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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닭 대신 청둥오리

timm | 2013.11.14 14:00:1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닭 대신 청둥오리

 

라이터로 오리 잡아보신적 있나요?

 

제가 어릴 때, 기나긴 겨울 밤, 닭도 없고. 배도 고프고 그러면 낙동강 변 모래 톳으로 라이터 하나 들고 청둥 오리 사냥 갑니다.

따뜻한 남쪽나라를 향해 한낮 동안 힘겨운 날개짓을 한 청둥오리들은 그나마 온기가 남아 있을 법한 모래톳에서 날개를 거두고 휴식을 취하며 잠이 듭니다 

그러나 똑똑한 오리무리는 꼭 한마리 보초를 세우지요. 그 보초 오리는 너무너무 지쳤으나 왔다 갔다 동료를 위해 가족을 위해 빠릿 빠릿 보초를 섭니다.

 

이때, 라이터를 든 저는 살금 살금 낮은 포복으로 최대한 가까이 다가 갑니다.

보초 오리에 들키지 않도록 소리도 없이, 아니 으악새가 보내는 안타까운 울음소리를  은폐삼아 다가갑니다.

이윽고, 라이터를 살짝 켭니다. 보초 오리는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꽥꽥 오리들을 깨웁니다. 전방 수상한 물체가 나타났다아아~

그러나 이미 정적만 아니 으악새만 울고 있습니다.

대장 오리가 한마디 합니다. “, 졸았제!” “아입니다.””한번만 더 졸면 직인다

알겠습니다, 오리”,

약오른 보초오리는 더 더욱 경계를 잘 섭니다. 다시 한번 라이터를 켭니다.

또 한번의 소동. “ , 또 졸았제, 작전에 실패한 오리는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오리는 용서할수 없다, 얘들아, 직이라!” 불쌍한 보초 오리는 동료에게 쪼여 죽습니다.

한마리, 아싸. 라이터  한번에 한마리씩. 밤 깊은 겨울 낙동강가에서 잡은 오리 고기의 맛은 이미 그만한 아들을 둔 아빠가 되어서도 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 오늘 저녁 반찬  오리 구이 어떠세요.

 

, V자로 날아가는 오리떼의 꽁무니에서 간신히 따라가는 애는 용케 살아남은 경계에 실패한 불쌍한 오리 랍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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