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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내 길이 아닌 듯한 조기 은퇴

유쾌한C | 2024.02.12 22:04:0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세 아이들과 열심히 살면서 행복하지만 피곤했다. 결심했다. 막내가 대학 가면 은퇴 하리라. 


그렇게 막내가 대학을 간지도 2년이 다 되어간다. 

아이들 학자금, 여유금, 은퇴금도 준비 한 것보다 더 안정적으로 셋업 되어있다. 내기준으론 그렇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현역이다. 매니지먼트를 내려 놓고 스텝으로 일하니 심적으로 편안하며 심지어 매우 즐겁게 일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여러방면에서 공부 하고, 시도해 본 후, 조기은퇴는 모든 사람에게 맞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작년엔 은퇴 후의 큰 장점중인 장기여행을 생각하면서 연습을했다.. 서울에서 6주를 시작하여, 파리, 런던, 멕시코, 뉴욕, 하와이, 내셔날파크 2곳…. 

좋긴 했는데, 집에 돌아오면 피곤하고 집이 좋았고, 직장에 나가면 리프레쉬가 된상태라  능률도 좋았다.

나에게 여행은 1주만 지나면 집에 가고 싶고, 1달 집에 있으면 어디 나가고 싶은 그런 것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자 P3,4,5가 놓고 간 악기들도 이것저것 배워 보기도 하고, 동네 소모임도 나가서 새로운 사람도 만나 보았지만, 당장 은퇴 하고 싶을 만큼 재미있지 않았다. 시간 때우기 좋다하여 골프도 열심히 해 보았지만, 가끔 친구들과 바람 쐬긴 좋지만 안 가도 그만이다.


자원봉사 또한 나란 인간 자체가 완벽히 봉사만 하기엔 인격수양이 덜 된 듯 하다. 


그런데 갑자기 일이 재미 있기 시작 했다.  돈도 딱히 문제 되지 않고, Evaluation도 별 관심없어지고, 아이들도 집을 떠나니 P2도 몸과 마음이 편해 지면서 나한테 관대해 지기 시작했다. 출근 하는 발걸음이 놀이터로  놀러 뛰아나가는 아이의 발걸음 같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재미있는데, 조기 은퇴가 내 길이 아닌가보다...

어차피 농경 사회에선 힘이 다하는 날 까지 밭 매다가, 곡괭이 들 힘이 없으면 자리 잡고 눕다 뒷방 늙은이기 되지 않았던가.


다행히 내가 일하는 곳은 건강이 허락 하면 평생 일 할 수 있다. 파트 타임도 가능하고, 휴가도 대체로 자유롭다. 나를 위한 직장 같다. 

건강을 잘 지켜서 죽기 전 까지,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사는 것이 내 은퇴 계획이다.  다만 막내가 대학을 졸업하면,  어차피 지금 9년째 내고 있는 튜이션 인데, 필요한  다른 가정에 현역에 있는 동안 이라도 쭈욱  내어 줄까 생각도 해 본다.


혹 이러다 다음주에 모든걸 내려 놓을 수 있는 신나는 일이 생기게 되면 언제든지 은퇴 할 수 있다.  그런 신나는 일이 심심한 내인생에도 찾아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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