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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속상했던 국내선 비행 LAX-EWR (lab child와 같이 여행하시는 분들 참고)

배우다 | 2013.05.22 11:38:4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ICN-LAX-EWR을 타고 와이프와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LAX에서 가족과 만나 같이 국내선을 타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레비뉴티켓이어서 이코노미 클래스였고, 와이프와 아이는 First class(1B)였습니다. 


상황만 설명하면 단순합니다. 저희 아들이 뭘 붙잡고 흔들다가 옆자리 사람의 와인이 엎질러졌고, 그 사람의 바지에 (결국은 깨끗이 지워진) 얼룩이 생겼습니다.

제가 우연히 와이프와 아이가 잘 있나 보러 갔을 때는 상황이 벌어진 직후였었습니다. 저는 사과를 하고 그 사람이 본인의 바지 가격이라고 부르는 150불을 보상했습니다. 


1A에 앉았던 사람이 계속 아이가 보는 앞에서 aggressive하게 행동하고(헤드폰을 과격하게 집어던지는 등), 심지어 F-words도 서슴지 않고 썼다는 것에 매우 감정이 상했지만,

일단 제 아이가 실수를 했고, 그 사람이 이미 많이 취하고 흥분한 상황(나중에 아내 말에 따르면 탑승시 이미 술냄새가 많이 났다고 하고, 다 마시는 족족 술을 새로 시켰다고 하네요.)에 더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 그냥 사과하고 새 바지 값을 내는 것으로 끝낸 후, 와이프와 아이를 제 옆자리에 앉은 사람 자리로 downgrade해서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옆자리 앉으셨던 분은 저와 같이 1B로 가셨는데, 그때 1A에 앉았던 사람이 제가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오니 싸우려는 줄 알았는지 그분에게도 F-words를 해댔습니다. 물론 설명을 해서 해결이 되었긴 하지만, 원래 제 옆자리 앉았던 분은 뜬금없이 욕먹은 거지요. 물론 그분에게는 따로 사과 드렸습니다.)


승무원들의 태도도 속상했습니다. 한 승무원에게 "와이프 자리를 이코노미로 바꾸면 안되겠느냐? 내 옆자리 사람에게 부탁해보겠다"고 말했더니 "규정상 되지 않는다"는 답을 받았었습니다. 그래도 와이프와 아이가 그 술취한 사람 옆에서 불편하게 올 걸 생각하니 안될 것 같아서 다시 승무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규정상 안되는 건 이해하겠는데, 내 아내와 아이가 first class의 자리를 포기하는 게 모두에게 나은 방법 아니겠느냐"고 물어봤더니, 상황을 모르던 한 승무원이 대뜸 끼어들어서 "너 일등석 표 몇 장 샀냐? 한 장 샀으면 한 자리만 차지해야지 뭘 더 요구를 하느냐? 네가 이코노미에서 일등석으로 왔다갔다 하는 것도 이미 많이 편의를 봐주고 있는 거다"고 하더군요. (아마 제가 업그레이드를 요청한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나 봅니다.) 다른 승무원과 제가 그게 아니라 downgrade를 요청하는 거라고 말했더니, 답이 없더군요. 사과도 없고요.


다 정리가 되어 저와 저희 가족이 이코노미에 자리를 잡고 난 후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와 비행을 같이 할 때 이코노미가 좋은가, 비즈니스가 좋은가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제 아이가 다른 사람의 비즈니스 트립을 망쳤다는 생각에 속이 상했고, 그 때문에 저희 가족이 F-words를 듣고도 뭘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게 속이 상했고, 애초에 돈 좀 더 써서 제 표도 일등석으로 살걸 돈 아낀다고 궁색하게 굴다가 와이프와 아이를 고생시킨 것 같아서 속이 상했습니다. 


아 쓰다보니 더 속상해지네요. 오늘은 집에 그냥 일찍 가서 애랑 많이 놀아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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