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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세월호에 대한 짧은 생각

포도씨 | 2014.04.18 08:52:5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기억도 까마득한 1993년 10월에 서해 페리호 침몰로 292분이 유명을 달리하셨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20년 가까히 흘러 2014년에 세월호가 침몰했는데 300명 가까운 인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수학여행가던 고등학생이 대부분인것 같아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안내방송으로 선실내에 머무르라 했다는데 말잘듣는 학생들이라 안내방송대로 행동하다 수몰된것 같습니다. 나이어린 학생들이라 더욱 안타깝고 눈물이 납니다. 

식민지배후 516군사반란, 1212군사반란을 거쳐 겨우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민주주의 제도와 형식이 이식된지 20여년이 되었습니다. 군사독재를 허물고 민주주의의 기틀만 다지면 국민은 편안하고 자유를 누리며 잘 살줄 알았는데 주먹구구식 사회제도와 허술한 복지제도, 사회안전망에 서민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20년동안 각종 법체계와 사회복지제도도 함께 발전되었어야 했는데 그럴 기회를 놓쳐 20년 전의 악몽을 떠올리는 비슷한 유형의 안타까운 사고가 또 일어났어요. 구조도 사고수습도 중요하고 피해자 보상과 책임추궁도 중요합니다만 더 중요한것은 앞으로는 이런 사고가 나더라도 구조와 사고대처가 지금과 같아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자동차도 기차도 배도 비행기도 인간이 만든지라 언제 사고가 난다해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사고를 방지하고 대비하는 노력, 사고시 대처하는 방법, 사고후 위험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곳 미국에서 민주주의는 개인의 참여와 노력없이는  이루기 힘들다는 것을 어렴풋하게 알게 되었어요. 개인의 노력이라는 것이 사고방지를 위해 가능한 위험을 숙지하는일, 비상시 대비한 안전교육, 구조용 키트와 비상의약품을 구비하고 비상시 가족간 행동지침을 약속하는일 등입니다. 이러한 개인 안전에 대한 지식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필요한 정책적 요구를 가능하게 하고 투표나 대표선출을 통해 재난구조시스템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유럽에는 수십년에 걸쳐 건축물을 짓고 보수하고 관리하더군요.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수십년된 가계와 기업에 수백년된 건축물이 건재하지 않습니까? 우리도 길게 멀리 봅시다. 우리중에 2114년까지 살사람은 거의 없겠지요. 이번에 불의의 사고로 300여명의 사상자가 났지만 100년후에도 우리 자식의 손자가 수학여행가다가 비명횡사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선장, 승무원, 정치권, 대통령에 대해 토로하는 것도 좋아요. 억울한 죽음에 대한 고인의 넋을 기리고 보상에도 힘써야죠. 그리고 하나 더 고개를 돌려 우리아이들의 눈을 보고 그들의 자식과 그자식과 그자식들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 우리부터 지금 노력과 참여를 해야겠습니다. 우리는 grandparents-to-be 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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