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후기]
캐나다 로키, 밴프, 제스퍼

Miler-at-Meyler | 2023.06.20 07:32:5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장인 어른 팔순 기념으로 캐나다 로키를 다녀 왔습니다.

혹시 이번 여름에 가실 분들을 위해 몇가지 정보를 나누고자 합니다.

여정은 캘거리-밴프-레이크 루이스-제스퍼-밴프-캘거리라는 매우 전형적인 루트로 다녀왔습니다.

 

캘거리 H mart: 주변에 크레딧 카드로 페이하는 주차장에 주차했으나 H mart 앞 도로변에 스트릿 파킹하는 차들이 많았습니다.

굳이 떨어진 주차장에 돈내고 주차하지 않아도 될 듯 싶었어요.

 

캘거리-밴프-레이크 루이스 가는 길: 밴프 가다가 처음 나오는 이름 모르는 (알고 싶지도 않은 ㅎㅎ) 평범한(?) 호수에 감탄하며 내려서 사진 찍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앞으로 나올 멋진 풍경에 비하면 이 호수에서 사진 찍는 것은 그냥 시간 낭비였더군요. 그냥 통과해도 됩니다.

 

밴프에서 점심을 서울옥이라는 식당에서 했는데요 가성비 최고입니다. 저희는 밴프에서 식사는 서울옥에서만 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

  -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레이크 루이스입니다. 페어몬트 호텔에서 2박을, 그것도 레이크 뷰로 했는데요, 손이 떨릴 정도의 비싼 금액이었지만 그것이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호텔이 좋았던 것도 물론 있었지만, 레이크 루이스에서 있었던 이틀 동안 날씨가 다행히 좋아서 다양한 색감의 레이크 루이스를 볼 수 있었어요. 그 어떤 사진도 우리의 육안으로 직접 보는 것을 대신하지 못하더군요. 사진과 실제가 가장 다른 부분은 레이크 루이스의 가운데 부분에 있는 산인데요, 사진으로 제대로 그 장엄함을 표현못합니다.

  - 일박 후에 이른 아침에 본 레이크 루이스는 그 전날 본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느낌이었지요.

 

IMG-4481.jpg

 

  - 페어몬트 호텔에서 애프터눈 티를 했는데, 식구들 중 4명은 최악으로 꼽았고, 아들놈만 이번 여행 통틀어 최고로 좋았던 것으로 꼽더군요. 부모님과 같이 간다면 애프터눈 티는 강력하게 비추합니다. 일단 먹을게 너무 없더군요. 또 한가지, 빌을 달라고 해서 받았는데 5명 분이 아닌 6명 분으로 계산이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서버에게 보여주고 이게 왜 6명으로 되어 있냐고 했더니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그렇게 한참 들여다 볼 것도 없어요 너무 빤해서) 오케이 하고는 가져가고 5명분 계산이 제대로 된 것으로 다시 가져오더군요. "미안하다 우리 실수다" 이런 말 한마디 없이 말이죠...뭐랄까 좀 느낌이 싸하더라고요. 이런 것에 찝찝해하면 제 아들놈은 저에게 빅팀 마인드(Victim mind) 갖지 말라고 빈정대지만 왠지 일부러 당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계산서 늘 꼼꼼히 잘 확인해야 합니다. 

  - 호텔 내 다른 식당들도 다 사람들로 너무 바글거리고 예약을 하려고 하면 이미 좋은 시간대는 다 차서 식사 시간 맞추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가격은 비싸고 맛은 별로고 서비스도 형편없었네요.

 

모레인 호수:

  - 마일모아에서 찾은 많은 정보들을 읽고 또 읽고 갔습니다만, 이게 모두 소용이 없었던 것이 올해부터 모레인 호수는 개인 차량 진입을 허용하지 않더군요. 버스를 예약해야 하고요, 저희는 미리 예약을 못했고 또 거의 full booking 된 상태라, 모레인 호수 버스라는 커머셜 회사 버스 티켓을 아주 비싼 값을 주고 사야했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사실 모든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고요, 모레인 호수를 가실 분들은 꼭 미리 예약을 해야합니다.

  - 이틀 전에 last time booking이라는 것을 할 수는 있습니다. 몇개 스팟은 이렇게 48시간 전에 오픈하는 것 같았어요.

  - 페어몬트 레이크 루이스에 숙박하는 경우에는 호텔 컨시어지에서 버스표를 예약해줍니다. 호텔 바로 앞에서 탈 수 있다는 장점과 좋은 시간대는 빨리 솔드아웃된다는 점 때문에 역시 미리 미리 예약하면 좋습니다.

  - 천신 만고 끝에 원하는 시간에 버스 예약을 했으나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으로 버스를 타러 출발할 때부터 비가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우비를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스키장에 도착해서 우비로 갈아입고 덜덜 떨다가 버스를 탔습니다만, 모레인 호수로 가는 길 내내 비는 그칠줄 몰랐습니다. '그래 뭐 이미 레이크 루이스로 충분해, 루이스와 모레인 둘 다 좋은 날씨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야'라며 버스 창을 때리는 빗발을 보며 스스로를 위안삼았습니다. 그렇게 40여분을 가서 도착했는데 비 때문에 사람들이 전부 선물가게로 피신해 있어서 북새통이었죠. 우리도 그렇게 선물가게로 비집고 들어간지 5분 여 후에 정말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바로 밖으로 나가서 여기 저기 둘러보고 옆 언덕에도 올라서 사진을 마구 찍었습니다. 언제 다시 비가 올지 몰라서요. 아니나 다를까 사진 찍는 스팟인 언덕을 내려올 때쯤부터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비는 그 다음날 저녁까지 재스퍼부터 밴프까지 그 지역 전체에서 내렸습니다.

 

IMG-4501.jpg

 

  - 어떤 분은 모레인 호수가 더 좋다고 하는데요,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모레인 호수는 예쁘고 루이스 호수는 장엄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재스퍼 가는 길: 빗길을 뚫고 모든 뷰포인트는 스킵하면서 재스퍼로 고고

 

재스퍼에서 먼저 멀린 호수 크루즈를 했는데, 역시 빗속에서 한거라 멀린 호수를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멀린 호수 크루즈 후에 미에테 온천을 갔는데 가는 길에 도로가에서 풀 뜯어먹는 청년 곰 한마리를 도로 바로 옆에서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장모님이 곰은 언제 나오니라며 노래를 부르셨는데, 다행히 곰을 보셨네요. ㅎㅎ

 

재스퍼에서 저녁 식사는 김치 하우스에서 했는데, 역시나 만족스러웠습니다. 돌솥 비빔밥에 그렇게 많은 고기를 넣어 주는 것은 처음 봤습니다.

 

재스퍼에서 숙박은 패트리시아 방갈로에서 했는데요 여기 강추입니다. 가성비 좋습니다. 해먹을 수 있는 도구가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IMG-4518.jpg

 

 

다음날 밴프로 내려오는 길에 캐나다 로키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콜럼비아 빙하 체험을 했는데요, 딱히 감흥은 없었습니다. 이미 우리의 간사한 눈은 왠만한 멋진 광경에는 익숙해져있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요?

 

밴프로 내려와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에서 숙박을 했는데요, 기대를 하고 간 것 치고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냥 하룻밤만 자고 온 것이라 '굳이 여기서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 라는 자괴감이 물밀듯이 밀려오더군요. 아마 제 일생에 이 호텔에서 묵을 일은 다시는 없을 듯 싶네요.

 

곤돌라도 탔는데, 이 시점부터는 이미 모든 풍광에 익숙해져서 큰 감흥이 일지 않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캘거리 한국관이라는 고깃집에서 소위 "앨버타" 소고기를 먹었는데, 여기도 역시 강추입니다. 왜 인터넷 상에서 별점이 안 좋은지 이해를 못할 정도였고요. 사람들이 왜 앨버타 비프 앨버타 비프 하는지 알겠더군요.

 

기타:

  - 가기 전에 two queen bedroom 하나를 예약했고 공홈 상에는 max 4명으로 나와서 다섯명 자는 걸로 뭐라고 할지 내심 걱정했지만 그냥 눈감아 주는 것 같았어요.

  -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는 two queen bedroom의 소파가 소파 베드라 6명까지도 숙박이 가능한데요, 이것도 공홈에서는 4명으로 본 기억이 있는데 또 모바일에서는 5명으로 나오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네요.

  - 렌터카는 지금 가지고 있는 보험으로 커버하고 CDW 역시 체이스 사파이어 커버로 디클라인해서 비교적 저렴하게 사용했습니다.

  - 캘거리 공항에서 들어올 때 비행기를 놓칠 뻔 했는데요, 여러가지 bad luck이 한꺼번에 몰렸었네요. 우선 2시간 15분 정도 전에 공항이 들어갔는데, 여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게 좀 착오였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은 예상보다 시간을 더 잡는 것이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올 때는 WestJet을 이용했는데, 공항 직원인듯한 사람한테 WestJet 어디로 가야하냐고 했더니 방향을 알려주더라고요. 들어가서 오른쪽 방향 끝이었는데요, 거기로 한참을 걸어가서 줄서있었는데, 조금 있다가 직원이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LA 라고 했더니 "어 여긴 도메스틱이야 반대편 끝으로 가" 그러더군요. 그래서 다시 반대편 끝으로 허겁지겁 갔는데 이 과정에서 이미 30여분 잡아 먹었어요. 줄은 길고 줄지는 않고 초조한 마음으로 시간만 계속 확인하다 한참 후에 차례가 되서 카운터로 갔는데 5명의 여권을 일일히 확인하느라 시간을 많이 잡아 먹던 와중에 별안간 장인 장모님의 미국 ESTA verification이 안된다고 하면서 "체크 배기지 컷오프 타임이 임박한 상태라 배기지 체크인 하려면 일단 니 아들 이름으로 해 놔야 할 것 같아. 그런데 나머지 4명은 이 비행기 못탈 수도 있어"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황급히 한국에 연락해서 ESTA 받은 이메일 보내달라고 하는 와중에 카운터 직원이 매니저를 부르더니 상황 설명을 하더라고요. 매니저가 모니터를 확인하더니만, "여기 ESTA verification 됐다고 나오자나"라고 하는겁니다. 와 캘거리 공항 직원 정말 환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어쨌거나 천신만고 끝에 겨우겨우 비행기 타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한줄평: 하늘 높이 치솟은 고산 준봉을 눈에 담고 그 아래 옥색 호수를 손에 담으니 내가 로키인지 로키가 나인지, 물아일체로구나.

 

 

첨부 [3]

댓글 [19]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513] 분류

쓰기
1 / 5726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