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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여러분들은 여행중에 만난 잊지못할 사람들이 있는지요 ?

잭울보스키 | 2024.05.22 01:51:5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사랑하는 마일모아 회원님들 편안한 저녁 보내고 계십니까 ? 서북미 어쩌다 자연인 울보스키입니다.

 

여러분들은 여행중에 만난 잊지못할 사람들이 있는지요 ?

그동안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다녀봤지만 다행히 소위 말하는 진상을 만나 여행을 망치거나 불쾌했던 기억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2주전에 프라하에서 비엔나로 오는 기차를 타려고 플랫폼에서 아내와 함께  있는데 마치 내셔날 지오그래픽 잡지에 나올듯한 탐험가 복장을 하고 배낭을 노부부가 눈에 띄더군요기차를 타고보니 마침 같은 칸이라 제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오래전에 은퇴를 하시고 두분이서 2-3달정도 해외 여행을 다니다 아리조나 집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여행을 떠나신다고 하더군요. 기차가 비엔나에 도착할때까지 좋은 얘기들을 많이 나눴습니다.   이렇듯 타지에서 인종도 , 성별도 나이도 다르지만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다는 동료의식이 있는지 이런분들을 만나면 여행정보도 얻을  즐겁고 편안하게 대화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여행중에 만났던 사람들중에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젊은 청년이 생각나서 글을 올려봅니다.

10여년전에 아내와 함께 시카고 공항에서 시애틀로 오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아내는 창가에 , 저는 가운데 좌석에 앉고 나니 잠시후 청년이 옆좌석인 통로쪽 좌석에 앉더군요.  야간 비행이라 피곤하기도 하고 어디서나 머리를 대면 자는 아내는 창가에 몸을 기대어 벌써 꿈나라로 떠났습니다

역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하고 있는데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taxiway 접어들 무렵 옆좌석의 청년이 계속 안절부절 불안한듯 몸을 뒤척이는 기색이어서 신경이 쓰였습니다잠시후 비행기가 Runway 들어서 이륙을 위해 가속을 하자 친구는 마치 공포에 질린듯 신음소리를 내며 어쩔줄을 몰라 했습니다이쯤되자 앞뒷좌석은 물론 복도 건너편의 승객들도 무슨일인가 싶어 돌아보더군요.   

곧이어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낮게 깔린 구름을 뚫고 상승을 하는중에 기체가 좌우로 흔들리자 청년은 공포가 극에 달한듯 싯벨트를 풀고 어디론가 뛰쳐 나갈 했습니다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답답하고 숨이 막혔던지  입고 있던 상의를 속옷만 남기고 벗더군요옆에서 말없이 지켜보던 역시 이게 일인가 싶어 불안했습니다.   뭔가 말이라도 건네고 싶었지만 잘못 건드렸다간 자극만 할듯하여 가만히 있었습니다

잠시후 비행기가 정상고도에 달하고 , 탑승시부터 눈여겨 봤던지 여승무원이 다가왔습니다.

  “ 괜찮으세요 ?”

괜찮치 않습니다혹시 담요하고 베개 추가로  받을수 있나요 ?”  하고 청년이 대답했습니다.

추가로 받으시려면 돈을 지불해야합니다. “  승무원이 이렇게 말하자 청년은 여유가 없었던지 됐다고만 하고 대신 벗어놓은 상의를 베개와 함께 말아 트레이위에 놓고 머리를 파묻고 있었습니다.

승무원이 지나가고  청년은 계속 불안한듯 한숨과 함께 간간히 신음소리를 내고 야간비행이라 소등한 상태에서 잠을 청하던 주위의 승객들도 불편한듯 보였습니다물론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저도 편히 가기는 글렀다는 생각과 함께 이사람이 이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혹시 대화를 하다보면 진정이 될까 싶어서 말을 건넸습니다.

담요하고 베개가 필요하면 제껄 사용하세요 “  베개와 담요를 건네자 청년은 고맙다고 하며

죄송합니다제가 비행 공포증이 있어서 너무 무섭고 불안해서 그럽니다 “  이렇게 이청년과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해합니다그런데 시애틀에는 때문에 가는건가요 ? “ 

아니요. UW 대학원 도서관 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집은 시카고인데 LA 에서 섬머 인턴 마치고 집으로 갔다가 다시 시애틀에 있는 학교로 되돌아 가는 중입니다. “

 

그럼 시애틀에서 엘에이, 엘에이 에서 시카고 까지는 어떻게 간건지 궁금하여 물어봤습니다.

버스하고 기차타고 다녔어요”  “ 이번에도 시카고에서 시애틀까지 기차로 가려 했는데 일정이 촉박하여 없이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더군요.

그래도 잠시 진정이 된듯 싶었지만 비행기가 조금만 흔들려도 불안해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도와주고는 싶었지만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제가 도와 드릴수 있을까요 ?”   기대는 안했지만 안스러운 마음에 물어보았습니다

청년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

 

손을 잡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전혀 뜻밖의 대답이라 당황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자네랑 나랑 손을 잡고 같이 가자는 얘기인가 ?   하는 생각에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  희미한 불빛에 비치는 청년의 표정이 너무 절실하였고 한편으로 가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레 왼손으로 그친구 오른손을 잡았는데 정말 긴장을 많이 했었는지 손이 땀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애틀까지는 아직도 4시간이 남았는데 말도 없이 계속 손을 잡고 있자니 정말 어색했습니다그래서 저도 고개를 숙여 트레이에 머리를 대고 자는 척을했습니다옆에서 와이프는 세상모르고 자고 있었구요. 아마 자다가 광경을 봤었으면 깜짝 놀랐었을겁니다남편이 낯선 청년의 손을 잡은채 둘다 고개를 숙이고 잠을 자고 있었으니까요  ㅠㅠ

비행시간중에도 간간히 기체가 흔들릴 마다 청년은 제게 비행기 떨어지는거 아니지요 ?” 불안해 하며 손을 꼬옥 쥐었습니다.

시간은 더디게 흘렀지만 그래도 시애틀에 거의 도착하여  잠에서 와이프가 모습을 보고 일인지 제게 한마디 하려고 하길래 나중에 얘기해준다며 입을 막았습니다착륙준비를 하며 트레이를 제자리에 돌려놓았고 이제는 손을 놔도 되겠지 싶었는데 기체가 구름 사이를 뚫고 하강을 하며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놀란 청년은 손을 놓아주지 않았고 결국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을 하고서야 풀려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청년은 마치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온듯 깊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제게 너무 고마웠다며 여러 인사를 하고 시야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물론 아내에게는 오해안사게 해명을 했고 , 다음날 출근하여 직장 동료들에게 제가 겪은일을 얘기하였더니..

그거 그친구가 자네 한번 잡아보고 싶어 일부러 그런건데 몰랐었나 ?”   “ 고맙다고 저녁한번 사준다며 자네 전화번호 안물어 보던가 ?”  이런식으로 놀림을 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10년이 훨씬 지났으니 친구도 이제는 30 중반은 되었을테고 이제는 비행 공포증을 극복했으려나 궁금하여 지금도 비행기를 탈때면 그친구 생각이 나곤 합니다. ㅎㅎ

 

그리고 2화는 제가 이달초에 만났던 우버 드라이버 이야기입니다.

둘째 아이가 비엔나에 AI 관련 회의가 있어 출장을 간다고 해서 회의 끝나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저희 부부도 예정에도 없던 프라하-비엔나-부다페스트 여행을 계획하였습니다새벽 비행기라 우버로 공항까지 가려고 앱을 켜고 드라이버를 불렀습니다. 평소 같으면 차종이나 드라이버의 이름 정도는 확인하지만 주택가에 새벽 세시에 우리가 부른 말고 누가 오랴 싶어  확인도 안하고 기다리고 있자니 잠시후 저희 앞으로 차가 한대 오는데 멀리서 봐도 트럭같이보였습니다만 헤드라이트가 처음 보는 형태였습니다.

차가 저희 앞에 멈추고 보니 리비안 전기 트럭이었습니다연세가 제법 드신 드라이버가 차에서 내리며 이름을 부르는걸 보니 제가 부른 차는 맞는데 리비안 트럭이 오리라고는 미처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일단 아내와 함께 차에 다음 , 리비안 트럭같이 비싼차로  우버를 하는 드라이버는 처음이라 신기하여 호기심이 생겨서 물어봤습니다 .

! 리비안 전기 트럭은 처음 타보는데 엄청나게 좋네요.”

좋지 ?  주문하고 14개월 정도 기다린다음 2년전에 받아온 차야.  9 8천불 정도 줬는데 지금은 가격이 떨어졌을걸”   이러시더군요.

!   비싼차로   타임 우버하시나요 ?”  오지랖 넓은 제가 물어봤습니다.

아닐세밤에만 우버를 한다네낮에는 교통이 복잡해서 안하고 집에 있어.  아침하고 낮에는 주로 주식투자를 하지

 

주식투자를 한다는 말에 요즘 주식에 관심이 많은 아내가 하고 끼어듭니다.

많이 버시겠네요주로 뭐하시는 여쭤봐도 될까요 ?”

주식도 하지만 비트코인 같은 크립토 커런시를 주로 하지 . 오래전부터 했어요. “

그럼 비트코인도 많이 가지고 계시겠네요. “ 하고   아내가 오지랖넓게 묻자 ,

“ 2014년에 3500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잃어 버렸어..”   제가 비트코인 가격은 정확이 모르지만 개당 6만불은 넘어간다는 알고 있어서 3500개면 지금 돈으로 얼마인가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봤는데 대충 2억달러가 넘는 금액이었습니다.

너무 금액이라 화들짝 놀라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걸 잃어버리셨다구요어쩌다 그리 되셨나요  ?”

“ Phrase 핫메일에 적어놓았는데 핫메일 계정이 해킹을 당해서 날라가는 바람에 찾을 수가 없었어.”  Phrase 라고 말하니 아마 password 인듯 싶었는데 그중요한걸 다른데다  백업을 해놓지 않았었냐고 재차 물었습니다.

당시에는 비트코인 투자가 그리 하지 않았고 시작단계라 몰라서 그게 그리 중요한줄 몰랐었지하며 한숨을 내쉬더군요.

그리고 나서 후로 다시 조금씩 모아 간다며 연세는 많으시지만 신기술에 관심이 많으신 얼리 어댑터 같았습니다전기차도 벌써 3대째라고 하더군요.

 

전직이 loan officer 였다고 하시며 이것저것 투자경험을 말씀해주시는데 직업상 Countrywide Mortgage 투자했다가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모아 놓은 재산 홀랑 날리고은행에 투자한거며 비트코인 날린거며 어째 투자에 운이 따르는 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ㅠㅠ”  그러면서도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5 10 지나면 비트코인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있을 테니 아내보고도 비트코인 모으라고 하시더군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공항에 도착하여 저희를 내려주고 마지막으로 멀어지면서 하시는 말씀.  리비안 주식도 많이 가지고 있다며 저보고도 리비안 주식 사라고 권하시더군요.  (차에서 내린다음 호기심에 리비안 주가를 보니 10불대그분은 100 정도에 사신 같던데 ..)ㅎㅎ

 여행을 다니다 보면 멋진 곳을 찾아다니며 보는 재미도 있지만 이렇게 낯선 사람들과 만나서 뜻밖의 경험을 하는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여행중에 만난 잊지못할 사람이 있겠지요.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아 지난 시간을 되짚어보던중 과거에 만났던 청년이 잊혀지지않아 글로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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