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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티셔츠 장사와 설빔

달라스초이 | 2023.12.31 01:19:1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티셔츠와 설빔.jpg


내 가게는 Liquor Store 임에도 T Shirts를 판다.
누군가는 Liquor Store에서 T Shirts를 판다고? 하며 의아해 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내 생각에도 텍사스에 있는 리커 스토어에서
T Shirts를 파는 가게가 있을까? 하고 궁금하기 때문이다. 

예전 Beer Wine Store였던 이 가게를 인수할때,  한 구석에 있는 T Shirts 몇 장을 발견했다.
전 주인에게 이게 뭐냐고 물었고, 전 주인은 가끔 손님들 중에 T Shirts를 찾는 손님이 있어서
흰색, 검은색 이렇게 두 종류만 몇 개 가져다 뒀다고 했다.
난 속으로 뭔 Beer 가게에서 티셔츠를 다 갔다뒀데?
하며 시큰둥한 속마음을 가졌더랬다.

가게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가끔 티셔츠를 찾는  고객들이 있었다.
그 중 몇몇 친해진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왜 티셔츠를 이곳에서 사느냐고…
다시말해 고객의 Needs를 파악하기 위해 나름의 분석활동을 한 것이다.

분석결과
1. 우리 가게를 찾는 고객들중 집에 세탁기가 없는  사람들이 꽤 되었다.
2. $6.99에 파는 티셔츠는 구매에 큰 부담이 없다. (지금은 $8.99)
3. 주 손님인 흑인들 기본 패션이 운동화, 바지, 그리고 티셔츠 이다. (모두 반팔 티셔츠다)
4. 티셔츠를 사기 위해 옷가게를 따로 가느니. 원스탑 쇼핑 차원에서 술이나 담배를 사면서 같이 산다.

이 친구들의 행태를 가만히 살펴보니 티셔츠 하나를  구입해 사나흘에서 닷새까지 입고는,

바로 버린다는 것. (개중에는 뒤집어서 하루 정도 더 입는 친구들도 있다.) 
특히 데이트를 앞둔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저녁에는 깨끗이 입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야겠기에 구매가 집중된다는 점.

분석결과 티셔츠 장사가 매출향상은 물론 수익성 제고에 좋은 아이템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바로 실행에 옮겼다.
티셔츠 도매상을 찾아 흰색과 검은색을 중심으로
Large 사이즈 부터  XL, XXL, XXXL, XXXXL, XXXXXL, 그리고 6XL 까지…
6XL는  내가 봐도 이건 이불이나 다름없다.

다양해진 사이즈에 고객들이 좋아했다.
하지만 바로 난관에 봉착했다. 흑인 친구들은 운동화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는데

운동화 색깔에 맞춘 컬러 티셔츠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명 깔맞춤.
그때부터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주황색, 노란색 등등 형형색색의 티셔츠도 구비해 두었다.

(겨울철엔 Thermo 까지)

또 덩치 큰 친구들은 Tall T 라 하여, 일반 티셔츠보다 하단이 더 길게 디자인된 셔츠를 찾기에 그것까지….
같은 사이즈라 하더라도 Round Neck (목 부위가 원형),  V neck (목 부위가 V형)..
이렇게 하다보니 티셔츠의 수량과 종류가 많아져서 디스플레이 공간의 문제가 제기 됐다.
결국은 손님중 한 명인 멕시칸 목공에게 부탁해 T Shirts 전용 디스플레이 장까지 맞춤제작을 하기에 이르렀다.

 


연말이면 리커판매가 바쁜 와중에서 특히 티셔츠 (&Thermo) 고객도 늘어난다.
내 어릴적 어머니께서 설빔으로 새해 아침에 입을 옷을 마련해 주시는것처럼

이들도 새해 아침엔 깨끗한 새 옷을 입고 싶은 마음에 설빔으로  새 티셔츠를 준비한다.
아들것, 동생것 등등 한번에 서너장씩 티셔츠를 구매하는 손님이 많다.

바쁜 연말.. 리커 판매에 열을 올리다가 쏠쏠이 팔리는 티셔츠를 보니 어머님이 준비해 주시던 설빔이 떠올라, 

“Happy New Year!!”  목소리가 한 음정 더 올라가는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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