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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불법 체류자가 미국에서 살아간다는 건.

참울타리 | 2024.01.26 16:40:5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제가 사는 조지아 주에도 수 많은 불법 체류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 중에는 어떤 원인으로든 신장이 좋지 않아 혈액 투석까지 받아야 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뉴욕주 같은 곳은 그런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위해 투석 센터를 운영하지만 제가 사는 이 곳 조지아는 그런 곳이 없어서 일주일마다 한 번씩 병원 응급실로 들어와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혈액 투석이라는 것이 제대로 치료를 받아도 신장 기능의 20퍼센트 정도 밖에 대체할 수 밖에 없는데… 일주일 동안 몸에 가득 쌓인 요독을 가득 안고 응급실로 입원하는 분들이 상태가 좋아질리 없습니다.

 

 그 분들은 일주일 기다리는 동안 죽을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응급 투석 적응증이 될 때에야 투석을 받을 수 있지요. 그래서 젊은 환자들도 눈에 띄게 쇠약해지고 각종 합병증으로 죽는 사람도 많이 생깁니다. 이번 주 제가 일하는 쉬프트에서 만난 분은 56세 멕시코 이민자였습니다. 그 분이 어느 때처럼 투석을 받고 퇴원 준비를 하던 중, 산소 포화도가 떨어진다고 간호사 선생님이 제게 알려옵니다.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오더하고 간호사 선생님께 활동시 산소포화도 체크를 부탁합니다. 도보시의 그 분의 산소포화도가 떨어집니다. CT 검사와 각종 검사를 내고 검사결과를 기다립니다. 30분 정도 뒤에 그 분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응급실에 있던 터라 바로 기관 삽관하고 3분여의 심폐소생술 후에 맥박이 돌아왔습니다.

 

 그것이 01/19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중환자실 이송된 환자가 여느 때처럼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을 놓고 검사했지만 특별한 감염도 혈전이나 다른 원인이 발견되진 않았습니다. 환자분은 중환자실에서 간질발작을 일으켰고 신경과 컨설트로 간질약을 투약 받았습니다. 그저께 한 mri 뇌촬영에서 광범위한 저산소성 손상이 발견됩니다. 그저께부터 호흡기를 때보려 했지만 어떤 자극에도 반응 없는 상태가 되어서 결국 환자 가족들이 호흡기를 떼는 걸로 결정하고 결국 호흡기를 떼자 오늘 아침에 사망하셨습니다.

 

 그 분이 가졌을 어메리칸 드림이 무엇이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개인적이든 사회적인 이유로 안 좋은 건강에도 미국을 선택했고 아직은 많지 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그 분이 참 안타깝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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