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VW 관련 질문 글 댓글들을 읽다보니 첼리스트님게서 저를 호출하셨네요.
VW GTi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미국 오기전 한국에서 몇년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금요일이고 하니 재미삼아 읽으시라 편하게 글 올려봅니다.
제가 몰고 다녔던 녀석은 91년식 2세대 GTi 였구요. 1.8L 16V K-Jet 엔진이었습니다. 기계식에서 전자제어로 넘어가는 시기에 생산된 차종이라 ECU는 8비트 멍텅구리 수준이었지만,
기계적으로 오너가 혼합비를 미세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엘로우 페이지만한 분량의 정비 메뉴얼 정독하면서 ECU로 가는 신호 바이패스로 읽을 수 있는 하네스도 직접 만들어가며 재미나게 탔었는데 벌써 8년 전 이야기네요.
예전 효성 모터스에서 한국에 정식 수입된 차량이 9대 밖에 안되었던지라 이 녀석 찾는데 몇변 걸렸었지요. 그레이 임포터 총해서 수입됐던 차량들 그리고 그간 세월이 흘러가며 명을 다한 차량도 많았고,
국내에 파악된 차량의 수는 약 8대 정도였고, 대부분은 오너들끼리 잘 알고 지냈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동호회 소속 차량들이 대부분이었구요.
요녀석 참 물건이었습니다. 연식이 연식인지라 처음에는 주행하는 시간보다 공장에서 원상태로 복원하는 작업, 메인터넌스에 시간과 비용이 무지막지 들어갔는데요.
잠시라고 끌고 다니면 그 손/발 맛에서 헤어나오기가 힘든 매력 덩어리였습니다.
GTi 하면 와인딩에서 그 빛을 발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Initial D에 나오는 동해 건너 섬나라 차들과 비교를 하자면,
예를들어 Honda Civic SI 는 정말 잘드는 사시미 칼로 회를 뜨는 느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VW GTi는 튼튼한 독일제 식칼로 도마위에 있는 생선 머리를 한방에 클리어하는 느낌이라 할 수 있겠네요.
아래 여러분들이 이미 자세한 정보 올려주셨듯이 VW이 전기계통 고장, 파삿의 헐렁한 인테리어, 잡소리..멕시코산 제타의 여러가지 문제점 등..일반적인 경우에 저는 주변 분들께 VW을 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운전의 재미가 차종 선택에 꽤나 비중을 차지한다 하는 경우에는 독일산 GTi가 같은 나라 P사의 차종이라던지 역시 같은나라 B사의 M 시리즈 혹은 더 익스트림으로 가서 이탈리안 종마로 가기전에 꼭 한번은 경험해보시라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물론 5세대 이후 GTi 특히나 4세대 R32 이후에는 정말 VW GTi의 오리지널 감성에 근접한 차종을 개인적으로 잘 찾지 못하고 있긴 합니다.
시간날때 짬짬히 자동차 관련 경험담들도 올려볼까 합니다.
이야기가 흥미진진한데요. 좀더 길게 듣고 싶은마음이 간절하네요! GTI 멋집니다!
mk2 좋죠 ㅎㅎ 잼있는차죠.. 그때 당시에 한참 비교가 되던 peugeot405 mi16이 생각이 납니다 ㅎㅎ
자주자주 연재해 주세요..
반갑습니다 ㅎㅎ 제가 어렸을때부터 좋아했던 차라.. 16살되면 꼭 사야지 했는데.. 현실은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뚜벅이였죠..
지금도 craigslist나 ebay 뒤져보곤 합니다.. 혹시 한대 살까.. 고민만 합니다 ㅋㅋ
gti와 형제 차량인 audi s3도 무진장 좋아합니다.. 단지 미국에 없어서 말이죠..
오늘 아침에 출근하다 S3 본 것 같은데 - 3도어 해치백이 엔진 오로롱 거리는 놈이었는데 - 미국에 수입이 안 되었으면 제가 잘못봤을 수도 있구요. 제 멕시코산 제타가 수리중이라 (벌써 몇번째인지.. 에휴..) 출근길에 아내차를 빌려타고 가고 있었는데 앞에서 오로롱~ 하고 가길래 신호등에서 옆 차선으로 붙여서 한번 살짝 달려볼까 했는데 수동에 안 익숙한 사람이 운전하는지 울컥거리더군요. 저도 곧 아내 리밋에 걸려 다시 얌전히 운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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