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유럽여행 - I. 기본동선과 교통수단

해아 2014.03.18 15:25:51

지난해말부터 준비해온 유럽여행(6월초. 전체 20일여정)이 이제 얼마(?) 안남았습니다. 


결혼전부터 아내(당시엔 여친)에게 늘 '유럽여행 시켜주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결혼 직후 한번은 항공권에 (러시아)비자까지 다 준비했었는데 근친께 변고(!)가 급작스레 닥쳐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결혼후 한동안 인연이 없나보다 체념하던 (하늘의 축복인) 아이도 예기치 못한 때에 생기다 보니, 한해 한해 미루다가...

연애후  결국 유럽 구경 약속을 한 지  10년이 된 올해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은 미뤘다간 헛된 공수표만 날리는 사람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10월 하순에 제겐 금쪽같던 US Air 마일 270K를 불태워 발권해버렸습니다.


US Air 유에스항공 Award 발권: 미국-유럽-한국-유럽-미국 9구간


위의 여정을 간단히 말하면,  미국 CLT 출발 --> 뮌헨 in - 유럽여행 - 런던 out --> 한국 ICN 도착 입니다.


저희에겐 뮌헨 in 후, 런던 out 까지의 20일의 시간이 있고, 그걸 잘 활용하는 자유여행 노선을 짤 숙제가 생긴 셈이었습니다.


보통 자유여행의 핵심인 여행 동선(국가/지역선정)은 기본적으로 (주어진 예산과 시간내에서) 개인 취향이나 선호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하시더군요.


어떤분은 멋과 낭만을 위해 이태리를 꿈꾸시고, 맛과 예술을 위해 프랑스 (특히 남동부)에 집중하시고, 또 (최근 꽃할배처럼) 축구와 정열의 스페인/포르투갈을 목적지로 주목하시기도 합니다.


사실 저(와 특히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아내) 역시도 풍부한 역사/문화유산과 (북/서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수준을 갖는 남유럽 라틴권역은 매우 매력적인 방문대상지였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셨거나)시는 부모님들은 잘 아시겠지만, 어린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은 뭐니뭐니해도 '안전'이 최우선의 고려요소일 수밖에 없습니다.

공격적이거나 실험적이지 않은 상당히 '방어적이거나 보수적 여행 동선'을 살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에 따라, 극심한 여름철 무더위(+햇살), 치안 및 정정불안 등의 (과민하다 싶을 수 있지만, 어린이동반 여행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불안요소를 배제해야 했으므로 남유럽(이태리, 이베리아반도, 아드리아해 연안국 [=발칸반도국], 그리스 , 터키 등)을 대상지에서 제외해야 했습니다.

안타깝지만, 로마, 베니스, 피렌체, 밀라노, 바로셀로나, 마드리드, 리스본, 이스탄불 등의 Best destinations in Europe 은 차후로 미루고, 아울러 북유럽은 나중에 캠퍼밴을 타고 가보자는 원대한(!) 꿈을 위해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차량/여행자보험이 아예 거부되거나 상당한 할증이 붙는 동유럽 (헝가리,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그리고 우크라이나 with 러시아) 권역은 일단 생각조차 않기로 하였습니다.



<1> 어디를 갈까? : 기본 여정(동선) 짜기


어린아이를 동반한 채로는 못가게 된 곳을 제외하니, 갈 수 있는 지역(국가)을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그리고 영국 (바다건너 아일랜드도 skip) 정도로 압축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주로 수도중심의 중요도시(주 관광도시) 이름으로 나열해 보았습니다.


파리 / 베를린 / 비엔나 / 프라하 / 암스텔담 / 브뤼셀 / 취리히 / 런던  

 

나름 근사한 도시 이름들이 줄줄이 등장하더군요. 그리고, 유럽지도위의 이 도시들에 점을 찍은 뒤, 각각의 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인접도시를 연결하는 선을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

 

다만, (저희가) 기존에 발권한 항공여정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아래의 몇몇 특징(제한요소)를 위 목록에 적용해야 했습니다.

 

(1) 루프트한자 LH 허브인 뮌헨 MUC 은 여행 출발및 회귀지점으로 기본 설정될 수밖에 없었으며,

(2) (파리나 벨기에쪽에서) 뮌헨으로 복귀하는 동선이 너무 길어 중간 경유지로 쾰른/하이델베르크 등의 경유지를 추가하기로 했고,

(3) 영국 런던 LHR (1박)과 스위스 취리히 ZRH (1박 x 2회)는 항공일정상의 레이오버로 멈췄다 가는 식으로 '맛보기'만 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총여정을 꾸려나가기로 하고, 간략히 여행 동선을 만들어보니, 아래와 같이 장방향의 일주노선이 그려지더군요.

Europe 01-01 revised.jpg

즉, (붉은색 네모) 뮌헨에서 출발해서 비엔나를 시작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여 파리 와 쾰른 등을 거쳐 뮌헨 복귀후, 취리히 와 (푸른색 네모) 런던으로 가는 여정이 되겠습니다.



<2> 뭘 타고 가나: 기차?  자동차?  비행기?


항공이동을 제외한다면, 유럽대륙위에서 이동할 때에 선택할 수 있는 육상 교통수단은 기차 또는 자동차일 것입니다.

 

(저희는 여행기간이 21일이 넘지 않아 푸조리스 같은 것은 불가능했으며, 동반자녀가 너무 어려 운행중 중간에 배변이나 심리적 불편함 등으로 보챌 경우 해결책이 없는 장거리버스에 탑승한다는 건 고려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희에게 '자동차'란 교통수단은 곧 자가운전 렌트카를 뜻합니다.

 

제 과거 3차례의 유럽여행에서 기차와 렌트카 (일명, 유빙 = Euro-Driving)의 경험을 떠올려보니, 둘다 장단점이 고루 있어서 어느 것 하나로 콕 집기가 어려웠습니다.

 

개인이나 커플단위의 소규모 여행에선 자동차보다는 기차가 합리적이겠고, 인원수가 4명이 넘어가면 렌트카가 경제성의 측면에서 매우 합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만 4살이 채 안된) 어린아이를 낀 애매한(!) 수효의 3식구였습니다.

다만 고려할 만한 점으로는, 유럽의 철도교통은 성인 동반 소아(예: 독일은 5살이하, 프랑스는 4살이하)에게 무료탑승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독일은 무료로 좌석까지 확약해줍니다. (프랑스나 베네룩스는 Lap seat) 그러므로, 저희같은 (2명같은 3명의) 팀에게는 기차이동이 더 매력적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게시판에서 절찬리에 환영받는 여러 유익한 유럽여행기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아름다운 유럽에서 Drive 해보기> 라는 묘미를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작년 초여름 AM후 처음 (북유럽) 여행 후기 by Esc 님 : 북유럽의 멋진 풍광을 운전하면서 맛보기.


유럽 여행기 by Esther 님 : 동부 알프스의 장관을 운전하면서 맛보기.


유럽 소도시에 빠져보자 (4): (마지막편)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소도시들 by 유리치기 님 : 프랑스, 스위스에 이어 독일 아우토반까지 미녀들과 동반여행~


구불구불 알프스 산악도로위, 만년설이 뒤덮힌 봉우리들과 하이디가 양떼와 함께 뛰어나올 듯한 푸른 벌판이 어우러진 풍경을 마주한 눈의 즐거움.

제한속도 무제한의 아우토반(아! 갑자기 떠오른 그리운 닉넴) 제1차선에서 RPM 5-6-7천까지 '이빠이' 밟자, 순간 고막을 울리는 독일차의 굉음.

니스와 친퀜떼레 앞에 드넓게 펼쳐진 쪽빛 지중해변 해안도로 갓길에 문득 서서, 코끝이 아려올만한 찡하게 느껴보는 감미로운 바다내음까지.

이 모두 '자가운전'을 해야 손 쉽게 가져보는 행복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굳이 미래를 상상해보니, 제게도 언젠가 ED의 꿈을 현실로 옮길 날이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더군요.


(Benz / BMW) ED by 원팔 님


아우디의 유러피언 딜러버리 프로그램 (리스/구매)  by 티모 님


BMW 유로피안 딜리버리 준비기 by nysky 님


(김치국부터 마시면서) 있을지 없을지 모를 ED를 위해 미리 렌트카로 연습하겠다는 건 사실 좀 지나친 비약입니다만... 


아무튼 너무 길지는 않게 (하루 또는) 며칠정도  Benz (슈트트가르트), Audi/BMW (뮌헨) ED의 기본노선인 아우토반을 달려보는 경험은 차마 놓치고 싶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구스 님 처럼 길지 않게 (당일치기)로도 독일 아우토반에서 추억거리 드라이브가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업뎃] [후기] <-- 독일 여행계획 막무가내 부탁 MUC-DRS-Prague  by 구스 님


게다가 가시보거 님의 ED 경험을 보면 어린 자녀(따님) 동반하고도 (독일과 기타지역에서) 운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 보였습니다.


EDP 후기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4편 -"블랙포레스트 렐리" by 가시보거 님



<3> 그래! 모두 (기차 + 렌트카 + 비행기) 다 해보는 거야.


Europe20.jpg


결국 저(희)는 기차 (뮌헨 ~ 파리/쾰른) + 렌트카 (퀼른/브뤼셀 ~ 뮌헨)  +  비행기 (뮌헨 - 취리히 - 런던) 편을 골고루 이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기차탑승 구간] 뮌헨 - 비엔나 - 프라하 - 베를린 - 암스텔담 - 파리 - 쾰른

 

Railway of Europe.jpg


Railway of Europe 01.jpg



[렌트카 자가운전 구간] 쾰른 - 브뤼셀 - 하이델베르크 - (로텐부르그) - 뮌헨 

Europe 01-04.jpg

Europe 01-06.jpg




[항공이동 구간] 뮌헨 MUC - 취리히 ZRH - 런던 LHR

Europe 01-02.jpg


PS. 이후 어린이와의 여행시 Tip /  열차표 발권 및 렌트카 수속 / 클칼 + 매리엇 위주 호텔 예약 등을 써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