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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갭이어가 도대체 모길래

사과 | 2023.05.09 17:57:3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제목 그대로 입니다.

갭이어가 도대체 모길래... 저희 큰애는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 입학 허가로 받아놨는데, 대학원을 디퍼 하고 1년 갭이어를 가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대학원 입학은 2학년 말에 받아논 상태라 3-4학년은 마음껏 예술을 하겠다고 세라믹을 골라 열심히 예술했습니다.).

이미 디퍼 신청서도 냈더라고요. 

그리고, 집에오는게 아니라, 지금 있는 대학 근처에 친구들과 아파트를 얻어 살겠다고 합니다.

대학원 전공과는 전혀 무관하게 대학학부 전공 (둘이 다릅니다.)의 아트 레지던시도 알아봐서 자신의 커리어 디벨롭을 하겠다고 하고요.

이유가 몬지 물어보니, 명분은 대학원 이후 오래오래 공부하기 전에 자기만의 인생을 고민해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하는데요

대화중에 유추해보는 실제 이유는 1. 자기 친구들이 대부분 갭이어를 한다. 2. 대학원에 오리엔테이션 가보니 대부분 갭이어를 하고 들어와서 자기보다 2-3년 나이가 많다. 3, 갭이어가 좀 멋져보인다. 그러므로 나는 갭이어를 하는게 좋겠다 입니다.

이거 완전 도피성 갭이어 아닌가요?

먹고살 걱정 하나없이, 천진난만하게, 내인생이 중요해서 진로 고민을 하겠다고 하면서, 살궁리는 안하는거...

(딸애가 이글을 안볼걸로 확신하고 제가 거칠게 말해도 이해해주세요.)

 

갭이어 동안의 재정적인 부분도 생각해 봤느냐 물었습니다.

그부분은 일단은 큰소리네요.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장 집을 구할 방값의 시큐리티 디파짓과 첫달 방값도 없습니다.

갭이어 재정지원까지 부모가 해야하는 모양새이고요.

대학원을 가면, 론을 얻을 생각이었고요. (생활비까지 포함이 되어 론이 나오더라고요)

 

주말내내 며칠을 고민하고 이야기해보았는데 설득이 안됩니다.

반대하면 울고불고 자기를 이해를 못하고 감정적으로 서포트를 안해준다고 서럽게 울고요.

자식 이기는 부모 어디있나요. 일단 다 저지른 상태라

"너의 결정 존중하고 이해하고 응원한다. 사랑해" 문자 보내고는 저는 거의 포기상태입니다.

P2는? 술먹고 훌쩍훌쩍 속상해서 울고요. 매일매일 한숨쉬고요.

 

다음주가 학부 졸업식인데, 졸업식전에 부모에게 큰 폭탄 터트리고, 

p2는 애가 이러다 대학원 입학도 다 때려치고 딴길로 가려는거 아니냐고 며칠째 한숨을 푹푹 쉬고요 

아이는 현재는 해맑게, 여름에 갈 유럽과 한국에 어디어디 갈지 여행 플랜 짜시는 중이십니다. (*여행은 마일로 오래전부터 제가 발권 예약 완료해둔 상태)

 

대학 졸업후 갭이어 하신분 조언 부탁드립니다.

속이 탑니다.

자식이라 부모 말도 죽어라 안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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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감사합니다. 

점심먹고 커피한잔 하며 댓글 하나하나 계속 두세번 읽어보고 이해하려고 입장바꿔 생각을 많이 하는 중입니다.

제일 큰 걱정은 갭이어 후 예술가의 길이 너무 좋아 그길로 커리어를 더 확장한후에, 진로를 그리로 정하는거에 대한 부모의 아쉬움입니다.

고등학교 11-12학년 입시를 치열하게 해서 통합 학부-대학원 과정을 준비해온 것이기에 포기하는 아쉬움이 부모인 제가더 큰가 봅니다.

재정적인 부분은, 일단 본인이 아쉬워 지원을 요청하기 전까지 미리 지원하지 말아야 겠다 생각은 정리되고요. 

방구하는 디파짓과 첫달 월세까지는 지원해주고. 

여름세계일주는 제가 졸업선물로 마일털어 비행기표 사준거라 일단은 가야죠. 일부일정은 가족들과 가고 뒤는 헤어져 친구와 보내다 한국으로 따로오는 일정입니다. 

어쩌겠어요. 하고싶은거 하고 살아야지.

지인생이니 자기가 꾸리고 고민하고 책임져 가겠지요.

저랑은 다른 인간이고 다른 세대이고 다른 부모밑에서 다른 환경... 제가 할수있는건 그냥 멀리서 봐주고 응원하는것 밖에 없어요.

부모는 아쉬울때 찾겠죠.

 

첫해 학비 대주려고 HELOC 열어놨는데, 그걸로 투자나 해야겠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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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치열하게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는듯 합니다.

길고긴 대학원부터의 학업과정 10년을 마치는데까지 에너지를 충전해볼 시간이 필요하다 합니다.

지금까지도 고등학교 대학교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왔고요.

그래서 번아웃이 된게 아닌지. 인생에 작은 쉼표 하나 찍고 가려는지 생각해봅니다.

 

소중한 경험과 조언 댓글 하나하나 읽으며 부끄러워지는 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일일이 댓글을 미처 못달고 글 마무리에 진심으로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내가 너무 좁은 부모가 아닌지, 내 욕심에 자식을 맞추려는게 아닌지 반성도 하고. 어떤길을 선택해도 잘 해낼 아이임을 다시 믿어야죠.

재정지원 면은 좀더 상의를 해보고, 아이와도 P2와도 상의를 더 해야겠습니다. 본인이 각오를 하고 있더라고요. 살기 빠듯한 기초생활비의 지원정도에서 본인이 손벌릴때 도와주는 정도로 언제든 도와줄 준비는 하고있되, 지켜보며 스스로 한 독립된 사람으로 경제인으로 개념을 잡을 좋은 기회일것같아 고민 더 해보겠습니다. 

P2 는 여전히 가슴이 답답해 돌덩이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사람의 인생관 살아온 가치관, 우리세대로선 당연하죠.

이부분은 제가 잘 달래고 다독여 보려합니다만, 잘 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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