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이번에 테슬라의 레이오프에서 느끼는 제조업의 성공비결...

재마이 | 2024.04.21 18:27:1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테슬라 이야기할 때는 CEO 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마모에도 팬도 있고, 주식 가지고 계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맘 상하는 글을 쓰는 의도가 아니고 실수라도 그러고 싶진 않습니다. 그냥 자동차 업체 일개미로서 느끼는 생각으로 이해해주심 되겠습니다 ^^

 

아시다 시피 테슬라가 일주일 전에 직원의 10% 를 레이오프 했습니다. 문제는 레이오프 시점이 주말이었는데, 레이오프와 동시에 짤린 사람 이메일이 삭제되어서 연락 받을 방법이 없었다고 하네요. 월요일 오전 8시 정도에 대상자들에게 문자로 알렸는데, 이미 출근길인 사람들이 많아서 입구에서 완전 난리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태그 찍지 않고 보여만 주고 들어간 사람들도 많아서, 나중에 셔틀도 실어내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흔한 레이오프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사실 수요일날 뉴욕에 갔는데 회사 분위기도 근속 17년된 동료를 쳐내고 (레이오프가 아니라 팀에 불만이 많아서..) VP 가 군기 잡고 있고, 맨하탄에서 만난 친구는 자기네 회사 지난달에 10% 짜르고 모래 또 10% 짜른다는 이야기 하고 목요일날에 UBS 등 은행들도 레이오프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니 뭔가 겁이 났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Linkedin 에서 이번 레이오프 된 분 중 한 분이 (제 follower 는 아닙니다) 일반적인 분들과 달리 자기가 짤린 상황을 구구절절히 자세히 적으셔서 참 인상깊게 봤습니다.

 

그분은 주말내내 아무것도 모르다가 일어나자마자 새벽 4:30분에 이메일이 안되는 거 확인하고 이땐 IT Issue 로 생각했는데, 6:00 시에 사내 인프라넷도 접속이 안되고 IT 팀에 연락했는데 그것도 잘 안되다가, 결국 회사로 출근하는 길인 8시에 문자로 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자기 매니저에게 연락하니 자기 포함 전체 팀이 통보 받았다고 어떻게 된 건지 자기도 모른단 답변을 받고 (자율주행쓰시나 봅니다.. 운전하면서 문자를 자유로히...) 결국 회사에 도착해서 게이트에 가니 인식이 안되고 보안팀에서 뱃지 회수한 다음 사무실의 개인 물품은 집으로 배송될 거란 답변 듣고 멍때리면서 집에 왔다고 하네요. 그 분은 5년 근속했는데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자기 팀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고, 출퇴근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주차장에서 자고 저녁은 회사 휴계실에서 냉동식품으로 때울때도 많았다네요. 자기의 직속상사가 많은 걸 가르쳐주고 도움을 많이 주고 같이 풋볼도 하고 그랬다는데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셨단 이야기도 하고... 정말 죽어라고 일했지만 회사 다니면서 한번도 즐겁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그 결론은 이렇게 되었다고.. 제 기억엔 대충 그런류의 글을 봤습니다.

 

미국애들은 덧글을 참 정성스레 쓰는 거 같은데 800개가 넘는 커맨트에서 자기 경험도 이야기해주고 물론 CEO 욕하는 글도 꽤 많고 어떤 사람은 눈치없게 Lucid 를 추천해주는 트롤도 있었지만 저 이외에도 다들 공감이 갔는데 덧글을 봐도 맘이 따뜻해 진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는 테슬라를 머스크가 CEO 가 되기 전부터 알고 있었고 회사가 미시간에 있었을 때는 저희 회사랑 같이 프로젝트도 많이 했었습니다. 작고하신 그때 저희 사장님도 테슬라를 잘 도우면 다른 회사들이 같은 문제로 우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딱 찍어서 열심히 하라고 했었네요. 테슬라가 빅 3 이후에 차를 대량생산하면서 이득을 내는 4번째 회사가 된 비결에는 아이언맨의 비전 및 주식 펌핑 능력뿐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이런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겠죠... 물론 그 배경에는 주식의 급격한 상승도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CEO 의 강한 drive 에도 직원들이 잘 따라줄 수 있었겠죠.

 

제가 잘 아는 자동차회사는 역시 선후배 친구들이 많이 있는 현대자동차인데 역시 다른 국내 회사보다 훨씬 좋은 급여와 아주 효율적인 조직력 (개인적으로 결정에 걸리는 스피드는 현대가 세계최고라고 봅니다.) 그리고 핵심인력들의 자발적인 헌신이 성공의 비결중 하나겠죠. 일본회사는 잘 모르지만 직원 대부분이 거의 밤 12시에 퇴근하고 과장급만 되도 직원이 분단위로 뭐 하는지 완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그래서 승진하기도 쉽지 않고 원하는 사람도 그리 없답니다... 평직원도 월급 많이 받는대요) 그런 말을 들으면 역시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거 같기도 하네요.

 

저야 이런 분들에 비하면 정말 노는 사람인데 그냥 멀리서 보기엔 역시 노력하는 사람들을 앞서기엔 어렵겠네요. 물론 하루 8시간 집중해서 일하는 좋은 세상을 꿈꾸지만 뭐가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렇게 레이오프되면 어쩌나하는 찝찝한 기분에 일기 한 번 끄적입니다..   

댓글 [46]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313] 분류

쓰기
1 / 5716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