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인종차별/시민권에 대한 잡담

지현안세상 | 2024.03.15 15:53:0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 짧은 업데이트, 

 

주말동안 많은 글들 달아주셨는데 답변 감사드립니다. 제가 주말에 컴퓨터를 켤 일이 없다보니 글을 이제 확인하게 되었네요. 

 

답변을 보다보니 코스트코에서 있었던 일은 그냥 이상한 할머니 였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평소에도 저희 마음가짐은 지난 번에 쓴 글처럼

"다시 1번으로 돌아가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제가 돈을 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인종차별을 겪기가 쉽지 않습니다. 간혹 가다가 인종차별 비슷한게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일처리를 좀 거지같이(?) 하는 미국인들의 디폴트 값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질 수도 있구요. 우리가 공항이나 다른 서비스 직종에서 겪는 일들을 인종차별로 생각하지는 않지 않겠습니까. ㅎㅎ" 

약간 이런 느낌으로 받아들이는데, 할머니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약간 그런 인종차별로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7살 먹은 아들이 인사할 때 받아주지 않으셨거든요.

 

그리고 학교 헬퍼가 인사를 해주지 않는건 소프트한 인종차별이 맞았습니다. 안타깝게도요.. 헬퍼가 두분이 계신데 몇 개월동안 와이프가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하면 항상 한 분만 받아주셔서 와이프는 '아 저 분은 인사를 안 하시는 분이네.'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백인 아주머니 분들은 그 분이 친절하신 분으로 알고 계셔서 지난 글에 그렇게 썼던 거였어요. 사실 이런 건 저희에게 데미지를 주지 않지만 저번 글 쓴 것처럼 와이프에게 주변분에게 이런 이슈가 갑자기 올라온 상황이라 적어봤었습니다.

 

모든 댓글 달아주신 마모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면서 좋은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

 

다들 좋은 금요일 되고 계신지요? 

 

글타래를 잡담으로 할 지 질문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넋두리가 될 것 같아 잡담으로 설정했습니다. 

 

1. 인종차별 - 이번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인종차별이 뜨거운 감자더라구요. 보고 있자니 기분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제가 90년도 초부터 좋아하던 배우라 마음속에서 응원아닌 응원을 보내다가 아이언 맨으로 복귀에 성공했을 때는 참 기뻤었는데 실망이 배가 되는 느낌이더라구요. 미국에서 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종차별에는 냉소적으로 대응할 수는 있어도 쿨해지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야 지금 누가 봐도 동양사람이고 영어로 말문을 터도 이민자라는게 티가 나지만 애들은 아닐텐데 아이들에게는 이게 어떤 식으로 받아 들여 질런지 고민이 됩니다. 

 

  약 삼 주 전쯤에 코스트코를 갔었는데, 와이프가 시식 코너에서 팝콘을 두 번을 받았습니다. 정확하게는 제 아들이랑 와이프가 한 번씩 가져갔고, 같은 행위를 한 번 더 했었죠. 문제는 와이프는 유모차에 앉아 있던 둘째에게 그 팝콘을 줬는데 둘째가 너무 잘 먹어서 사러 가는 길에 한 번 더 받은겁니다. 그런데 와이프에게 시식코너의 할머니가 "These are someone else, not you." 라고 혼잣말을 하셨던 겁니다. 물론 와이프를 처다보고 한게 아니라 그냥 팝콘을 담으면서 혼잣말을 하신겁니다. 목소리도 작았고 목표를 설정했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생각이 흘러나와버린 듯한 느낌적인 느낌! 와이프는 팝콘 봉지를 잡고 돌아오는 길인데다가 자기에게 한 말인지 아닌지 긴가 민가해서 제 쪽으로 와서 "나 지금 인종차별 당한 것 같아." 하고 얘기를 했구요. 

 화가 난 와이프는 다시 한 번 시식대로 가서 눈을 마주치고 "Ma'am, Can I have some more?"이라고 했는데 할머니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Sure. I have so many of them. If you want, you can have as many as you can."(이 부분은 격앙된 와이프의 기억이 확실치 않습니다. 대충 저런 늬앙스로 해석해주시길....) 와이프가 분이 풀리지 않아서 제가 코스트코에 이메일이라도 보내려고 했는데 코스트코는 무조건 전화 아니면 지점에서 클레임을 해야 하더라구요. 다음 주 쯤에 가면 매니저를 찾아서 차근 차근 따져볼까 합니다.

 

제가 운이 좋게도 미국에 온 이후로 이런 차별행위 받아 본적은 거의 처음입니다.(만으로 8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일을 겪고 나서 주변 분들 중 인종 차별 행위를 겪으시고 오스카가 터지고 와이프가 아들 학교에 데려다 주는 길에 헬퍼로 일하는 스텝이 와이프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소프트한 인종 차별 등등이 한 번에 터져서 와이프 멘탈이 약간 흔들리고 있습니다. 

 

2. 시민권 - 1번의 상황 때문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주제입니다.

항상 고민이 되는 주제인데 딱히 시민권이 필요하지 않아서 신청할 필요가 없는데, 시민권이 없이 살 이유도 없어서 유야 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요즘 드는 생각이 미국 사시는 한국사람들의 미국 정치 상황에 대한 무관심과 더불어 투표권이 없는 영주권자로서 뭔가를 요구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당장 제 세대에서는 어렵겠지만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우리 자식 세대에서는 혜택을 받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뭐 이건 제가 하는 행위와 관계없이 한국이 성장하면 따라가리라 생각이 됩니다만.... 

 

이런 저런 생각으로 시민권에 대한 고민을 더 해보겠지만 정말 정답은 없는 주제 같습니다. 미국 사람이 된다라는 생각만 해도 아직은 약간 거부감(?) 같은게 드는 건 사실이거든요. (저는 16년도에 30대 중반에 미국을 왔습니다.) 

 

다시 1번으로 돌아가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제가 돈을 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인종차별을 겪기가 쉽지 않습니다. 간혹 가다가 인종차별 비슷한게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일처리를 좀 거지같이(?) 하는 미국인들의 디폴트 값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질 수도 있구요. 우리가 공항이나 다른 서비스 직종에서 겪는 일들을 인종차별로 생각하지는 않지 않겠습니까. ㅎㅎ

 

마음이 불편하니 생각이 돌고 돌아 시민권 신청까지 알아보게 되었네요. 크게 불편한 점은 없이 미국 산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네요. 돌하나를 던지니 물결이 그치질 않습니다. 다들 미국 생활 건승하시고 다음에 또 글 올려보겠습니다. 

댓글 [51]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388] 분류

쓰기
1 / 5720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