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꼭 해보고 싶었지만 여건상 못해봤던 일을 오늘 드디어 이루었습니다. 지금은 호텔가는 길이라 길게 못쓰고, 체크인하고 느긋하게 컴퓨터로 디테일을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소원성취로 너무나 기쁜맘에(?) 일단 소식이라도 전하고 싶어서 셀폰에서 끄적여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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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비행기에서 범핑당하는 것을 자의반/타의반으로하고 방금 호텔에 들어 왔습니다. 지금까지는 볼렌티어 하고 싶어도 올챙이도 있고... 바로 회사도 출근하고 해야되서 금전적 유혹에 빠질 수가 없었거든요... 제가 요런거 맘 편히 당하려고 일부러 토요일 저녁 귀가 비행기를 예약한건 아닙니다 :)
일단, 이야기의 발단은 며칠 전에 다른 분의 비행기 딜레이 관련 쓰레드에 제 FLL-ATL-SFO 비행편도 자리 배정이 안되어 있고, 오버부킹되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고요... 사리님과 리빙피코님이 직접 비행편 검색해서 오버솔드 되었다고 확인해 주셨습니다.
그때는 아직 베이지역에 있을 때였구요. 어쨋든 여행은 해야겠기에 플로리다로 일단 날아와서... 매일 밤 델타 사이트에서 체크해 봤더니 5일째인가 마침 3자리가 비어서 잽싸게 좌석은 지정했구요... 그래서 비행기 못타는 이야기는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오버부킹되어 있는 줄은 알고 있었기에, 어제 출발 23시간 전에 잽싸게 web check-in 했구요.
그리고 오늘 2시간 전에 공항 도착해서 체크인 키오스크 이용해서 다시 자리 확인하고... 짐 붙일꺼 다 붙이구요. SPG Crossover Reward 혜택으로 동행 전부 짐짝 한개씩 공짜로요 ^^ 그리고 아멕스 플랫 카드 사용해서 느긋하게 라운지 들어와서 쉬다가 보딩한다길래 나가서 Zone1으로 (역시 SPG Crossover Reward 혜택) 탑승...
하려 했으나... 빨간불... "Not Cleared"... 직원이 뭔가 두드려 보더니만 제가 자리가 없답니다.
개골: 무슨 헛소리냐 온라인으로 23시간 전에 체크인했고. 그리고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 또 하고 짐도 다 부쳤다.
델타: 너가 체크인 한 뒤에 FLL-ATL 비행기 기종이 변경되었는데, 그러면서 원래는 자동으로 좌석이 재지정되어야 하는데, 너는 거기서 누락된거 같다.
개골: 무슨 소리냐. 설령 그렇게 되었다 치자. 그럼 내 자리가 없는걸로 나와야 되잖아. 근데 2시간 전에 체크인 카운터에서는 내 자리가 배정되어 있는걸로 나왔거든?
델타: 그래. 안다. 나도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시스템상의 glitch인것 같다.
개골: 설령 그렇다 쳐도 비행기 기종 바뀌면서 자리지정이 취소되었으면 e-mail이든 뭐든 노티스 줘야 되는거 아니냐?
델타: 그래. 안다. 왜그런지 모르지만 이건 게이트에서만 이래 나오는거 같아.
뭐 하여간 이것저것 말하는 사이에 사람들은 다 탑승. 개골 가족 3명을 위해서 이미 탑승한 사람들 중 볼렌티어를 불러봤으나 3자리나 나올리가 없죠. 그리고 이 비행기 웨이팅 리스트가 35명이나 있었거든요 ;;; 이미 볼렌티어 할 사람은 다 했겠죠.
이렇게 원래 탔어야 할 비행기는 제 checked baggage와 함께 샌프란으로 먼저 날라갔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죠.. 그래서 뭐가 최선이냐니까.... 오늘 돌아가는 비행기는 도저히 안되고... 내일 아침 비행기로 바꿔주겠다해서 할 수 없이 OK.
한 20분 기다리니까 다시 카운터로 오라면서 패키지 설명해 주네요.
델타: 우리가 내일 아침에 미네아폴리스 경유해서 SFO로 가는 비행기를 구해놨다. 이게 최선이다. 그리고 여행에 불편을 줘서 오늘 묵게될 호텔과 금전적인 바우처를 제공할꺼다.
개골: 그래. 할 수 없지 뭐.
델타: 일단 바우처는 델타 $400 바우처와 체크 $32x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 (머 대충 볼렌티어 하면 최대 이정도 받는걸로 알고 있었으므로 젠틀하게 넘어가기로...)
개골: 그래. 그럼 체크로 줘. (미쳤나.. 내가 쓸지도 안쓸지도 모르는 델타 바우처를 받게...)
델타: 나라도 체크를 선택할꺼야... 주소 적어야되니까 드라이브 라이센스 좀 줘봐.
델타: 그리고 호텔은 지금 수배해볼께...
공항근처 호텔 몇 군데에 전화를 걸었지만 몇군데는 풀 부킹이고. 공항호텔들 중에서는 Marriott 계열의 SpringHills Suite이 방이 있답니다. 가격은 $380.... ;;;; 그리고 이것저것 페이퍼웍을 하고 저에게 바우처들을 하나씩 건내줍니다.
델타: 이건 호텔 바우처야. 체크인할 때 보여주면 돼. $380
델타: 이건 Meal 바우처야. 내일 밤까지 쓸 수 있고. 1인당 $30씩해서 총 $90야. 호텔이나 공항에서 쓰면 돼. $90
델타: 이건 체크야. 인당 $724이고 총합해서 $2,172야.
앵? 처음에는 제 귀를 의심. 건내주는 체크를 보니 정말로 $724. ;;; 제가 처음에 액수를 잘못 들었던거죠... 흘...
바우처들 다 챙기고 호텔에 체크인하면서 슬쩍
개골: "혹시 내 marriott elite membership# 넣을 수 있어?"
매리엇: "물론이지."
앗싸.... 매리엇 1QS + 4,500포인트 획득.
그럼 저는 소원성취한 행복한 마음 + 이번 플로리다 여행경비는 거의 전액 회수한 기쁨으로 일찍 취침에 들겠습니다 ^^
오... 축하 드립니다...
새해벽두부터 좋은 일이 있으셨군요... 부럽습니다...
작년 가을쯤 제가 올린 "요세미티에서 만난 소년 A의 사례" (https://www.milemoa.com/bbs/board/1550268) 읽어보신 분들 있으실텐데요. 오늘 또 우연이 여러번 겹쳐서 인연이 되는 사례가 있었네요.
게시판에 적었는지 안적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1달전에 하이웨이에서 누가 절 rear-end하는 바람에 차를 수리 맡겼어요. 사람은 말짱한데 수리비는 대략 $6,000 정도 나오는 중형(?)사고였지요.. MINI Cooper Countryman이 조그맣긴해도 안전성은 괜찮은거 같아요. 뭐 타고 있던 저는 아직까지 아무런 탈 없이 말짱하거든요 ㅎㅎㅎ 이거 15년 뒤에 우리 올챙이 물려주려고 했는데 벌써 두번째 리어엔드 당했네요 ㅠ.ㅠ
하여간 연말에는 플로리다 다녀오느라 차는 바디샵에 맡겨두고 오늘 찾으러 가는 날이었어요. 원래는 회사에서 동료 한국인에게 태워다 달라고 하려 했는데요... FLL-ATL 비행기에서 토요일 범프 당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일요일에 SFO에 도착하게 되었고, SFO 공항에서 하루짜리 One-Way 렌트를 한 상태라서 평소에는 들릴일이 없는 바디샵 근처의 Hertz에 리턴하러 갔어요. 갔는데 웬 아시안 아가씨 두명이 한참 차 빌리려고 어설픈 영어로 한참 카운터에서 이야기하더라구요. 딱 드라이버 라이센스 꺼내는데 어디서 많이 봤던 한국 국제면허증이더군요 ㅋㅋㅋ Hertz 점원이 말도 안되게 씨리우스 라디오, Fuel 옵션 같은거 추가하려고 하길래 한국말로 좀 도와줬어요.
이 아가씨들은 들어보니 네바다까지 간다고 그러네요... 가는 길에 솔뱅과 라스베가스 거쳐서 간다고.. 며칠전에 하니님이 솔뱅에 토목공사 중이라고 이야기하신게 언뜻 기억나서 말해줄까 하다가 걍 말았습니다. 단지 CA-1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니까 시간 넉넉하게 하시라고만 말씀드렸구요. 하여간 이분들이 네비게이션이 필요한데요, 마침 이 지점에는 GPS 기계가 한대도 없는거에요. 이것 뒤지느라 한 10분 정도 창고 왔다리 갔다리 하더라구요. 근데 마침 제 가방에는 GPS가 한 대 있었죠. 원래 바디샵은 회사 근처라서 렌트카 몰고 가더라도 GPS 안가져 갔을껀데, 마침 오늘 아침에 병원 정기검진 다녀오느라고 혹시나 싶어서 가져와 본거 거든요.
1. 내 차가 사고를 안당했다면.
2. 델타가 나를 범프시키지 않았더라면.
3. 아침에 병원 약속을 잡지 않았었다면.
4. Hertz 지점에 GPS가 있었더라면.
5. 이 아가씨들이 SFO 공항에 내리자 마자 차를 빌렸더라면.
6. 개골개골이 마음씨 착한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그냥 이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해서 쿨 하게 GPS 던져주고 왔습니다. 여행 다 끝나시고 라스베가스에서 다시 집으로 붙여달라고 주소 적어드리고. 혹시나 여행중에 위급한 상황 있으면 삐삐치라고 전번 남기고요. 과연 이 GPS가 제 손에 다시 들어올지 안들어올지는 모르겠네요... 원래 사람이라는게 궁할때는 정말 고맙다가도 궁하지 않을 때는 또 마음이 달라지는 법이라서요. 뭐 저는 그 분들 연락처를 모르니 그냥 맘 놓고 기다려봐야죠 ^^
"뭐 저는 그 분들 연락처를 모르니"
> 진짜루요?
0. 그 사람들이 젊은 여성이 아니었다면...
후후후 "나고야 소년" 사례에서도 아실 수 있듯이.. 저는 수비범위가 넓어서 성별과 나이는 별로 안 가린답니다. :)
그나저나 저한테 40불은 언제 돌려주실 예정이신지...
개골님 저도 개골님 믿어요.
저도 GPS 넘겨드린것 말씀 하시니 생각나요.
저도 처음 만난분은 아니고 알칸사에서 얼마 지내시다 갑자기 프로리다로 가시는 분이 있어서 그곳 정착정보도 알려드리고 (겨우 아는분 연락처 하나 드린게 다지만...)해서 그곳으로 출발하러 가던날 아침에 인사라도 드리러 그집에 갔더니 알칸사에서 플로리다가는 길을 구굴에서 뽑은 종이맵으로 가려고 하시더라구요. 그게 2009년인가 그런데 정말 안되겠다 싶어서 제 차의 제가 쓰던 GPS를 그자리에서 뽑아서 그분차에 끼워드렸어요.
돈을 주시겠다 하던데 100불도 않하는 것으로 제가 마지막 가는길에 드리고 싶다고 그냥 가지시라고 했어요. (몇년 쓰던건데 그때 제가 새걸로 바꾸고 싶었던 겉아요.ㅎㅎ)
아무튼 그 덕에 잘 찾아가시고 1년 프로리다 잘 지내시다 한국들어가시면서 저에게 연락주셨죠.
그때 GPS없었으면 고생 좀 했을거라고 지금 귀국하면서 LA까지 대륙횡단해서 가서 LA에서 비행기 타고 한국들어가는데 제 GPS아직도 잘 쓴다고 하면서 LA도착해서 저에게 보내주겠다고 하셨는데 바쁘셨는지 저에게 보내주지는 못했는데..
이 번에 몇년간 연락 없다가 이번엔 제가 그 분들이 치과의사 선생님이 신게 생각나서 제가 먼저 치과진료때문에 연락드렸더니 반가워하시면서 한국나오면 치과 치료 무료로 해주시겠다고 해서 이번주 토요일에 비행기 타고 한국가요.
참 인생이란게 알수가 없어요. 언제 어떻게 돌아올줄 몰라요.
100불 안하는 GPS가 제 이빨에 크라운되어서 제 어금니에 씌워질줄은 몰랐어요.
개골님 좋은 소식(?) 있을거에요.
GPS에 개골님 집 주소를 저장, "홈" 누르면 안내되도록 해 놨다..에 한표 드립니다.
(원래 그렇게 하는거예요~~!!@@)
자. 그럼 이제 다음 베이 모임을 소집해야 하는건가요? ㅎㅎ
이렇게해서 올챙이 대학자금을 델타가 후원하는것인가요? 저정도면 정말 돈받고 공짜휴가 즐기는셈이니 아주 좋습니다. 어, 그런데 이 글의 핵심은 범핑당한게 아니라...
기승전 처자...
ㅎㅎ
어허..... 기승전 네비!
삶의 소소한 이벤트라는 말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
암튼 애쓰셨습니다. ㅋㅋ
지금이 몇 신데 초콜렛 핑계로 벌써 하루 일과를 마감하시나요?! ㅋㅋ
그럼 안될까요? @@
오오 이런 재미난 뒷이야기가 있었군요. 한번 본 글은 다시 클릭 잘 안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어서요.
초코바가 답디까?
초코바라 달긴 하겠는데...혹시 초코 먹어라~ 한 건 아닌지...ㅋㅋ
우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결말이네요. ^^
앞으로 렌트카 빌릴때는 가방에 GPS 두개씩 들고 다니겠습니다 ^^
수필 읽은 느낌입니다 :)
아... 훌륭한 마음가짐입니다. 이왕이면 두번째 GPS에는 개인정보를 빼곡히 기입해두시고, 거기다 기기 뒷면에 명함한장 코팅해서 붙여놓으시면 더 좋겠네요 ㅋ
훈훈하네요
역시 사람은 마음을 착하게 먹어야 되는것 같습니다.
개골개골님 나중에 기회되면 저도 초코바 하나 사드리고 싶네요~
제 주소 알려드릴까요? ^^ 먹는건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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