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특별했던 숙소'가 있던 동네는 부산 명물 밀면의 탄생지
북에서 피란 와 먹던 냉면을 귀했던 메밀 대신 원조 밀가루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특별했던 밀면 한 그릇 뒤 찐만두. 불고기 맛있는 집은 냉면도, 냉면 맛있으면 만두 맛있던 기억에.
무엇보다 특별했던 부산 음식. 숙소 들어간 첫날 냉장고며 부엌을 가득 채운 음식들.
그게 끝이 아니었던 음식들. 찌는 김에 조금 더 쪘다며 들여다 준 옥수수로 시작해
찐 감자, 라면에 손수 만드신 반찬까지 들여다 주시던 수녀님들
밭일 다녀오셔서는 맛이 어떨지 모른다며 따다 주신 복숭아에
직접 가꾸고 거둔 채소도, 코로나 사태로 식사를 나누지 못해 미안하다며.
저녁 먹지 말고 들어 오라시던 어느 날, 가지런히 놓여 있던 냉면 다섯 그릇
탈북민이 느릅으로 만든 냉면을 사주기도 하고 팔아주기도 한다고
이번에도 직접 따다 주신 토마토며 깻잎. 이쯤 되니 외출해서 돌아갈 때면 살짝 기대되기도
빵과 잡채에 콩국, 한번에 먹기엔 어울리지 않는 조합. 오늘 하루 세끼 걸쳐 이걸 드신 듯.
면 없는 콩국은 빵과 함께 시원하게 마시며
빵에는 잼. 수녀원마다 잘 만드는 게 있는데 이건 잼 잘 만드는 수녀원 거라며
먹을 때는 뭔지도 먹었던 나물. 물어보니 명이나물
떡과 빵 사이 어디쯤 있을 법했지만, 떡이라며 쪄서 주신^^
더위 지친 탓인지 식욕 없던 저녁 유난히 맛있게 먹었던 우뭇가사리콩국
수녀님께서 장 보고 오시는 길에 맛있는 김밥집이 있다면 사다 주신
몸살로 혼자 숙소 머물던 처를 보시고 원기회복하라고 사주신 가자미 미역국
맛있는 양념장에 쪄다 주신 호박잎
자잘하지만 달고 맛있다며 쪄주신 고구마
하루는 부산 출신 후배 어머님께서 보내주신 음식들로 테이블이 가득.
어머님 정성 고스란히 받아 푸짐해진 저녁상
후배는 동네에 커피 골목이 생겼기에 사봤다며 커피에 마카롱을
숙소 떠나는 날 점심. 수녀님들께서 손수 한끼 못 차려 줬다며 마련해주신 상
직접 담그고 만든 새콤한 매실장아찌며
먹기 좋게 접어 두신 깻잎에 명이나물
멋 낸 디저트까지, 온정에 감격했지만 떠나는 날까지 식사 함께 못해 미안하다며.
끝으로 내주신 커피. 자주 안 쓰지만 가장 예쁜 잔이라며.
떠나는 순간까지도 내주신 냉면에 매실청. 덕분에 떠나서도 한동안 수녀님들을 만나는 듯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