는 기록적인 수치의 물이 차 올랐다고 하니 정말 장난 아니네요...그런데 저 물에 들어가서 저렇게까지 수영하고 싶진 않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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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렇게 물이 차 올라있지 않을 때의 산 마르코 광장이 아름답고 더 멋진 것 같음 ㅋㅋ

Venice Tour 55.jpg  성당 옆으로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이 자리하고 있어요. 1100년 동안 베네치아를 다스린 120명에 이르는 총독들이 거주하던 집이 바로 두칼레 궁전인데요 산 마르코 광장의 상징이자 베네치아 만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건물입니다. 처음에는 마치 요새처럼 만들어진 건축물이였다고 하는데 세월이 흐르며 비잔틴 양식과 르네상스 건축 양식이 더해져 지금의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건물은 흰색과 분홍빛의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고 각 회마다 36개의 기둥이 설치되어 있답니다. 지금은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총독들이 거주하던 호화로운 내부에는 총독들이 사용하던 가구와 용품들은 물론이고 베네치아의 유명 예술가들의 회화, 조각품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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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코 광장에서 만쪽으로 걸어나옵니다. 바포레토를 타고 산 마르코 광장 정거장에 내린다면 거꾸로 이 길을 지나서 광장 안쪽으로 걸어들어가게 되는데요 광장 입구 지점 서 있는 베네치아를 수호하는 날개달린 사자상과 수호성인 성 테오도르상이 우뚝 서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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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멀어지며 만 건너편을 바라보니 낮에 보았던 성 지오르지오 마지오레 성당이 환한 조명아래 마치 물위에 두둥실 떠 있는 것 처럼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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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코 광장을 구경하고 나오니 배꼽시계가 또 세차게 울려대네요. ㅋㅋ 대장님과 저는 다시 한번 베네치아 편 먹방을 찍기 위해 낮에 이미 알아놨던 맛집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갑니다. 미로 같은 베네치아의 골목길도 맛집은 본능적으로 찾아내는 대장님과 저에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 어디서 이렇게 구수한 마늘 볶는 냄새가 나는 걸까요? 과연 어떤 음식들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을지....



*다음 편,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8편-시간은 없고 맛집은 너무 많다(Trattoria Baccaro da Fiore)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