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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업뎃 10월21일) 다시 이 기쁨을 마일모아 여러분과 함께...

하니 | 2013.06.07 18:19:0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업뎃-

이게 무슨 일입니까?  15분간 쓴 글이 다 날라갔네요... ㅠㅠ  각설하고...


한국에서 날라온 남편을 마우이에서 상봉하여 같이 관광하고 미국으로 들어와서 황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너무 오랫만에 만나면 남편이 참 낯설답니다.  그동안 살이 많이 쪄서 잘 못알아 봤습니다.  하여간에 남편이 온 덕에 고생하셨던 친정 아빠는 한국으로 귀국하셨습니다.  그동안 집안을 흰색으로 깨끗하게 페인트칠도 해주시고, 꽉막힌 하수도도 뚫어주시고, 잔디도 매주 깎아주시고, 애들 라이드도 다 해주셨는데 고생되셨는지 살이 5kg이나 빠져서 돌아가셔서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딸래미 일하라고 은퇴하셔서 고생만 하시네요. 한국에서 오신 엄마랑 옐로우스톤 구경하시고 너무 기뻐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6월에 서류 준비하고, 7월에 서류 접수하고, 8월에 핑거하고, 제딴에는 9월 말에는 영주권을 받겠거니 했습니다.  사람이 간사해서 서류넣을때는 정말 날아갈것 같더니, 마지막이 되니 기다리기가 너무 힘들더군요.  출감일 몇일 안 남긴 재소자처럼 하루 이틀 새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RFE request for evidence 가 떠서 정말 우울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남편 1년 밖에 같이 안있는데... 이 소중한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야 하는데 하면서도... 10월 10일 변호사가 검토한 서류를 이민국에서 접수하고....

10월 17일 새벽에 일어나 7시쯤 I-5 운전해서 일터로 가는 중 호주머니 속의 셀폰에 메시지가 6통 연달아 왔습니다.  좀 기이해서 운전하면서 살짝보니 이민국에서 온거라 바로 남편에게 전화해서 이메일 확인 부탁했습니다.  10분에 남편이 떨리는 목소리로 "여보, 카드프로덕션되었대... 당신이랑 하은이 것만 되었나봐..".... 다시 30분에 전화하더니 아들것도 같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


정말 주마등같이 지나갑니다.  지난 세월이..... 지금 직장에서 처음에 시작한 좋은 동료들은 다 그만 두었지만.... 다 생각납니다.  스토어매니저 탐, 파머시 매니저 다이앤...교회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준 많은 분들... 다 전화했습니다.  감사하다고... 모두들 자기일 같이 기뻐해주었습니다.  마치 그들이 영주권 받은 것 처럼.. 아주 기뻐합니다.   


현재는 보스에게 집 근처 약국으로 내년 1월에 옮겨달라고 요청했군요. 보스가 국제부에 연락해서 확인하고 조치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사실 국제부에서 연락이 와서 그린카드 스캔해서 보내라고 하길래 아직 실물은 안받았는데, 카드프로덕션 노티스 받았으니 오자마자 보낸다고 답하고 아직도 restriction이 있는지 물어 봤더랬죠.. 영주권있으면 이제는 임금, 지역, 지위에 전혀 restriction 없다고 축하한다고 하더군요..


마일모아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특히....

이제는 정말 좋은 일만 저에게 기다리고 있는 줄 압니다.  이제 잘 마무리해서 집 근처에 직장을 다니면 아이들과 시간도 보낼수 있고, 밤 11시에 들어오지 않아도 되고... 남편과도 아직 보낼 날들도 많고... 딸래미도 내년 3월에는 운전 면허 따니 제가 좀 자유를 누릴수 있고.. 이제는 회사에서 잘려도 다른 회사 구할수도 있고....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말할 수도 있으니까요...  

힘들었었지만, 정말 운전하다가 겨울에 죽을뻔한게 몇번이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끝이니까... 지금일터에서 유종의 미로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합니다.  즐겁게....  

힘들었지만, 그동안 혼자서 잘 커준 똑똑한 딸... 밤마다 스무디 만들어 주는 아들.... 일끝나면 저녁밥 해놓고, 재미있는 영화 찾아 놓은 남편을 보며... 이게 내가 가진 전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힘이 되주셔서 감사합니다. 타향살이에 어디를 가도 번개로 반겨주셔서 더 감사하구요.



업뎃-


마일모아 여러분 같이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여태까지 쌓인 피로와 체증이 한번에 해소된 느낌이에요.  누가 뭐라해도 정말 행복한 기분이요.  딸애가 글을 올린 저녁, 엄마가 너무 오랫동안 글을 컴에다 쓰더니 계속 댓글을 쓰는게 궁금했는지 야밤에 사이트에 들어와서 글을 읽었네요.  다음 날 일어나서 갑자기 오더니 살며시 안아주며 "엄마, 사랑해요. 글 읽었어요."  좀 민망했지만... 제 마음을 알겠죠....  세상은 정말 공평해서, 힘들게 노력하지 않으면 얻지 못하고, 또한 무언가를 얻을 때 항상 잃고 있는 것도 있어요.  저에게는 지금의 직업은 정말 10년간의 투쟁으로 얻었고, 그로 인해 저의 가족들 모두가 희생하고 있어요. 가까이는 남편에게서 자식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았고, 아이들에게는 집에 있는 엄마를 빼앗았고, 멀리서 친정 엄마와 아빠가 6년간 매년 교대로 오셔서 아이들을 봐주시고 계시죠.  다른 사람들에게는 커리어 우먼으로 부러울 수 있지만, 저에게는 그들에게 허락된 가족간의 시간들이 너무 부러움의 대상이에요.  그냥 같이 저녁해서 밥 먹고 보내는 소박한 시간들이요.  남편이 방학 때 와서 같이 집에서 요리해서 먹는 그런 시간들이 저에게는 정말 소중하죠.  따로 휴가를 멋지게 가지 않아도 집에서 꼭 소풍을 온 것 같은 마음이 들더군요.  초등 1년, 4년이었던 아이들이 이제 6년이 흘러서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었고, 이제 몇년후에는 대학교를 가는 시점에서 너무 아쉬운 생각들이 많이 드네요.  애들 대학가면 이제 네 식구가 각각 따로 살게 되는 일이 벌어 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같이...  


제가 이런 소리를 주절주절하는 것은 어떤 인생도 값지지 않은 인생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에요.  제가 직장을 가진 대신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들을 남들처럼 가질수 없지만, 그대신 집에서 가정주부로 계신 분들은 더 좋은 것들(궁극적으로는 사랑이죠)을 가족들께 주고 계시는 거죠.  그래서 인생은 공평한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요즘 가족 상실감이 큰지 계속 이런 글만 쓰게 되네요... 그냥 잡담으로 생각하세요.


많은 분들이 제가 회사를 그만 두면 영주권에 불이익이 되신다고 걱정들을 해주셔서... 이 회사에서 되도록 은퇴하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젊을때는 꾸준히 한 곳을 6개월 이상을 다닌 적이 없을 정도여서, 이곳에 스폰서 받을때부터 long-term career가 목표였거든요.  제가 일하는 곳은 동네 마다 몇 개씩 있는 체인 스토아라서 제가 원하는 것은 그냥 집근처 스토어 트랜스퍼에요.  같은 디스트릭트이고, 슈퍼바이저 재량으로 충분히 해 줄수 있는 것이며, 1년전에 구두 약속을 받아두었는데 슈퍼바이저가 바뀌었네요.  하여간 485 접수후 대략 3-6개월 정도에 영주권이 나오면 바로 옮길 수 있을테지만... 남편이 8월에 오니까 되도록 8월 이후에는 집 근처에서 일하고 싶어서 워크퍼밋오면 이메일을 장문으로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여러분 감사해요... 좋은 주말 보내고... 옆에 계신 사랑하는 가족분들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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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근 두달간 침체기를 가졌었습니다.  딸아이가 이번에 두개의 AP와 한 과목의 SAT II를 보았는데  지켜보는 부모 맘이 편치 않더군요. 그렇다고 제가 엄마로써 뭐라고 해봤자 알아서 해야 하는거지 결국 딸애 스트레스만 더 가중될게 뻔하구요.  예전의 내 생각을 해보아도 엄마가옆에서 하는 말은 반항만 불러일으킬게 뻔하고,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잔소리가 나가니... 그래서 오히려 오버타임을 더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많이 하게 보니 집에 오면 지쳐 떨어져 자게 되니까요... 딸아이는 지난 토요일로 모든 시험을 잘끝냈구요.  근데 그게 화근이었을까요... 이제는 제 나이가 이런 오버타임 근무를 버틸 시기를 지났는지  최근에 좀 많이 아프고 지쳤더랬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제가 사는 곳에서 차로 1시간 운전 거리입니다.  하루에 2시간을 운전하면서 다닙니다.  회사에서 영주권 스폰서를 해주는 조건으로 좀 먼곳에 근무하게 되었죠.. 이사가자니 학교가 너무 안 좋아서 혼자서만 고생하더라도 애들은 편하게 좀 좋은 환경에서 학교를 다니기를 바랬습니다.  미국도 제가 우겨서 사랑하는 남편도 떼어놓고 커리어 쌓겠다고 온건데, 아이들 잘 키워야 면목이 서는 거니까요.  이렇게 6년간 살았죠.  

  항상 수요일은 오후근무라서 이번 수요일 근무를 마치고 집에 오니 밤 11시, 씻고 지친 심신에 쓰려져 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오전 근무하려고 일터로 갔습니다.  클로징하고 바로 오프닝하는 날은 정말 힘들어요. 잠도 충분히 못자고 잘 먹지도 못하고 일을 계속하게 되기 때문이죠. 밤 11시에 집에 와서 요리해서 먹기는 불가능이죠.  목요일 돌아와서 다시 딸애를 태우고 오후 7시반 바이올린 레슨을 하러 1시간 운전해서 포틀랜드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하은아, 오늘 뭐 먹었니?"  "아무것도 안 먹었어요."  " 엉?  하루종일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 먹었다구? "  " 아침에 우유 먹었어요"  " -----"


가슴에서 눈물이 흐르더군요.  애들은 먹여야지... 나 때문에 우리 애들 고생하는 구나 싶어서... 못난 엄마 커리어 쌓는다고 다른 애들 다 누리는 엄마 사랑 못받고 간식도 못 얻어먹는다 싶어서... 사람 사는거 다 같은건데, 왜 이리 사는게 힘든지... 기러기 남편도 힘들고 나도 애키우랴 일하랴 ... 무엇을 위한 삶인가 싶어서...


오늘 근무 마치고, 장을 몇 바구니 보고 돌아와서  July visa bulletin을 체크했습니다.  근데 세상에 다음달에 485 접수에 해당되더군요.  만감이 교차하면서 너무 기쁘더군요.  그건 제가 곧 H1 비자와 별도로 work permit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 근무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루에 2시간의 운전을 안해도 되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구요.  회사 눈치 보지 않고 불의한 것에는 당당히 말할 수 있고, 잠도 더 잘 수 있고.....  몇 일간의 모든 상심을 한 번에 회복시키는 정말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주절 주절 제 힘든 사는 얘기와 제 최근의 가장 기쁜 소식을 마일모아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가 글을 많이 올리지 못하지만 저에게는 많이 위로가 되는 여러분들과.....  다른 h1비자 분들도 얼른 빨리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법님 일전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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