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야기] 경제공황을 맞이한다면! (30년간 투자한다고 가정 시)

JoshuaR 2020.03.08 01:13:43

한국서 크게 겪었던 1997년 IMF 구제금융 시기,

그리고 미국은 2000-2002 닷컴버블 붕괴나 2007-2008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등

경제위기가 올 때만 하더라도 저는 세상물정 잘 모르는 꼬꼬마여서..

(1997, 2000년에는 미성년, 2008년에는 막 대학원 진학했을 시기)

솔직히 힘들다 힘들다 얘기는 많이 들어도 피부로 와닿지가 않았었는데요...

 

늦었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30+년을 바라보고 저축/투자 계획을 세우다 보니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또 알아야 했던 것들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제가 직접 폭풍을 맞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때의 데이터를 통해서 여러 가능성을 짚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의 확인을 얻기 위해서, 그리고 호기심에 한번 간단하게 엑셀을 돌려봤는데요...

 

데이터는 ^IXIC (Nasdaq) 데이터입니다.

저는 Tech 주에 몰빵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아는 회사들은 대부분 Tech 회사들이고,

또 닷컴버블 붕괴 등 Tech 주식들에 직격탄을 제대로 맞은 지수가 아무래도 Nasdaq 이다보니

조금은 과한거 같긴 합니다만, 그걸로 돌려보기로 했습니다.

 

야후 파이낸스에 1971년 2월 1일부터 다운로드 받을 수 있네요.

Daily 도 받을 수 있지만 월 1회 고정금액 투자로 가정했으므로 의미가 없기에 Monthly 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투자 가정은, 비록 소액이지만 한달에 200불씩 30년간 꾸준히 넣는다고 가정하였고요.

Portfolio 구성 상관 안하고 ^IXIC 지표만 그대로 따라가는걸로 가정하였습니다.

 

일단 ^IXIC 의 그림을 좀 그려봤습니다.

 

IXIC-chart.png

 

2000-2002년에 어마어마한 추락을 하고, 그 뒤에 회복에 무려 10-15년 가량 걸린 것 같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이 시기에 다들 너무 힘드셨겠다 하는 생각이 그래프를 보니 더더욱 드네요.

 

아무튼 30년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투자시간으로 잡음으로서 조금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먼저 71년 2월 1일에 시작해서 시장이 최고조이던 타이밍에 돈을 찾는 경우가 최선이겠지요.

다만 30년으로 가정을 했으니... 첫 케이스도 시장이 살짝 주저앉은 2001년 1월 31일에 돈을 찾는 경우가 됩니다.

 

그 뒤로는 1년씩 쉬프트 해 가면서, 1년씩 늦게 (1972년 1월 1일부터 2001년 12월 31일까지, 1973년 1월 1일부터 등등등)

시장에 들어가는 케이스를 비교를 해 볼텐데요...

 

일단 테이블을 한번 구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30-year-investment.png

 

모두가 30년동안 총 7만 2천불을 투자했는데요...

첫번째 케이스는 굉장히 큰 금액인 약 93만불을 가지고 나옵니다. (물론 이때 현금화 안했으면 말짱 꽝이지만요...)

그런데 시장 폭락의 직격타를 맞고 난 직후에 돈을 찾는 초록색 케이스는 반 이하인 40만불 밖에 안되네요...

은퇴시점에 경제위기가 오는게 이렇게 무섭다는 것을 보고 갑니다.

 

그런데, 위 테이블에서 조금 더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데요...

2000년 경제위기를 맞고 실신하신 분 중에 2008년 12월 31일에 은퇴를 계획하신 분이네요..

경제위기를 두번 연달아 맞았습니다.. 제일 안타까운 분이죠 ㅠㅠ

 

그런데 그 얘기를 하고싶은 것은 아니고, 두번째로는 그 사이의 데이터를 주목하고 싶습니다.

초록색과 노란색 사이에 위치한 흰 테이블...

 

사실 urii 님께서 마켓 붕괴 시나리오와 마켓 타이밍, 그리고 장기투자

https://www.milemoa.com/bbs/board/7327895

라는 제목으로 글을 하나 올려주셔서 번뜩 든 생각 및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오늘의 실험을 해 보게 되었거든요...

 

만약 정말 혜안을 가지고 있어서 언젠가 분명 경제위기가 올거라는걸 알고서도

그냥 꾸준한 투자원칙을 지키는 것이 이득인가 아닌가..

위 테이블에 의하면

74년부터 투자하신 분, 75년부터 투자하신 분, 76년부터 투자하신 분 ... 78년부터 투자하신 분,

이 모든 분들이 똑같이 그냥 무대뽀로 월 200불씩 투자하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일찍 시작하신 분들은 많이 가져가고, 늦게 시작하신 분들은 좀 적게 가져가는걸 볼 수 있죠.

 

경제위기를 늦게 맞으면 맞을수록 타격이 더 큰건 사실이지만,

이 데이터에 의하면 초록색으로 마크 된 분 같이 은퇴시점 막판에 맞은것만 아니면,

늦게 맞은 분이 더 많이 가져가고 일찍 맞은 분은 더 적게 가져가는데..

 

원인이 뭘까 생각해 봤는데..

시작점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74년에 시작하신 분들은 꽤 저점에서 시작하신거고, 75년 76년 .. 계속 갈수록 지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림만 봐서는 굉장히 플랫해 보이지만 그 몇년 사이에 ^IXIC 는 최저 55 부터 꾸준히 117 까지 뜁니다.

여기서 경제위기 같이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특수상황을 제외하고 볼 때

한시라도 일찍 시작하는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여러 선인들의 말씀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 보게 되네요.

 

노란색 분들께는 모두 애도를 ㅠㅠ

경제위기 두번 맞고 크게 회복을 못한 분들입니다..

하지만 불과 10년도 안되는 시간 사이에 경제위기를 두번 맞을거라고 누가 예측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부분은 신이 아닌 이상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

다행히 노란 색 뒤쪽으로는 또 경제호황을 힘입어 굉장히 많은 금액을 가져가시는 분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하지만.. 또 하나 내리는 결론으로...

 

30년간 고작 7만 2천불 투자했습니다.

물론 고위험 고수익 Nasdaq 지표이기는 합니다만,

30년간 7만 2천불 투자로 30년동안 경제위기 두번 맞고 제일 적게 가져가신 분이 23만불을 가져가셨어요.

그걸 볼때 단기적으로 폭락장 폭등장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확인을 개인적으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일종의 데이터를 통해 얻게 된 마음의 평화랄까요..

 

물론 미래의 장은 아무도 모릅니다.

10년 안에 큰 경제위기가 세네번 올 수도 있겠죠.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과거를 통해 볼 때 가능성 측면에서는 어느정도 예측을 해볼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기초해서 그냥 데이터가 있으니 간단하게 돌려본 결과입니다.

 

다만, 전 아직 시장의 맛도 못본 초보이니, 이제 막 입문한 초심자의 분석에 큰 귀는 기울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른일로 바쁜데 너무 일이 하기 싫어서 그런지, 이런게 재미있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