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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6개월 동안의 TQQQ 실투자 후기 (진행중)

양돌이 | 2023.06.01 03:31:5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나스닥이 전고점을 향해 등반했던 지난 2021년 겨울, 속된 말로 돈복사기라고 불려지며 인기를 끌었던 ETF 중에 TQQQ가 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새해를 기점으로 추세는 전환되어 공포스러운 하산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무서움을 똑똑히 알려주었는데요. 2021년 9월부터 현재 2023년 5월, 약 20개월의 기간 내내 실제로 TQQQ에 실투자한 사람이 있어 후기를 남겨보고자 합니다. 3X짜리 레버리지 상품에 관한 내용이므로 시작하기 전에 큼지막하게 disclaimer 먼저 쓰고 가겠습니다.

 

DISCLAIMER: 본 글은 투자 상품 추천을 목적으로 쓰는 글이 아니며, 과거의 투자 결과는 미래의 결과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모든 주식관련 상품이 그러하지만, 3X leveraged 상품들은 한순간에 원금이 회복불가능한 수준으로 손실될 가능성이 월등히 높고, 일일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하셔야합니다. 그리고 parent ETF의 daily return을 추종하기 때문에, 원론적으로는 day trading/short term trading을 위한 상품입니다. 3X leveraged 상품들이 가지는 본연의 위험성, volatility decay, high expense ratio including daily rebalancing cost 등은 다른 매체에 너무 잘 소개가 되어있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투자전략에 대한 이 글에 쓰인 것 이상의 디테일은 서술하지 않겠습니다.

 

1. 전략의 모티브, MDD

저는 실투자를 하기 전에 투자 전략을 짤때 무조건 굵직굵직한 금융이벤트들 (주로 역대급 하락장, 경기침체 이벤트)을 포함한 기간동안 주가데이터를 가지고 백테스팅을 돌려보곤 합니다. 이때 살펴보는 것은 upside와 downside 모두를 살펴봅니다. Upside는 당연히 리턴 (수익률)이고, downside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MDD (maximum drawdown)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변동성이 높은 점도 downside라고 보는데, 따라서 저도 처음엔 이 변동성을 반영하는 Sharpe ratio나 Sortino ratio 등도 구해봤는데, 결국에 주식시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인 마인트컨트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거시적으로 봤을때는 MDD더라구요. 

 

MDD는 유명한 포트폴리오 지표지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포트폴리오의 평가가치 최고점 (전고점)에서 현재 얼만큼 (-%) 하락한 상태인지 나타낸 간단한 숫자입니다. 그리고 MDD랑 짝으로 붙어다니는 보조지표로 underwater period가 있습니다. Underwater period는 표현이 재미있는데, MDD가 발생한 시점부터 다시 전고점을 회복할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합니다. 물속에서 숨 오래참기 하면, 어느정도는 버틸수 있지만 산소통없이 계속 버틸라면 너무 고통스럽잖아요? Underwater period가 길어지면 길수록 투자자는 고통이 배가됩니다. 그 점을 잘 캐치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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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QQQ는 지난 11월에 역사적 전고점을 찍고 -80% 이상 하락하여 (MDD)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underwater period)까지 그 가격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리만브라더스 사태때도 -80% 넘게 하락했었고, 닷컴버블때는 TQQQ가 없었기 때문에 실제 데이터는 없었지만 시뮬레이션해보면 -95%이상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네요) 하락했습니다. 

 

보시다시피, TQQQ는 upside와 downside가 확실한 종목입니다. 여기서 그럼 downside를 줄이면서 upside는 가져갈 방법을 생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가지 전략을 백테스팅하고 후보로 남은 전략이 2가지가 있는데, 2021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진행형으로 투자중이지만 지난 1년 6개월동안의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2. 현금확보, 저점매수

TQQQ의 가장 확실한 downside, 무지막지한 MDD를 근간으로 전략을 짜보기로 했습니다. 첫번째 전략의 핵심은 현금확보와 저점매수에 있습니다. 투자금을 일정비율로 나눕니다. 거치식으로 투자했을때 가장 성적이 좋았던 진리의 7 (주식) : 3 (현금)으로 전 시작했구요- 이 비율은 저는 제가 한달, 한달씩 나이들어갈때마다 보수적으로 주식비율을 낮춰줄 예정입니다. 

-전고점에서 일정% TQQQ가 하락할때마다 현금의 일정%를 매수합니다. 즉, TQQQ가 일정 MDD에 도달할때마다 매수를 하는 것이죠.

-MDD -95%까지 매수가 가능하도록 매수율을 분배합니다.

-MDD -50%이상에서 매수했던 수량들은 다시 MDD -50%가 회복하면 1차로 현금화시켜줍니다 (더 상승하지 못하고 하락장이 길어질 것 대비). 

-Underwater period가 끝나고 전고점이 회복되면 원래 주식:현금 비율로 리밸런싱

-MDD 사이클이 시작되면 다시 반복.

 

MDD -95%가 자주 오지 않는 수치이긴하지만 거기까지 플랜을 짜놓은건 닷컴버블이 다시 온다고 해도, 쥐톨만큼이라도 매수가 가능하도록 해야하기 때문이예요. 이게 TQQQ의 MDD를 버티는 핵심입니다. 그리고 저는 추가적립금을 underwater period 동안 꾸준히 매수에 사용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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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에서 나타내는 것은 수익률입니다. 빨간색 점선은 TQQQ 100%일 경우, 파란색 실선은 제가 실투자한 결과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즘 나스닥이 많이 회복해서 과매수 트렌드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TQQQ 입장에서 보면 아직 반도 회복 못했습니다 (실제로 나스닥이 전고점을 회복해도 TQQQ는 한참을 더 가야할 거예요). 반면에 일정 MDD에서 계획적으로 꾸준히 저점매수한 전략으로 투자했을 경우 최근에 다시 수익률 + 권으로 돌아오게되었네요. 보시면 수익률 회복 기울기가 TQQQ 100%보다 더 가파른 구간도 있는데, 이것은 적립금을 통한 추가매수 때문입니다 (MDD -50%,~-70%대에서 줍줍한 수량들의 수익률이 하드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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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치않았습니다. 이 기간동안 이 전략의 최대 MDD는 -59%, 즉 제 계좌에 2021년 11월에 찍혔던 금액의 60%가 사라진 시점도 있었습니다 (꾸준히 물붓기를 했음에도). 사실 MDD -60%, -70%, -80%는 TQQQ 전략 백테스팅하다보면 가끔씩이라도 마주치는 수치인데요. 엑셀시트에 찍힌 숫자보는거랑, 실제 계좌에 찍히는 숫자 보는 거랑은 체감이 전혀 다르더라구요. 그나마 패닉셀 안하고 버틸수 있었던 것은 위에서 적은 것처럼 더 떨어져도 뭐라도 할 플랜이 정해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거치식으로 TQQQ에 100% 넣고 MDD -60% 보는 거랑은 느낌이 아주 다르죠. 

 

제 1차 현금화 목표지점은 TQQQ의 MDD -50% 포인트인 43불때인데요. 여기서 -50%밑에서 매수했던 수량은 전부 미련없이 현금화 시킬거예요. 이때가 안 오고 다시 하락할수도 있지만, 그래도 적립식으로 계속 줍줍이를 해줄 생각입니다. 

 

3. 전통의 주식:채권 조합, 아직도 유효할까?

첫번째 전략이 현금을 안전바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수가 덜하다면, 두번째로 백테스팅이 좋았던 전략은 약간은 변수가 있는 전략입니다. 채권종목이 들어가서인데요. 백테스팅이 좋았던 점도 저금리시기로 진입하고 유지되었던 시기라 채권상품의 퍼포먼스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이 주식의 파트너가 되기에 너무 안 좋은 시기가 될 거라는건 예상이 되었지만, 장투의 입장에서 한번 전략을 실행해보고 싶었어요. 이것도 일단 진리의 7:3비율로 TQQQ와 TMF를 매수해주고 시작했습니다. 그런 다음 TQQQ의 RSI와 차트보조지표 (bollinger band)를 통해서 과매수일때 TMF로 전환, 과매도일때 TMF에서 TQQQ로 전환해주었습니다. 매수/매도 기준과 %는 백테스팅을 통해 fine tuning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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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진행중이지만 (예상대로) 결과는 첫번째 전략에 비해 좋지 않습니다. 위 수익률 그래프에서 초록색 실선이 두번째 전략입니다. 주식:채권 조합의 힘은 바로 이 둘간의 낮은 상관관계, 즉 하나가 오를때 하나가 내리고 다른 하나가 내릴때 하나가 오르면서 이 둘간의 리밸런싱에서 오는 차익을 차곡차곡 쌓는 섀넌의 도깨비 이론에 있는데요. 이번 하락장의 주 드라이버 중 하나가 금리인상이었기 때문에 채권상품의 가격과 주식 (특히 QQQ)이 커플링되면서 떨어질때 같이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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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MDD도 당연히 훨씬 높았구요, 한때 -76%의 MDD를 실제로 피부로 느껴봤습니다. TMF가 발목을 붙잡고 있어서 회복력도 첫번째 전략에 비해 떨어지구요. 그래도 첫번째 전략과의 비교가 흥미롭고, 경기사이클에 따라 또 전략이 유효할 시기는 분명히 올것이기에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4. 그래도 진짜 위험한 물건이다

다시 또 강조할수 밖에 없는게, 진짜 계획없이는 다가가지 말아야할게 레버리지 상품인 것 같습니다. 계획이 없으면 감정적으로 행동하게 되니까요, 그 감정을 좌지우지하는 MDD, 변동성, underwater period 모두다 엄청나니까요. 그래서 저는 실투자하기 전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게, 특정상황이 오면 기계적으로 움직일수 있도록 매뉴얼을 짜놓는 것이었고 그게 안된다면 전략을 포기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1년 6개월동안 기계적으로 움직이기 힘든 순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길고 긴 공부 끝에 이제 돈벌기 시작해서 좀 불려보려고 하는데, 그나마 모은 돈 반토막나는건 보고 있는건 공포스럽습니다). 그래서 그만큼 엑셀시트에서 백테스팅할때 숫자로만 보던 부분들을 실제로 계속 체감하고 연습할 수 있어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5. 장기투자할건데, 왜 저점매수한거 쭉 안 들고 가려는지

위에 underwater period라는 표현을 썼는데, 전고점을 회복해서 수면밖으로 나오면 저는 그때는 산소통에 산소를 채울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수면밖에서 수익의 환희에 빠져 산소통에 산소를 채우지 못하고 다시 잠수를 해야한다면 긴 장거리수영을 끝낼수가 없겠죠? 그래서 아무리 좋은 가격에 건진 주식이라도 레버리지 상품 다룰때는 욕심을 좀 버리고 현금화할때는 원칙에 따라 산소통에 다시 산소채우고 다이빙할 준비가 되어있어야된다고 생각해요. 다음 다이빙은 underwater에서 2년 있을지 3년 있을지 모르니까요. 

 

6. 심플한 투자전략이 주는 이점

글의 큰 맥락과는 좀 동떨어진 얘기지만, 투자를 하면 할수록- 주식투자에 쏟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요소더라구요. 그런면에서 전략이 심플하면 실제로 계좌보면서 스트레스 받는 횟수/시간도 적어지고, 그만큼 그 시간을 다른데 쓸수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위 두 전략들은 하루에 5분 (대부분 1분)이면 모든 의사결정/행동이 끝나는 편이라 좋았던 것 같네요.

 

7. 인간지표가 될 것인가

마모에 투자관련글은 오랜만에 쓰는데요. 이렇게 후기로 글을 쓸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이게 바로 인간지표인가" 생각이 들긴 하네요. :) 하지만 1년 6개월의 underwater period를 버틴건 나름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고, leveraged ETF로 무지성 가즈아가 아닌 충분히 고민을 거친후에 기계적인 플랜으로 감정 빼고 투자한 하나의 데이터포인트가 되지 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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