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두다멜님, 브람스님이나 카라얀님, 제 싸부셨던 violin77누님같은 클래식 애호가/업계 종사자들을 우울하게 만든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현존하는 최고의 지휘자 중 한 사람이었던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타계이지요.
저도 소심하게나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데다, 주변에 그런 친구들을 많이 둔 덕분에,
한동안 지인들의 타임라인에 추모의 뜻으로 유튜브에 등재된 거의 모든 아바도의 명연주가 올라왔더랬습니다.
잡담 자제하는 분위기의 마모에서 이 얘기를 쓰는 이유는...
아바도가 생애 말년에 헌신했던 공연 중 하나가 루체른 페스티발인데요,
메인 이벤트급인 여름 페스티발이 (꽃보다 할배로 유명해진 스위스 루체른에서) 매년 8월 말 9월 초에 있습니다.
작년에 로잔에서 대학원 다니는 친구가 공연 다녀와서는 깊숙히 염장을 질러대서
'아 이 분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 가야 되는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던 차에...
스케쥴러를 보니 여름에 가끔 가던 가는 학회가! 딱 그 주간에! 스위스에서! 있지 뭐예요.
덕분에 이 학회는 내용이 너무 훌륭해서 반드시 가야 하는 급의 학회가 되었고(주객전도의 좋은 예입니다)..
아바도와 마우리치오 폴리니의(이 분도 오늘내일 하시는 분이라 볼 수 있으면 무조건 가야 되는 그런 공연입니다)의 브람스 공연에 크게 동그라미를 쳐 놓고,
아멕스 플랫으로 일주일 차 빌려놓고(Hertz #1 point는 independent licensee에선 안 받아 주나요? oTL)
Radisson Blu Lucerne에 클칼로 1+1도 해 놓고,
제 비행기표야 리임버스 되니 마눌님 표는 Citi Prestige로 1+1 할까,
일단 연주회 표부터 사야 하니, 예매 시작하는 3월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런 거였는데...
ㅠ.ㅠ
그래도 여름에 베를린 필의 공연도 보러가시고 스위스에 학회도 가시고 ... 완전 부럽습니다.
얼마전 서울시향의 베토벤 9번 그라모폰 앨범 발매 소식을 듣고 역시 정명훈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아침에 아바도의 타계 소식을 들으니 헉.. 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언젠가 루체른에는 꼭 가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나마 가까운 아스펜도 가봐야 하고 빈필 신년 음악회도 가봐야 하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아 아스펜..
미국 뜨기 전에 혹은 잡 잡기 전에 해야 할 일 중에, 여름에 대륙횡단하면서 동부부터 서부까지 클래식 페스티벌들을 쭉 훑고 지나가는거가 리스트에 있어요..
클래식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데 덕분에 유투브에서 이것저것 봤습니다 ㅋ
너무 고풍스러운 분위기라 저랑 안어울릴거 같아서 관심이 없었는데 한번 알아봐야겠어요 ㅎㅎ 기본 지식도 좀쌓고 ㅋㅋ
베토벤바이러스 드라마를 봐야할까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이렇게 명지휘자의 시대가 지나가나 봅니다. 한때는 20세기의 거장들을 보며 명 쥐휘자의 꿈을 키웠었는데...
저도 여름에 스위스 학회가 있어서 가는데 초여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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