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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뜻밖에 알뜰했던 4인 가족 런던 여행기 (featuring United Basic Economy, no photos)

첩첩소박 | 2024.05.20 14:40:0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저희는 2 대학생 및 1 대학원생으로 이뤄진 성인 네 가족입니다. 방학 성수기밖에 여행 시간이 없으며, 학비로 탈탈탈 털려서 해외 여행은 사실 좀 주제에 넘죠. 

하지만, 기말고사의 악몽을 리셋시켜줄 강력한 썸띵이 정말로 필요했어요. 

처음엔 항공편이 가장 비쌀 줄 알았습니다, 어른이 넷이니까요.

마일리지 핫딜로 뭐 없나 검색하다, 벤처 엑스 카드 두 개 300*2 트레블 크레딧, 아스파이어로 마련한 유나이티드 트래블 뱅크 800 얼마쯤을 당장 써야함을 깨닫습니다. 최저가 항공권, 유나이티드 베이직 이코노미, 그중에서도 동부에서 만만한 런던행이 답이라는 결론이 금새 났습니다. 게다가 5월 중순 뉴왁발 런던행을 4백불대에 찾는 것이 3월 기준 그리 어렵지 않았거든요. 제 주머니에서 직접 나간 비행기값은 총 300불 얼마였던 것 같아요. 

 

여기까지는 다들 들어보셨을 흔한 스토리구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과연 유나이티드 베이직 이코노미의 좌석 배정 현실은 어떠한가 하는 것이에요. 취소도 안되고 좌석도 고를 수 없어서 모두들 기피하는 옵션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어차피 그 기간에만 여행할 것이고, 따로 앉으면 오히려 좋아할 가족구성원들, 그리고 7시간 비행만 참으면 된다는 등등이 단점보다 크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출발 며칠 전부터는 좌석이 다 팔렸나, 얼마나 프리퍼드 혹은 프리미엄 이코노미가 남아있나를 예의 주시했습니다. 베이직 이코노미도 추가요금을 내면 좌석을 어느 정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어서 좌석배치도를 잘 보여주거든요. 대략 프리퍼드(대체 이걸 왜?)는 일인당 50불, 플러스(extra leg room)는 170불 가량 더 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24시간 전 체크인, 마지막으로 좌석배치도를 확인했습니다. 프리퍼드를 포함한 일반 이코노미는 전부 팔리고, 플러스만 열댓 자리 남아있더라구요. 베이직 이코는 남은 자리에 배정한다가 원칙일테니, 남은 자리가 좋은 자리더라도 그 자리를 베이직 이코에 배정하지 않을까 추측했죠. 일반 이코노미를 돈주고 좌석지정 vs. 아무 결정권 없는 베이직 이코에서 얻어걸리기 어느 쪽이 나은 옵션일까요? 짜잔! 2장씩 끊은 표는 플러스로 따로 앉는 표가 나왔구요. 한 장씩 끊은 표는 컴퓨터 두 대로 동시에 체크인해서인지는 몰라도 나란히 앉는 이코노미에 배치가 되었습니다 (유나이티드에서 미리 베이직 이코노미석을 따로 빼놓았던 듯요). 그래도 나쁘지 않죠? 돌아올 때도 나쁘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이코노미표가 제법 남아있어서, extra leg room으로 승급받기는 어렵겠다 싶었는데, 그건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코노미 좌석에 여유가 있다보니 왠걸, 체크 인 전에는 보이지 않던 추가요금 없는 이코노미 좌석 지정 옵션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네 장 모두 좌석을 붙여서 사이좋게 앉아올 수 있었답니다.  

비행기를 해결하고 나니, 그제서야 호텔비가 더 문제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수 년 전 이탈리아에 갈 때만 해도 애들이 어려서 방 두 개를 잡아야하는 지경은 아니였거든요. 꼼짝없이 숙박비 덤탱이를 써야하나 고민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포인트숙박을 검색해봅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Crowne Plaza-Kings Cross 였습니다. 성인 4인이 포인트 추가없이 방 하나에 묵을 수 있구요, 넷째 날은 공짜구요, 게다가 예약시점에는 에딘버러에 기차타고 갈 계획이라 위치도 완벽했어요 (킹스크로스 역에서 새벽 출발). 

사진없는 호텔 추천 죄송합니다만, 걷는 게 큰 문제 없으시면 블랙프라이어역 주변에서 바가지 쓰시는 것보다 킹스크로스에서부터 슬슬 걸어다니시면 어떨까 권해봅니다. 호텔은 꽤 깨끗해요. 나중에 가는 Double Tree Docklands보다 열 배 깨끗해요 (여긴 방 두 개 생돈 내고 잡았는데, 페리를 전세내고 탈 수 있다는 점 빼고는 그저 그랬어요. 무엇보다 모든 곳에서 너무 머~얼어요). 크라운 플라자 킹스 크로스는 레버뉴로 묵으시면 하루 500 파운드쯤 합니다만 포인트로는 하루 5만쯤 했어요 *3. 물론 저희는 급하게 IHG 카드를 열어 빛의 속도로 새 오븐을 장만했을 뿐입니다. 절약인 듯, 아닌 듯, 절약이여만 하는 신비한 마모 세계.

아무도 안 물으셨지만 음식점 몇 개만 소개하자면 파키스탄 식당 Tayyabs에서 믹스트 그릴, Dishoom의 치킨 루비 카레, Fish Placie에서 한국식 양념치킨, 시안 레스토랑 Master Wei 에서 BiangBiang 누들, 패스트 푸드 체인점 Butchies 에서 오리지날 치킨 샌드위치 맛있었습니다. 확실하게 비 안오는 날을 골라서 근교의 캔터베리 대성당과 도버 해협 버스 투어도 다녀왔구요. 캔터베리 성당 깊숙히 숨은 텃밭, 중세로의 시간여행 매우 좋았습니다. 도버해협 하얀 절벽 등대까지 타박타박 걸어가면, 아는 사람만 주문할 수 있는 애프터눈 티를 팔아요, 저야 물론 몰랐지만요. 그리고, 기다림의 장미 슈퍼마켓에서 네 개씩 포장된 건포도 스콘을 우연히 샀는데, 이건 또 왜 이렇게 맛있었을까요? 

 

뉴왁 공항에 도착하자 아, 내가 집에 왔구나 확실히 깨닫습니다. 입국심사관 딱 두 명만 열 일하고 계셨거든요. 악명높다는 히드로는 정작 산들바람이었다지요. 런던아,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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