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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면허 탈출 맨하탄 운전강습 후기 및 간단한 질문

washimi | 2024.05.18 07:44:3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10여년전 한적하고 평화로운 미시간 주의 한 동네에서 운전면허 취득 후 운전을 거의 안 해오다 장롱면허 탈출을 위해 driving refreshment course를 들은 간단한 후기 및 질문을 올리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현재 뉴욕에서 살고 있고, 그간 도쿄와 뉴욕에서 회사를 다니며 충실한 장롱면허 인생을 살아왔는데요. 운전을 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미국을 경험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동안 바쁘다고 미뤄왔던 refreshment course에 등록했습니다. 더욱 직접적인 계기는 최근 다녀온 아일랜드 여행 중 느낀 약간의 답답함이었지만 이건 나중에 글을 따로 쓰든지 하겠습니다...

 

어쨌든 Driving school은 구글맵에서 적당히 후기 좋은 곳들을 추려서 2시간 $170인 곳으로 등록했는데, 이 학교는 웹사이트에 따로 장롱면허 전용 코스라고 페이지 하나가 dedicate 되어있어 믿음이(?) 가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거의 10여년 만에 강사 지도 하에 운전대를 잡은 저는 운전은 차치하고 운전석을 어떻게 앞과 뒤로 당기는지도 기억 못하는 하드코어 장롱면허인 스스로를 마주하게 됩니다...만, 그렇게 생각한게 무색하게도 곧 적응되었습니다.

 

제 스킬레벨을 재빨리 파악한 강사의 지도 아래, 일단은 웨스트빌리지의 비교적 한적한 길가에서 직진 후진을 연습했고요. 이후엔 강사가 직접 차에서 나와 블라인드 스팟을 데모했는데 뉴욕에선 이게 특히 더 중요할 것 같은게 일단 배달하는 사람들 바이크가 바로 옆에서 슝하고 지나갈 때가 많더라고요. 무단횡단하는 사람들과 비둘기에 욕을 하는 스스로에 흠칫했습니다. 나름 전에 살던 집 창가 에어컨 위에 한쌍의 비둘기 부부가 귀여운 알을 낳았을 때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던 저인데도, 도로 한가운데 있던 비둘기가 날아가는 척을 하다 다시 차 앞에 살포시 착지할때는 뭐 저런 새대가리가 있나 싶은게, 확실히 뉴욕에서 운전하다가는 성격 배리겠다는 (?)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확실히 배운 건, 뉴욕에서는 turn at red가 불법이라는 것. 항상 red에 턴하는 차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막연히 뉴욕에서 오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것들을 확실히 알려줘서 좋았습니다. 바로 앞에 경찰차가 그러기에 저도 무심코 턴하려다가 강사의 제지로 알게 되었고요. 

 

그렇게 두시간 웨스트 빌리지의 포장도로 플러스 cobblestone 도로 주행 끝엔 약간의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저와, 운전스킬 거의 다 돌아왔다고 칭찬하는 강사가 있었습니다. 물론 하이웨이 주행을 해야하기에 최소 한번 더 들어야하지만, 아직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 오자 진이 빠져 소파에 널부러져 멍하니 있다가 잠도 새벽 3시까지 못 이루고 겨우 자고 아침 여섯시쯤에 깨어나 침대에서 뒤척이다가 천천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자신을 돌아보니, 생각보다 맨하탄 운전이 매운맛으로 다가왔던 모양입니다... 특히 배달바이크, 유모차 아가들, 그리고 길가에 주차된 차 사이로 불쑥 등장해 길 건너려는 사람들에 특히 더 심장이 떨렸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보스턴에 비하면 맨하탄은 순한 맛이라고 하던데 어느 정도 운전을 해야 맨하탄에서의 운전이 쉬워지셨는지 경험을 여쭙고 싶습니다... 8월에 Napa Valley 결혼식 참석하려면 운전해야 하는데 (공항에서 우버로 가기에는 비용이 감당이 안 될것 같아, 차라리 차를 렌트해서 결혼식 후 캘리포니아도 조금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맨하탄의 비교적 그나마 제 기준 한적한 동네에서 이렇게 새가슴인 저도 곧 장롱면허를 진정으로 탈출하는 날이 오겠지요..? 목가적인 미시간 도로가 문득 그립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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