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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화상 자가치료 후기(+미국 wound clinic)

sono | 2024.05.17 17:12:2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한달전에 요리하다가 손을 크게 데었어요. 

수포가 크게 잡히고 며칠 아프다가 수포는 결국 터졌고.. 너덜너덜해진 죽은피부는 감염위험때문에 그냥 두었다가 살이 좀 올라오는거 같을때 떼어냈고요.

초장에 병원을 못갔는데 일단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고, 가봤자 소독해주고 드레싱해주는 정도라고 생각해서 혼자 케어를 시작했어요.

심재성 2도화상이라 진피가 다 상했더라고요. 다행히 신경이나 관절의 기능은 크게 문제가 없었고요. 

한국에서 화상크림 사온게 있어서 꾸준히 발라주었는데 이게 효과가 꽤 괜찮은거같았어요. 이름이 mebo라고 하는데 동화약품꺼라 한국껀줄 알았더니 중국에서 처음 만들고 세계적으로 라이센스 붙여서 파는 유명한 화상연고더라고요. 참기름으로 만들어서 상처가 마르지않게 보호해주고 피부재생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 이걸 주력으로 썼고요. 네오스포린, 실버크림 등등도 open wound가 있을때 썼었어요. 그러다 살이 좀 차오르고 open된게 없어졌을때 medi honey를 사서 바르기 시작했어요. 제가 병원에서 일해서 이 제품에 대해선 좀 알고있었는데 아마존에 보니 별로 비싸지 않고 꿀이 excessive fluid도 흡수하면서 상처치료를 돕는다는 말이 있어서 (전 화상입거나 얼굴피부가 아프면 꿀 바르거든요. 그러면 바로 나아요.) 이것도 미보랑 같이 섞어 바르기 시작한지 한 2주 된거 같아요. 그 후에 우연히 이렇게 둘을 섞어 바르면 (원래는 3가지인데 하나는 뭔지 까먹었네요) 상처치유를 더 앞당긴다는 논문도 발견하고 내심 기뻐했다는..ㅎㅎ

 

드레싱은 처음에 burn dressing 종류-수분 계속 공급해주는- 사다가 상처에 대고 그 위에 silk tape를 얇게 쪼개 붙여서 관절부위 가동성도 확보하면서 드레싱도 안 떨어지게 했었고요. 여러가지 써봤는데 (바셀린거즈, non-adhesive guaze, 실리콘테이프, 콜라겐패드..-이건 별로인거같아요.. 딱딱해져서 아프더라고요. 아마 open wound용인데 dry해졌을때 써서 그랬나봐요) 딱히 뭐가 제일 나았다 하기가 좀 애매했어요. 그냥 그때그때 있는대로 습윤환경만 조성해주려고 했고요.

샤워할때는 비닐장갑끼고 고무줄+테이프로 물 안들어가게 조심했어요. 콜라겐 파우더도 매일 먹으려고 했고요. 미보크림의 주 성분이 베타시토스테롤이라는건데 찾아보니 제가 예전에 잇몸때문에 사놓은 약이 있었더라고요. 너무 사이즈가 커서 좀 먹다 말았는데 이게 인사돌 성분이고 상처치유에도 도움을 준다고 해서 이것도 꾸준히 먹었어요. 원래는 콜레스테롤에 도움을 준다고 써있는데 이미 있는거 겸사겸사 유통기한 다 되기전에 먹자는 맘으로 ㅎㅎ

 

2주전 쯤 친구가 화상전문 클리닉 가보라고 알려줬는데 전화하니 받지도 않고 콜백도 없었어서 그냥 포기하다가.. 오늘 pcp 다른 일로 만나러 갔었는데 wound clinic에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자가치료의 경과가 궁금하기도 했고 관절부분의 살이 좀 당기는 느낌이라 evaluation 받으러 다녀왔어요.

1시간을 기다려서 (!) 만난 인도의사는 들어오자마자 멀리서 자세히 보지도 않고 '너 다 나았어, 이게 다야?' 하며 왜 왔느냐는 투로 얘기하고..아무래도 심한 wound를 매일 보는 사람들이다보니 이 정도는 wound 급에도 안들어가겠죠.. 그 옆에있던 wound care nurse가 좀 더 자세히 보긴했는데 저보고 아주 잘 나았다고 신기해하면서 뭐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집에서 출발한지 1시간 반 걸려서 의사 3분 보고 끝났어요 ㅎㅎㅎ

제가 살이 좀 당긴다, 흉터 걱정된다, 아직 살이 민감해서 내놓고 다니긴 좀 그렇다 했는데도 계속 '다 나았다니까'..하면서 아무것도 하지말래요 ㅋㅋ 정 찜찜하면 vit. e 오일같은거 바르라고..

흠. 

그냥 제 느낌엔 wound care 하는 분들께는 open wound가 없으면 다 나은거라 생각하는거 같다는 생각? 한국에선 흉질까봐 선크림 열심히 발라라, 정 안되면 레이저로 흉 빼는것도 고려할수 있다.. 그렇게 가는거 같던데 미국이라 과잉진료가 없어서 그런건지 좀 어리둥절하고 돌아왔네요.

돈이 얼마가 청구가 될진 잘 모르겠지만 시간낭비 좀 하고 치료 잘했다는 소소한 칭찬 듣고 왔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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