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일본 오픈기념 2박의 짧은 교토 여행 후기 Roku Kyoto (주저리글, 스압주의)

놂삶 2022.10.19 07:59:16

 

출발 전에 양반김가루 님의 포스팅을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년에 아직 코로나가 한창일 때에 이맘때 즘이면 왠지 코로나가 어느 정도 잠잠하지 않을까 싶어서 LAX-HND ANA 비즈 좌석을 걸어 놨었습니다. HND에서 GMP까지는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분리 발권한 상태였는데 지난달에 일본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원래는 한국에 8박 정도 있을 예정이었는데 일본 오픈기념으로 뭔가 가봐야 할 것 같은 이상한 의무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을 여행한게 13년 전인데 그 때에 교토가 가장 인상에 남았어서 다시 가보기로 합니다, 호텔을 좀 알아보니 안 그래도 연말에 만료되는 힐튼 숙박권이 2개가 있는데 교토에 새로운 LXR Roku Kyoto가 무려 110,000포인트길래 포성비 생각에 바로 2박 예약을 진행합니다. 또한 한국 귀국 항공편을 KIX-ICN으로 변경하고 HND-KIX편을 AA마일 7,500을 사용해서 JAL로 예약하게 됩니다. 그 후 조금 연구를 해보니 KIX에서 일본 교통카드인 ICOCA를 구매(혹은 소지)한 외국인은 공항에서 교토까지 왕복 직통 열차(Haruka)를 할인해준다 길래 바로 온라인으로 예약을 합니다. 또한 출발 일주일 전 MySOS라는 앱으로 미리 백신 접종 관련 자료를 업로드 해서 파란 화면을 받아 놓았습니다.

 

 

 

이제 대망의 여행 당일이 옵니다. LAX-HND 항공편은 카타르항공 Q스위트와 동일한 비즈 좌석이네요. 옆으로 폭이 거의 쇼파 같습니다. 자다가 깨서 라멘 하나 시켜 먹고 넷플릭스로 다운 받아놓은 코브라카이를 시즌 3까지 순삭하니 벌써 착륙이 멀지 않았네요. 일식으로 시켜 먹고 좀 더 쉬었더니 벌써 도착이 임박합니다. 착륙해서 검역소에 MySOS앱 화면과 QR을 찍었더니 바로 통과, 그리고 입국 심사도 일빠로 마칩니다. 짐은 인천공항보다 나오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것 같았지만 다 받아서 터미널 이동 버스를 타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하여 다시 체크인했습니다.

 

 

 

IMG_1673 conv.jpg

 

IMG_1674 conv.jpg

 

IMG_1675 conv.jpg

 

 

KIX에 도착해서는 미국 생각하고 계속 출구로 나갔는데 나가기 전에 수하물을 받았어야 했네요. 다시 못 들어간다고 바닥에는 쓰여 있었는데 아무도 신경 안 쓰는거 같아서 다시 들어가서 짐을 찾았습니다. 짐을 교토까지 갖고 가고 싶지는 않았기에 4층 출국 체크인하는 층에서 JAL ABC 서비스 데스크를 찾아가서 맡겨 놓고 (짐 1개에 하루에 $4 정도) 다시 2층으로 내려와 기차역으로 갑니다.

 

 

 

KIX JR West 기차역에서 ICOCA카드와 기차표를 찾으려고 하니 ICOCA는 현금으로만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아뿔싸 슈왑이랑 피델리티 카드는 둘 다 미국에 두고 왔어요. 다행이 Chase ATM카드는 소지하고 있었어서 ATM fee3%의 수수료를 눈물 머금고 내며 3만엔 정도를 출금합니다.

 

당초 예상했던 시간보다 한시간반 가량 일찍 기차역에 도착해서 기차표를 좀 더 이른 시간으로 변경하고 탑승했습니다.

 

 

 

IMG_1676 conv.jpg

 

IMG_1677 conv.jpg

 

IMG_1679 conv.jpg

 

 

1시간15분 정도 탑승하니 교토역에 도착합니다. 일본어를 1도 못하는 저는 여기서부터 실전이네요. 구글맵을 사용해서 LXR Roku Kyoto까지 버스를 알아보니 6번 버스를 교토역 밖 서쪽에서 타라고 합니다. ICOCA 카드를 손에 쥐고 정류장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왠걸, 30분 동안 버스가 안 오네요. , 그렇습니다, 구글맵이 저를 골탕먹이려 했던거죠. 맵 화면에 오른쪽에 버스 아이콘이 왕창 보이는 곳이 환승센터인데 그곳에서 타야 됩니다. 거의 한시간을 이거 때문에 날렸네요 ㅠㅠ

 

 

 

KakaoTalk_20221019_115331317 (2).jpg

 

아무튼 여차여차 힘들게 버스를 타고 호텔 근처에 도착합니다.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야해서 책가방과 기내가방을 끌고 뒷골목을 줄레줄레 걸어갑니다. 거의 호텔 근처까지는 일반주택들이 즐비해서 또 다시 속지 않을 생각에 지도를 몇번이나 다시 봅니다.

 

 

 

IMG_1682 conv.jpg

 

 

호텔 앞에 도착하니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Ferrari를 끌고 오신 중년 일본분이 옆에 계신 녀성분과 사진을 찍고 계십니다. 앞에 나와있는 직원들이 티셔츠 차림에 걸어오고 있는 저를 보더니 길 잃은 관광객을 대하듯 어디 가냐고 물어봅니다. “나 여기체크인 할껀데, 2박 할꺼야…” “.. 너가? 2?” 직원들이 영어를 못해서 늬앙스를 제가 잘못 캐치한걸로 생각하고 제 이름을 알려줍니다. 그제서야 제가 들고 있는 가방들을 받아제끼고 로비에 데려가서 쇼파에 앉아 쉬고 있으라고 하네요.

 

 

 

IMG_1685 conv.jpg

 

IMG_1686 conv.jpg

 

IMG_1687 conv.jpg

 

 

제 아이디랑 카드를 받고 이런저런 설명을 해줍니다. 일단 백만다이아 맴버인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하며 특전으로 2박에 15,000엔의 experience credit(110,000, 이후 1박에 5,000엔 추가)이 주어진다고 설명해줬습니다. 원래는 칵테일 아워가 있었는데 그게 없어지면서 이렇게 바뀐 것 같더라구요. 호텔에 식음료를 포함해 activities등에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며 나중에 체크아웃 때에 알게 됐지만 호텔에 비치된 디퓨져나 어메니티를 구매하는데에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룸은 Flyertalk에서 discussion을 보니 고층방 보다 1층에 온천수가 나오는 방이 낫다고 하길래 미리 email을 통해 호텔에 요청하였고 체크인 때에 이것을 확인해줍니다. 네네, 고층에 있는 방은 뷰가 좋지만 facet에서 일반수가 나오고 1층에 가든룸은 온천수가 나온다고 하네요.

 

 

 

아무튼 설명을 다 듣고 방으로 이동합니다. 가는 길이 너무 멋져서 사진을 몇컷 찍게되네요. 뭔가 현대적이면서도 왜색을 유지하는 것이 세련 됐습니다. 방 상태도 매우 좋고 역시나 온천탕이 인상적입니다.

 

IMG_1689 conv.jpg

 

IMG_1690 conv.jpg

 

IMG_1691 conv.jpg

 

IMG_1692 conv.jpg

 

IMG_1693 conv.jpg

 

IMG_1694 conv.jpg

 

 

 

 

방에서 샤워와 간단한 온천욕을 하고 쉬다가 오후에 호텔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금각사를 방문합니다. 날씨가 많이 도와줬어요. 그리고 돌아와서 호텔에 있는 셀프 티룸에서 차한잔하고 방에 들어와보니 턴다운을 해줘서 물과 얼음, 그외 어메니티들이 리필되어 있었습니다. 시차 때문에 새벽 2시부터 온천욕을 또 했네요.

 

IMG_1695 conv.jpg

 

IMG_1706 conv.jpg

 

IMG_1711 conv.jpg

 

IMG_1714 conv.jpg

 

IMG_1718 conv.jpg

 

IMG_1722 conv.jpg

 

 

 

 

조식은 심플해요. 일식은 아까 나온 기내식이랑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고 뷔페 코너에는 햄, 연어, 샐러드, 빵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고급스럽긴 한데 간소하네요.

 

 

 

IMG_1724 conv.jpg

 

IMG_1725 conv.jpg

 

IMG_1726 conv.jpg

 

 

 

오전에는 experience credit을 사용해서 off-site에 있는 tea ceremony에 참여합니다. 어쩌다가 통역하는 분이 한국교포 분으로 배정되어 영어 몇마디 하다가 칸코쿠진밍아웃을 한 후 한국어로 통역을 해주시게 됐네요. 통역 5년 경험 중 한국인이 제가 처음이었다고 하셨어요. Ceremony 자체는 30분 정도로 좀 짧은감이 없진 않지만 녹차를 60년간 만들어오신 전문가 할머님의 절도어린 차예로 만들어주신 인상적인 맛의 마차를 두잔 정도 하니 역시 프로는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간에 제가 한번 만들어보라고 하셔서 시도해봤는데 퍼런 오염물질을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매너있게 마셔주셔서 송구스러울 따름이었어요.

 

 

 

IMG_1731 conv.jpg

 

IMG_1736 conv.jpg

 

 

차예를 마치고 통역해주신 분이 그 동네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소바집을 소개시켜주셔서 방문했습니다. 노부부 두분께서 운영하시는 곳이였는데 안되는 일본어로 주문하느냐 진땀이 났습니다. 다행이도 텐자루소바를 어케어케 받아서 잘 먹었네요. 매우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IMG_1748 conv.jpg

 

IMG_1749 conv.jpg

 

 

 

 

 

그후 버스를 타고 종교는 다르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절인 용안사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버스 기다리다가 엄청 독한 모기한테 물려서 하루 종일 가려워 죽는 줄 알았네요. 용안사의 가레산스이 정원을 바라다보면 뭔가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아요.

 

IMG_1751 conv.jpg

 

IMG_1753 conv.jpg

 

IMG_1757 conv.jpg

 

 

 

 

오는 길에 호텔 바로 옆에 Roku Kyoto가 속한 Shozan 리조트 그룹에서 관리하는 일본정원에 들렸습니다. 호텔 키가 있으면 입장이 무료인데 없으면 500엔을 내야한다고 하네요. 깔끔하고 단정하긴 한데 500엔을 내고 들어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산책하기엔 좋겠더라고요. 그 후 들어와서 바에서 햄버거와 오늘의 케이크를 시켜 먹습니다. 양반김가루 님 포스팅에 나와 있듯이 햄버거는 so-so인데 케이크는 아이스크림이랑 과일을 포함해서 매우 맛났습니다. 햄버거는 빵이 가장 문제였네요. 너무 얇고 질겼어요.

 

IMG_1766 conv.jpg

 

IMG_1770 conv.jpg

 

IMG_1773 conv.jpg

 

IMG_1775 conv.jpg

 

 

 

 

저녁식사를 마치고 방에서 샤워를 한 후에 예약한 thermal pool에 가봅니다. 물 온도는 미지근따땃하니 편안합니다. 그런데 방에 온천탕이 있다보니 그닥 감흥이 있진 않네요. 30분 정도 하다가 다시 방에 들어와서 온천탕에 들어가니 훨씬 좋네요.

 

IMG_1718 conv.jpg

 

 

IMG_1779 conv.jpg

 

 

 

 

마지막날 아침에는 비가오기 시작합니다. 아직 experience credit이 조금 남아서 조식을 스테이크로 업그레이드해 봅니다. 얇게 구워서 너무 맛났는데 기름이 많아서 마지막 두입은 살짝 늬끼했습니다.

 

IMG_1781 conv.jpg

 

IMG_1782 conv.jpg

 

 

12시에 체크아웃을 하면서 experience credit이 남았다고 호텔 어메니티나 디퓨저를 원하냐고 권하더라구요. 계산이 안 맞아서 bill을 자세히 보니 concierge에 신청한 tea ceremony가 계산이 안 되어 있었습니다. 이대로 했다가는 나중에 concierge가 힘들어질꺼 같아서 자진신고 했더니 매우 고마워하면서 다음번에 방문하면 꼭 연락 달라고 명함을 전달해주더군요. 그래서 마지막에 차액 750엔만 내고 체크아웃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예약해놓은 taxi를 타고 역까지 와서 (3,500) 역 근처에서 간단한 기념품 쇼핑을 하고 공항으로 리턴하여 한국으로 귀국하였습니다.

 

 

 

거의 일지 수준으로 여행을 기록해봤는데요, Roku Kyoto에 대한 총평은 무료 숙박권으로 지내기에는 매우 만족스럽다 이었습니다. 물론 아직 제가 교토에 위치한 릿츠나 파크하얏, 수이란이나 미츠이를 가보진 않았지만 (내년 6월에 와잎과 함께 파크하얏과 미츠이를 가볼 예정입니다) 한국이나 미국에서의 경험에 비하면 매우 만족스러운 stay였습니다. 특히나 flexible하게 사용이 가능한 experience credit이 매우 편리했습니다. 무료 숙박권에다가 experience credit이 있으니 정말 거의 돈을 안쓰고 이틀 내내 지낼 수 있었어요.

 

 

 

참고로 기념품은 녹차, 초콜릿 위주로 샀는데 나중에 공항에 가보니 면세에서 가장 저렴하더라구요 ㅠㅠ. 왠만한 브랜드도 다 입점해 있으니 굳이 시내에서 살 필요는 없을꺼 같아 보였습니다. 또한 KIX에는 Priority PassAmex Plat으로 갈 수 있는 라운지가 1개도 없어서 쇼핑할꺼 아니면 일찍 갈 필요는 없어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