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둠스데이 설에 대한 다른 의견

grayzone 2018.04.11 16:16:55

메리엇의 4/16 행사를 두고 게시판이 들썩이는데요, 정말 4/16이 SPG 둠스데이일까요?

 

우선 저는 마적질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입니다. 정보를 더 가진 것도 아니고, 마일계에 있었던 일들을 잘 아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다수 의견을 뒤집어 짚어보는 습관을 갖고 있는데요. 제 SPG 잔고가 60K 좀 안 되는데 어제 스테이트먼트 클로징 된 카드 사용액이 포스팅되어 60K 채우기를 기다리며, 4/16 둠스데이 설을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진 마시고, 재미로 읽어 보신 다음에 의견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몇 가지 사실 내지 사실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정리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1. 해당 설은 OMAAT이 받은 단 한 건의 제보에 근거하고 어떤 경로로도 교차검증되지 않았다. 역시 OMAAT에 따르면 해당 유저는 연락두절이며, 스타우드 상위 티어 상담사들이 해당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다른 경로로도 확인된 dynamic pricing, tier benefit 변동 등과는 다르다.

 

2. 매리엇은 스타우드 합병 과정에서 스타우드 loyalist들을 잡아두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스타우드-메리엇 1:3 전환비율이 그 예 중 하나.

 

3. 아멕스 스타우드 카드 오퍼에는 큰 변화가 없다. 사인업 보너스도 안정적이고, Rewards Benefits 항목에 "Transfer Starpoints"가 적혀 있다. 

 

4.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는 소비자를 lock-in 하기 위해서다.

 

5. 더하여 로열티 프로그램 포인트를 판매하는 이유는 4의 lock-in을 강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장부상 포인트 채무가 실제 구매 가격보다 낮게 잡혀 재무상 실적을 포장하기 좋기 때문이다. (히든고수 님이 잘 설명해 주시는 내용이죠.) 이 때 회사 입장에서 포인트는 포인트 상태로 놔두는 것이 가장 유리하며, 최대한 항공마일이나 숙박으로 리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혹은 하루아침에 모든 사람이 리딤하지는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6. 기업, 특히 대기업의 의사결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하여 기업은 소비자가 아는 걸 대부분 알고 있다.

 

그리고,

 

7. 2017년 11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스타포인트 35% 할인 판매가 진행되었다. 35% 할인은 불과 두 달 만에 돌아와, 2018년 2월 초부터 3월 16일까지 진행되었다.

 

여기서 질문입니다.

 

거의 연이어 포인트 할인 행사가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1-6과 모순되지 않으면서 가능한 시나리오가 세 개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 A (절망편): 통합 프로그램 출범 전 마지막으로 재무 실적 내는 한편 포인트 깔고 앉은 사람들을 프로그램에 남게 하는 것이 목표였던 경우.

 

이건 "매리엇의 뒤통수" 편입니다. 1-6에 맞추어 쓰자면, 

 

1. 아무도 모르게 

2.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두었다가

3. 이런 디테일은 무시하고 지금 사인업 홍보 내용이나 스펜딩 중인 사람들은 신경쓸 것 없이

4. 그 사람들이 더욱 lock-in 되게 한 뒤

5. US Airways-AA, Continental-UA 사례처럼 프로그램 종료 전 떨이 판매 하며, 포인트 판매수익은 그것대로 챙기고, 

6. 잘 계획된 타임라인 하에서

 

4월 16일에 "스타우드 포인트, 얼음!"을 외치며 사람들의 뒤통수를 거하게 때리고 이윤을 극대화한다.

 

 

시나리오 B (희망편). 통합 프로그램 출범 시기 및 프로그램의 몇 가지 시안을 두고 현행 스타우드 프로그램 수익성 체크.

 

이건 "마적단의 행복회로" 편 정도 되겠습니다. 

 

1. 사실이 아니라서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2. 매리엇-스타우드 합병 과정에서 일어난 변화는 대부분 미리 고지되었으며 

3. 카드 사인업의 혜택이라며 홍보했던 것과 현재 스펜딩 중인 사람들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며

4. 실제 투숙하며 lock-in된 스타우드 로열티 멤버들의 반감을 무시할 수 없고

5. 현행 스타우드 포인트의 수익성이 (특히 메리엇 포인트에 비해) 꽤 좋은 것으로 판명되었다면,

6. 3월 16일까지 포인트 장사한 프로그램의 베네핏을 한 달 만에 날려 버리지는 않을 것이니,

 

4월 16일은 통합 프로그램이 소개되는 날이지 기존 프로그램의 둠스데이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건 정말 희망사항이지만, 4가 사실이라면 새 프로그램에서도 (사용이 까다로워질 수는 있으나) 항공 마일리지 전환 기능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시나리오 C. 별 의미 없음.

 

저는 메리엇이 한 달 전까지 포인트 장사하다가 디밸류하는 것의 의미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배제하겠습니다. 

 

 

 

어느 시나리오가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세요?

 

시나리오 A는 매리엇이 장기적인 관점 없이 당장의 실적을 극대화하려고 한다고 가정합니다. 시나리오 B는 매리엇이 기존 스타우드 멤버들에게 최소한의 대접을 해 주고, 개악을 하더라도 현실적인 제약을 감안한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포인트 떨이" 의 경우, 이 케이스가 과거 항공사 합병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지만) 아직 그 정도로 포인트 떨이 장사를 하진 않았죠. 한편 스타우드 카드 T&C가 구속력을 가진다는 것은 최근의 체이스-IHG 사례에 의해 반박될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면, 시나리오 A가 B에 비해 압도적으로 설득력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판단은 보수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겠지만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듯, 저도 디밸류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항공마일리지 전환 기능이나 날고자고가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4월 16일에 "오늘부터 안된다"는 식으로 오지는 않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바라기로는, 별 일 없이 통합 프로그램 내용과 시행 시기 발표하는 정도로 4/16이 지나가고, 저는 메리엇 카드 열어 9만 채우고 날고자고로 털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