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글을 쓰기만 했는데도 사실 마음이 많이 풀리고 감정이 복받치기도 했었는데요. 그래서 이곳 마모 게시판이 있다는 것에 참으로 감사했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정말 많은 분들이 여러가지 생각과 그리고 귀한 경험을 나눠주셔서 또 한번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렇게 성장하면서 겪은 트라우마들을 나눈다는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구요. 사람에 따라서 이와 같은 경험을 트라우마로 바라보기 보다는 부모님을 욕되게 하는 행동으로 바라보는 경우들도 많아서요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심성의껏 생각 나눠주시고 경험을 나눠주시는 마모님들이 모인 이 커뮤니티가 다시 한번 특별하다고 그래서 감사하다고 느꼈습니다.
답변 주신 한분 한분과 나누고 싶은 생각들이 전부 다르고, 원글은 감정을 쏟아내듯 썻다면 대댓글은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한 후 나누고 싶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 원글 업데이트를 빌어 댓글 남겨주신 모든 마모님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자유씨"님께서 타이거부모라는 단어를 써주신 덕분에 타이거맘을 수정해보려고 했는데요.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저는 사실 아버지 쪽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고, 어머니와의 갈등이 주된 갈등이었기 때문에 익숙한 타이거맘이라는 단어를 그것도 무의식적으로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댓글 주신 분들께는 조만간 대댓글로 한번 더 생각 나누고 싶어서, 조만간 대댓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오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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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꽤 오랜시간동안 마모님들의 활동들을 통해 알찬 정보 얻어 즐겁게 여행도 다니고, 좋은 생각들을 읽고 스스로 생각도 정리해볼 수 있어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특별히 글을 쓰지는 않았는데요. 사람이 필요하면 찾게 된다고, 너무 힘든 일로 오랜 시간 괴로워하던 차에 결국 여기에 글을 남겨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마모님들은 늘 다양하고 깊은 생각들을 나눠 주시기 때문에 그 어느 곳에 제 생각을 남기는 것보다 이곳이 더 위안이 될 것 같았어요. 혹시라도 타이거"맘"이라는 단어가 엄마만을 특정한다고 들려서 불편하시다면 그리고 혹시라도 부모를 동시에 가리키는 동의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목에 씌여있는대로 전 한국에서 80년대 초반에 태어나 타이거맘을 통해 "길러진" 사람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타이거맘의 맘에 들지 않는 전공과 학벌, 그리고 타이거맘의 계획이 틀어진 결과 지금은 저 또한 어딘지도 모르는 in the middle of nowhere 에 떨어져 삶에 대한 의미도 잃고 물질적 풍요 또한 누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5살부터 스파르타식으로 피아노, 수영을 배우고 나름 어릴때는 한국에서 콩쿨 및 수영 대회 입상을 수도 없이 했고요, 그 후에는 "의사"라는 타이거맘의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렸습니다 (굴려졌습니다).
저는 여러 형제들 중 막내입니다. 그 와중에 형제 중에 의사도 있고, 의사가 아니어도 다들 한국에서는 인정하는 좋은 학벌들을 가졌고요. 그렇다 보니 저희집 타이거맘은 모르시는게 없었어요. 각 나이대별로 마스터 해야할 악기, 스포츠, 학업 수준, 고등학교때 선택해야할 것들, 선생님들과의 관계, 의대에 진학한 이후 예과 그리고 본과를 거쳐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그 후에는 어떤 집안의 자녀와 결혼할지까지 제 인생 플랜을 아주 상세하게 세워놓으셨던 분입니다.
근데 전 기본적으로 자연과학이 싫었고, 잘 하지도 못했고요, 그러다 보니 의대 진학할 성적은 당연히 얻지 못했어요. 문제는 한국 입시 정황상 자연계를 선택하고나니 전공 선택의 문이 좁아지더라구요. 그래도 부모님 체면 유지를 위해 신촌 Y대 정도는 입학했습니다. 학벌을 취하기 위해 경쟁률 낮은 전공을 선택해 지원했고 합격했죠.
물론 전 어릴때부터 하고 싶은게 있었는데 (음악, 미술, 연예인 등등 예체능 분야를 좋아했어요), 너무 많이 거절당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하고 싶은게 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세뇌가 된건지 아니면 그냥 다 포기한건지) 그냥 타이거맘이 시키는대로 살아왔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타이거맘과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건, 제가 하고 싶은게 있다는걸 알았을때, 그리고 그게 의사가 아니었을때 본인 입장에서는 비상사태였다고 고백하셨습니다. 막내 아들을 멋진 (팔방미인) 의사로 "만들기" 위해 악기를 가르쳤을 뿐인데 그걸 업으로 하겠다고 하니 그 분의 입장에서는 비상사태였을 수도 있었겠네요. 결국 의대로 마음을 돌리기 위한 설득의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하셨어요.
웃기죠. 보통 대부분은 자녀가 하고 싶은게 없어서 문제라는데... 근데 전 그것도 정말 없는건지, 자녀들이 하고 싶은게 있기는 한데 그것이 부모님들이 원하는것과 달라서 부모님들이 외면하는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대학교에 입학한 후부터는 정말 지옥같은 시간이었습니다. 해도해도 안되는게 있다는 말을 전 그때 처음 깨닫게 되었습니다. 공대의 모 전공을 선택했는데 아무리 공부를 해도 직관적으로 와닿지도 않고 이해도 되지 않더라구요. 이겨내려고 4년 내내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만 해봤습니다. 그래도 안되더라구요. 학업보다 더 큰 문제는 저렇게까지 버티는대도 나아지는게 없다보니 20대 내내 자존감을 잃은 것입니다. 제가 처한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때라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이거맘과 대화를 시도해봤으나 늘 조롱 뿐이었습니다. 그때라도 전공을 바꿔보려고 했지만, 또 다시 반대에 부딪히고 타이거맘과의 대화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이 들었고요. 심지어 타이거맘의 마지막 두 마디는 "너가 노력이 부족한거다" 그리고 "ㅇㅇ내 말을 듣고 따른 것도 니 잘못"이라는 조롱조의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말이었습니다.
부모님과 대화가 안되고 그래서 주도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대부분의 제 주변인들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힘들어하던 와중에 고려대 학생이 부모를 망치로 살해한 사건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https://namu.wiki/w/%EC%9D%B4%EC%9D%80%EC%84%9D(%EB%B2%94%EC%A3%84%EC%9E%90)]. 전 이 학생의 마음을 100% 아니 그 이상 이해할 수 있을 정도지만 대부분은 저와 같지 않더라구요.
어릴때부터 모든 것이 좌절되고, 시키는대로만 살아온 경험을 20년 넘게 하고나니 나이만 들었을 뿐 주도적인 삶을 살아본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제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방법도 모르고 어렵게 시도하면 항상 이유 없이 거절만 당했으니, 어느 순간부터는 사회속에서도 뭔가 제 생각이 수용될 것이라는 기대조차 안하게 되고 자존감 역시 바닥이라 제 의견을 더 표현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여차저차 대학을 졸업을 한 후 (중간 중간 방황도 많이 하고 군복무도 마치느라 29살 늦은 나이에 졸업했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이라는 곳에도 입사를 했지만 이미 자존감은 바닥에 삶의 의미를 다 잃은 뒤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결혼을 하고 회사를 관둔 후에 미국으로 전공을 바꿔 유학을 왔습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사회과학 계열 전공으로 바꿨습니다. 제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예체능은 20대 시절에 주어진 상황을 이겨내보려고 하다보니 손을 완전히 놓은 터라 30살이 넘어서 다시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전공을 바꿔서 입학하다보니 석사때 Assistantship을 받기는 힘들었고 그래서 석사 기간동안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지원해주신 부분이 있지만, 전 이 부분에 대해 전혀 감사한 마음이 없어요. 박사부터는 Assistantship을 받아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고, 마흔이 조금 넘은 지금 미국의 작은 학교에 Faculty로 자리를 잡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저도 부모가 되었고, 저의 아이가 9살이 되어가다보니 교육 문제가 중요한 시기가 다시 오게 되네요. 전 제 성장 경험이 거의 트라우마 수준입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저와 비슷한 삶을 살다가 무너진 친구들 (심지어 아이비리그를 졸업하고도 방황하는 한국사람들도 종종 봤습니다) 과 경험 공유를 통해 더욱 교육관이 확고해지고 트라우마는 더욱 강해졌습니다. 사실 교육관이라는건 딱히 없습니다. 학업이든 뭐든 선택에 관해서는 그냥 아이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자는 주의고요, 삶에 대한 태도나 자세에 관한 이야기 정도만 아이와 터놓고 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기를 희망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만약 어느 순간 학업에 관심을 갖는다면, 시험 성적을 받기 위한 문제 풀이 위주의 손맛 공부보다는 좀 느리더라도 생각하는 공부 방식을 익히는 데에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정도입니다. 이 부분은 와이프와도 동의가 되어 있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주변에서 저의 타이거맘이 하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아이들을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치는 다른집 타이거맘의 모습을 보면, 그리고 그 방식이 당장 아이를 평가하는 시험점수를 획득하는 데에 효과가 있어서 다른 한국 부모들이 칭송하는 걸 보면, 트라우마 때문인지 분노가 치밀어 올라 참지를 못합니다. 70세가 넘은 저희집 타이거맘에게 전화를 해서 화를 내면서 온갖 저주를 퍼붓거나, 와이프가 주변의 타이거맘들의 의견에 아주 조금이라도 동의하거나 우리 아이에게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면 와이프에게도 불같이 화를 냅니다.
저희집 타이거맘을 단 한번도 만나본적이 없는 분들이, 너무나도 신기하게도 제가 겪었던 똑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스포츠와 공부를 "시키고", 타이거맘들끼리 모이면 한국에서 하던 말들, "무조건 일찍부터 공부를 "시켜야"한다" 는 등의 이야기들이 오고갑니다. 목표는 당연히 아이비 리그고요. 목표가 SKY에서 아이비 리그로만 바뀌었을 뿐 타이거맘들의 교육 방식은 똑같습니다. 혹시라도 잘 안 될 경우 참고하시라고 가끔 제 얘기를 한 적도 있는데, 대부분의 반응은 "그건 너가 실패한거고, 난 우리애 너처럼 실패 안하고 성공시킬 자신있어!" 이런식의 반응입니다. 물론 그러다가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 절 다시 찾아온 타이거맘도 있었습니다. 본인의 아이도 저처럼 실패자가 된거였죠...
두서없이 길게 써내려왔는데, 바로 이 부분이 문제입니다. 저는 물론 그들의 교육 방식을 바꿀 마음도 없고, 당연히 그럴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어떤 자녀에게는 스파르타 방식이 맞을 수도 있을 수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저 방식이 맞는 아이라면 저는 그건 저 방식이 아니어도 그 아이는 스스로 성취를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 이런 타이거맘들을 보면 그리고 혹시라도 그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이면, 저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속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정상적인 생활이 안될 정도입니다. 그러다가 제가 화를 내면 와이프도 정상적인 생활이 안되고요. 이게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치고요.
제 트라우마는 결국 극복이 되지 않고, 표현 방식도 잘못되어서 가족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제가 극복할 수는 없다는걸 알아서, 그동안 타이거맘들을 만나지 않도록 사람을 거의 안 만나왔고요. 근데 어쩌다가 만나면 이렇게 분노를 표출하게 됩니다. 사실 와이프도 제 생각과 상황을 알지만 어쩌면 주변 분들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힘든 부분은 당연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제 개인적인 짐이라는 점 (저는 나름대로 사회 문제라고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만, 그건 제 착각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니까 가급적 저 개인 내부로 숨기거나 억누르고 적어도 가족들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제 트라우마때문에 저 또한 타이거맘을들 싸잡아 나쁘게만 보는 거 같기도 하고요. 그게 뭐가 됐든 개인적인 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카운셀링을 권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저 또한 카운셀링을 수차례 받아봤으나 지금까지 만난 분들은 딱히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 회복을 위한 카운셀링은 보통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경우를 많이 경험해봤습니다만, 개인적인 트라우마 그리고 그 영향이 삶에 미치고 있는 경험들은 제가 지금까지 받아온 카운셀링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더라구요. 제가 지금까지 받은 처방들은 그 생각을 가급적 안하도록 건전한 분출방법을 찾으라는거였습니다. 결국 개인이 알아서 해결하는거죠. 그래서 가족들에게만큼은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말자고 결론을 내리게 된거구요.
그런데 참 서럽습니다. 평생 엄마 말 잘 들은 착한 아이(바보)로 살았고, 그로 인한 결과는 어차피 제가 스스로 책임지고 이겨내고 살아왔는데, 제 삶은 여전히 힘드네요. 그리고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참고할 수 있는 선례를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제 이야기를 공유해봤자 돌아오는건 저에 대한 무시고요. 참 힘들고 서럽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 본인들이 힘든 걸 안고 살아간다는 걸 아는데, 그럼에도 다들 저처럼 하루하루가 서럽고, 버겁고, 과거만 돌아보면서, 누군가를 증오하면서 살고 있는건지 궁금도 하고요.
지난주에 와이프와 아이에게 표현할 수 없을만큼 그리고 너무 미안할만큼 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며칠 생각해보고 이제부터는 이 모든건 제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려고 하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마음을 누군가에게 한번만이이라도 더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제가 마음 편히 글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해보니 마모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여기서 공유한 제 경험이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한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도 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이렇게 마음 놓고 글을 남길 수 있는 마모에게, 그리고 끝까지 긴 글 읽어주신 분께는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는 없지만 학교에서 일하면서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종종 생각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주변에서 이런 교육관 이야기를 꽤 자주 듣는 입장에서) 생각이 많아지는 글이네요. 답을 못 드려 죄송하지만, 마음 공유의 장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말씀이라도 드릴게요.
아이와 배우자분의 상처에도 신경쓰고 계시는 점 감사드리고요. 주변분들한테는 이야기 못하더라도 아이와 배우자분에게는 글쓴님의 생각과 마음을 종종, 가능한 덜 아픈 방식으로 공유해서 대화를 나누어 주세요. (아마 이미 그리하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제3자 생각으로는 "남들한테 신경을 안 쓰면" 좀 덜할거같은데 그게 밀처럼 쉽게 되는 일이 아니겠지요...
안녕하세요 냥창냥창님,
사실 제가 가족들에게 신경쓴다기 보다는, 그 순간에는 욱해서 분노해놓고 나중에 후회하는 겁니다. 후회를 하면 달라져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하고 계속 반복되니 그 부분이 늘 문제였죠. 이번에는 제가 특별히 크게 분노를 표출하는 바람에 저도 P2도 그 어느때보다 우울했고, 그래서 저도 더 많이 고민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말씀주신대로 남들한테 신경을 안 쓰면 되는 문제인데, 제가 사실 그동안 이 문제를 어느정도 사회적인 문제로 정의하고 있었기에, 비슷한 타이거부모들과 그 아이들을 보면 쉽게 흥분하고 오지랖 부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아무도 관심 없는 실패한 경험을, 혹시 모를 그리고 기대조차 하지 않는 실패한 상황에 도움이 되시라고, 그것도 경험 공유를 요청하지도 않는 분들에게 굳이 공유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듣는 분에 따라서는 오히려 기분이 나쁘게 들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만, 오지랖은 부리지 않으면 될 일이지만, 분노는 여전히 올라올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권해주신 것처럼 타이거 방식으로 교육하고 계신분들은 가급적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이가 없으신데도 교육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계시니 대단하시고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보통 처한 입장에 따라 관심이 가기 마련인데 말이죠. 그리고 제 글에도 관심 가져주시고 말씀 나눠주셔서 또 감사드리고요!
오조 드림
옆에 있다면 소주 한 잔이라도 사드리고싶네요. 정말 마음 고생 많으셨습니다. 10대에 꿈을 포기하고 20대에 맞지 않는 옷 같은 전공 때문에 고생하고, 30대에는 남은 선택지 중에서 골라야 했던 그 아쉬움과 분노를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제가 어떤 위로 말씀을 드린다 한들 다 그냥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싸구려 리플일 뿐입니다. ㅜㅜ
오조님의 인생을 한 발 떨어져서 객관적인 것들로만 보면 어떨까요? 정말 무미 건조하게 말씀 드려 본다면, 한국에서 명문대학교 나오고, 미국에서 석사 박사 받고, 지성의 요람이라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누가 봐도 토달것 없이 100% 성공한 인생입니다. 이런 객관화를 통해서 조금만이라도 부모님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여지를 조금만 줘 보시면 어떨까요. 용서하고, 사랑하고. 힘들지만 그것만이 정답일 때가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대장님,
정확하게 10대, 20대, 30대 제가 힘들었던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셨습니다. 공감받은 기분이 들어서 상당히 위안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에 더해 말씀주신대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그동안 제가 성취한 소식들을 꼭 필요한 분들이 아니면 나누지 않았습니다. 제 생활 패턴이 바뀌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분들에게, 그것도 그 분들이 혹시라도 서운해 하실까봐 공유했지만, 그 외에는 제 성취 자체가 저에게도 크게 기쁨으로 다가오지 않아서 잘 나누지 않았습니다. 꿈을 잃은 이후로는 그냥 생존을 유지하는 데에 벌어지는 일들로만 받아들였고, 가족들 앞에서는 일부러 기쁜척 했고요. 그러다 보니 더 매말라갔던 것도 같네요. 스스로 성취에 대해 인정해주는 태도와 관점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더 매말라가지 않도록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오조 드림
토닥토닥..
저희는 읽고 쓰고 산수하는거 빼고는 하고싶은건 시키고 하기싫은건 시키지 말자 주의인데 15살딸램이 왜 자기 피아노 공부 푸쉬하지 않았냐고 물어서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는 피아노를 잘치고 싶다고... 그럼하면 되지 그랬더니 어릴적부터 계속했으면 아주 잘치지 않았겠냐고... 내가 푸쉬하는 엄마였으면 중국어도 푸쉬했을텐데 너 그것도 하고싶냐 물으니 그건또 아니라고 하네요. 분명히 아이가 피아노학원 더 가기 싫다해서 그만뒀습니다. 동생이 체조 다니는거 보면서 자기는 왜 체조 안시켰냐해서 네가 처음부터 싫다고 했잖아 했더니 그래도 시켰으면 자기가 좀더 유연했을텐데 이러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 마음 모르기도 해요. 본인, P2, 아이 모두에게 조금더 너그러워지셔도 될거같아요. 참고로 저희는 아이도 좋아하고 저희도 좋아서 둘다 동의하는것만 하고 한쪽이라도 반대면 안합니다. 아이가 나중에 후회하기도 해요
ㅋㅋ 저는 아이들에게 고마워해야겠네요
전, 사실 리버럴 교육방식에 요즘 심히 회의적입니다. 어린아이들이 하고 싶은게 정말 하고 싶고 하기 싫은게 정말 하기 싫은 걸까요? 그럼 요즘처럼 소셜미디어 환경이 심히 과한 시점에 아이들에게 하고픈거 하라고 하면 궁극적으로 잘 결정되어 질까요?
AI시대에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선택 집중이 더 필요한 시대인거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평소에 왜? 그렇게 생각하니, 그렇게 결정했니? 를 물어보는 리즈닝하는 훈련을 과하다 싶히 해주면 좋은거 같습니다. 어짜피 부모들이 어느정도 브레인워시도 필요한거 같고요. 물론 좋은 방향으로 말이죠.
kionara님 안녕하세요!
저같은 경우 제 경험때문에 저의 아이가 어렸을때는 극단적 리버럴을 주장했는데, 저 역시 회의적인 경험을 좀 하고 그리고 저랑은 반대로 살아온 P2의 의견을 들으면서 중심을 잡아가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P2가 타이거식을 원하는 건 아니고요, 극단적으로 리버럴할 경우 주의할 점들을 잘 짚어주는 편입니다.
다만 학업적으로 세세하게 짚어주는 역할, 정보를 제가 제공해주는 역할, 혹은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 깊게 관여하는 역할보다는 말씀주신대로 리즈닝 훈련쪽으로 방향이 기웁니다. 사실 AI시대에 중요한 건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인 것 같아서요. 뭐든지 그렇듯 정답은 없고, 생각지 못한 부작용도 있겠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소통하는 역할은 어디에서든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조 드림
땅부자님,
저도 이 부분이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P2는 어떠한 멘토도 없는 그러니까 저랑은 완전 반대의 상황에서 성장한 경우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가이드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고요 (푸쉬를 받지 못한 부부은 아닌것 같아요). 누가 조금이라도 동기를 부여해줬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지인은 자유롭게 크면서도 스스로 학업적 성취(예를 들어 시험 점수, 학벌)는 잘 이루어왔는데, 방향성을 잡지 못한게 아쉬워서 누군가가 조금만 방향을 잡아줬다면 더 잘 되지 않았을까 아쉬워하시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걸 희생해서 무엇인가를 푸쉬를 하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선택권을 빼앗기고 푸쉬 당한 것에 대한 분노가 남지만, 오픈해두면 반대로 아쉬움이 남는 그런 것 같습니다. 뭐가 더 힘들고 중요한지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할 문제인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말씀주신 경험을 들어보니 아이들은 (사실 저도 아직도 그렇습니다) 정말 자기 마음 알 수 없으니 자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무엇인가를 시작하기도, 그만두기도 해야할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제 자신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와중에 아빠 역할까지 하려니 아직도 여러가지 고민이 많습니다.
저보다 부모님으로서 선생님이신데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조 드림
"큰 분노 표출"이 아내분과 자녀에게 상처를 주고 마음이 닫힐까 걱정입니다. 저는 첫째에게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 서툴다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첫째가 지금은 나머지 식구들과 떨어져 혼자 살아가고 있지만 다행히 잘 자라줘서 돈이나 필요한 것도 없고, 사고싶은 것도 없이 만족해하며 살아가고 있네요.
둘째 키울때는 더는 실수하지 않기위해 공부쪽에 부담을 주지 않고 상식과 예의에서 벗어나지 않는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키우고 있습니다.
나처럼 살게할 순 없자나요? ^^
안녕하세요 EY님,
저도 그 부분이 걱정입니다. 정확하게 고백하면 가족들이 저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거죠. 특히 이번에 정말 너무 크게 분노를 표출했기에 너무 힘들었고요. 다만, 이곳 마모에 글을 남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많은 분들께서 주신 귀한 댓글들 읽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타이거 주제에 관해 저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이정도까지 생각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정말 많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말씀주신대로 P2와 아이에게 용서를 구하려고 합니다. 주말 부부를 하다보니 한 주 내내 마음이 좋지 않네요. 특히 아이에게는 이제는 조금 해명을 하고 설명을 해도 될 나이가 된 것 같기도 하고요.
EY님, 자녀 두 분이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맞습니다. 저처럼 살게 할 순 없습니다.ㅎㅎ
오조 드림
저도 4살 1살 아이를 키우는데 정답은 없는것 같아요.
저는 아이가 행복한것은 부모가 같이 있어주는게 제일 행복한거라 믿습니다. 딱히 아무것도 안해도 그냥 집에서 같이 뒹굴어주는게 제일 좋은 자녀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뭔가 하고 싶은게 생기면 같이 놀고 울고 고민하는것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MCi-C님,
타이거맘으로 인해 벌어진 상황도 그렇지만 저는 가족과 특히 부모님과의 relationship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부분이 문제의 해결을 시작하지 못하게 했던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원글에 적은 고려대 학생이 부모님들에게 그토록 바랐던 것이 "미안하다"는 말 그 한마디었는데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만약 타이거맘이 제 이야기를 단 한번만이라도 귀기울여 들어주시고 진심이 담긴 사과 혹은 해명이라도 해주셨다면 사실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했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아직 저 자신의 문제도 극복이 안되었고, 그러던 와중에 "어쩌다" 그토록 되기 싫었던 부모까지 되었는데요. 여러가지 열심히 고민 중이지만, 제가 제 아이와 조금이라도 터놓고 서로 삶을 공유하면서 놀고, 웃고 울고, 고민하고 그런 relationship을 형성했으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교육이든 진로 등 부모-자녀 관계야 말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그 후에 서로 삶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감사합니다.
오조 드림
비슷한 시대를 살았으니 많이 공감합니다. 그 시대에는 그런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셨기에 많이들 그렇게 하셨고.. 근데 시대가 바뀌어서 예전방식으로하면 더더욱 큰 부작용이 나올것이라서 이시대 부모들은 시간이 지나면 예전방식의 교육은 안된다는걸 어느정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아이 교육이 쉽지 않은건 사실이에요. 무조건 자유롭게 놔둘수도없고.. 어느정도 대학진학을 생각해서 학업이나 과외활동을 시키는데.. 나의 욕심과 아이의 행복사이의 발란스 맞추기가 쉽지않네요..
어려운 이야기를 이렇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글 한줄한줄에 제 가슴이 아프네요...
제 주위에도 몇 분 타이거맘 자녀들이 있습니다. 공통점은 오조 님처럼 부모님이 자신을 잘못 길렀다고 다들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지요. 자기 자식은 절대 그렇게 기르지 않겠다고 다들 이야기 합니다. 동시에, 제가 한발짝 떨어져서 살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거맘으로부터 수없이 들어 인에 박힌 이데올로기들 (주로 성공, 경쟁, 가족 부양 등에 관한 이야기겠지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더라는 것이지요. 본인들 스스로는 부모님과 다른 삶을 살겠다고 뼈를 깎는 노력을 했겠지만, 다들 뭔가 조금씩 힘겹게 살아가는 게 얼핏 옅보이더군요.
초면에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in the middle of nowhere 에 떨어져 삶에 대한 의미도 잃고 물질적 풍요 또한 누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라는 이 말에서 오조 님의 타이거맘이 떠오르더군요. 또한, 가족에게 극심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님의 어머님의 행동을 알게 모르게 따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좀 걱정 스럽습니다.
많이 주제 넘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님께서 본인의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시기에 조금 강하게 말씀드려 보았습니다.
모쪼록 오조 님의 마음의 평화를 기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계급사회인 80년대 한국문화에서 많은 부모님들이 획일적으로 자식을 교육 하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가 되요. 사회적으로 가장 잘 생존하는 방법이 그 사회가 인정하는 높은 "계급" 을 성취라는 것이니까요. 어쩌면 부모님이 원하는 "계급" 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낙오자처럼 말씀하신건 그만큼 오조님을 자극해서 성취할 수 있는 동기로 하지 않았을가 싶어요. 그런데 후지어님 말씀처럼 , "in the middle of nowhere 에 떨어져 삶에 대한 의미도 잃고 물질적 풍요 또한 누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는 말은 부모님이 그렇게 보시는 시각으로 자신을 보고있으신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한국이 좋은 점도 많지만 미국이 하나 좋은거는 한국사회에 강한 학벌, 직업, 경제력을 통한 획일적인 경쟁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에요. 나를 바라볼때도 그 획일적인 관점이 아니라 더 holistic 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보게 될 수 있고요. 어쩌면 나를 나의 관점에서 건강하게 바라 보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 아닐까 합니다.
안녕하세요 후지어님!
저도 후천적이긴 하지만 후지어입니다! 반갑습니다!
아마도 자라오면서 수없이 듣고 보고 배운게 그 이데올로기 때문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그 이데올로기가 아닌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려니 정말 치열한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더라구요. 어떨때는 흔들리지 않기 위해 확고한 무엇인가가 필요한 것 같다가도 거꾸로 오히려 그런 확고한 무엇인가가 또 다른 타이거 대디로 이어질까봐 그냥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좋을까 싶기도 하구요. 삶이 그렇듯 끝없는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in the middle of nowhere"라는 표현은 제가 진로와 관련해서 그동안 생각했던 부분에 근거하여 쓴 건데요. 그동안 진로에 대해서라면, 스스로 선택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거나 혹은 그러지 못하고 타인의 (지금 경우라면 타이거맘의) 선택을 따라온 것이라면 적어도 물질적 풍요라도 얻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의 타이거맘이 제가 의사가 되도록 안내한 것은 결국 저에게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보장해주긴 위함이었거든요. 아마도 제가 타이거맘 아래에서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성장하다보니 그 부분에 무게를 크게 두었기 때문에 저렇게 두 가지 관점만으로 바라본 것 같습니다.
전공을 바꿀때는 몇개 남지 않은 선택지 중이긴 했지만,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이라는 것을 해보았고, 결혼도 사실 부모님이 반대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성장 과정 때문인지 몰라도 스스로 선택하는 것, 더 나아가 스스로의 고민과 선택을 신뢰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를 서른살이 되어서야 처음 경험해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로에 관해서 저렇게 두 가지 관점을 갖게 된 것 같아요.
현재 아카데미아 잡마켓에서 고군분투중인 누군가에게는 배부르고 오만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현재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종종 즐거움을 느끼면서도, 남은 선택지 중에서 고르다 보니 여전히 어릴 적 삶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가 없고, 그 와중에 물질적 풍요조차 얻지 못한 것 같아서 "in the middle of nowhere"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주신 말씀을 듣고 보니 저도 진로에 대한 부분을 두 가지만의 선택지로 나누어 놓았기에 더 괴로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가는게 지금 저에게 필요한 태도인 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위에 "우리동네ml대장님" 말씀대로 객관화를 좀 해보려고도 합니다. 지금은 현재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하고 가족들이랑 잘 살아가는게 중요한 시점이니까요.
주제 넘는 말씀 전혀 없습니다. 염려하지 마셔요!
감사합니다.
오조 드림
힘드셨을 원글님의 시간들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되시면 본인이 쓰신 글을 다시한번 읽어보시길 권해요. 이미 답을 알고 계십니다. 본인의 이슈와 이슈가 격한 토로로 나오게 된 배경, 현재 가족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등 다 있습니다. 이렇게 본인 문제를 잘 알고 계신 분들은 결국 길을 찾아나가더라구요. 다만 그 과정이 조금 울퉁불퉁합니다. 그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안겨준 사람,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시는 건 필수 같아요. 윗분들도 말씀하셨듯 오조님이 그 분노때문에 현재의 소중한 가족과의 관계를 그르치신다면 너무 안타까울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이 내 인생에 없다면? 이란 가정을 자주 해보시면 어떨까요. 내 인생에 없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테 화를 낼 수는 없으니까요.
저와 P2 모두 한국에서 명문대를 나와 그럴 듯한 직장에 다니다가 미국에 왔습니다. 주변에서 보기에 저희는 타이거 부모가 되는 것이 너무 당연한 거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런데 미국에 온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여긴 맘만 먹으면 내 준거집단을 내가 정할 수 있더라구요. 이걸 이민자의 이류 인생이니, 이등 국민이니 폄하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은 그러시라고 하고요^^ 저희가 보기에 미국은 아시안이 밀집한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대개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웬만큼 성실성만 갖추면 자기 밥벌이는 할 수 있는 곳이더라구요(물론 자기 밥벌이 할 수 있는 레벨에 대한 시각은 천차만별입니다만^^).
제가 자식을 키워보니 모든 건 다 때가 있고, 특별하게 드문 경우가 아닌 한 아이들은 본인이 원해서 모티브를 찾지 못하면 결국 길을 잃더라구요. 부모가 해줄 것은 환경을 갖춰주는 것, 아이가 배웠으면 하는 삶의 자세를 몸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아이는 지금 대학생인데 고등학교까지 그냥 얌전하고 무난한 아이였어요. 크게 사교육 '시킨' 것도 없는데에 비하면 좋은 학교를 가서 저희는 그저 감사한 맘뿐이고요(이것이 미국이라서 가능했다는 건 뭐 말해 뭣하겠습니까)... 무엇보다 2학년이 된 지금까지 정말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아다닙니다. 시키지 않아도 어려운 공부를 죽는 소리 해가며 해내고 클럽활동 리더쉽 활동에 너무나 적극적인 모습을 보며 부모의 걱정은 정말 기우에 불과하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시키지' 않았더라도 제 맘 속에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겠죠. 근데 아이들은 다 자기 길을 one way or another 찾아가더라구요. 타이거 부모는 타이거 부모대로 길이 있겠지만 관심과 애정을 잃지 않는 선에서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는 것도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제가 미국에 첨 와서 아이 교육으로 불안할 때 이런 얘기를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하는 거에요. :)
살아오신 인생에 경의를 표합니다. 얼마나 많이 힘드셨겠어요..
아마도 상처가 아물지 않아 믿을수 있는 아내와 아이에게 얘기하시고 싶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 또다른 타이거대디/남편이 되어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시고
상처/미련은 이글에 다 남겨두시고 물론 힘드시겠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마음 다잡아 나가셨으면 합니다.
위에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지만 자녀 교육에는 정말 정답이 없어요. 특수교육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아이들을 무조건 다그쳐도 안 되고 그렇다고 해서 자기 원하는데로 풀어 놓는다고 해서 아이가 옳은 방향으로 가지도 않아요. 아이가 놀기를 원한다고 매일매일 게임만 한다면 그 애가 하고 싶은 공부가 생겼을 때 바로 앉아서 몇시간이고 그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죠. 어려운 문제를 봤을 때 포기하지 않고 인내심 있게 도전하는 것 또한 습관이니까요. 똑같은 학습 부진 문제가 있는 학생이라도 그 부모가 하루에 한시간이라도 붙잡고 가르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일년 뒤에 학습 성취가 차원이 달라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에게 놀 시간을 많이 주되 그 나이에 맞는 학습시간을 반드시 정해놓고 부모가 옆에 앉아서 도와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ADD가 있어서 어릴 적에 집중하는게 무척 힘들었는데 부모님이 억지로 학원에 보내고 좋아하는 만화책을 못 보게하는게 무척 원망스러웠어요. 그래서 사고도 많이 쳤고요. 학원은 지금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수학과외와 어머니가 직접 영어를 가르쳐주신 것은 제 인생에 큰 거름이 되었기 때문에 그부분을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무작정 책상에 앉혀놓는다고 공부가 되는게 아니라 선생이 학생의 수준에 맞춰서 난이도를 조절해주는게 가장 정확한 교습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글을 쓰신 분의 마음을 이해해요. 저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부모님의 기대와 억압에 눌려서 울분을 토하던 사람들을 많이 봤거든요. 한국에서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자살을 선택하는지 보면서 나 혼자가 아니라는 걸 실감하죠. 성공해야 한다, 실패한 인생이 되면 안 된다며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피폐하게 만드는지를요. 그 누구도 글쓰신 분이 그 트라우마에 힘겨워하신다고 해서 욕할 수 없을 거에요. 솔직히 이때까지 살아온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인걸요.
화를 낼 수 밖에 없던 스스로를 용서해주세요.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는 걸요.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함께 이야기하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힘내세요.
글을 굉장히 잘쓰시는거 같아요. 문학도 예술인데 손 놓았던 예술이 공부하시면서 이쪽으로 발전하시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와이프랑 아이가 오조님이 이런 어른이 된것에 잘못하신게 없는데 거기에 분노를 표출하는건 옳지 않겠죠. 하지만 문제가 무엇인지 원인이 무었이었는지 인지하고 있다는것 자체가 중요한거 같아요. 저는 다른 문제지만 상담이나 이런것이 도움이 안된게 저도 제 문제가 뭔지 정확히 알거든요. 그런데 그 어린시절의 상처를 완전하게 없앨수가 없는데 어떤것도 도움이 되질 않았습니다. 내가 불쌍하고 내 어린시절이 안타깝고 그래서 더 행복한 어른이 될 수있었을텐데 그렇지 못한게 억울합니다.
그렇지만 화나기만 하던 시간들은 보내주고 이제 행복한 내 가정안에서 의지할수 있는 배우자, 부모가 되기위해서 생각하다보니 이제는 그렇게 화만 나지는 않네요. 저는 제 제아이가 가족안에서 행복한 아이로 자라주는걸 보는것이 저의 기쁨이 될것같습니다. 그러기위해선 돈도 열심히 벌어야겠고 아이와 교감도 중요하고 부부사이도 좋아야겠죠. 할일도 참 많습니다. 아주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매일 마실물을 얻기위해서 움직여야 하는 삶을 사는 아이들이나 가정폭력이 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나 내가 생각하는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한것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타이거맘님 기준 실패했으면 어떤가요. 이제라도 오조님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성공(행복)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쉽지 않은 말씀이신데 나눠주셔서 감사드리고,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많이 표출하셨는데, 부모님도 오조님께서 본인들의 의지를 잘 따라오면 결국 언젠가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거다라고 생각하셨을거 같아요. 물론 그게 정답은 아니였지만, 자녀를 키우는 오조님과 저희도 부모가 처음이였고, 오조님의 부모님도 부모가 처음이셨으니 이제는 그냥 원망도 분노도 내려 놓고 지나가시면 어떨까요? 어려운 일이지만, 생각할 수도록 화만 나시는건 분명 오조님이실거라 생각됩니다.
아내와 자녀분께도 마찬가지로 내가 실수를 했다고 용서를 구하시고 다시 관계과 회복 될 수 있도록 하시고 노력하시는게 어떨까요?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같이 동의를 해서 시켜 줄 수 있으면 좋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라는 오조님의 자녀를 통해 오조님께서 받으셨던 상처들이 풀어지면서 오조님 자녀에게 더 좋은 쪽으로 인도 해 주실거라 생각이 됩니다. 힘내세요!!!
저랑 공통점이 많으신것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그냥 지나치기 어렵네요.. 저도 아이를 낳기 전이나 아이가 어릴때는 별 생각이 없다가 요즘에 나름 트라우마라면 트라우마라는게 올라와서 고민이 많던 차였습니다. 전 오조님이 이미 할일을 다 하셨다고 봐요. 스스로 차선이라도 그나마 원하는길을 뒤늦게 개척하셨고 아무리 고연봉은 아니어도 원하는 연구 하시며 가정도 이루고 살고계시고 아마도 부모님과는 큰 tie 없이 지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미국에 와서 내 자식은 그 학벌과 계급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계신것도요. 미국살이가 좋은점 아니겠어요.. 일단 주변의 타이거맘들은 멀리하시길 추천합니다. 아이들끼리 친하다면 아이들끼리만 지내게 두고 그런 분들과는 가까이 지내지 않으시는게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실것 같구요..
제 이야기를 조금 나눠보자면 저 역시 강남에서 부모가 원하는대로 착실히 길러졌으나 그것에 못미쳤고 부모/조부모님이 어려서부터 저는 서울대 가야한다는 일념 하나로 학벌과 계급주의를 주입시켰죠. 아직도 엄마와 할머니의 그 한마디 한마디가 가끔씩 생각나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 저도 서울대에 못미치는 Y대에 갔는데 그때부터는 또 이제 유학 후 교수가 되어야한다며 착실히 그 길로 가길 주입하셨고요.. 물론 신랑감도 어떤사람이어야 한다 정해놓으셨고요. 근데 전 공부가 싫었어요.. Y대도 고등학교때 바짝 잘해서 간거구요.. 그때부터 삐뚤게 나가서 그냥 저 하고싶은거 하면서 회사다니고 부모님의 오랜 반대를 극복하고 제가 좋아하는 신랑 만나 결혼해서 미국에서 잘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선택에 후회가없고요. 문제는 제가 서른이 훌쩍 넘도록 아직도 엄마는 본인이 원하는 삶의 길을 저에게 주입시키고 (대기업에서 잘나가야한다, 자식은 이렇게 키워야한다 등등) 그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제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엄마와 각을 세우면 그때부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이럴 수 있냐" (aka 내가 너의 입시에 올인을 해서 니가 명문대를 갔는데) 소리가 나옵니다.
물론 엄마의 철저한 관리 하에 명문대를 나오고 좋은 추억 만들고 공부할 수 있었던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거기까지이고, 미국까지와서 전혀 다른 일을 하며 사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엄마가 평생 저에게 주입해온 엘리트주의, 계급의식, 완벽주의 등등을 생각하면 저도 화가 치밀어서 가끔씩 울컥해요. 어느새 저를 돌아보니 저 또한 그런 모습 (완벽주의)을 결혼생활에서 내보이고있고 어렸을때 형성하지 못한 자존감때문에 사회생활에서도 아주 쉽게 다치고 부모님과의 관계때문에 불안장애에 시달리곤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 모든게 부모님탓이고 내 자식은 이렇게 키우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가끔 이가 바득바득 갈립니다.
그런데 또 어떻게 이게 다 부모님 탓이겠어요.. 원래 남탓이 제일 쉽다고 하죠. 저도 이렇게 남탓만 하고있는 제 자신이 한심해서 요즘은 자제하려고 합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부모님이 당시 뭐 분위기에 휩쓸려서 혹은 본인이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등등 잠시 정신이 팔려서 나를 이렇게 잘못키웠나보다 생각하고 잊으려고 합니다. 나의 좋은점 또한 부모님이 키워주신 자산이고 어쨌든 먹여주고 길러주셨으니 감사한거죠.. 그냥 이런 점들은 인정하고 서서히 지우고 내 자식 잘 키우기, 앞으로 더 어른으로써 단단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런걸 부모로부터 정서적 독립 이라고 하더라구요.. 더이상 나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지 않고 내가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어떻게 사느냐에 대해 부모님에 대한 간섭을 걱정하지 않는것.. 저는 요즘에 그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내일모레 40인데 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독립해야죠.. :)
이 단계는 지나신것 같은데 요즘에 "Children of the Self-Absorbed: A Grown-Up's Guide to Getting Over Narcissistic Parents" 이라는 책을 보고 있습니다. 책이라기 보다는 저희같은 타이거맘의 자녀들의 자존감 회복에 도움이 되는 연습을 하게 해주는 가이드북 이랄까요.. 책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늦었더라도 하고싶으셨던 악기 취미로 하시던지 조금더 공부 하시던지 다시 해보시는거 어떠세요? 아직 젊잖아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 동문님을 만나서 반갑고.. 너무 힘들어 마세요.. 저도 힘낼게요. 우리 아이들은 잘 키워봐요!!
힘든 사연 공유 감사합니다. 저희애가 의대를 붙었지만 안가고 지금 여행과 알바를 하며 생각중인데, 제게도 많은걸 느끼게 해주네요.
오조님도 저희애도 부디 좋아하고 행복한 자기 일을 잘 찾아 본인 인생에 누구 원망 없이 부디 행복하게 살기를 부모된 마음으로 응원하고 또 빌어봅니다.
저랑은 정반대의 길을 걸어오신것 같아요. 제 경우는 가난한 시골집 막내 아들로 태어나서 학원구경 한번도 못해보고 대학엘 갔습니다. 공부도 나름 한다고 했지만 뭐 아는 것도 없어서 그냥 지방 국립대로 진학했습니다. 물론 부모님도 두분 다 초등학교 밖에 안 나오셨기 때문에 저에게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려주신 적 없으시구요. 고등학교때 정신차리고 공부 시작한 후부터 늘 "공부 그만하고 자라"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사실 공부 하고 나서 밤늦게 게임했던거지만요.)
처음 대학 원서 내러 시외버스타고 갔을 때, 다른 집에서는 본인이 아닌 누군가가 전화로 입시 경쟁률 체크하면서 원서를 접수하는 걸 보고 문화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수능 준비할때도 나름 시골에서 잘사는 집 친구가 여름 방학때 서울에 학원에 가서 문제를 몇개 가져왔는데 그게 언어영역에서 실제로 출제된것도 충격이었구요. 크면서 부모님이 서포트 못해주신 것에 대한 원망은 1도 없었지만 가끔 서포트 잘 받아서 스카이나 서울대에 갔으면 학벌에서 안 밀리고 떵떵거릴 수 있었겠단 생각은 많이 해봤습니다.
저도 아이 둘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와이프와 동의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공부 시키지 말자입니다. 저와 와이프 둘 다 충분히 서포트 받지 못하고 자랐지만 나름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공부한 배경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거든요. 아무리 늦게 시작하더라도 본인이 준비가 되고 목표를 갖고 집중해서 하면 못 따라잡을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상에 중고등학교때 공부 잘한걸로 평생 먹고사는 건 불가능하구요. 대학에서도 모든 학과의 목표가 life long learning인걸 감안하더라도 공부는 필요할 때 하는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예체능은 좀 다른 입장이긴 합니다. 오감은 어렸을 때 발달시켜놓지 않으면 커서도 못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예체능은 최대한 이것저것 많이 시켜보려고 하지만 그것도 아이가 하겠다고 하는 것만 시키고 있습니다. 악기도 두아이 모두 배우고 있는데, 전 항상 그말 해줍니다. 그만 하고 싶으면 언제든 그만 하라고. 그럼 아빠도 돈 세이브 해서 다른 걸 해줄 수 있으니 좋다고. 그렇게 반대로 이야기 하니 악기 더 하고 싶다면서 더 연습합니다.
아무튼 저도 타이거맘에 대한 생각은 반대구요. 아이들이 준비가 되었을 때 시키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타이거맘의 서포트가 트라우마로 남으셨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도 학력이나 가정 형편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국에서 학력 컴플렉스가 좀 있었습니다. 솔직하게 써주신 글 감사하구요. 글 안에서 벌써 어느정도 마음이 정리가 되신 것 같습니다. 가족분들과 함께 잘 이야기 하면서 풀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힘들지만, 비슷한 사연 이네요.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건 맥주 한잔 하면서, 얘기 해야지 진정한 PTSD 카운셀링이 되는건데. 전 우리 애들은 이렇게 안 키우려고 열심히 노력 중 입니다.
어려운 주제라 감히 의견을 드리기가 어렵네요. 저도 10살아이 키우고 있는데, 얼마전 드라마에서 낳온 대사가 가슴깊히 와닿더라구요.
"니가 아이에게 잘해줘도 후회하고 못해줘도 후회하게 될거야...그게 부모야...."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길 바래봅니다.
일단 관계적으로는, sympathy group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를 지지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 시간 깊이 쌓인 것은 결국 의식중에든 무의식 중에든 다시 튀어나오게 되고, 그 유탄을 맞는 것은 대체로 가족입니다. 이 글 말미에 말씀하셨듯이요..
그리고 경우가 꼭 같지는 않을수도 있겠지만, 가족내 과도한 음주와 그것으로 인한 여러 모양의 폭력의 예시를 생각해 보자면, 부모의 음주로 황폐화된 집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어 다시 음주로 자신의 집을 황폐하게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 것은, 이 대물림되는 영역을 끊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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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단 글을 잘 쓰시니까,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서 치유가 좀 있기를 바래요. 뭐라도 써내고 그것을 자기 바깥에 두는게 중요합니다. 잘 정제된 글이든, 배설이든, 학술적인 글이든, 개똥 철학이든 크게 상관은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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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자기인식과 상황을 넘어서는데 필요한 practice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신앙을 갖고 계시거나 갖고 계신 적이 있었다면, 그게 글쓴 분의 종교일수도 있고, 극기를 위한 자기훈련일 수도 있고, 조금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같은 길을 이미 걸어간 사람들의 말과 글을 통해서도 힘을 받으실 수 있을 거에요.
아무쪼록, 가족 내에서 먼저 회복이 있기를 바라고, 서툰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마시고 현 상황을 잘 넘어서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오조님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조님 얘기를 읽으면서 저의 어린 시절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그 기억이 떠올라 저도 괴로웠고 오조님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알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오조님이 부모님과 본딩이 잘 형성되지 않았는데도 아이를 키우고 계신 것 자체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계시는 과정인 것 같아서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는 본딩이라는게 뭔지도 모르겠고 두렵고 저 닮은 애 갖기도 싫고... 아직 멀었습니다.^^; 그리고 제 카운셀러는 부모님이라고 완벽할 수 없고 flawed individual로 바라보고 용서해주라고 하더군요. 그런 말을 들으면 부모님이 불쌍한 것 같기도 하고 저도 불쌍한 것 같고 그렇습니다 ^^;
오조님의 가족이 현재 오조님 부모님 영향권(트라우마) 안에 있는게 저는 안타깝고 오조님도 안타깝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지 한번 권해봅니다.
수정: 그걸 알지만 안되서 답답하신 것도 이해합니다. 피투가 어디서 들었다는데 자신의 컨트롤의 영역을 알고 그 영역을 차츰 넓혀가면 도움이 될거라고 그러더라고요. 그 영역 밖은 내 컨트롤 밖이라고 받아들이면서요. 그게 참 예시가 있어야 도움이 더 될텐데 저도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아..댓글을 안 남길 수가 없네요.
처음 올리신 글에 이렇듯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던 생각과 마음을 담으신걸로 보아 정말 무거운 삶의 무게를 견디어 오신게 느껴지네요.
그리고 이렇게 깊은 속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마모도 정말 특별한 커뮤니티라 생각됩니다.
어쩌면 저희 딸들이 어딘가에 자신들이 타이거부모(?) 아래서 겪어온 생활과 자신들의 심정을 표현한다면 어쩌면 비슷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저희 두딸들의 관점에서 보면 제가 바로 타이거부모였을 것 같아요. 저의 높은 기대치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아이의 재능이 무엇인지, 정말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알아볼 생각도 없이 두 아이 모두 4살부터 맹목적으로 악기를 시켜 나름 재능을 보였고 좋은 대학 진학해 졸업했지만 결국 음악가로 남은 것도 아니고 지금은 다른 분야, 평범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악기를 싫어하면서 억지로 한 건 아니지만, 자신들이 원해서 선택한 것 또한 아니였어요. 어느 정도 수준이 되니까 분명 학업, 과외활동 등과 함께 하기에는 무리임에도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 처럼 내릴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죠. 지금도 아이들에게 그 나이에 소소한 하고 싶은 것들 악기 연습 때문에 못하게 하고, 음악 캠프다, 여름학기 수강이다 하며 변변한 해외여행 한 번 같이 못하고 청소년기를 보내게 해 많이 미안해하고 있어요. 그리고 정식으로 사과도 했어요.
아이들이 자기들이 원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 자연스럽게 장려해 키워주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가 돼요. 그랬다면 뭔가 한 분야에서 뛰어날 수도 있었을 지도 모르겠죠. 무엇보다 부모 자식 관계가 편안하지 않고 항상 긴장, 갈등 상태인 채로 민감한 사춘기를 보내게 한 것이 마음 아프답니다.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어요.
완벽한 자식이 있을 수 없듯이 부모 역할 또한 시행착오 거치며 배워 나갈 수 밖에 없지만 적지 않은 시간 미국에서 살면서, 또 주위에서 성공한 자녀들 가진 부모들을 보면서 느낀, 자녀 교육은 부모 주도가 아닌 아이들 중심이어야 하는 것 같고, 자녀가 특별한 재능 없고, 학업이 특출하지 않더라도 커뮤니케이션 (언어 표현 능력과 글쓰기)을 잘하도록 이끌어 주면 웬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느낌, 생각, 주관을 이토록 훌륭히 표현하실 수 있는 오조님이시기에 건승하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네요. 학창시절 제 성적이 본인들 기대에 미달하면 문제집들 찢고 던지고 물건 부수고 자존감을 갉아먹는 말들을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중1때 전교 150등 하다가 중2때 120등으로 올라서 뿌뜻한 마음에 자랑했더니 오히려 욕만 먹었고요. 결국 한국에서는 답이 없다 판단하고 저를 도피식으로 미국으로 보냇습니다. 저는 부모랑 떨어진 환경에서 적응을 잘했고 미국식 시스템에 만족하면서 지금까지 미국에서 살게되었어요. 하지만 학창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에 결혼을 했음에도 자식을 낫는게 두려워요. 제 자식에게 똑같이 할까봐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부모에 대한 용서는 성인군자도 아니고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전화하셔서 화도 낸다고 하셨는데 그런다고 부모들이 사과하거나 바뀌지도 않고요. 오조님 감정만 소모할 뿐입니다. 본인을 객관화해서 보시면서 정말 힘든 환경속에서 자라셨음에도 가정을 이루고 대학 faculty자리에 있으신 본인에게 관대해지시고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제가 뭘 알겠다고 댓글 달지 말아야 했는데요..
그래도 다른건 다 모르겠는데, 마음속에 품고 가지는 마세요.
홧병생겨요...
다른 부분은 제가 말씀드릴 주제가 아닌듯 하고 카운셀링이 효과가 없다고 하셨는데 현재 오조님의 내부의 분노 문제는 꼭 therapy를 통해서 다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게 무조건 안으로 참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그렇게 참으려 하기 때문에 분노가 폭발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Therapy는 본인과 소위 잘 맞는 사람을 찾아야 효과가 좋기 때문에 한두번 만나보시고 안맞는다 싶으면 다른 사람으로 바꿔가면서 상담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Therapy는 한두달에 해서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무려 10-20년에 달하는 학창시절 내내 받아온 상처를 없애는 일인데 그게 단기간에 된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겠지요. 모쪼록 좋은 Therapist 만나셔서 마음의 상처 조금이라고 회복되시기 바랍니다.
힘내세요. 스스로를 좀더 다독이고 사랑하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긴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날 정도로 글을 잘 쓰셨어요. 저는 타이거맘을 가져본적도 제가 되어 본적도 없는데 이렇게 공감할수 있게 글을 쓰시다니..
오조님께서 트라우마로 인해, 여전히 오조님 뜻과 다르게 현재를 살고 계시다 느끼실때마다 마모에 글을 계속 써보시는건 어떠실까 싶습니다. 상처가 건들여져서 분노를 느끼실때 찬찬히 애정을 갖고 자신을 들여다보고, 글로 정리해보고 하는 시간이 도움이 되실것 같아요.
아... 글 중간부터 눈물 흘리면서 봤습니다. 그 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 때의 오조님에게 가서 등을 토닥여주고 싶네요.
아이가 성장하는 것은 그 아이의 성정에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과정과 결과인 거 같아요. 저희 부모님은 저를 자율적으로 키우셨는데, 그 덕에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하고 싶은 때에 해서 부모님이 기대도 안하셨던 대학에 입학한 케이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방식으로 키운 제 형제는 학습 능력이 너무 떨어져서 대학을 가고 싶어했으나 못갔습니다. 결국 아이의 성향과 부모의 성향, 그 외의 환경적인 것들이 복잡하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거 같아요. 그런데 저는 저와 같은 대학을 나온 지인들을 보면서 제가 꽤나 행복하다는 걸 제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좋은 대학을 가게 할까, 의사가 되게 할까보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한 순간들을 만들어 나가며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찾게 도와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라 생각하며 저도 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오조님을 응원합니다.
자라난 환경이 많이 틀리기에, 100%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릴적 마음의 상처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많은 최면심리학자들과 종료단체에서 어릴적(무의식에 뿌리박힌) 마음의 상처에 대한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으면서, 치유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 데, 최면술/종교를 안 믿으시더라도 조심스럽게 권해봅니다.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잘 살아오셨어요. 이 트라우마를 겪으신 건 아시다시피 오조님 잘못이 아니고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고처럼 일어난 일이에요. 전 자라오면서 오조님과는 결이 다른 트라우마를 겪었는데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자랐지만 저처럼 결함(?)/결핍이 없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럽기도 하고 서럽기도 해요. 내가 예민했던건가 싶다가도 내가 아프다는데 아픈거지! 라고 떼를 쓰기도 하고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미 일어난것을. 그걸 뒤로하고 반면교사 삼아 내가 나에게 상처 준 사람처럼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지요. 이렇게 글로나마 표현하시며 마음의 평안을 얻으셨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오조님 삶의 이야기를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저도 부모로부터 받은 다른 유형의 하지만 비슷할 수도 있는 트라우마를 (내 자유가 억압된 측면에서) 가지고 성인으로 부모로 살아가는데 과거의 경험들로 인해 원치 않는 행동들이 나올때마다 속상합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아직 모르는게 많은데 제 목적은 자녀와 좋은 관계를 가진 부모가 되는 것이라 이 글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분노를 많이 자주 표출하시고 타이거 당하면 이런 부작용이 있다 확실히 보여주셔요
?? 어떤 감정을 가지고 이런 댓글을 쓰셨는지 모르겠지만, 분노를 표출하는게 오조님이 본인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라고 하셨는데, 옆에서 더 자주 표출하라고 부추기는 연유가 무엇인지요?
혹, 모밀국수님도 어렸을때 기억이 떠올라 오조님의 분노 표출로 대리 만족같은 것을 원하셨다면, 방금 쓰신 이 댓글이 본인을 위한 댓글인지 원글님을 위한 댓글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보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하나도부럽지가않아님,
댓굴 감사합니다. 아래에서 보시듯이 모밀국수님께서 상세하게 설명을 주셨어요. 읽어보시면 맥락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조 드림
모밀국수님,
음... 사실 한참 오래 전, 그러니까 결혼도 하기 전에는, 저희 타이거맘에게 그리고 타이거맘과 같은 의사로 저의 실패를 비꼬았던 누군가들에게 보란듯이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아 분노를 표출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별로 효과가 없었네요. 대부분 제가 성격이 이상한 사람으로 결론이 나며 끝났고, 그 조롱 섞인 결론 끝에 더 약이 오르고 분노가 깊어지는 건 저 자신이었으니까요.
원글에는 제가 비교적 최근에 분노를 표출하는 문제를 담은 건데요. 절대로 타이거부모처럼 되지 말자는 의지의 표현인데, 그 의지가 필요 이상으로 강해는 와중에 주변의 타이거맘, 타이거대디들이 트리거가 되어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다보니, 엉뚱한 사람들 그러니까 현재의 P2와 아이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대한 저의 생각과 고민을 나누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무슨 의미로 댓글을 주신지 제가 잘 모르겠으니 이정도가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이 될 것 같습니다.
오조 드림
오조님 그리고 윗 댓글들을 남겨주신 많은 분들처럼 저 역시 그런 교육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저희 부모님은 서로 다른 교육관으로 항상 싸우셨고 그렇게 제 유년시기는 그닥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되었구요. 가족이 싫어서 비혼으로 살다가 어찌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트라우마(?) 때문에 아이는 갖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를 키워본적도 없고 전문분야도 아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타이거 가족은 아닌 가족들보다 화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저처럼 여러가지 정신적인 문제들을 많이 갖게 될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조님도 그러시구요. 참고 숨기시는게 해결책이 되겠습니까? P2님과 주변분들께 그런 교육의 부작용을 알리시고 말리시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해서 댓글 드렸습니다.
모밀국수님,
상세하게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이 글을 쓰면서 그리고 더 나아가 댓글을 보면서 위안을 받았는데, 오히려 모밀국수님께는 트라우마를 상기시킨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비혼 그리고 자녀를 갖지 않으시려는 마음 충분히 공감합니다. 자세하게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저도 비슷했는데, 어쩌다 보니 결혼도 하게 되고 아이까지 갖게 되었네요....
저도 모밀국수님 말씀대로 부작용을 알리는 것의 필요성을 느껴서, 저같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제 삶을 공유하면서 살아오기도 했는데, 여러가지로 제가 순진(?)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첫번째는 많은 타이거부모들의 경우 아이가 어릴때는 어느정도 그 방식의 효과를 보고 있고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할 자신 있어 하십니다. 오히려 절 부모님이 좋은 길을 안내해줬는데도 이루어내지 못한 패배자로 취급하시고, 굳이 본인들에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그래서 해당될 일이 없는 실패자 이야기를 듣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시간이 흘러 잘 성취했으면 다행이지만, 반대로 저처럼 문제가 생긴 타이거 부모들의 경우에도 절대로 이런 일들을 입 밖에 내거나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세번째는 너무 안타까운 상황인데요. 저같은 타이거 방식의 교육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긴 당사자들조차 이런 이야기를 알리기 힘들어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객관적으로 듣기보다는 키워준 부모를 원망하는 소위 말해 "이런 후레자식을 봤나" 식의 반응이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노력이 부족한 패배자 취급을 하거나요. 그러다 보니 다들 조심스러워 하고, 오히려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도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저는 한국 교육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미국인" 감독의 인터뷰에 응해본 적이 있는데요. 나이가 많이 어린 친구라 본인이 직접 학국 고등학교에 편입까지 해서 실태를 목격했기에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건지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할 사람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대부분 위와 같은 이유로 인터뷰에 응하기를 극도로 꺼려했다는 답변을 많이 들었답니다.
저도 부작용을 알리고 싶은데, 어떤 창구로 어떻게 알리면 될지 너무 어렵습니다. 그리고 당장 저 조차도 치유를 하지 못해서 분노가 쉽게 표출되는 상황에서 제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모밀국수님도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신 말씀 어떤 의도로 말씀 주셨는지도 충분히 이해했구요.
혹시라도 이 글 때문에 트라우마를 일깨우는 상황이 벌어지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오조 드림
업데이트 글에 저를 언급해 주셨네요^ 저도 정확한 단어가 생각 안나서 타이거부모라 쓴 건데 실은 저희의 경우 P2도 암묵적 동조자였거든요.
아이들의 정신 건강, 육체적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하는데 경연대회서 상받아오면 내가 상받은 것처럼 너무 기뻐하고 지나친 칭찬하고..아이들은 부모가 기뻐하니 더욱 잘하려 하고 ㅜㅜ
아이들 키우는 사람이라 오조님의 글을 무거운 맘으로 읽었습니다. 얼마나 힘드셨을지요...
제가 여기 살면서 한국부모들과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 않는데 말씀하신 바로 그 점때문이에요.
만나면 애들 얘기뿐이 안해요.. 은근한 자랑과 경계, 질투.... 남편과 아이의 성공이 자기의 과시고 성공인양..
또 그게 부러워 칭찬하고 따라하려는 주변 엄마들...
그런 면이 보기 힘드시면 저처럼 성향이 틀린 그런 사람들과 안 어울리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런 트라우마를 겪고 사신 것도 억울한데 본인의 소중한 가정을 나의 분노로 인해 망치게 된다면
그것 또한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얼마나 다행이에요. 더이상 나를 좌지우지했던 엄마를 보고 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미국살아 좋은 점이네요!
치열한 강남 8학군에서 2년 열정적으로 공부해 의치한약수 간 제 조카가 하는 말이
엄마가(제 새언니) 다른 엄마처럼 자기를 푸쉬안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그리고 내가 공부하기로 맘먹었을 때
전폭적으로 지원해준거 고마웠다고 말하대요. 그래서 그런가 그 치열한 입시를 치룬 아이가 심신이 건강해보였어요.
정말 다행이죠.. 그거 보면서 어디 살던 우리가 소신껏 하는게 중요하겠구나 다시 한번 느꼈어요.
오조님은 본인의 트라우마를 정확히 알고 계시고 또 치유하고자 노력하시니 잘 되리라 믿어요.
타이거맘이든 방관맘이든, 애들 키우기 정말 힘들어요.-->제 하소연, 주름살 팍팍 늘어요 :(
그래서 전 대학만 가면 이제 나도 자유다, 너희는 알아서 갈길 가라주의에요. 제 할일은 여기까지인거 같아요.
오조님, 이렇게 털어놓으신게 위로가 되었기를 바라고 오늘도 즐겁고 멋진 하루되세요!
저도 아이 키우는 입장이고...한참 사춘기를 지나가고 있어서 오조님의 글이 많이 와닿네요. 저도 타이거맘까지는 아니여도 다소 강압적인 어머님 밑에서 큰 기억이 있어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살지만 안될때가 많았어요. 오조님 글을 읽고나니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되네요. 육아는 독립시키기 위한 것이다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살아야 겠어요. 성인이 되었을때 자주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려면 어릴때부터 그런 기회가 있어야 연습이 되는거 같아요. 어려운 주제였으셨을텐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저의 같잖은 교육지론 하나 드리지자면...
고난의 터널을 지나온 인생은 결국 뭘 하든 해 내더군요
그런데 평단하게 그냥 하고 싶은거 아무런 저항과 반대 없이 잘 살아온 인생은 더 잘 해냅니다...응?
하지만, 지나고 보니 뭘 잘 해냈다고 잘 산 인생은 아니더라구요.
트라우마를 겪으며 계속해서 고민하고 인내하며 사시는 오조님이야 말로 제 기준으로는 귀하고 대단하세요.
한가지, 마지막 '큰 분노 표출'이란 단어에서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저도 요 몇일 집사람과 다투면서 그 화를 아들에게 쏟아 부었거든요.
10학년 아들이 아무말도 못하고 자기 방에 들어가면서 가슴을 막 치더라구요
그래서 왜 그런가 하고 들어가서 보니까 책상에 앉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더군요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나는 이렇게 화가 나고 기분 상하면 상대가 누구건 간에 다 토해내고 표출하는데
아이는 그걸 참고 있었구나..아빠 엄마를 위해서 눈치보며 꾹꾹참고 사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너무 미안하고 한편으로 답답해지고
아들이 쌓인 본노를 표출하는 법을 알며 살아야 할텐데...
갑자기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물론 1차적으로 아이가 분노가 생기지 않도록 제가 잘 해야겠지요
하...결론은 '나만 잘 하면 된다' 인가요..TT
정확하게 오조 님께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험과 사람이 있기 때문에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잘 하시는 분 만나면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본인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바꿈으로서 결국 내 행동이나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가장 흔하고 효과있는 therapy 중에 하나입니다. 유튜브에서 법률스님이라고 이 CBT를 굉장히 잘 하시는 분이 있는데 오조님께서 고민하고 있는 내용과 관련한 영상이 도움되지 않을까 해서 올려봅니다.
1. https://www.youtube.com/watch?v=Nrg-pflDclk
2. https://www.youtube.com/watch?v=aakjPrxX7hw
3. https://www.youtube.com/watch?v=c-JW5HVxooA
4. https://www.youtube.com/watch?v=ZC4H4felASc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링크 감사합니다. 즉문즉설을 실제로 동영상으로 본건 거의 처음인데
각 영상의 질문자의 고민과 제 삶의 고민에 크게 접점이 없는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보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은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때 성장 소설을 좋아했었던 것 같습니다.
서머셋 몸의 인간의 굴레를 참 재밌게 읽었었지요. 소설 동의보감도 참 재밌게 읽었었습니다. 작년쯤 아직도 서울집 책장에 30여년정도 뉘여있던 종이가 누렇게 바랜 동의보감을 우연히 보게되어 다시 일독했습니다. 다시 천천히 읽으며 문학이나 그런것은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소설도 소설이거니와 어릴때는 잘 몰랐던 한글이라는 언어의 역동성에도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생각난김에 즐겁게 읽었던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도 다시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젊은 날의 초상은 어릴때 읽었던 것만큼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그 소설에 있는 무언가의 과잉을 현재의 내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기에는 이제는 저도 조금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문열은 한국의 정치적 입장에서는 보수로 분류되는 사람입니다. 어릴때 아버지가 월북을 해서 남은 어머니와 형제들이 연좌제로 인하여 지방을 떠돌며 어렵게 살았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중퇴후 검정고시를 보았고, 학자였던 아버지처럼 공부에는 소질이 있었는지 서울대에 갔지만,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도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연좌제 때문에 사시공부를 포기해야만 했다고 하더군요. 그 어려운 시간을 흘려보내며 자신의 신분에 대한 좌절, 분노, 방황등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 젊은 날의 초상으로 알려져 있지요. 이문열이라는 사람의 큰 부분을 만들게 된 것은 월북한 아버지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해서 그사람의 아들이 된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의 결정으로 남쪽에 남겨진 아머니, 형제,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무수한 어려움, 고통, 그리고 자신에게 연좌제라는 신분의 굴레를 남겨둔 인물이었으니까요.
황석영씨의 자서전에 의하면 자신이 북한을 방문하고 국가보안법 때문에 귀국하지 못하고 미국에 체류하는 중 이문열씨가 미국을 방문하게 되어 같이 술을 한잔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전의 한 술자리에서 이문열씨가 이완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적이 있어 황석영씨과 약간의 언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망명아닌 망명생활을 하는 황석영씨에게 전화를 걸어 얼굴을 보자고 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보았다고 하더군요. 그 술자리에서 이문열씨가 황석영씨에게 북한에 있는 아버지 소식을 알아봐줄 수 있느냐고 말미에 물었고, 황석영씨는 UN주재 북한대표부에 전화를 걸어 아버지 소식을 알아봐주었다고 합니다. 몇일뒤 북에서 보낸 팩스에는 이문열씨의 월북한 아버지의 북에서의 직위, 재혼한 아내, 그리고 배다른 형제들의 이름등이 나열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다시 가진 술자리에서 황석영씨는 그 팩스를 건냈고, 그 팩스를 물끄러미 들여다 보던 이문열씨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허리를 굽히고 흐느꼈다고 합니다. 황석영씨는 같이 눈시울을 붉히며 위로의 말을 건냈다고 하더군요.
생각해보면 이문열의 친일파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 보수적인 정치 성향등은 자신이 원해서 그 사람의 아들이 된 것이아님에도 아버지의 월북이라는 결정으로인해 정의된 자신의 삶에 대한 항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부모라는 사람들에게 태어나서 우리 자신의 선천적인 면은 물론이고, 후천적인 면의 형성까지 무수한 형태로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이문열씨처럼 아버지가 월북했거나, 심지어 고아라고 하더라고 부모의 부존재가 그 사람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부모는 우리 각자 모두의 굴레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조님께서 좋은 답을 찾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저도 여전히 찾고 있고, 많은 다른 분들도 여전히 찾고 계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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