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정보-여행]
서부 5인 가족 올랜도 디즈니월드 1주 첫 여행기 - 교훈들 (사진은 없어요)

반디 | 2024.03.03 21:39:2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얼마전 2월 프레지던트 위크에 1 주간 플로리다 올랜도의 디즈니월드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희는 북가주에 사는 5인 가족(사랑하는 아내님, 이쁜 딸 셋 - 12/10/4학년) 입니다. 캘리의 디즈니랜드는 아이들 어릴때 두 번 다녀온 적이 있지만 월드는 처음이었구요. 첫째 졸업이 다가와, 아이들 데불고 옹기종기 다니는 마지막 여행을 해보고 싶던 중에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표과 숙박비, 입장권부터 적지 않은 금액이었고, 그곳에서 쓸 비용 또한(식비 등)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에, 저의 "개인적인" 목표는 아래의 한 문장 이었습니다 (이후 가족들은 저와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만).

 

일생에 한 번만 갈거다. 그러니 뽕을 뽑고 온다.

 

캘리의 디즈니월드의 2개 파크(디즈니월드,어드벤처)는 한 곳당 하루로는 부족했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월드의 4개의 파크(매직킹덤, 앱콧, 애니멀킹덤, 헐리웃스튜디오)를 6일간 격파(?!)하는 것으로 하고, 쾌적(?)한 격파 환경을 위해 돈을 좀 쓰더라도 7박 모두(첫날은 비행기가 밤에 떨어져 잠만 자는) 디즈니리조트에서 자는 것으로 계획을 짰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 무리한 일정 아니냐며, 괜찮겠냐고 계속 물어봤지만, 회사일로 정신없던 저는 듣는 둥 마는 둥 "한 번만 갈거고 뽕을 뽑아야해..중얼중얼"하며 밀어붙였습니다.


곧 말씀드리겠지만, 결과적으로 이것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어쩌면 이 글에 공유드리는 제가 반성하는 가장 큰 항목이 아닌가 합니다.  

 

그간 마일모아 덕분에 이런 저런 여행을 잘 다녔어도 여행기 한 번 올린 적 없는 먹튀였음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뭐랄까, "이걸 알았다면 훨씬 잘 즐길 수 있었을 텐데!", "한번 다시 온다면 반드시 이렇게 할거야"의 내용들이 좀 있어서, 잘 전달드리지 못할지언정 기록 해 둔다면 반드시 도움이 되는 분들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획부터 실행까지, 처음이었기에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시행착오들 위주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부디, 디즈니월드를 알차게 이용하시고픈 첫 여행자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디즈니월드에 다시 가게 된다면 꼭 이렇게 하겠다."  입니다.

 

1. 이틀 넘게 연속으로 놀지 않는다.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디즈니 파크의 하루의 시간표는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엄청난 강행군입니다. 모두 적지 않은 돈으로 최대한 즐기기 위함입니다.

 

  1. 7시 전까지 기상, 그날 방문할 파크의 Genie+ 구매 (~$20-25/인).
  2. 7시 정각에 늦지 않게 Genie+로 첫번째 LL(Lightning Lane) 탈것 예약, 그리고 또한 Virtual Queue로 탈것 예약
    • VQ는 Genie+ 와 무관하며, 해당하는 탈것이 정해져 있습니다. 전체 월드를 통들어 2-3개 밖에 안됩니다만, 아주아주 유명한 탈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래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3. 그날의 파크 개장시간에 따라 7:30~8:30까지 파크에 입장(!?). 그 전까지 아침식사 해결.
    • 8시에 개장하는 파크도 있고 9시도 있습니다. 디즈니리조트 숙박객은 일반관람객보다 30분 먼저 입장이 가능합니다.
  4. (선택사항) 입장하자 마자 Open Run으로, 가장 인기있는 탈것중에 LL과 VQ로 예약되지 않은 것부터 클리어.
  5. 이후로는 2시간마다 새롭게 Genie+로 새로운 LL 탈것을 예약하여 즐깁니다.
  6. 중간중간 비인기 탈것,공연등을 찾아 줄 오래서지 않고 즐깁니다.
  7. 중간중간 길거리 음식을 먹습니다.
  8. 중간중간 길거리 공연을 봅니다.
  9. (선택사항) 온가족이 식당을 예약하여 여유있게 저녁을 즐깁니다. 이야기도 하고요.
  10. 애니멀 킹덤을 제외한 3개 파크의 피날레 공연은 반드시 봅니다. 그리고, 매직킹덤과 헐리웃스튜디오의 경우는, 1시간 정도 미리 자리를 잡더라도, 반드시 좋은 자리에서 봅니다. 가운데 자리가 아니면 그 화려한 특수효과/무대효과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시간들여 자리잡는 수고의 가치가 있습니다.
  11. 인파에 섞에 우르르 집에 돌아옵니다. 10시 정도 됩니다.

 

6일 연속으로 입장권을 구매한건 넌센스였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어서, 앞에 각 파크를 한번씩은 갔겠다, 그냥 호텔 수영장에서 아이들과 즐기고, 저녁즈음 매직킹덤 쇼나 한번 더 보러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제가 다시 계획을 짠다면 아래와 같이 할 것입니다.

 

  1. 4개 파크를 다 갈 것이므로 입장권은 4일치만 산고, 숙소는 6박(개념상, 첫날 잠만 자는것 제외)을 삽니다.
  2. 하루 쉬고 이틀 놀고, 또 하루 쉬고 이틀 놉니다.
  3. 첫째날과 넷째날 노는 것이 숙박비가 아깝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다음의 이유에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 일단, 이틀 파크에 간 뒤에는 쉼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 첫째날은 무료로 입장 가능한 Disney Springs를 방문하여 필요한 쇼핑을 다 마칩니다. 보통 파크에 가서 그곳에 있는 기념품점에 들를때마다 사람도 너무 많고 시간 너무 아까웠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첫날 다같이 입을 옷이나 선물용 기념품 등등을 충분히 둘러보고, Disney Springs도 둘러보고 그러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첫째날 넷째날 공히 리조트의 수영장을 즐길 수 있습니다. 리조트의 급에 따라, 리조트로 둘러보고 그밖의 부대시설 (식당)도 여유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2. 숙소는 한 곳에만 묵는다.

 

저희는 첫 3박은 아래쪽, 나머지 4밖은 조금 윗쪽 숙소로 나누어 잡았었습니다. 첫번째 숙소에 할인쿠폰이 있어서도 였지만, 월드가 너무 넓어서 각각 방문코자 하는 파크에 가까운 곳에 묶자는 생각이었구요. 숙소를 이동하는 것도, 디즈니리조트 간에는 check-out/check-in이 아닌 transfer라는 개념이 있어서, A 숙소를 check out하는 날, A숙소의 bell service에 저희 짐을 맡기면서 B숙소로 transfer해줘 하면, B숙소의 bell service에서 그날 저녁 짐을 pickup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괜찮을거라고 생각 했었거든요.

 

결론부터는, 짐싸고 unpack하는 그것이 너무 힘듭니다. 특히, 저희처럼 가족이 너무 많으면 짐이 늘어나는데요. 기념품, 빨래거리 등이 생기기도 해서지만, 장기로 있다보다 grocery쇼핑을 하게 됩니다 (지역에 잘 알려진 전담 grocery에 온라인 주문을 하면 bell service에 delivery해줘요). 저희는 보틀워터,만다린귤(큐티),요구르트 등을 잘 먹긴 했는데, 중간에 이것들 남은것도 같이 옮기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무엇보다도, 파크를 즐겨야 하는 마당에 아침 저녁으로 짐싸고 다시 푸는데 쓸 여력/기력이 없더라구요.

 

숙소는 적당히 괜찮은 곳 한곳에 주욱 묶으시면 됩니다. 디즈니 내 교통수단(버스 등)이 너무 잘 되어있어서 거리가 멀다고 걱정하실 건 없습니다. 지도상으로 가깝고 멀어보여도 다 비슷비슷하게 걸려요.


3. 매직 밴드는 추천합니다.

 

매직밴드는 손목에 차는 입장권입니다. 각 파크에 입장할 때 필요하구요, 디즈니앱으로 예약한 LL, VQ 라인에서 체크인할때도 필요합니다. 옵션으로 디즈니리조트 룸키, 각종 시설내 결제(포토패스, 음식 등)를 이거 하나로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매직밴드 없이, 핸드폰에 앱을 통해 설치한 "모바일매직"(아이폰 월렛에 설치)으로 애플페이처럼 사용했어요. 막둥이를 제외한 1,2호가 모두 핸드폰이 있어서 가능했고, 막둥이는 저와 아내가 같이 다니면서 해주고요.

 

저희는 사지 않았지만, 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 훨씬 편했을 것 같습니다. 애플페이 방식이 인식이 안될때도 꽤 있어서, 한명이 계속 체크인 안되는 덕분에 LL에서 수십그룹 먼저 보내기도 했죠.
  2. 스스로의 핸드폰이 없는 어린 자녀라면 그 편리함이 더 클 것 같습니다.
  3. 모양이 꽤 이뻐서 기념품도 될 것 같구요.
  4. 저희는 가격($20-30/개)이 너무 비싼 것 같아 하지 않았는데, 가보시면 알겠지만, 디즈니월드 다른 것에 어쩔 수 없이 돈 엄청 쓰게 됩니다ㅠㅠ. 그런 것 비교해보면 매직 밴드는 애교에요.


4. 포토 패스 (메모리 메이커) 도 추천합니다.

포토 패스는 무료 사진서비스 정액권입니다. 하루치는 $75, 방문횟수/날짜 관계없이 30일간 사용가능한 것이 $185 (방문 최소 3일전에 미리 사는 가격) 였는데, 저희는 후자를 구매해서 아주 잘 사용했습니다. 특히 가족이 다같이 찍고 싶은 경우에 너무 좋았구요. 파크/어트랙션 마다 테마가 조금씩 달라서 다양한 포즈를 취한 고품질 가족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찍어주는 분들 일일이 어떻게 찾아다니나" 했는데, 그냥 지나가면 초록색 유니폼 입은 사진사분들이 여기저기 계속 보입니다. 매직킹덤 성 앞에는 정말 10m 단위로 있어요. 가서 찍어달라고 하고, "딸들만도 따로 찍어주세요" 이렇게 저렇고 요청해도 친절하게 잘 찍어주십니다.


5. LL (Lightning Lane)과 VQ (Virtual Queue)가 어찌 동작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셔요.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하시면, 대부분의 어트랙션을 모두 LL로, 줄서있는 시간 평균 10-15분 이내로 해서 버리는 시간 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처음에 몇 가지 실수를 해서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어서 이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개념을 정리 해 보겠습니다. 모든 어트랙션(탈 것 및 공연 등등)들은 대부분 줄이 2개 입니다. LL(Lightning Lane)과 Standby. LL은 옛날 Fast Track을 써보신 분은 같은거라고 보시면 되고, 다른점은 유료라는 것 입니다. Genie+라는 LL 이용권을 그날그날 미리 사람별로 구매해 놓아야, 아침 7시 예약 윈도우가 열렸을때 재빨리 원하는 어트랙션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파크 이용 당일 새벽 12am부터만 구매가 가능하구요.  Standby는 말 그대로, 그냥 아무때나 줄 서서 타는 라인입니다. 이게, 비인기 탈것은 괜찮은데, 유명한 것들은 붐빌때 기본 한-두시간은 기다리는데, 너-무 힘듭니다. 시간낭비라는 생각도 많이 들구요. 중간에 누군가 화장실에라도 가고 싶다하면 꽤 난감합니다.

 

근데 Genie+를 구매하고도 예약 할 수 없는 LL이 종종 있습니다. 아-주 유명한 탈것들이 그런데요. 그런 경우는 별도로 LL을 구매해서(건당 ~$12) 탈 수 있습니다. 한 번도 안 해 봤는데, 너-무 타고싶은 유명한 탈것이 도저히 오늘안에 탈 수 없을 것 같을때에는 따로 사서라도 타고 싶을때가 있었습니다. 근데 보통 그럴때는 이미 당일 LL 티켓이 모두 매진이더라구요.

 

VQ (Virtual Queue)는 LL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VQ는 월드를 통틀어 최고로 인기있는 어트랙션을 방문객이 고르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Standby" 줄 서는 것을 예약표를 나눠주는 것입니다. 저희 때에는 월드 통틀어 앱캇의 Guardians of Galaxy와 애니멀킹덤의 Avatar 두 개만이 VQ 대상이었는데요. 그래서 여기에는 Standby가 없었습니다. 예약은, LL과 마찬가지로 아침 7시에 예약 윈도우가 열릴 때 예약해서 성공하면, group number가 지정되고, 나중에 standby로 와서 줄서라고 알림도 보내줍니다.

이제, 제가 LL과 VQ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놓쳤던 부분들입니다.

 

5.a. VQ는 Standby 줄서기다.


중요한 것은, VQ는 LL이 아니고 "Standby에 서는 순서"이기 때문에, 줄 대기시간 경험은 일반 standby와 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본인 그룹이 줄 서는 차례가 되어서 바로 가도 한시간, 너무 늦게가면 2시간도 줄서있어야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어차피 VQ가 있는 어트랙션은 이 방법밖에 없는데, 그렇게라도 줄을 서서 타야되는거 아니에요?"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맞습니다만, 이걸 아는게 중요한 이유가 2가지가 있었습니다.

 

-- 아침 7시: LL 먼저, 그다음에 VQ --


아침에 LL과 VQ의 예약윈도우가 동시에 열리는데요. 운 좋을때는 정말 1-2초의 차이로 첫번째 예약이 오전 10시일 수도, 오후 4-5시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온 가족을 함께 예약할 수 있는 것은 아빠나 엄마의 앱/핸드폰 하나이고, 그날 가려는 파크에 VQ가 있다면, LL과 VQ를 하나를 먼저 예약해야 할 텐데요. LL을 먼저 해야합니다. 이유는, LL의 첫번째 예약이 얼마나 성공적이냐(얼마나 빠른 시간대에 되느냐)가 그날 하루의 LL 활용율, 과장해서 얘기하자면 하루 어트랙션 이용 퀄리티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VQ는, 너무 늦게 하면 물론 아예 매진되기 때문에 안되지만, LL하고 나서 빨리 예약하면 그날 저녁에는 탈 수 있게 나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VQ는 그냥 Standby 줄서기입니다. 그래서 아래 두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 VQ 어트랙션의 LL 구매 --


VQ 어트랙션의 예약이 만에 하나 실패(그날 매진)하거나, VQ에 예약되었어도, 줄서는게 싫다고 하시면 그 어트랙션의 개별판매 LL티켓을 빨리 사시면 됩니다. 네, VQ가 있는 어트랙션들의 LL을 별도로 살 수 있어요 (Genie+ 로는 안되지만).  개인적으로, VQ 예약이 되었으면 별도 LL을 살 필요까진 없지 않을까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면 사는것도 방법입니다. VQ 라인에서 2시간동안 줄서있는데, 옆에서 돈주고 구매한 사람들이 LL로 빨리 들어가는 걸 보면, 정말 돈이 아까운지 시간이 아까운지 생각하게 되요.

 

5.b. LL의 2시간 rule


LL 예약의 정석은 아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1. 7시 윈도우에는 "무조건","무조건" 제일 인기있고 타고싶은 것을 예약한다.
    • 이건 정말 "무조건" 입니다. 제일 유명한 탈 것들은 첫번째로 예약 못하면, 그날 아예 LL이 매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첫번째 예약이 되면, 다음 LL 예약이 언제 가능한지 (다음 윈도우 시간) 알려줍니다. 다음 예약 윈도우 시간은 max(현재예약시간, 파크개장시간) + 2h 입니다. 또는, 현재 아무것도 예약된 것이 없으면 당장입니다 (현재 예약된 LL줄에서 check-in하는 순간).
    • 예를 들어, 7시에 앱콧의 라따뚜이를 오후 5시에 성공적으로 예약했습니다. (헉! 그러면 오후 5시까지 LL 예약 안되는거?... 라고 제가 잘못 생각해서, 이걸 취소하고 다른 걸 예약했다가 결국 라따뚜이는 못탔습니다 ㅠㅠ)
    • 그러면 다음 LL 예약 가능 윈도우는 max(7am,8am-앱콧개장시간)+2h = 10am 입니다. 5pm 라따뚜이는 잘 있고, 10시부터 또 하나씩 예약하면 되는 겁니다.
  3. LL 예약을 다른 어트랙션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예약하려는 시점에 원하는 LL시간이 너무 뒤로 밀려있을때에는, 기다리지 마시고 일단 가능한 비인기 탈것이라도 예약해두면 좋습니다. 중간에 원하는 것의 시간대가 앞당겨지면 (실제로 발생합니다), 그때 변경하면 되거든요. 변경시에는 최초 예약의 시간을 쳐주기 때문에 윈도우가 뒤로 밀리지 않습니다.

 

 

너무 강행군으로 짜서 고되긴 했지만, 그래도 가족 모두 너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고, 그래서 아내와 아이들은 아직도 간혹 디즈니월드 꿈을 꾼다고 합니다.

 

서두에 말씀드렸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여행은... 여행만 하면 뭔가 배워야 한다든지, 일반적으로 비용 대비하여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프로그램되어 있는 저의 닫힌 의식을 다시금 깨닫고 반성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아내님이 추천하여 비행기에서 읽고 크게 감명을 받은 문유석 작가님의 "쾌락독서"중 '여행과 책, 그리고 인생 I'의 부분을 발췌 해 봅니다.

 

-----
여행이 삶에 자유를 준다고 흔한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인간의 어리석음이란 그 자유조차 스스로 금세 자진반납하게 만들곤 한다. 다 욕심 때문이다. 욕심이 여행을 다시 일상으로 돌려놓는다. 그걸 뼈저리게 느낀 순간에 나를 일깨워준 책이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이다.

 

일곱 살, 다섯 살 짜리 두 딸과 셋이서 유럽 여행을 떠났던 때의 일이다. 사정상 애엄마는 함께 갈 수 없게 되었는데도 걱정 말라고 큰소리를 치며 떠났다. 출발 전 밤마다 공부하여 상세한 일정을 짜고, 아이들에게 사전 교육으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과 '로마의 휴일'을 보여주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혔다. 평생 언제 아이들과 유럽에 다시 올까 하는 생각에 미술관, 박물관, 유적지 등 남들이 좋다는 곳은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다. 자동차를 렌트하여 트렁크에 전기밥솥,참치 캔, 김,카레등을 넣고 다니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밥을 해먹었다... 중략...

 

야심차게 로마에 입성했다. 땡볕에 포로 로마노를 걷고 걸었다. 카이사르라도 된 양 감회에 젖어 있는데, 큰애의 한마디. "아빠, 무너진 돌무더기를 왜 자꾸 봐야 해?" 돌아보니 두 아이 모두 볼이 빨갛게 익고 머리는 산발이었다... 중략 ... 인류의 보물이 가득했지만, 인류도 가득했다. 키 작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는 땀에 전 중국 단체관광객의 복대밖에 안보였다.

 

그날 밤 민박집에서 지쳐 쓰러진 아이들 머리맡에 앉아 자책했다. 유럽에 원수진 것도 아닌데 왜 생전 다시는 안 오는 걸 목표로 클리어를 하고 있을까.... 중략 ...

 

그제야 깨달았다. 여행은 숙제가 아니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지 무슨 거창한 목표 완수가 여행의 목적이 아니다. 아마 인생도 그럴 것이다. 위약금을 물며 미리 예약한 숙소를 다 취소했다.

 

로마를 떠나 오스트리아로 천천히 달리며 무조건 아이들이 서자는 곳에 섰다. 그 결과 '내가 사랑한 유럽 시골 놀이터 톱 10', '유럽 미끄럽틀 어디까지 타봤니'를 써도 될 지경이 되었다. 이름 모를 동네 시골 놀이터가 보이면 무작정 멈추고 아이들이 싫증낼 때까지 놀았다. 딸들은 처음 보는 동네 애들과 각자 자기 나라 말을 하며 모래놀이를 했다...

서울에도 있는 놀이터인데 시간이 아깝지 않았냐고? 서울의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 때는 내가 없었다. 머나먼 이국이지만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있다. 게다가 덤으로 어딘지는 모를 작은 동네지만 멀리 알프스가 보이고, 동네 개천이 물이 맑아 물고기가 헤엄치고 백조가 떠다녔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


아무쪼록 부족한 경험이라도 도움 되시는 분 있으시다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서두르다 보니, 두서없이 긴 글이 되었습니다.  디즈니월드를 처음으로 여행 계획중이신 분들 질문 주시면 아는만큼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34]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028] 분류

쓰기
1 / 52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