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에 하이킹 친구들과 함께 Mt. Whitney를 다녀왔습니다. 3박 4일 동안 45마일 정도를 걷는 일정이었는데, 올해 기록적인 폭설로 한 여름이라도 10,000ft 이상의 지역에는 눈이 아주 많이 쌓여 있어서 몇 군데는 꽤나 힘든 코스였습니다.
지도에 나와 있는대로 Inpendence라는 도시에서 들어가서 산속을 45마일 쭈욱 해매다가 마지막 날에 미 본토 최고봉인 휘트니산 (14,505ft)을 오르고 Whitney Portal로 내려와서 거기에 주차해놓은 차를 타고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가서 차를 가져와야되는 그런 일정이었습니다.
휘트니산 정상은 사실 아주 큰 감흥은 없었고요. 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돌 산 중 하나였습니다 ^^
첫날은 Onion Valley에서 출발해서 5마일쯤 걸어서 Keasarge Pass (11,709ft)를 넘었구요. 여기를 넘으면 이제 문명의 흔적은 없어지고 야생이 쫘악 펼쳐집니다.
Bullfrog Lake이구요. Sierra Nevada 산맥에서 색깔로는 정말 손꼽힐만큼 멋진 호수입니다.
둘쨋날에는 John Muir Trail에서 가장 높은 Forester Pass (13,153ft)를 올라갑니다. 고도가 오를 수록 얼음과 눈 구간이 많아져서 적절한 트랙션 장비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일출 전에 출발했더니 아직 달이 안넘어가고 서쪽 하늘에 떠 있네요.
포레스터 패스를 건너기 전 호숫가에서 간단히 조식 식사를 합니다. 호수라고 하지만 많이 얼어 있네요. 포레스터 패스는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약간 낮은 지형입니다. 고도가 높아서 군데군데 썬컵도 있고 해서 걷기가 좀 빡씹니다.
셋쨋날에는 그냥 무념무상으로 열심히 걸어서 휘트니산 바로 아랫쪽에 있는 Guitar Lake까지 올라서 일찌감치 캠프를 차립니다. 다음날은 새벽 3시 출발 예정이거든요.
마지막날 헤드랜턴 켜고 부지런하게 마지막 목적지인 휘트니산으로 오릅니다. 거의 정상에 다다르니 동녘하늘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제일 높은 지역이고 마을과 직선상에 있어서 그런지 셀폰 시그널이 터집니다 ㅋㅋㅋ 아래 사진이 제가 시에라-네바다 산에 오르면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의 풍경입니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산봉우리+황무지들을 아주 높은 곳에서 조망하는 그런 뷰요 ^^
마일모아 가족분들 모두 여름철 잘 보내셨기를 바라고, 종종 업데이트 올리겠습니다.
우아ㅏㅏ 눈 정화사진에 마음이 다 편안해지네요 공유 감사합니다
좋은 감상하셨다니, 저도 감사합니다.
눈이 원래 이리 많이 녹나요 Whitney도 아니면 글러발 워밍때문에 많이 녹은건가요?
원래는 8월초가 되면 트레일에는 눈이 하나도 없고 해가 잘 안드는 곳에만 눈이 있어야 정상인데, 올해는 기록적인 폭설로 시즌 내내 눈과 눈 녹은 물이 계속 있는 상태에서 다음 시즌 눈이 그대로 쌓일 것 같습니다.
Mt. Whitney의 경우는 산 자체가 햇볕을 그대로 받는 돌산이기 때문에 눈이 더 빨리 녹는게 정상입니다만, 제가 등반했을때도 마지막 구간은 0.5마일 정도가 완전히 눈으로 덮혀 있어서 눈을 피해서 돌을 타고 한참을 오르고 내려야만 했습니다.
아 만년설이 아니군요
캬 항상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와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Bullfrog 호수 정말 아름답네요.
본문 중에 말씀하신 썬컵이 뭔지 궁금합니다.
여섯번째 사진 호수 앞에 보이는 올록 볼록 나온 눈+얼음들요. 이게 길게는 1마일씩 펼쳐져 있습니다. 이게 쌓여 있던 눈이 한낮에 햇볕을 받으면서 특정한 패턴을 가지고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해서 생기는거 같습니다.
일부 구간에는 올록과 볼록 사이가 거의 1미터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걷기도 힘들구요. 특히 이른 아침이 지나서 햇볕을 쬐기 시작하면 얼었던 부분이 녹아서 밟으면 푹푹 파져서 진행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거기다가 만약 그런 섹션이 낭떨어지를 끼고 있다. 그러면 이제 난이도가 급상승하는거죠 ^^
와우, 특히 마지막 사진이 절경이네요!!
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의 풍경입니다 ^^
무념무상! 언제나 최고입니다.
후기와 사진 감사드립니다.
마일모아님 감사합니다!
멋진 산행 사진들 잘 보고 있습니다. 저도 마음은 내일이라도 조기은퇴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서도, 저는 해보니 아직까지는 이 좋은걸 왜 여태껏 안했을까하는 생각을 ^^
사진은 이런 사진들을 올려야하는데.. 저도 마지막 사진이 맘에 듭니다.
힘든 여정이었다 하시는데 저 풍경으로 위로가 되셨을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원래 한장의 사진 뒤에는 6시간의 개고생과 고통이 담겨 있는 법이죠 ^^
제 일행중 한 분은 고산증 때문에 많이 고생하셨고, 저는 코스 군데군데 등장하는 눈밭 때문에 고생이 많났네요.
뭐 그래도 지나고 나면 힘들었던건 다 잊어버리고 잘 나온 사진 몇장과 함께 추억으로 미화되는거 같습니더.
와우!!! 산으로 간 개구리 왕눈이인가요? 정말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시는 것 같아서 멋있으십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산타는건 원래 대한민국 아재특 아니겠습니까. 주체적이라니 ㅎㅎㅎ
2년전에 저도 완전 똑같은 코스로 위트니 갔다 왔었는데 그땐 눈은 거의 볼수가 없었고 오히려 가뭄이 들어서 예상했던 곳에 물이 말라서 다음 물이 나오는 곳까지 마실물을 아끼면서 가야했던 기억이 있어요. 전 포레스트패스를 오를때 비바람에 천둥번개까지 번뜩번뜩 내가 지구는살아있다 다큐를 찍는건가 싶었고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위트니에서 일출을 볼려고 기타레이크에서 2시쯤 출발했는데 조금씩 늦어지면서 일출은 놓쳤지만 정상에서 감동은 잊지 못하지요. 99스위치백으로 내려오는건 생각만 해도 지금도 무릎이 시려요. ㅡ.ㅡ
멋진사진 감사합니다. 눈을 보니 꽤 고생하셨을것 같네요. 허접한 콸리티이지만 저도 정상에서 사진 한장 투적합니다.
와 이 코스가 막 쉽지는 않으셨을텐데 대단하시네요 ^^
제가 갔을 때는 눈도 많고 물도 많아서 6-7개 정도 스트림을 아쿠아슈즈를 신고 건너야했어요. 다행히 허리까지 물이 들어오는 곳은 거의 없어서 위험하지는 않았지만요.
와 bullfrog 호수 색감이 엄청나네요. 자연이 그린 명작이네요.
실제로 이 풍경들을 보면 어떨지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미 본토 최고봉이라니 처음 알게 됐는데 언젠가 가보고 싶은 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
Bullfrog 호수 근처를 세 번 가봤는데 여기는 갈때마다 좋더라구요. (호수 자체는 내려가보면 보기보다 지저분하다고 합니다 ㅋㅋㅋ)
제일 높은산이 오레곤에 있는 산인줄 알았는데 캘리에 있네요. 여름에 캘리 지날때 멀리있는산에 눈있는거 보고, 어디기에 여름에 눈이 있나 했는데 10년만에 의문을 해결해 주셨네요.. bullfrog 호수는 개골님의 고향같은 곳인가 보네요..
장엄하네요. 저는 산과 바다중에 고르라면 바다로 가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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