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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이태리 시골에서 인종차별 당한 썰.

아페롤 | 2023.08.22 00:02:0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가끔 영어 공부 글을 쓰는 아페롤 입니다. 영어 상담은 아래 같이 지금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https://www.milemoa.com/bbs/board/8927308

 

 


 

이태리 여름 휴가 하면 어떤 점이 떠오르세요?

 

따뜻한 지중해 바다

피자, 파스타, 젤라토, 에스프레소, 아페롤 스프릿

로마 르네상스 유적지와 박물관 

명품 쇼핑. 

 

Eat, Play, Love나 Letter to Julliet, Only You, Under the Tuscan Sun 같이 헐리우드에서도 이태리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한 영화를 많이 만들었죠. 한국 사람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행자에겐 이태리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 로맨틱한 나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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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파스타는 입에 들어가면 탱글 탱글 씹을 새도 없이 호로록 넘어감. 우리가 보통 먹는 말려서 삶은 파스타보다 부담도 안되고 소화도 잘 되더라구요.

 

3c93821fd.jpg콜레스트롤 수치 퐉 올라가는 맛. 생 햄을 먹음서 혈관에 끼는 기름을 저 새콤 달콤 양파 절임으로 개운하게 씻어 내면 너무 맛있죠.

 

33732034d.jpg이태리에서는 꽝꽝 얼은 베스킨라벤스 스탈 알스크림 말고 부드럽게 녹은 상태의 젤라토를 선호하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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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할매가 만든 소박한 디저트 가게지만 여기서 바가지 당해서 맘 상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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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식이라던데 이태리는 크로아상에 초코 크림과 피스타치오 슈크림 같은 걸 잔뜩 집어 넣더라구요. 맛은 있는데 하나 먹으면 오후까지 배가 안꺼져져요. .

  

유럽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시는게 어렵더라구요. 아이스 커피 메뉴가 아예 없어요. 아이스 커피 달라면 얼음에 커피 넣어서 쉐이킹해서 줘요 ㅋㅋㅋ 아놔 ㅋㅋㅋ 그냥 얼음 넣어주지 굳이 힘들게 왜 흔들어요.....그럼 쨍하게 시원하지가 않자나요.얼죽아인 저로써는 유럽가면 커피 때매 고통 받습니다,  스벅 만나면 고향의 맛같이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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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없인 하루가 시작 안되는 저는 이태리서 살길 찾아서 싱글 에스프레소 시키고 얼음을 넣어달라 했는데. 뭐라고??? 이태리 사람들 표정 장난 아니예요. 눈을 동그랗게 떠요. 예전에 이태리 남친 가족 모임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데. 너무 써서 물을 탔더니 삼촌이 세상 이런 끔찍한 일은 본적이 없다는 듯이 넋을 잃고 나라 잃은 표정으로 저를 쳐다봤거든요 ㅋㅋㅋㅋ 카페에선 그래도 손님이 부탁하니 해주긴 하는데
꼭 아이스 큐브를 3개를 넣어 줍니다. 먼가 에스프레소의 물타는 마지노선이 3개 인가봐요 ㅋㅋ 더 이상 이태리 자존심에 맛없는 커피를 서빙할 수 없다! 뭐 이런 마인드인가? 그래도 4개는 들어가야 쨍하게 시원한 느낌이 나서 꼭 주문 시에 4개를 넣어달라 강조합니다.

 

 

Aperitivo

날씨가 더운 이태리 오후엔 숨이 턱턱 막혀서 걸어 다닐 수가 없어서, 카페나 바에 들어가 시원한 아페르티포로 캄파리나 아페롤 스프리츠를 한 잔 해야 살거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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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두오모 앞 Campari 바. 현지 지인 찬스로 관광객을 잘 안 받아주는 2층 private room에 가보는 호사도 누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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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로 갈 수록 스페인 타파스처럼 음료를 시키면 입이 심심하지 않게 먹을 걸 내어 줍니다. 


통일된 국가였던 프랑스와 다르게 오랫 동안 도시 국가였던 이태리는 지역색이 강하고 도시마다 사투리가 다르다 합니다. 이태리어를 못하니 모르겠지만 말투만 들어도 지역을 특정할 수 있다고 하네요. 남친이 대학에 갔을때 룸메가 사투리를 써서 아예 못 알아 들을 정도였다하니. 제주말과 서울 말 정도 차이려나?? 남친은 독일어와 이태리어를 공용으로 쓰는 오스트리아 북경 이태리 북부 알프스 근처에서 자랐고, 성인이 된 이후엔 독일에만 산 사람이라 이태리 사람이지만 이태리 실정을 거의 잘 모릅니다.

 

밀라노는 여름에 해가 9시 넘어서 집니다. 노을 질때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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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뽕으로 여행자가 바라보는 도시 풍경과 다르게 한꺼풀 벗겨보면

도로와 기차 상태가.... 세금은 60프로 걷는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의 공공 서비스 수준이 이럴진데 다른 시골은 어떻까요? 이태리 사람인 남친도 이태리는 답답하고 불편해서 못 산다는게 이해가 갔어요.뉴욕에서도 이태리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집안에 물려받을 페밀리 비즈니스가 있지 않고선 똑똑한 젊은 이태리 인들은 세금도 많고 양질의 일자리도 없고 임금 수준이 낮아서 이태리에서 탈출한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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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무 골목을 걸어도 밀라노는 이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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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던 대문과. 색깔과 디자인이 남다른던 차. 역시 디자인의 도시 답네 싶었어요.
 

Tourist Tax: 관광객 바가지

밀라노에서 아침 동네 베이커리에 들려 작은 사각 조각 피자를 샀는데 이태리 물가에서 €6받았습니다. 독일보다 비쌈. 이태리 물가는 원래 독일보다 쌉니다. 남친이 피자를 먹으면서 아침 출근하는 단골들이 사가는 걸 지켜보더니 자기에게 tourist price로 받았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니가 이태리 밖에서 오래 살아서 외국인처럼 보였나보다. 센스 있게차려 입는 밀라노 남자 대비 독일 남자처럼 스니커즈에 발목 위까지 양말을 올려 신은 니 구린 패션 감각때매 독일 관광객 취급 받은 거라고 놀렸을 땐...뭐 그럴 수도 있지 싶었습니다.

 

밀라노를 떠나 바닷가인 Alassio를 갔을 때 동네 할매들이 일하시던 시골 베이커리를 발견 하곤. 이 집은 맛집인 감이 똭 왔어요. 아티초크 포카치아 한 조각을 사고 얼마냐 물으니 할머니가 아주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딱 너로 정했다라는 표정으로) €8라 하십니다. 손바닥만한 포카치아 한 조각에 €8유로면 뉴욕만큼 비싼겁니다. 또 관광객 요금으로 현지인 보다 조금 높게 받으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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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포카치아 한 조각에 8유로는 말도 안됨요....
 

한국도 여름 성수기 양양이나 대천해수욕장 놀러가면 바가지 요금을 쓰고 오는데. 뭐 그렇게 따지면 여름 한철 장사할 이 동네 가게들이 그럴 수도 있지 뭐 하고 넘어갈 수 있을것 같았어요. Tourist Tax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동네 유일하게 아시아인이였던 나와 다니지 않았더라면, 둘이 영어를 쓰지 않았더라면, 이태리 사람인 남친이 local 취급을 받았을까? 말투로 티가 났을까? 다른 이태리 관광객도 이럴까? 그런 의문을 혼자 가지게 된 그날 오후 였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면 현지 물가도 모르고 이태리어도 모르니 바가지를 써도 모르고 넘어갔을 텐데. 이태리 사람이랑 여행을 하니 이런게 보이는 걸 장점이라 해야할지 단점이라 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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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차로 3시간, 프랑스 니스에서는 2시간, 그리고 모나코에서 1시간인. 리구리아 지역 조용한 시골 바닷가 Alassio. 가족들이 많은 바닷가로. 한적하고 물이 깨끗하고 얕고 잔잔해서 가족이 선호하는 동네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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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마다 이런 어린 시절을 보낸 애들은 좋겠다.  자연이 좋으니 딱히 멀리 가지 않고 돈도 많이 안쓰고 가족들끼리 소소하게 보내는거 부럽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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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이들에게 차를 그리라면 레드 페라리를 그린다더니. 이태리 어린이가 제법 현실감 있게 해자도 파고 성을 모래로 만들어 놓았네요. 디텔이 달라요.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아

 Beach에서 그날 하루를 보낸 후 저녁을 먹기 위해 잘 차려입고 나섰습니다. 남친이 구글 리뷰를 보고 Alassio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곳을 고른것 같았어요. 과연 해안가 한 가운데고 호텔에서 운영하는지 바닷가 모래 사장에도 테이블이 있고 제법 규모가 있는 식당였습니다. 6시쯤이라 이태리 평균 저녁 시간 보단 이른 시간 였고 테이블은 다 비어 있었습니다. 남친이 가서 자리가 있냐니까 fully booked라는 소리를 하길래. 약간 갸우뚱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금욜이고 예약 안한 우리 잘못이지 뭐하고 그냥 나왔어요.다른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맛은 있었는데 나오면서 보니 같은 파스타를 시켰는데. 저와 로컬 이태리 사람 접시 크기와 양이 다르다는 걸 남친이 봐라 하고 알려줘서 알았네요. 에효 또 관광객 차별이네.....모를게 약이다 정말. 이태리 사람이랑 다니니 디텔이 다 보이네. 

 

제가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낼이 토욜이니 그 식당 예약하고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번에 가보니 매니저로 receptionist가 바껴있었어요. 남친은 레스토랑 밖에 서 있고 제가 들어가서 물어봤습니다. 내일 자리 있냐고. 미드 Emily in Paris에 나오는 프랑스 중년 아저씨를 닮은 잘생긴 그가 No fully booked라고 말 하자 마자 드는 경고음! (아니 몇시 인지도 안물어 봤자나?) 

 

빠르게 야외 테이블을 속으로 세어보는데 20개가 넘는데 낼 저녁 6-12사이에 한 테이블도 안빈다고? 실내도 테이블이 있을테고 여긴 큰 호텔 식당입니다. 그 앞에 줄이 그어진 스케쥴러 노트가 보이는데 군데 군데 비어 있는 자리가 눈에 띄였습니다. 아니 이 인간이? 밖으로 나와서 남친한테 내 생각엔 내가 아시아인이라서 자리 안준거 같거든? 니가 전화로 예약해볼래? 하고 말했습니다. 이태리어는 못하지만 남친이 지 이름도 아닌 안토니오라고 예약을 부탁하자마자 내일 7:30분 야외 테이블이 예약됐다는 걸 눈치 챘습니다. 자신도 이태리가 이정도일 줄 몰랐던 남친도 speechless.......그의 복잡한 얼굴을 보자 설명하지 않아도 내 의심이 확인 됐음을 알게됐습니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직전 저녁에 마셨던 와인 때문에 취해서인지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아 이게 인종 차별이구나. 대학원 인종 세미나때 흑인 히스패닉 백인들이 울고 불고 감정적으로 싸울때. 왜 과거의 경험  혹은 집단 전체의 경험을 개인화해서 저렇게 상처를 받고 비이성적으로 감정적이 되나 싶었는데. 내가 '합리적'인 척 했던 한국에만 살았아서 안당해봐서 몰랐던 거였군. 막상 당하자 나도 첫 반응은 울음이군 싶었습니다. 남친이 동네 경찰에 신고하자고 ㅋㅋ 어이가 없어서.....  "야 너 이태리 너무 오래 나가 살았다아~ 딱 봐도 이 동네 인구 3천명이나 될까하는데. 경찰서 가면 경찰이 뭐라 할거 같냐? 경찰 서장이 저 매니저 사촌 혹은 친구 혹은 사촌의 친구 다 아는 사이인데 뭐가 달라질거 같아?" 

 

그러고 있는데 바닷가 벤치에 이태리 남자 옆에 그 마을 유일한 동양 여자가 울고 있는게 흥미 거리였는지 어떤 여자 애가 면전에 대고 비디오 촬영을 하더라구요. 남친이 너 뭐하는 짓이냐 니 카메라로 뭐 찍냐 당장 보여줘라고 소리를 지르니. 아니 너네 찍는거 아니고 뒤 바다 찍는데? 하고 내뺌. 상대가 내 뒤 배경을 찍는지 나를 찍는지 모를리가 없습니다. 나는 그냥 동네 철없는 애가 pathetic asian girl이렇게 틱톡에 올릴려나 했는데. 남친왈 쟤 NeoNazi 그룹 같다고. 아마 동네 Fascist whatsapp 그룹챗에 돌릴라고 찍은거 같다고 하자 마자. 와 이 이태리 새끼들 참 가지가지 하네. 여기서 퓨즈가 팍 끊어지고. 야마가 돌아버렸습니다. 

 

암튼 보란듯이 비디오 찍고 나르는 인간 떄매,  Victim 마인드로 찔찔 짜고 있던 제 안에 딥 빡침이 올라왔습니다. 아 이 ㅅㅂ 새끼들 다 죽었어. 이 동네 새끼들 다 racist고만. 가만 안둬. 너네 아시아 애들이 영어 이태리어 못하고 예의발라서 조용히 넘어가는 줄 알았나 본데. 너네 잘못 걸렸다. 아주 큰 교훈을 드려야 다음에 이 미개한 짓거리를 안하지. 벌떡 일어나서 다 죽었어~~~ 아아아악 가만 안둘꺼야하고 남친이 잡을 새도 없이 분기탱천해서 다시 레스토랑으로 튀어들어갔습니다. 

 

대폭팔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지만 썬글라스를 끼고 냉정하게 숨을 고르고 그 매니저에게 다시 물어봤습니다. 

 

You REALLY don't have a table for two TOMORROW? 

 

원래 인간이 누가 싸우자 작정하고 들어오면 기를 느끼기 마련입니다. 말은 곱게 했지만 그는 내 살기를 느낀듯. 이번에는 몇 시냐고 묻더니 스케줄러 노트를 뒤적거리더니 10시에 indoor로 주겠답니다. Indoor? 10시? 이 새끼 끝까지 아시아인이 니네 식당 밖 해변가에 보이기 싫은가 보네? 

 

머리 속에서 계산이 빠르게 돌아갔습니다. Google Map과 Travel Advisor에 영어로 리뷰를 쓰긴 쓸건데. 어짜피 이 동네는 이태리 가족이나 오지 외국인은 잘 안오는 동네다. 영어로 리뷰 써봤자 Alassio 중심에 젤 뷰가 좋은 이 식당엔 타격없다. 한국 관광객은 밀라노 피렌체를 방문해도 친퀘테라 같은 바닷가를 가지 절때 여긴 안올거다. 아시아 인도 미국에 사는 사람 외에는 그닥. 리뷰를 써봤자 이 인간들 장사엔 큰 타격 없다. 그렇담 어떻게 하면 가능한 가장 크게 damage를 입힐까. 복수하고 싶다.

 

머리를 빨리 돌렸어요. 이 인간은 옷 머리 스탈 신발 악세사리 외모에 꽤 신경쓰는 중년 남자다. 그리고 이 동네에서 가장 좋은 호텔 레스토랑의 매니저라면 동네에서 어느 정도 지위와 부심이 있을 거다. 오늘은 금욜 저녁 9시라 레스토랑이 가장 바쁜 시간이다. 외모에 신경쓰는 사람은 타인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평판에 매우 민감하고. 이 작은 동네에 그의 모든 스텝이 풀로 일하고 관광객이 붐비는 주말 저녁 이 시간. 아주 모냥 빠지게 개 망신을 줘야겠다고 결론. 

 

WOW NOW! you have a table. Do you remember a guy called Antonio? You gave him a table a minute after you said No TABLE to an Asian. You did not give me a table because I am an ASIAN. You discriminate against me BECAUSE I am an ASIAN. You are a RACIST. This restaurant is RACIST. SHAME on YOU. You are a RACIST. SHAME on YOU. You discriminate against Asians. 

 

한번 방언 터지니 술 기운도 있겠다 이미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개진상을 피웠네요. 동네 사람 다 들리게 니 새끼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두가 다 알게 할거다란 맘 먹고, 계속 SHAME on YOU. You are a RACIST를 반복했습니다. 밥 먹던 사람들이 다 구경하고. 남친이 말려도 나 잃을거 없다는 맘으로 그 매니저 면전에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습니다. 

 

첨엔 You misunderstand 하시더니. 

제가 따지니 그 매니저 남자가 I don't speak English하거니 안으로 내뺌더라구요 ㅋㅋㅋㅋㅋ 

하 이 하남자 같으니라고

도망이나 가고. 와 진짜 ㅋㅋㅋ 코메디네. 

 

그러자 여자 스텝이 나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서 이태리어로 남친이 뭐라 상대하는데. 진이 다 빠져서 그냥 뛰쳐 놔와서 바다가로 나왔습니다. 멀리서 자꾸 오해라고 영어로 말하는 찌질이 뒷수습에 바쁜 여자 스텝을 보면서. 

 

2018년 상하이 Dolce & Gabbana 패션쇼 직전 아시아 모델을 모욕하는 광고에 역풍을 맞고 패션쇼가 취소됐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야침차게 중국 테마로 중국 시장을 겨냥한 The Great Show를 준비했는데. 광고에서 중국 모델이 길다란 중국 젓가락으로 피자를 집어 먹으려 하지만 당연히 피자니 젓가락으로 잡히지 않는 걸 우수꽝스럽게 보여주며 "Too big for you?"이런 자막이 깔렸습니다. 중국 사람 아니여도 뒷목 잡을 저런 광고가 어떻게 기업 안에서 스크리닝 없이 승인되어 나갔는지.... 암튼 중국 모든 셀렙이 돌체 가바나 손절하겠다고 공개 비난에 나서서 패션쇼가 취소되고 중국 정부가 돌체 매장을 빼내 안빼내 눈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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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fano Gabbana가 본인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무산되자 빡이 쳤는지 인스타 메세지에 중국욕 했다는게 알려졌습니다. 그러자 돌체앤가바나는 스테파노 인스타 계정이 "해킹"됐으며, 인종차별 논란은 “misunderstanding"에서 비롯됐다 하는데.... (아래 똥 5개 중국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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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잘 꾸미고 공작새같은 남자의 매력을 자신감의 원천이오 내세우는 이태리 남자들이. 인종 차별 사건 터지면 oh it is your misunderstanding이러고 여자에게 뒷처리는 맞기고 도망치는게 패턴인 것인지? 모냥 빠지는 하남자들 같으니라고.. 진상부리고 개망신을 주고 왔으니 기분이 풀렸냐고요? 전혀. 미친년처럼 소리를 치고 쏟아내고 오니 되려 맘이 착 가라앉았습니다.  찹찹한 마음에 남친과 서로 한마디도 없이 그렇게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남친은 예약해 둔 호텔이고 자시고 이 곳이 안전하다 생각들지 않으니 당장 자기 집으로 떠나자 했지만. 너무 늦어서 다음 날 새벽에 가기로 했습니다. 

 

마무리: 끝 까지 정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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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하러 street parking을 해놓은 차에 가봤더니. 차에 위 집에서 떨어트린 애들인지 어른인지 하얀색 얼룩. 밀가루 물폭탄인지.... 그나마 페인트가 아녀서 다행인 건지......동네 유일 독일 번호판인 남친 차만 저렇게 장난쳐놨다는게 킬 포인트. 독일에 악감정이 있어서 저러는지, 아니면 외지인이라 만만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털린데 위에 또 정떨어지게 하는 이 Alassio라는 동네. 같은 Liguria 지역 바닷가 마을에 집을 산 이태리 친구 왈. 마흔 넘은 자기가 중학교때 가족 별장 처럼 그 집을 샀는데. 아직도 동네 토박이들은 자신을 외지인으로 본다면서... 또 시에나에 사는 다른 지인은 애들 학교 학부모들에게 애 데리러 갈때 마다 인사를 했는데 받기만 하고 인사도 안했는데 2년이 지나서야 인사하면 받아줬다고......... 하 이태리 진짜 micro agression 일본보다 더하네.... 

 

이태리의 배타성이란 무엇일까? 싶은... 5일을 쉬려고 계획하고 갔던 이태리 첫 바닷가 휴가 이렇게 하루만에 쫑이 났습니다. 

 

이태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곳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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