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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아일랜드 여행시 렌터카 사용 후기 (첫 우측 운전석 경험)

AnneA | 2024.03.13 12:36:1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작년에 아일랜드/스코틀랜드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두나라를 겨울에 차 렌트해서 여행하기가 어려울까 하는 질문글을 마모에 올렸습니다. 

이후 제가 직접 경험해보고 짧은 경험담을 올려야지 올려야지 생각만 하다 오늘 질문글 하나 올린김에 같이 (질문글만 올리기 죄송한 마음...) 올립니다. 

 

추운 동네에서 빙판길 운전이 능숙하고 우측운전석 경험도 많은 분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글이라는 점 미리 말씀 드립니다. 

따뜻한 동네라 눈, 빙판 이런거 모르는 곳에 살기에 겨울 빙판/좁고 커브가 많은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시골길/우측운전석 이 세가지가 큰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구글 검색을 해봐도 말리는 글이 대부분이고 스코틀랜드 관광청? 사이트에는 공식적으로 말리는 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스코틀랜드 스카이섬 버스투어 미리 예약하고 출발 했습니다. 

 

이런 장거리 버스가 참 힘든게 보통 새벽 출발이라 스카이 섬 가기 전날 새벽같이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잠 못이루다 새벽 5시에 잠이 들었고 6시반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알람 소리에도 못일어났다가 7시 10분에 일어나서 미친듯 짐 챙겨 걸어서 15분 거리를 택시타고 4분만에 도착해서 간신히 7시 반 버스를 탔죠.  호텔 프론트에 방키 던지듯 건네며 뛰쳐나가는데 프론트 직원이 웃겨 죽더군요. 머리를 산발한 두 여자가...에딘버러 새벽 거리 짐 끌고 뛰다 택시 발견한게 천만다행. 

 

버스 타고 일단 인버네스로 가는데 가는길이 고속도로라 그런지 깨끗이 눈 잘 치워져 있습니다. 그 전날 밤 눈이 왔거든요. 제가 탄 버스 앞에 빨간 소형 세단 차가 아무렇지 않게 인버네스까지 내내 갑니다. 구글로 후기들 읽었을 땐 렌트를 꼭 하려면 4륜구동으로 중형차 이상을 타야 한다고들 했습니다. 

전날 밤 못자서 인버네스 도착해선 비몽사몽이었고 인버네스 자체가 그닥 뭐 볼건 없는 동네라 그날은 그렇게 흘러갔어요. 

 

다음날 대망의 스카이섬 투어.  겨울이라 날도 짧아서 새벽출발 입니다. 아직 깜깜한 밤인데 조식도 못먹고 호텔 나서서 버스 타러 갔습니다. 

가이드가 설명을 해준다지만 심한 스코티시 억양이라 잘 알아듣기도 힘듭니다. 

가면서 제가 보고싶었던, 아웃랜더에 나왔던 폐허가 된 고성은 시간 없다고 차 세우고 멀리서 5분 바라만 보게 해줍니다. 정작 나중에 별 흥미 없는 곳은 너무 오래 머물러 시간이 남아돌았습니다. 

가는길이 고속도로가 아니어서 좁고 구불구불 했지만 작은 차들이 잘만 다니는걸 보고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스카이섬 투어 거의 막바지에 있는 마을을 둘러보니 여기저기 주차된 차들 중 작은 차들이 더 많은겁니다. 로컬들이 저런차로 겨울에도 잘 돌아다닌다면 생각보다 운전이 그렇게 힘들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투어 끝나고 다시 에딘버러로 돌아오기까지 계속 운전자 뒷자석에 앉아서 상상속 운전을 해봤습니다. 음... 할만 해. 

패키지 여행이 너무 안맞고 (여행사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가장 평 좋은 곳에서 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 맞추느라 새벽에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어 이 고생을 아일랜드 가서도 또 할 순 없다는 마음에 아일랜드로 넘어가기 전 렌트카를 예약 했습니다. 미국보다 렌트카가 훨씬 저렴하네요. 아마도 여행 비수기라 그런 듯 합니다. 아일랜드 4박5일 일정으로 100불 안되었습니다. 

버젯 이었는데 공항에서 차 픽업할때 원래 예약된 금액보다 20불 정도를 더 청구하며 우겨서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그 외에는 차 픽업에서 반납까지 별다른 문제 없었구요. 

 

처음엔 바짝 긴장하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니 평생 우측운전석에서 운전한 마냥 편해지더군요. 세가지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 차선과 내가 운전하는 차와의 거리 체감을 미리 해두기. 차가 안다니는 도로에 잠시 차를 세우고 비상등을 킨 다음 운전석에서 보는 양쪽 차선과 차체의 거리가 어느정도인지 미리 확인을 했습니다. 

2. 좌좁우큰 - 이건 여행전 검색하다 발견한 어떤 블로그에서 읽은겁니다. 그 블로거분께 큰 감사 드려요. 정말 이 분 아니었으면 저도 위험했을 상황이 몇 번 있었습니다. 여행 내내 마지막 날 까지 좌회전 우회전시 좌좁우큰을 외치며 턴을 했어요. 우측운전석 운전의 가장 큰 어려움이 좌/우회전시 순간적으로 착각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순간적인 혼동, 착각을 이 '좌좁우큰' 구호가 막아줬습니다. 좌회전은 좁게 우회전은 크게. 블로그 글 읽었을 땐 우스꽝스러웠는데 실전에선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더라구요. 제가 좌좁! 하면 동행이 우큰! 이러며 그 모든 구불구불 미로같은 아일랜드 시골길을 누볐죠. 

3. 유툽 보며 미리 상상운전 해보고 스코틀랜드에서 운전석 뒤에 앉아 운전자의 시각에서 거리를 보는 연습을 한 것

 

렌트카 여행 2일차에 기록적인 눈비가 왔고 온도도 급하강해서 호텔에서 만난 현지인들이 운전 조심하라고 다들 말해줬을 정도로 날씨는 안좋았지만 조심하고 준비 잘해서 운전한다면 해볼만 하다는 의견입니다. 

물론 전 운전경력 오래 되었고 평소 안전운전 하는 사람이란 점 덧붙입니다. 아일랜드/스코틀랜드 겨울 운전 엄청 쉽다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모두 안전운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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