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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질문-기타]
고양이가 천식 진단을 받았습니다. 집에서 사람이나 동물 천식 관리 어떻게 하시나요?

망고주스 | 2023.10.14 00:25:3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키우는 고양이가 오늘 천식 진단을 받았습니다. 간혹 기침을 몇 달에 한 두번 하긴 했는데, 최근 베이 에리아 지역에 산불 스모크가 내려왔었거든요. 그게 지나가자마자 2주 동안 매일 기침을 해서 병원에 데려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의사가 뿌옇게 된 폐 사진을 보여주면서 엄청 심한 건 아닌데 염증이 있으니 약을 먹자고 했습니다.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약을 가급적이면 피하려고 했는데 일단 기침과 염증을 잡는게 우선인 거 같아서 스테로이드랑 항생제 2주 분을 처방 받아왔습니다.

 

제가 사는 집이 오래된 집이고 거실 전면이 통창 베란다라, 바깥 공기가 집으로 많이 새어 들어오는 편입니다. 산불 스모크 내려 왔을 때, 외출하지 말라는 안내를 받을 정도로 공기가 나빠서 집에 있는 테이프로 창문 틈새도 막고 해봤는데, 고양이가 이렇게 아픈 걸로 보아 별로 효과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목이 좀 칼칼하고 눈이 따갑기도 했지만 호흡기 질환은 없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살면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 같은데, 그렇다고 창문을 교체하기엔 너무 돈이 많이 드니 아주 큰 비닐을 사서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베란다 창문들 전체를 비닐로 막아 볼까 생각 중입니다. 

 

기침 시작한 이후로 계속 고양이 상태를 살피고 있는데, 아래와 같은 환경에서 기침이 심해지거나 줄어드는 패턴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공기 청정기와 가습기 함께 가동, 실내 습도 50-60% 이상 유지시 도움: 공기 청정기만 계속 틀어놓으면 공기가 건조해 지는 것 같고, 요즘 환절기라 습도도 떨어지고 해서 가습기와 공기 청정기를 하루 종일 틀어서 습도를 조절하니까 하루 이틀 정도는 기침을 안 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초음파 가습기를 쓰는데 수돗물에 담긴 유해물질이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고 해서, 제로워터 필터도 구입해서 정수기 물로 가습을 하고 있습니다.
  • 펠리웨이 같은 디퓨져 사용시 알러지 및 천식 유발 가능성: 오늘 동물병원 갔다와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저를 계속 찾으면서 울길래 펠리웨이 디퓨저를 꽂아 놨는데, 공기 중에 케미컬을 뿌리는 디퓨져 제품이 천식에 좋지 않을 것 같아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펠리웨이 사용 후 동물이랑 사람 모두 천식 혹은 알러지 반응을 경험한 경우가 꽤 있더라구요. 많은 사람들 경험담을 읽고 펠리웨이 사용도 중지했습니다. 
  • 고양이가 스트레스 받거나 놀라거나, 흥분 했을 때 천식 발작 가능: 캣타워 점프 후 스크래쳐를 긁다가 갑자기 기침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병원 다녀온 후 고양이 몸에서 계속 오줌 냄새가 나고 (엑스레이 찍다가 놀랐는지 소변을 봐서 병원에서 닦았다고 하셨어요) 계속 그루밍을 하고 힘들어 하길래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몸을 닦아줬는데요. 엄청 싫어하는 걸 억지로 잡아서 닦았는데 그러다가 천식 발작이 또 왔어요. 진짜 식겁했는데, 다행히 시간이 지나자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이 이후로 스트레스 주는 일은 당분간 절대 하지 말자고 다짐 중입니다. 노는 것도 살살 놀려고 하고 있어요. 
  • 밖에 공기 안 좋을 때 환기하지 않을 것: 고양이가 바깥 냄새 맡는 걸 좋아하고 저도 환기 시킬 겸 베란다 문을 자주 열어놓곤 하는데요. 그러면 공기 청정기 센서 레벨이 올라가면서 더 빨리 돌아가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산불도 그렇고, 요즘은 왠지 바깥 공기가 실내 공기보다 그렇게 깨끗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환기도 잠깐만 하고 문을 닫아놓고 지냅니다.

 

고양이의 경우에 천식 기침이랑 헤어볼 구토를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헤어볼 구토는 꿀럭 꿀럭에 가까운 소리를 냅니다. 뭔가를 위에서 게워내려고 하는 듯한 느낌으로요. 천식 기침은 wheezing이라고 해서, 좀 더 쉰소리가 나는 기침을 하는 것 같습니다. 기침을 한 후에 목의 이물을 삼키려는 듯 쩝쩝 거리면서 뭔가를 삼키기도 하는데 이게 헤어볼과 좀 착각을 하기 쉬워요. 제 고양이는 한 번 시작하면 2-3분간 계속 되는데 숨쉬는게 힘드니 코나 입으로 침 방울들이 분사되기도 합니다. 의사 말로는 진짜 심하면 개구호흡을 하거나 혀를 뺀다고 하는데요. 이럴 경우엔 지켜보지만 말고 응급실로 뛰어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처방 받은 약을 먹으면 당장 염증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천식은 완치가 안되고 계속 관리가 필요한 병이라고 해서, 앞으로 실내 환경 관리에 어떻게 더 주의를 기울일지 고민 중입니다. 혹시 집에 천식을 앓는 사람이나 동물이 있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관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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