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6편-안보면 후회한다, 부라노 섬

Dreaminpink 2015.12.07 12:20:24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1편-허리케인을 뚫고 밀라노로!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2편-10년만에 다시 찾은 두오모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3편-견딜 수 없는 먹방의 유혹, 밀라노 맛집을 가다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4편-Trenitalia vs Italo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5편-베네치아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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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태리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물가가 비싸다고 들었던 곳이 베네치아였고 실제 여행에서 먹거리, 교통수단, 투어, 숙소 등이 이태리 내 타 도시에 비해 현저히 비싸다고 느껴졌던 곳도 베네치아였어요. 정말....전 세계에서 찾아든 관광객들을 죄다 호갱님~만들어 버리는 곳이 베네치아였답니다. 물가 비쌉니다ㅋㅋ관광객들이 도시 전체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구요....그래서인지 비싼 방값에 숙소 예약도 결정장애 마냥 미루고 미루다가 Booking.com을 통해 Last minute deal로 나온 B&B로 겨우 예약을 하고, 큰 기대 안하고 따로 특별한 여행 계획 없이 한 군데만이라도 제대로 보자 생각해서 발견한 곳이 바로 부라노 섬이예요.


흔히들 베네치아 하면 세기의 바람둥이 카사노바의 고향, 세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의 배경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저희 대장님에게 베네치아는 '아이유가 뮤직 비디오 찍은 부라노 섬이 있는 곳'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ㅋㅋ 그래서 부라노 섬을 여행할 수 있는 여러가지 투어 옵션들을 알아보았는데....역시 마모의 힘이란 무시할 수 없는 것. 베네치아를 먼저 다녀오신 알아가기, 쌍둥빠님이 추천해 주신 베네치아 3섬 가이드 투어(Murano, Burano, Torcello)를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했답니다.


베네치아 3개섬 투어 사이트(Murano, Burano, Torcello)


위의 링크 속 www.venicelink.com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면 3개의 섬(Murano, Burano, Torcello)을 전문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배를 타고 편하고 둘러 볼 수 있어서 저희처럼 짧은 시간에 최대 효용을 내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 강추합니다. 거의 4시간 반 정도 걸리는 투어의 가격은 온라인 할인가 18유로!  4인 가족은 더 큰 할인 가격인 50유로!!! 

Route.png

우선 숙소인 B&B (Residenza Corte Antica)에 짐만 맡겨놓고 얼른 투어 시간에 늦지 않기위해 배가 출발하는 San Marco 광장쪽으로 향합니다. 배가 출발하는 San Marco관장의 Dock까지는 도보로 12분 남짓이라고 나오네요. 하지만 가는 길 시선을 뺏는 구경거리들 이색적인 베네치아의 골목골목을 구경하다보니 한 20분은 훌쩍 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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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나와 근처의 조그만 광장에서 마주친 아빠와 아이의 뒷모습에 괜히 흐뭇해 져서 얼른 사진 한방 찍구요~

Venice Tour 3.jpg수로 옆에 정박된 곤돌라와 식사를 즐기는 연인들의 모습이 어우려져 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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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처럼 얽혀있는 베네치아의 골목들 구석구석에 많은 볼거리와 상점들이 즐비한데요...특히 갖가지 종류의 가면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넘쳐나요. 이탈리아 최대 축제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축제에 속하는 베네치아 카니발(Carnevale di Venezia)이 매년 1월말에서 2월 사이에 10여일 동안 열리는데, 운좋게 여행 기간이 맞으시는 분들은 이 기간동안 베네치아 곳곳에서 벌어지는 퍼레이드와 공연들을 구경하실 수 있어요. 특히 축제 기간동안 산 마르코 광장에서 벌어지는 가면과 의상 대회에서는 마치 영화 속에서 나올 듯한 베네치아의 옛날 가면과 의상, 현재의 가면과 의상들도 출품되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멋진 장을 이룬다고 하네요...아 카니발 기간에 맞춰 베네치아 한 번 다시 와야할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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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관광객과 로컬들이 뒤섞여 점점 더 많은 인파가 보이는 걸 보니 San Marco광장이 멀지 않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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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볼거리 가득찬 베네치아 골목들을 빠져나와 San Marco광장에 조금 못 가서 오늘의 3개섬 투어 티켓을 픽업해야 하는 사진 속 Alilaguna ticket booth이 나와요. 여기에서 미리 온라인으로 출력해 가져온 Voucher를 투어 티켓이랑 교환 합니다. 투어 티켓을 성공적으로 픽업한 후에는 이 booth 바로 건너편에 배타는 곳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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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알아보기 쉽게 표지판이 있어서 투어 티켓을 구매하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줄 서 있는 Dock에서 투어 출발을 기다리면 돼요~

Venice Tour 13.jpg1인당 18유로에 아이유 뮤직 비디오 촬영지였던 부라노섬을 포함 3개의 섬을 모두 구경할 수 있으니 꽤 괜찮은 딜인데요...그럼 어디한번 배에 승선해서 투어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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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 45분 경에 정확히 출발할 투어 전용 배는 마치 외계어인지 영어인지 도저히 가늠하기 힘든 강력하고 현란한 이태리 억양의 아주머니(?) 가이드의 설명 아래 서서히 San Marco광장을 출발하여 첫번째 방문지인 무라노(Murano) 섬으로 향합니다. 생각보다 빈자리 없이 투어 참가자들로 배는 가득차 보이구요 거의 5시간에 걸친 여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간략한 소개와 함께 각 섬에 대한 역사와 주요 사건들, 현재에 이르러 어떻게 섬들이 유명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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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바로 맞은 편, 사진 속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산타마리아 델라 살루떼(Santa Maria della Salute)입니다. 베네치아의 상인들이 성모 마리아에게 바친 성당으로 유명한 곳인데요...날씨가 좋을때 바라보면 하얀 대리석 외벽이 베네치아 물에 비쳐 보석처럼 빛나 보이는 성당으로 이탈리아 바로크 건축 양식의 표본을 보여주는 건물입니다. 이태리어로 살루떼(Salute)는 건강을 의미하는데 1630년 전 유럽에 페스트가 퍼졌을때 베네치아 역시 인구의 3분의 1이 감소하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죠 당시 페스트가 끝이 나고 베네치아인들은 성모 마리아에게 페스트로부터 자신을 지켜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성당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건강과 가족의 안녕을 기도하기 위해 수많은 이태리 사람들과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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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배가 San Marco광장의 선착장을 서서히 벗어나면 우측 편으로 사진 속 보이는 성 지오르지오 마지오레 성당 (Church of San Giorgio Maggiore)을 지나는데요 이 성당은 이태리 중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Andrea Palladio)에 의해 완성된 건물이예요.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한 건축가인 팔라디오는 르네상스 시대의 법칙이나 고전 양식들을 타파하고 참신한 독창성을 작품에서 항상 추구하려고 했던 미켈란젤로 같은 동시대의 예술가들과는 달리 고전 르네상스 사조의 건축 양식을 고수하려고 했어요.(건축 양식적으로 둥근 아치, 건물 외관의 좌우 대칭, 장식 없는 소박한 스타일이 짱이라 믿는 스타일 ㅋㅋ) 개인적으로는 시대의 이단아라고 불리던 천재예술가 미켈란젤로를 더 좋아하지만 팔라디오도 이태리 건축을 이야기할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랍니다. 사실 성당이 처음 지어진 것은 790년 경인데 1223년에 베네치아 대지진때 모든 건물이 무너졌다가 1560년에 팔라디오가 베네치아에 와서 당시 재건되고 있던 성당 건물을 지금의 형태로 설계, 건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죠. 1580년도에 팔라디오가 사망하기전에 건물이 다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기본 골격은 1575년에 그의 의해서 다 완성되었다고 하네요. 이곳은 밤에 San Marco광장쪽에서 바라보면 조명을 받아서 더 멋지게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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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출발한 선착장쪽을 바라보면 이렇게 산 마르코 광장의 주요 건물들이 보입니다. 쌍둥빠님이 거금 8유로를 주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셨던 종탑이 우뚝 솟아서 눈에 띄구요(예 뷰가 아주 좋은데 저희는 그렇게 여유부릴 시간이 없어요 ㅠㅠ).......사진 오른쪽의 하얀 건물은 베네치아 공화국의 정부 건물이였던 두칼레 궁전 그리고 종탑과 궁전 사이에 도시의 수호신으로 불리는 날개 달린 사자상과 성테오도르 상이 자리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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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점점 산 마르코 광장에서 멀어져 첫 방문지인 무라노(Murano) 섬을 향해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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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평화로운 섬, Murano

산 마르코 광장에서 한 45분여 배를 타고 작지만 평화롭고, 유리공예로 더 잘 알려진 무라노 섬에 도착합니다. 투어 배가 섬에 도착하자마자 일행들과 유리 공방에 들러서 유리 공예 과정을 체험하거나 구경하고, 30분 가량 자유롭게 섬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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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유리 공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예요. 무라노 섬은 이런 유리 공방들이 섬 곳곳에 널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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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내부에 들어와서 유리 공예 작품들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직접 입으로 유리를 불어 성형하는 과정을 숙련된 장인의 시범과 함께 구경합니다. 이건 뭐 예전 일본의 도야마 현에 여행을 갔을때 봤던 유리 공예 만드는 방식과 아주 흡사했구요...대신 일본의 그것은 그릇이나 컵 같은 식기류나 주방 용품들이 많았다면 이곳에서는 작고 아기자기한 기념품 부터 커다란 화분들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었어요. 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0세기 이후보터 베네치아 사람들은 유리나 크리스탈 제품을 만들어 왔는데 이후 유리 세공업이 베네치아의 주요한 수익 창출 수단으로 떠올랐고 13세기에 이르러 유리 세공업이 무라노 섬으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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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저 세밀한 정교한 유리 공예 작품들을 좀 구경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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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저렇게들 유리 작품들 만들고 있었어요. 얼굴 벌겋게 파이프를 불어대던 장인들의 모습이 안스럽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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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도방 방문을 마치고 섬 안쪽으로 좀더 걸어 들어가 봅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무라노 섬은 산책하기에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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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배가 떠날 시간이 다가오기에 그리 오랜 시간을 보내지는 못하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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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움이 가득했던 무라노 섬을 뒤로 하고 다시 배에 올라 다음 목적지, 아이유 뮤직 비디오의 바로 그 곳, 부라노 섬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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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노 섬에서 한 30분 가까이 배를 타고 드디어 도착했네요....여성들에게 인기 만점, 한국인들에게 아이유 뮤직 비디오 속 알록달록 집들이 가득했던 장소로 더 유명한 부라노 섬!(Burano). 부라노 섬에 사는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어업을 해왔고, 16세기부터 시작된 수작업 레이스 공예가 이곳의 유명한 특산물이예요. 부라노 여성들이 만들었던 레이스들은 유럽 전역으로 수출되면 큰 인기를 누렸는데 18세기에 와서 점차 그 규모가 줄어들었고 이에 1872년에 정부에서 레이스 학교를 세우는 등 노력을 기울여 다시 예전의 그 명성을 찾았다고 해요. 레이스 박물관도 있고 섬 곳곳에 있는 레이스 가게와 상점들 안에서 레이스로 만든 테이블 덮개나, 깔개, 웨딩 드레스 등이 진열되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끄는데 잘 눈여겨 보면 상당히 많은 제품이 'Made in China' 또는 'Made in Indonesia'라고 떡 하니 tag이 박혀 있는 것이 함정.ㅡㅡ^

어쨌든 대장님은 그런 자잘한 레이스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시죠. 그 이유는 정해진 투어 시간에 맞춰 동화같은 풍경의 부라노 섬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정신 없기 때문이죠..

Venice tour 26(Burano).jpg

부라노 섬의 먹자 골목입니다. 섬 안쪽으로 들어오면 바로 마주치게 되는 이 골목 양 옆으로 까페와 레스토랑, 각종 레이스 및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합니다.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이미 점심때가 한참 지난지라 출출한 배를 먼저 채우고 투어를 이어나가자 대장님과 합의를 본 후에 예정에 없던 맛집 검색! 흠....꽤 괜찮은 곳을 발견했네요. 그런데....아무래도 레스토랑 안에 들어 앉아 음식을 시켜 먹으면 자유시간으로 주어진 40분 남짓한 시간에 다 먹고 섬 구경까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불안해 집니다....그래서 여기서 대장님과 그 옛날 수학여행을 가서 선생님 몰래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몰래 빠져 나와 술을 사마시러 갔던 그런 마음으로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되는데.....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7편-'부라노, 그리고 베네치아의 밤'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