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게시판, 블라인드 기능, 잡담 온/오프: 게시판 기능 wish list (2018)

마일모아 2018.12.09 14:46:18

백종원의 골목식당 보신 적 있으시나요? 

 

전 백종원씨 관련 프로그램은 우연히 한 두 번 본 것을 제외하고는 직접 찾아서 본 적은 없었는데요. 얼마전 역대 최고의 빌런, 홍탁집 아들! 이라는 내용으로 온갖 게시판들이 도배가 되길래 호기심에 한 두 편 보길 시작했다가, 완전히 빠져 들어 지난 며칠에 걸쳐서 정주행, 지금은 한 20편 정도 따라잡은 것 같습니다. 

 

20편 정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웠는데요.

 

그 중에 하나는 저의 게시판 운영이 어떤 점에서는 솔루션 받기 이전의 골목식당 사장님들과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구나라는 깨닮음이었습니다.

 

고객을 상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그러면서 식당을 살리고 크게는 상권을 살리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하는데, 몇몇 사장님들은 대중을 상대로 하는 식당이 아닌, 예술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이 메뉴만큼은 못 버린다,' '이건 내 자존심이다'라는 똥고집으로 큰 그림을 놓치는 그런 사장님들을 보면서, 저 또한 게시판 운영을 하면서 그런 부분이 적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의 게시판을 어떻게 하면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구요. 그 결과 우선 두가지 항목에 대한 의견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 블라인드 기능

 

블라인드 기능은 제가 다른 곳에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는 부분입니다. 다만, '뻘글에서 정보난다'는 마모 게시판의 대원칙, 그리고 화면 너머에는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있는데, 트위터에서 애니프사계정 차단/뮤트 하듯이 쉽게 블라인드하는 것이 과연 가장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 지난 몇년간 계속 주저주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백종원씨를 보면서 많이 배웠던 것이, 마모의 대원칙이라고 하는 것도 서로가 상대를 존중하고 충분히 예의를 표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라는 것과, 제가 생각하는 원칙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도 최소한의 선택권은 드려야 한다는 각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말/연초로 계획하고 있는 게시판 기능 개선에는 블라인드 기능을 테스트삼아 도입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블라인드 기능에는 여러 세부 항목이 있어서 각자 생각하시는 것이 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 특정 아이디를 내 블라인드 목록에 추가하면, 그 사람이 올린 글, 댓글은 "블라인드된 사용자입니다"라고 나오면서, 내가 원치 않는 글/댓글을 읽지 않는 것이 있을 것이구요.

 

2) 특정 아이디를 내 블라인드 목록에 추가하면, 내가 올린 글, 댓글을 그 블라인드된 사람이 읽지 못하는 기능도 있을 것입니다.

 

3) 또한 특정 아이디를 내 블라인드 목록에 추가하면, 내가 올린 글, 댓글을 읽을 수는 있지만, 그 글/댓글에 댓글을 달지는 못하는 기능도 (기술적으로 가능할런지는 물어봐야겠지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우선 1번이구요. 경우에 따라 3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번의 경우는 어차피 마모 게시판 전체가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공개 게시판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잡담 항목 on/off 버튼 

 

마모 게시판은 게시판 하나만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 게시판을 이곳저곳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고, 비단 마일/포인트 관련 글이 아니더라도, 여러 정보글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이었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이제는 게시판을 분리해서 여행/마일정보, 카드정보, 그밖의 글 등으로 항목을 나누자는 여러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마모 사이트의 특색이라고 할만한 여행/마일 정보 글들이 나머지 '뻘글'에 뭍여버리는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제가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생각해 본 것이 게시판 잡담 항목 on/off 버튼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개발자 분과 상의를 해봐야겠습니다만, 일단 기본 아이디어는 게시판 메뉴에 잡담 항목 on/off 버튼을 설치해서 off를 누르면 잡담 항목에 들어간 글은 화면에 표시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게시판 분리와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거죠. 

 

이야기가 길어졌는데요. 

 

2008년 여름 게시판을 처음 연 이후, 지난 10년간 마모 게시판은 마적단 분들의 애정과 헌신으로 유지가 되어 왔습니다. 게시판의 기능 개선 또한 마적단 분들의 여러 좋은 제언 덕분에 (예를 들어서 이런 글,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기능들이 업데이트가 되었구요. 

 

하여, 염치 없습니다만, 제가 설명드린 두가지 항목과 더불어 제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내용들이 있으면 함께 의견을 나눠주시길 청하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