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차례 걸친 타임쉐어 프레젠테이션 후기

크레 2018.09.24 22:02:40

 

각종 호텔 체인들에서 타임쉐어 프레젠테이션 들어보는 조건으로 좋은 패키지를 주는 경우가 많죠.
 
마모에서만 검색해도 여러 글이 나옵니다.
 
https://www.milemoa.com/bbs/board/4461820
https://www.milemoa.com/bbs/board/5162381
https://www.milemoa.com/bbs/board/4408609
https://www.milemoa.com/bbs/board/3838491
 
어쩌다 보니 제가 근 1년 동안 타임쉐어 프레젠테이션만 4번 듣게 되어서 후기를 남겨봅니다.
 
1. Wyndham 타임쉐어 (선물: 6박 7일 숙박권)
 
정말 랜덤하게 얻어 걸렸습니다.
작년 말에 롱비치에 있는 Queen Mary 호에서 하는 Chill 페스티벌 참석했다가 공짜 휴가를 주겠다는 세일즈맨한테 낚였거든요.
대략 4~5그룹 정도 모아서 식사하는 와중에 한 명이 프레젠테이션을 합니다.
휴가/여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여행다니면서 호텔에 얼마나 많은 돈을 '낭비'하는지를 현란하게 계산합니다.
평균 호텔 가격은 $200, 1년에 15박, 인플레이션 5% 고려하면 앞으로 20년간 10만불을 쓴다 이런 식이죠.
그렇게 좁은 호텔 방에서 고생하느니 지금 약간 목돈을 투자해 타임쉐어를 사면 더 넓은 곳에서 평생 편하게 즐길 수 있다가 요지입니다.
처닝 이런거 모르고 이율/NPV 등이 생소한 사람이라면 솔직히 혹할만한 피치입니다.
 
그리고는 각 그룹마다 개별 세일즈맨을 붙여서 열심히 구슬립니다.
그런데 저한테 붙은 세일즈맨은 타임쉐어 시장 비율을 얘기하면서 힐튼/매리엇 등 호텔 회사들도 있고 타임쉐어 전문 회사도 있다고 얘기하는데
SPG가 뭔지 몰랐는지 타임쉐어 전문 회사라고 하네요...
저는 여기에서 급 흥미를 잃었습니다.
사실 중요한건 가격 대비 포인트가 얼마고 포인트가 몇박이나 제공하는지인데
계속 타임쉐어가 호텔보다 왜 우월한지만 설명하는데 영 아니더군요.
한 번 거절하니까 '액수가 문제냐?'하고 더 작은 패키지로 물에 발을 담가보라고 권유합니다.
두 번 거절하니까 '확실하냐?' 그래서 확실하다 그러니 알겠다네요.
6박 7일 숙박권을 주기 전에 피드백을 받겠다고 exit interview를 하는데 이게 마지막 푸쉬입니다.
다른 담당자가 더 작은 패키지를 팔려고 하더군요.
결국 90분 걸린다고 얘기했는데 두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신나서 6박 7일 여행 어디 갈 까 하고 찾아봤더니 
https://www.resortcerts.com/
이런 웹사이트에 등록해서 보니 숙소들이 보통 $100 남짓하는 저렴한 프로퍼티인 것은 예상 범위 내였는데
문제는 장소들도 별로네요.
LA, 뉴욕, 워싱턴 DC 등 대도시 근교는 아무데도 없고...
그나마 관광지는 Fort Lauderdale 정도?
결국 반년 넘었는데 못 쓰고 아마 유효기간 지나서 버리든 친구한테 공짜로 주든 할 것 같습니다.
 
2. IHG 타임쉐어 (선물: $300에 올랜도 3박+$250 리펀드+$100 리베이트)
 
이 오퍼는 전화로 받았습니다. 
사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마침 올랜도 갈 일이 있어서 수용했습니다.
숙박은 원래 $250에 3박+$150 리펀드+20,000 IHG 포인트였는데
상담원이랑 예약 변경하다가 리조트로 바꾸지 않을래라는 말에 혹해서
$300에 3박+$250리펀드+$100 리베이트로 변경했습니다.
그렇게 바꾼 숙소가 Orange Lake Resort였는데
정말 무지막지하게 넓습니다.
입구에서 방까지 차타고 10분 가까이 걸릴 정도거든요.
약간 당황스러웠던 것은 저 혼자 갔는데 투베드 투배쓰 빌라를 받아버려서
제가 사는 집보다 훨씬 넓더군요...
 
프레젠테이션은 처음부터 1 대 1입니다.
구매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일부러 1년에 여행 일주일 정도밖에 안 간다고 얘기했습니다.
처음에 자기네들은 하드 셀링 안하고 그저 너를 도와주려고 노력할 뿐이라 언급해서 조금 안심했습니다만
그래도 계속 구슬리려고 열심히 노력하네요.
중간에 10분 가량 영상 보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45,000짜리 패키지부터 시작해서 거절하니까
매니저 불러서 $20,000짜리 패키지 제안 후 거절->$11,000짜리 패키지 제안 후 거절
->$6,000 짜리 패키지까지 내려가네요.
하아... 저는 마음 속으로 줄 길어지기 전에 빨리 디즈니 가야 된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데 답답했습니다.
 
재밌는 정보 하나 얻은 것은 자기네들 프레젠테이션 참여하는 사람 중 85%가 구매를 안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타임쉐어 오퍼 하나 줄 때마다 $700어치 베네핏을 준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과장이고
대략 $500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breakeven point는 타임쉐어 하나 팔 때마다 평균 $3500 이상씩은 벌어야 된다는 얘기겠죠.
 
리펀드는 깔끔하게 현금으로 $250 돌려받았는데
$100 리베이트는 약간 속았다는 생각이 든 것이 1년 안에 Holiday Inn에서 숙박한 후에 영수증을 보내야 받을 수 있답니다.
Holiday Inn Express도 안되고 Holiday Inn Vacation Club도 안 되고 무조건 Holiday Inn이어야만 한다는데
지난 10년간 Holiday Inn은 간 적이 없어서 약간 난감하네요.
 
3. 하얏트 타임쉐어 (선물: $330에 카멜 하이랜즈인 3박 + 10,000 하얏트 포인트)
 
이 오퍼는 우편물로 예전에 받아서 예약까지 했는데 예약 1주일 전에 갑자기 전화와서 취소당한 다음
1년 가까이 미뤄졌습니다.
카멜 하이랜즈인 3박이면 $1000 정도 잡고 10,000 하얏트 포인트를 $150 잡아서 $800 가량의 가치라고 하면
어차피 내 돈 $1000 내고 묵을 일 없는 거 뻔히 아는 스스로를 속이는 거겠죠? ????
 
일단 호텔 자체는 워낙 많은 후기들이 있듯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나름 뷰 좋은 호텔들 여기저기 갔었지만 침대에서의 뷰는 정말 최고더군요.
발렛파킹 포함, 방 안의 fireplace, 쌍안경 등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은 마찬가지로 1대 1로 시작.
굉장히 상냥하신 아주머니가 담당자였는데 이 분은 아직 realtor 라이선스를 못 따서 
금액 quote는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1시 프레젠테이션인데 예상과 달리 먹을 것을 전혀 안 주네요.
들었던 비슷한 얘기 한 시간 동안 듣고 나니 기가 빨려서 의욕이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금액을 얘기하러 다른 세일즈맨이 등장.
보너스로 하얏트 포인트+Explorist 등을 주겠다고 얘기하는데 저희는 빨리 끝나고 뭐 먹을지만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계속 미안하지만 no라고 얘기하는데 이 세일즈맨이 좀 공격적이네요.
너네가 바보같이 돈 낭비하면 나는 쌩큐지. 이런 식으로 passive aggressive하게 나오니까
와이프가 화가 났던지 막 유지비랑 다 계산해보면 너네가 얘기하는 것처럼 좋은 딜이 전혀 아니다라고
일일히 따지면서 역으로 세일즈맨과 논쟁을 벌이려고 합니다.
 
다행히 크게 일이 번지지는 않았고 상냥한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눈 후
밥을 먹으면서 와이프가 제게 확인하네요. 
그래서 우리가 프레젠테이션 들은 대가가 얼마라고? 
하룻 밤에 $110 내고 묵는다고 하니까 그래도 만족하는 표정이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돈 아끼는 것도 좋지만 가정의 평화와는 비할 바가 못 되니까요.
 
4. 힐튼 타임쉐어 (선물: $250에 뉴욕 2박+25,000 힐튼 포인트+$100 상품권)
 
힐튼 숙박 관련해서 전화로 확인할 일이 있었는데 상담원이 저렴한 여행 딜 들어보지 않을래? 물어보길래
오케이 했더니 예상대로 타임쉐어 오퍼를 말해주더군요.
Carlsbad, Orlando, Las Vegas, New York 등 패키지가 있다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뉴욕에 갈 일이 있어서
옳다구나 뉴욕 패키지를 구매해버렸습니다.
$250은 선불로 내고 1년 안에 예약을 해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25000 힐튼 포인트는 대략 $120 정도, $100 상품권은 $80 정도 가치, 뉴욕 2박은 $500로 잡으면
대략 $450 버는 셈인건가요?
 
호텔은 날짜에 따라 다양한 선택권이 있는데 저는 Midtown Hilton으로 선택했습니다.
호텔 자체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다이아지만 업그레이드도 없었고 방도 좁고.
라운지는 뭐 그냥 그럭저럭. 그래도 MoMA 바로 옆이라 위치는 참 좋더군요.
 
타임쉐어 프레젠테이션을 듣기 위해 Hilton Club이라는 곳에 직접 찾아가야 했습니다.
가벼운 간식을 주고 1 대 1로 대응하네요.
다이아몬드라고 하니까 숙박 기록을 뽑아서 확인하고 다이아는 카드로 얻었냐고 물어보더군요.
(다이아 8박 챌린지로 얻었습니다.)
패턴은 똑같습니다. 여행 얼마나 다니느냐 호텔에는 얼마나 돈 썼느냐 그 돈을 합치면 앞으로 얼마나 될지 아느냐.
그래도 SPG가 뭔지도 모르는 윈덤 아저씨보다는 말이 통합니다.
대충 계산해보니 결국 유지비 때문에 수지가 안 맞더군요.
이 핑계 저 핑계 둘러대서 거절하니 뭐 어쩌겠습니까.
마찬가지로 더 작은 오퍼 줬다가 거절하니까 다른 사람에게 토스.
 
그런데 여기서 뜻밖의 위기가 온 것이 피드백 인터뷰에서 최종 제안은 타임쉐어 오퍼가 아닙니다.
여러 개의 힐튼 프로퍼티 중에서 휴가 패키지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더군요.
그 중 눈에 들어온 하와이 힐튼 6박 $1500 패키지.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만 매리엇 호텔+에어 숙박권을 바꿀 계획이라 결국 힘들게 거부했습니다.
참고로 저 $100 상품권은 정해진 음식점/스파/박물관 등에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가격대의 괜찮은 음식점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처분했습니다.
시간은 비슷하게 두 시간 가량 걸렸습니다.
 

 
뭐 타임쉐어 오퍼를 수용할지 말지는 결국 본인의 성격+시간을 얼마나 밸류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여행까지 가서 거절하는 스트레스+시간 낭비하는게 많이 아까운 분들도 있으니까요.
저는 뭐 Wyndham을 제외하고 후회되는 것은 없네요.
결국 내가 no라고 확고하게 얘기하면 세일즈맨에게 많은 선택이 있지는 않거든요.
조금 기분 나쁜 소리 들을 수도 있지만 뭐 마음에 담으면 나만 손해죠.
어쨌든 타임쉐어 오퍼 끔찍한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파인프린트 잘 읽고 준비해서 가면
충분히 돈 아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