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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붕괴 시나리오와 마켓 타이밍, 그리고 장기투자

urii, 2020-03-06 10: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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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댓글을 달아도 시간 들여 쓰는 타입인데, 지금 시점에 다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짧게만 남기면요.

 

많은 분들이 은퇴 자금을 생각해서 장기로 보는 투자를 많이 하시는 걸로 이해하고요.

요는 누적리턴은 복리(?)로 쌓이는데 (geometrically compounding), 이게 개별기간 리턴의 크기에 비대칭/비선형으로 반응한다는 걸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극히 단순화된 10년짜리 사고실험을 하나 해보고 싶어요.

가령 매년 어김없이 15%씩 크는 포트폴리오가 5년 내 (yr1-yr5 사이) 에 예외적으로 딱 한번 50% 주저앉았다가 다시 15%씩 오를건 알고 있는데, 언제인지를 미리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yr0 balance를 yr1 시작할 때 현금 (0% 리턴)으로 전부 돌렸다가 반토막 이벤트 터지면 다시 돌리는 사람 A와 어차피 타이밍 못 맞출거 한번 반토막 나는 건 감수하고 밸런스를 그대로 가져가는 사람 B가 있다고 해보죠. A와 B의 Yr0 balance가 똑같고요

(물론 현실적으로 매해 추가 저축분이 있겠지만 비교를 위해 그 돈은 A랑 B랑 동일하게 운용한다고 치고요)

 

물론 A가 정확히 때려맞췄으면 (Yr1 폭락) 10년 후 A의 yr0 포트폴리오는 B의 두배 로 끝마칠거고요.

1년 빨리 움직인 거였으면 (yr2에 폭락) yr1의 15% 수익은 놓쳤지만 yr10 끝마칠 때 밸런스가 B보다 한 74% 정도 더 높을 거고요. 

4년 빨리 움직여서 (yr5에 폭락) yr1부터 yr4까지의 수익을 죄다 놓친 경우, 그마저도 B보다 14% 높은 밸런스로 yr10을 마감합니다..

(계산: 1.15^5 가 (1.15^9 *.5)의 1.14배죠)

 

동일한 계산으로 2년 빨리 현금으로 뺐다가 반토막 이벤트 후에 2년 늦게 연수익 15%자산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10년 후 14% 더 높은 밸런스로 끝납니다. 20년 후는 어떨까요? 타이밍 오차로 까먹는다는 시간이 4년이라는 점만 유지된다면 똑같이 14% 차이입니다.

17 댓글

느낌아니까

2020-03-06 10:58:20

말씀하신대로 A & B 둘다 투자를 하고 존버를 한다면 맞는 말씀입니만,

A는 저점을 맞추지 못한다면, 다시 팔고 나와서 바닥을 기다리는 투자 스타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르면 피크에 가기 전에 미리 손털고 나와서 다시 폭락을 기다릴지도 모릅니다. 

 

이런 점에서 평균적으로 B가 더 나을거 같아요.

urii

2020-03-06 12:09:24

사람들의 투자스타일을 유형화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요, 타이밍 미스 혹은 잘못된 단기 시장전망에 대한 기회비용이 비대칭적이다라는 얘길하고 싶었어요. 

이를테면 당분간 안 아플거라고 생각해서 건강보험 가입 미루다가 가정이 틀렸을 때의 비용과, 아플까봐 진작에 비싼 건강보험 들고 있었는데 결국 쓸일 안생겨서 날린 비용이 차이나듯이요 (완전 어거지 비유 인정합니다ㅋ)

으아아

2020-03-06 12:02:59

저점이 와도 "더 떨어진다 ... 아직"

회복시작하면 "금방 다시 떨어진다 ... 아직"

회복이 되면 "젠장... 비싸네 좀만 떨어지면 사야지 ... 나 살 수 는 있는겨?"

무지렁이

2020-03-06 12:17:29

@으아아 

근데 이게 이렇게 어렵다는 것만 잘 알고 있어도 존버할 때 마음의 안정을 주죠. "내 마음은 호수요."

으아아

2020-03-06 14:06:48

부럽습니다. 전 계좌에 돈도 얼마 없는데 매일 매일 다짐합니다.

빼지말자. 길게봐라. 마켓타이밍을 맞출 수 없다.

오히려 기회로 삼아 꾸준히 분할매수를 해보자.

 

이럴 때 히고님이 그립습니다.

"내 마음은 호수요" - 히고

개미22

2020-03-06 14:16:14

+1 저도 희고님이 보고싶네요 ㅎ 오를때는 시간가는줄 모르게 즐기고 내릴때는 하루가 삼년 같으나....30년이라는 긴 흐름속에 돌아보면...오늘의 이 높은 파도도 태평양 바다의 물결중 하나였을뿐...또다른 10년 뒤 호황기때 웃으려면...은퇴계좌는 인덱스 존버+ 기계적 추매.... 최악은 매도.

얼마에

2020-03-06 19:43:11

소근소근: 아재방 ....

논문정복

2020-03-06 12:46:34

그래서 대응이 중요하다고 하죠 ㅎㅎ

belle

2020-03-06 14:29:00

옛날 닷컴 버블 터질때 생각나네요. 모든 기업이 기업 이름에 net, 정보통신 기타등등의 닷컴 테마 키워드를 넣던 시절.

 

Blackstar

2020-03-07 13:25:01

저도요. 그래서 요즘 모든 회사 이름에 ai가 들어가는 걸 보면서 세상은 반복된다라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한국은 그 때 새롬 데이터맨이란 회사가 잠시 삼성전자 시가 총액을 넘었던가 아니면 거의 비슷하게 갔던 것 같아요.

후지어

2020-03-06 14:51:47

제법 긴 세월 투자를 해오면서 대부분 잃었지만 몇 번 소 뒷 걸음에 쥐 잡듯 타이밍을 제대로 맞춰서 1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거둬본 적이 있습니다.

핵심은 '고점에 파는 것' 보다는 '저점에 사는 것'에 있더군요. 충분히 싼 가격에 사니까 오르는 퍼센티지도 제법 높고 너무 높은 값에 팔려는 욕심은 버리면서 여유롭게 분할 매도를 하게 되고...

urii님의 사고 실험이 제법 흥미롭습니다. 바닥을 잡고 싶어하는 제 마음을 잘 반영한 것 같아서요. ㅎㅎ

한가지 아쉬운 건, 5년 안에 50% 폭락이라는 시나리오는 다소 비현실적이지 않은가 싶은데요. 대략 30-40% 정도가 보다 현실적이지 않을가 싶은데... 이렇게 놓으면 시뮬레이션 결과는 또 달라지지 않을까요?

urii

2020-03-07 21:02:59

워낙 단순화된 계산이라 수치가 큰 의미가 없긴 하지만,  5년 내에 40% 하락하는 폭락이었으면 타이밍 4년 미스한 A 보다는 가만히 냅둔 B가 결과가 좋고 3년 타이밍 미스한 A는 B보다 더 낫습니다. 30%짜리 폭락이라면 2년 타이밍 미스까지는 가만히 냅둔 것보다 낫고요.

Dan

2020-03-08 11:38:32

저도 궁금해서 엑셀로 표 만든담에 이래저래 숫자바꿔보면서 살펴봤는데요. 결국 하락율과 수익률로 대략적으로 설명되지 않나 싶어요.

 

하락율을 20%로 가정하고 8%수익률이라 가정하면 4년을 기준으로 그전에 발생하면 플랜 A승, 그 이후에 발생하면 B승인데 4년이라는건 (1-0.2) * (1+0.08)^(x-1) = 1로 계산이 되는거 같아요. (하락한 숫자에 몇년치 수익률을 더하면 원금과 비슷해지는가로 생각해봤어요. X-1은 하락하는 해는 딱히 추가할 수익률이 없기때문에 실제로는 계산된 금액에 1년을 감안했습니다) 

 

마찬가지로 30% 하락에 10% 수익률이라고 생각해보면 (1-0.3)*(1+0.1)^(x-1) = 1로 계산하면 대략 5년으로 나오구요. 정확하게 떨어지는건 아니지만 일단 urii님이 주신 가정에 의하면 비스무리 계산되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계산을 하면서 결과를 보다보니, 하락하기전까지 현금들고 있는 사람이 애태워야 하는 상승분을 과연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또 하락하면 항상 V자로 회복되진 않지만 그렇다고 또 저희가 정한대로의 수익률로만 상승하지는 않을거기에 (떨어질때의 가치 하락 + 공포가 있다고 가정하면 반등할때의 가치 상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포부분은 좀더 쉽게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실제로는 가정과 비슷하지는 않을것 같아요. 

 

전 사실 이거 고민을 하면서 예전에 https://www.milemoa.com/bbs/board/7147065 이글 찾으면서 왜 결론이 다르지? 모 그런생각을 했었는데 전혀 다른 가정이였네요. 

thuram

2020-03-06 15:12:36

저는 일년 전부터 대폭 조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401K 등 전부 BOND 로 돌리고, INVERSE ETF 도 투자 했었습니다. 그 결과 작년에 다른 분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두실 때 혼자서 소외 됐었죠.. 심지어 최근 폭락했어도 저희 INVERSE ETF 수익율은 마이너스.. 

하고 싶은 말은..

마켓은 이성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변수들이 너무 많다는 것.. 하나의 잣대로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 같아요... 시장의 변화에 맞쳐서 빠른 대응이 답인 것 같습니다.

goldengate

2020-03-06 15:59:04

좀 시니컬한 생각.  
아주 오래전 30여년전, 노벨 경제학상을 탄 석학이 명동 롯데호텔에서 주식투자에 대해 강의를 한다고해서 기대하고 유료로 강의를 들어러 간적이 있는데.  나오면서 든 생각...  "하나마나 한 얘기 2시간 동안 듣고 왔다..."  예를들면, 주식의 미래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라.  기업을 열심히 연구하라.  주식투자에 왕도는 없다 등등....
그때 들었던 생각 주식은 아무도 모른다.   위 thuram님이 얘기하신 거 처럼 변수가 너무 많아 예측불가하다.  
얘기하다 보니 저도 하나마나한 소리하고 가네요. 

KeepWarm

2020-03-06 16:01:10

가정이 성립한다는 전제 하에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켓 타이밍을 맞출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공상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단편적인 예로, 2009년 리먼브라더스가 망하던 시점에, bridgewater사가 해당 사태를 정확히 예측했던걸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bridgewater 사 내부 리포트를 보면, 그들은 해당 사태를 예측하였기에, safe plan으로 all weather portfolio 구성을 변경하는 작업을 실제로 합니다. 하지만 그해년도 all weather portfolio의 성과를 보시면, 오히려 가만히 두었을때보다도 더 손해를 봐서 -20퍼센트정도의 손해를 봤죠.

 

이를 통해서 봤을때, 저런 전문가 집단들도 손해를 보는데, 개미인 제가 정확히 맞추는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추세를 읽고 큰 파도에 맞는 자산 배분을 미리 해두는건 좋을수도 있죠. 예를 들어 작년 하반기 즈음부터 미국 장기채를 사놨다 라던가... 근데 그런거 자체도 사실 쉬운건 아니니...) 그래서 마켓 타이밍을 정확히 맞춰서 득을 보기 보다는, 적당히 안전하게 배분해두는쪽이 개인적으로는 더 나은 접근 아닌가 싶습니다.

브로드밴드유에세이

2020-03-06 19:35:25

마켓 타이밍을 딱 맞춰 들어가는건 불가능하지요. 말씀하신데로 추세를 보고 투자를 적절히 배분하는 식으로 들어가야 확률이 높습니다. 마켓 리딩이 틀렸다면 과감이 재조절하면 되는데 그 부분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가장 어려울거에요. 지표 읽고 뉴스 팔로우업해가며 투자하는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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